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마시는 새 3 (양장) - 불을 다루는 도깨비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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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은 분위기가 확 바뀐다. 전쟁 - 이라기보다는 일방적인 학살 - 이 벌어지고, 전격전을 통해 전황을 뒤집으려는 노력이 어느 정도 열매를 맺는다.

그리고, 3권의 주인공은 역시 주퀘도 사르마크라고 보아야 할 듯 하다. 군령자의 일원이 되어 인생에 가필의 기회를 가지게 된. 그러나 막상 인생의 정점에서 맞이한 패배를 한없이 부끄러워하던 그가, 가필하여 수정한 결과물은 덧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인생의 한 켠에 그어진 패배와 후회. 그러나 그것까지도 오롯이 하나의 총체적 인생을 만든다. 그렇다. 나를 이루는 것 중, 떼어낸 후 버릴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덧없는 가필에 매어달리지만, 우리는 인생의 현재를 극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래가 우리에게 오지 않는다.

시간은 미래로부터 시작해 지금을 지나 과거로 흘러간다. 다가오는 미래를 맞이하려면, 현재를 머무는 과거를 흘려보내야 한다. 주퀘도 사르마크는 그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결국, 또 하나의 패배를 적립하였을 뿐이다. 우리는, 그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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