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 상 성취기준-성취수준을 이와 같이 해석하면, 대안 교육이 하는 것과 같이 공교육에서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 결국, 교육과정 문해력의 문제이다.

이 말이 참 맞다. 우리는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배우도록 해야 하며, 그 때 배우는 것은 이미 오래 전에 옛것이 된 것이 아닌, 스스로 배움을 구축하고 구성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교단에서 이를 시도하고 시행하는 교사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수학 교과에서 만큼은 방법과 유형을 연습시키느라 배움을 배우도록 이끌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수학 교과야말로, 배움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나 때문에 내 반 어린이가 국어에, 사회에, 미술과 체육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놓는다면 이를 아쉬워하고 안타까와하면서 어떻게든 해 보려고 하면서, 왜 대부분의 학생들이 나 때문에 수학에 흥미와 호기심을 잃어버리는 것을 보면서는 ‘그래도 난 할 만큼은 했어’라면서 회피하고 있는 것인가.

그런데 기준을 만들어 놓으면 그때부터 누가 일정 수준에 미달되거나 뛰어나다는 평가가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준이란 ‘그 아이의 부족한 면으로 파악하기보다 현재 어느 단계에 이르렀는지 살피는것‘을 목적으로 한다. 나는 처음에 이런 관점을 세워가는 것이 아이들을 위한 배려라고 여겼지만 지날수록 교사를 위한 장치라는 걸 알게 되었다. 한 아이에 대해 내가 내리는 평가가 얼마나 주관적이고 교사 중심적인지 놀라게 되었고, 나의 시선을 조금씩 넓혀 더 다양한 요소를 충분히 고려하려고 한다.
그래서 ‘이 아이는 두 자리 수끼리의 곱셈이 안 되니 이 연습을 많이 시켜야겠다‘라고 단정하기보다 ‘한 자리와 두 자리 수의 곱셈이 되는 걸 보니, 10의 자릿수에 대한 이해가 있구나‘라고 아이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면 무엇을 연습할지 그 해법이 나온다. 즉 두 자리 수끼리 곱하는 경우에는 10의 자리끼리 곱해 100의 자리가 된다는 것을 아이가 이해할 지점부터 연습하면 된다. 이렇게 접근하면 아이나 교사의 조급증이 사그라들고,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를 가늠할 수 있어서 자신에 대한 신뢰도 높아진다. - P218

‘아이들은 배우는 것을 배우러 학교에 온다‘는 말이 있다. 그들은 모르는 것을 배우는 게 아니라 모르는 문제에 부딪혔을 때 그걸 해결하는 법을 배우러 온다. 아이들이 학교에 오는 이유는 이처럼 쉽지 않은 과정을 기꺼이 교사와 함께 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니 교사가 할일은 이들이 그 힘을 키우는 데 필요한 조건을 제공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문제 풀이의 교육적 가치가 아니라 이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이다.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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