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행동은 기질에 따른 일관성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상황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파악하는 방법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학교에서 이러저러하니 집에서 훈육해주세요, 같은 교사의 조언은, 그런 의미에서 지양되어야 한다. 아이는 당연히, 학교에서의 모습과 집에서의 모습이 다르다. 상황 맥락이 다르기 때문이다.

학부모는 가정이라는 상황에서의 아이의 모습을, 학교에서는 담임과 학급 구성원이라는 상황 속에서의 아이의 모습을 파악하고 자료를 공유하기 위해 협업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학교에서는 아울러, 학년별로 아이가 처하는 담임 변수, 아동 변수가 다르기 때문에 그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생각해보면, 아이에 대하여 인수인계(?)하는 것도 사실은 조심스럽게 대해야 한다. 작년의 그 아이는 그 상황 맥락에서 그러하였음을 고려하여 올해는 다른 상황 맥락 가운데에서 어떻게 살아가는가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을 향한 품이 많이 든다. 괜찮다. 아이들은 하나같이 예쁘고 좋은 면을 다 가지고 있으니까.

학교 선생님들이 (이분들의 대응이 나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비롯됐으리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긴 하지만 어쨌든) 내 행동의 맥락을 이해하려 했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랬다면 나에게 공격적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대신, 또 ‘문제아’의 낙인을 찍는 대신 도움이 돼줬을 텐데, 왜 내가 그런 맥락에서 말썽을 피우는지를 헤아리려 애썼다면 내 성격의 본질을 간파했다고 간주해버리지 않고 담임교사에게 귀띔을 하거나 나를 다른 반으로 옮기는 식으로 중간에서 조정을 해줄 수 있었을 텐데.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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