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었을 때는 현상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다시 읽은 오늘에는 인물의 갈등에 초점을 맞추었다. 주인공 격인 윤아 속에서 일어나는 내적 갈등이 명확하게 해소되지도, 윤아와 엄마 사이에 표면화되지 않은 채 흐르는 외적 갈등도 명확하게 해소되지도 않은 채 그냥 미봉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한 번 쯤 생각해 볼만한 주제는, 행복은 관계 속에서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그저 나를 삶의 중심에 두고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살아가기 바빠 보이지만, 기실 자신만을 홀로 삶의 영역에 두고 살아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가 저버리는 행복은, 우리가 저버리는 관계만큼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