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이리 짧을 책은 아니다. 훨씬 더 풍부하고 다채로운 내러티브를 품고 있는데, 그걸 미처 다 표현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든다.그럼에도, 이 책은 크나큰 미덕을 가지고 있다. 상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요즘 읽은 어린이책들은 다 어린이의 입말을 빈 어른들의 말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른이 쓴 어린이책. 그래서 상상과 환상은 없고 정답과 교훈만 있는 것들 투성이이다.그러나 우리가 어린이들에게 열광하는 것은 그들이 꾸는 꿈과 상상이지 않은가. 어느샌가 우리는 어린이들에게 당위를 슬쩍 주입시키는 것들을 좋은 책이라며 읽히고 있진 않은가 싶다.어린이들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 왜냐하면 다루는 물리학 이야기가 친절하진 않기 때문이다. 이해는 된다. 제대로 다루려고 했다면 아마 이 정도 분량에서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내러티브를 낭비했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그러나 지금을 발딛고 살아가는 우리들이, 물리학적 이론을 기반으로 다른 세상을 상상해 볼 수 있다는 것은 아주 매력적인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그나마 요즘 본 어린이 책 중에 재미나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