푸른 사자 와니니 창비아동문고 280
이현 지음, 오윤화 그림 / 창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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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유명한 소설이라, 읽기 전 꺼림이 있었다. 뭐, 인구에 회자되는 뭇 이야기들이, 실은 허명 가득한 경우가 워낙 많기 때문에. 속 좁은 반골 기질은 그렇게 영향을 끼치곤 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서, 왜 많은 독자들이 사랑을 받았는지 알 수 있었다.

단지 와니니의 성장 만이었다면 조금 아쉬웠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와니니 옆에는, 명예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아샨티와 아직은 서툴지만 우직하고 올곧은 잠보, 그리고 죽음의 위기를 겪고 조금 더 성장한 말라이카까지. ’와니니의 무리’는 함께 서로를 돕고 위하며 초원의 끝이라는 목적을 함께 이루어 내었다.

마디바의 무리도, 무투와 세 아들도, 모두 다 틀에 박힌 행동으로 일관한다면, 와니니와 그 친구들은 더 중요한 것을 관계 속에서 찾고 발견하며 공동의 목표로 승화시킨다. 그러면서,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암시하며 결말에 도달하는 것까지.

무엇보다 괜시리 뒤통수를 맞지나 않을까 마음 졸이며 독서하였는데, 음모와 배신으로 점철되지 않은 것도 좋았다. 의외로, 어린이들의 세계는 단순하고 단호하다. 함정을 파고 거짓으로 꾸미며 가식을 떠는 그런 모습은 없다. 이 책에도, 그런 등장인물은 나오지 않는다. 모든 생각과 행동이, 어린이들의 그것과 같다. 잘못하다가 뉘우치면, 서툴지만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모습들. 그런 성장이 도전과 함께 공동체 속에서 어우러져 즐거운 독서를 할 수 있었다.

다만, 뒷 이야기는 읽지 않으려고 한다. 항상 그렇지만, 속편은 독자의 끝없는 상상 중 하나를 골라 잡은 것에 불과하다. 풍성한 이야기의 가능성을, 속편 속에 가두고 싶진 않다. 물론, 이야기 중에 속편을 염두에 두고 전편을 쓰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전편의 인기를 따라 구성되는 속편이 많기 때문에. 이 이야기도 1편 이후의 가능성을 2편으로 제약하진 않으려고 한다. 어쨌든.

교실에서 같이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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