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이 아니라 독특함입니다 - 부모와 교사를 위한 신경다양성 안내서
토머스 암스트롱 지음, 강순이 옮김, 김현수 감수 / 새로온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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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이끌렸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 교실에 오래 있으면서, 아이들의 독특함을 ‘증상’으로 쉽게 규정짓는 목소리들을 종종 듣다보니, 책의 제목이 더 와 닿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은 모호하다. 이 책은 증상이 아니라 독특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증상임에 분명한 것도 자꾸 증상의 바깥으로 빼내고 있다.

물론, 그저 다른 것일 뿐이다.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틀린 것이 아니라고 해서 같은 것 또한 아니다. 이 책은 어느 순간, 다른 것을 다르게 보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게 만든다.

저자의 아버지도 신경다양성 증세 - 우울증 - 를 드러내었고, 저자 또한 그러하기에 어찌보면 다른 것을 다른 것 이상으로 보는 시선이 싫었을 수도 있겠다. 그런 저자의 기저가 너무 강력하게 드러나, 책의 말미에 오면 모든 것이 같아 보인다.

책의 내용이 짧고 간단해서일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을 만들다보니 그렇게 여겨지는 것처럼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름에 대해 깊이 숙고하고 공감하려면, 차라리 앤드루 솔로몬의 [부모와 다른 아이들]이 훨씬 낫다. 분량은 서너배 되지만, 다름에 눌리면서 살아가는 가족의 무게를 담아내는 글의 담담함에 그저 어쩔 줄 몰라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 것이 힘들고 조심스러우며 당혹과 고민을 느끼는 독서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신경다양성에 대해 더 깊이있는 이해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여하튼. 이 책은 용두사미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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