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종합선물세트.

다섯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단편집이다. 전체적으로 비현실에 기대어,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구성하였지만, 주로 여자 어린이들의 감정과 맞닿아있다고 볼 수 있다. 한 편을 제외하고는 여자 어린이들을 주축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1. 감정종합선물세트

주인공은 5학년 여자 어린이지만, 이야기는 아이들 이야기 같지 않다. 감정종합선물세트라고 하지만, 이야깃 속 드러나는 감정의 줄기는 사춘기 여자 어린이의 연애로 대표된다. 전형적이다.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에 대한 글쓴이의 고민이 작아보인다. 가족에게 자신을 공감받는 것도,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도 모두 피상적이다. 그래서 단편을 쓰는게 어려운 일이다. 짧은 글 속에 서사를 다닥다닥 붙여내야하니까. 타이틀 롤을 맡은 작품인데... 글쎄다.

2. 돼지 공(은)주

다섯 편 중에 이 이야기가 가장 짜임새가 좋았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라고 해서 그 이야기의 소재까지 그래야 할 필요는 없다. 이 이야기는 자아 정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이다. 결국, 내가 지금 누구를 위해 살아가는 삶을 겪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 뿐 아니라, 가식 속에서 살아가면서 내 본 모습에 대해 나도 남의 마음도 확신하지 못하는 삶에 대해 자신과 타인의 진심을 믿을 수 있는 것이 나의 가치를 얼마나 높여주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글이다. 만약 이 단편집을 읽힌다면, 나와 타인의 마음을 믿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편을 읽힐 생각이다.

3. 대한민국 초딩으로 살아가기

뭐... 흔한 아이러니로 끝을 맺지만... 그 아이러니가 개연적인 단계를 밟아가며 구성되었다는 느낌은 없다. 그저 소재가 독특할 뿐.

4. 안녕, 쥐방울

죄책감을 털어버리는 서사가 너무 별로다. 단편으로 다루기에는 소재 자체도 너무 어둡다. 글쎄. 그렇게 쉽게 털어버릴 수 있을까? 누군지 무언지 알 수도 없는 존재의 한 마디, 그리고 엄마의 급작스런 회복. 글쎄... 무슨 의도로 이런 소재, 이런 서사로 이야기를 구성하였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5. 연우가 연우에게

기시감 있는 내용. 뻔한 이야기. 이런 이야기는 너무 많지 않은가.

전반적으로 작품의 서사에 아쉬움이 있다. 애들 책이 더 단단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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