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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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의 것이 점점 가까와지며 쌓아올린 미스테리를 벗겨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서로의 이야기는 마치 메기고 받듯이 자연스레 흘러가며 이야기의 끝을 향해 치달아간다.

그러나 이야기의 종지부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주인공(들)을 둘러싼 모략과 협잡과 음모와 (새하얀) 사기 가운데서도 마치 처음부터 하나였던 듯 서로의 손을 부여잡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주체로써의 종지부를 위한 마지막의 장치 - 탈주와 탈출 - 가 너무 허술하고 맥빠진다는 느낌이 든다. 일껏 스테레오 사운드로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더니, 마지막에 이를 합쳐놓으니 모노톤의 밋밋한 사운드가 되어버린.

이야기가 겨누어대는 표적도 명쾌하고, 이야기의 흘러감도 경쾌하지만, 묘하게 둘이 화음을 이룬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루는 소재에 대해서도 할 이야기가 많고, 내러티브를 둘러싼 이야깃거리도 풍성하지만, 글쎄.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생각으로 책을 덮었다면... 독자가 너무 메마른 것일까? 잘 살았으면 좋겠다만... 진짜 문제의 시작은 실은 책장을 덮으면서부터 아닐까?

좋은 미스테리 소설이지만, 다루는 소재는 논쟁적이지만, 둘은 어울려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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