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도 고자질하고 싶은 게 있어 - 초등학교 교사의 지나치게 솔직한 학교 이야기
서성환 지음 / 바이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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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류의 책을 전혀 읽지 않는다. 관심도 없다. 다른 사람의 내밀한, 주관적 이야기에 가 닿는다는게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그래서 언젠가부터는 공감하는 이야기보다는 납득할 수 있는 이야기를 더 좋아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은 것은, 저자를 알기 때문이다. 저자가 부지런히 굽는 고기를 낼름낼름 집어먹기만 했던 기억이 선연하기 때문이다. 비록 한 두 번이었지만, 저자에 대한 주관적인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직접, 손수, 내 신용으로 구매했다.

그리고, 이 책은 저자 자신의 이야기이지만, 내게도 가 닿을 곳이 의외로 많은 책이었다. 저자가 교사로서 겪고 느낀 것들에 의외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그렇다. 초등학교 교사는 교실이라는 공적 공간에서 공교육 시스템에 의해 무작위로 지정된 어린이들을 만나고 위탁 보호하며 키워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일들은 모두 사무적 태도 이상을 요구받는다. 왜냐하면 우리의 고객이 어린이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의 속깊은 각별함이 어린이들에게 가닿아 만들어진 이야기들이다. 나는, 이렇게까지 어린이들에게 가 닿을 자신은 없다. 그래서 우리 엄마한테 고자질 할 것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교실에서 저자가 가지는 어린이들에 대한 각별함은, 같은 마음가짐을 함께 가져야할 학부모에 대한 생각에까지 미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는 한 때 학부모였을, 아니, 어쩌면 지금도 자신의 아들을 어린이 보듯 바라보실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에까지 이르고 있다.

사실 어느 정도는 의무감으로 읽은 책이었는데, 저자가 어린이들에게 갖는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고, 그 마음이 나와 크게 다르지는 않은 듯해서 저으기 안심이 되었다. 다음에 저자를 만나면, 조금 더 공명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 가지 아쉬움은, 엄마에게 건네드리는 이야기치고는 전개가 좀 빠르다. 아마 실제로는 엄마에게 조금 더 풀어서 이야기 건네드릴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 이야기의 분량을 2-3페이지로 맞추느라 그랬겠지만... 조금 더 풀어내었으면 어떨까 싶다. 같은 교사로서 공감이 되는 이야기들인데... 급하게 쫒기듯이 읽은 듯한 아쉬움이 남는다.

저자는 교사 ‘감성’ 웹진 에듀콜라에 연재하고 있기도 하다. 그 곳에서 연재하던 연재물에 살을 붙인 것이라 알고 있다. 연재물보다는 조금 더 가벼워지고 밝아진 듯 하지만, 사실 웹진 연재물이 더 좋았다. 그 우울감이. 책으로 엮느라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여담이지만, 교실에서 어린이들에게 짖궂게 ‘너, 자꾸 그러면 우리 엄마한테 이를거야! 우리 엄마 나이 많아! 벌써 칠순이 훌쩍 지났어! 너희 부모님보다 나이 훨씬 많거든!’ 이라고 할 때가 있다. 하지만 나는 우리
엄마한테 학교 일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실은 우리 와이프에게도 학교에서의 일은 거의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와 에세이가 어울리지 않는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은 여러 부분에서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잘 읽었다. 따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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