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우리가 해 온 경험을 토대로 우리 몸을 스탠-바이하도록 기능한다. 갈증 해소에 대한 실제적 작용 없이도, 이미 뇌는 우리 몸을 갈증으로부터 해방시킨다. 놀랍잖은가. [우리는 우리 뇌다].

아마도, 피아제의 용어라면 동화와 조절일 것이다. 이는 보통 유아기 학습을 설명할 때 나오는 용어이지만, 뇌의 학습은 평생을 이어간다고 볼 때, 우리는 배움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지속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당신의 머릿속 정보가 외부세계의 데이터를 압도하는 경험 말이다. 군중속에서 친구의 얼굴을 보았는데 다시 보니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적이 있는가? 핸드폰이 울리지도 않는데 주머니에서 진동을 느낀 적이 있지는 않은가? 어떤 노래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계속 흥얼거린 적은 없는가? 신경과학자들은 이렇게 말하고 싶어한다. 당신의 일상적 경험이란 외부 세계와 당신의 신체가 주는 제약을 받지만, 궁극적으로는 당신의 뇌가 구성하는 ‘주의 깊게 제어된 환각 halucination’이라고 말이다. (중략) 이것은 뇌가 감각 데이터에 의미를 부여하는 정상적인 방법이며, 당신은 이런 과정이 일어나는 것을 거의 인식하지 못한다. (중략)
이 경험을 구성하는 전체 프로세스는 ‘예측하는 방식‘으로 일어난다. 과학자들은 우리 뇌가 빛의 파동이나 화학물질을 비롯한 감각 데이터가 뇌에 도달하기 전에 주변 세계의 실시간 변화들을 감지하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몸에서 매 순간 일어나는 변화들도 마찬가지다. 우리 뇌는 몸의 장기와 호르몬을 비롯한 다양한 신체 시스템에서 관련 데이터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감지하기 시작한다. 물론 우리가 감각을 이런 식으로 경험하지는 않지만, 뇌는 이런 방식으로 세상을 탐색하고 신체를제어한다.
하지만 내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지는 마라. 대신 당신이 목이 말랐을 때 물 한 잔 마셨던 경험을 떠올려보라. 마지막 한 방울까지 마시고 나서 몇 초 이내에 갈증이 줄어 들었을 것이다. 이 현상은 당연하게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물이 혈류에 도달하려면 20분 정도가 걸린다. 그러니 물을 마시고 몇 초 만에 갈증을 해소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당신의 갈증을 해소했을까? 바로 예측이다. 뇌는 마시고 삼키는 행위들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동시에 물을 마시면 느끼게 되는 결과를 예상해서 수분이 혈액에 직접 영향을 끼치기 훨씬 전에 갈증을 덜 느끼게 한다. - P110

하지만 실제 이야기에서 군인의 뇌는 잘못된 예측을 했다. 실제로 만난 것은 손에 막대기를 든 채 소떼를 몰고 가는 소몰이 소년이었는데, 군인의 뇌는 총을 가진 게릴라 무리로 예측했다. 그런 상황에서 그의 뇌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한 가지는 외부세계의 감각 데이터를 통합해 자신의 예측을 수정하고, 소년과 소들로 이루어진 새로운 경험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 새로운 예측은 군인의 뇌에 심어져 다음번 예측을 개선할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 선택에 멋진 이름을 붙였다. 우리는 이것을 ‘학습‘ 이라고 부른다. - P1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