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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는 진화 - 유전자와 운 사이
요시카와 히로미쓰 지음, 양지연 옮김 / 목수책방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독립서점의 가치를 일깨워 준, 소심한 책방에서의 [어이없는 진화]를 다시 한 번 읽었다.
첫 독서는 진화가설의 전반적인 이해 - 운이 선택한 적응 - 을 이루었다면, 두 번째 독서는 진화가설이 그 실제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소비되는 부분에 초점이 맞았다.
진화가 발전과 등치로 사용되면서 자연과학의 용어가 사회 현상의 프레임이 되었지만, 실제 그 사용예시가 적절치 않음을 지적하는 2장의 내용이 새삼스레 다가오는 독서가 되었다.
진화가설은 발전을 말하는 이론이 아니다. 그저 돌연변해가는 과정 중에 현재에 적응하여 살아가고 있음을 설명하는 이론인데, 우리는 이상적인 모습을 염두에 두고 그렇게 발전해나가게 될 것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진화가설을 가지고 온다. 전형적인 호가호위라고 보아야겠지.
살아남은 자가 승자도 아니요, 승자가 살아남는 것도 아닌, 그저 살아남아있음을 설명하는 진화가설을 가지고, 자꾸 우열 - 것도 진화가설적 우열이 아닌 - 을 설명하는 얼치기들 때문에 우리 사회가 참 팍팍하다는 것이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함의이다.
요즘들어 몇 번 씩 되풀이하여 읽는 책들이 많아지는데, 이 책 또한 그렇게 들여다볼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