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부자 - 젊어서 돈 모으는 즐거움을 터득하라
박종기 지음 / 청림출판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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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테크 책이라는게 참 계륵같아서, 읽는다고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읽지 않으면 재테크와 관련된 최신 정보나 트렌드를 읽을 수 없다는 점에서 무시할수 만은 없는 그런 존재다. 이는 마치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 하면서도 돈 문제를 입에 올리는 걸 꺼려하는 대부분 사람들의 모습, 돈 많으면 일단 까고 보는 - 일부 - 사람들의 편견어린 시선과 본인 스스로는 그 돈을 많이 벌고 싶어하는 욕망과 부러움의 공존, 마지막으로 바라지만 실천하지 않는 말과 행동의 불일치까지. 마치 재테크 책을 대하는 우리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과도 너무 닮았다. 그러기에 이런 책을 읽고 나면 하나라도 실천해보는게, 결국은 앞에서 말한 그런 불일치를 해결해 나가는 하나의 과정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이 책은 머니앤리치스 대표인 박종기 씨가 지은 책인데, 허대리와 고부장, 은하 실장과 정 주임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재테크의 기본 법칙을 알려주고 있다. 어느 지역의 땅을 사야 돈을 번다느니, 이 종목이 좋다와 같은 조언을 전혀 없다. 혹시라도 이런 정보를 원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살 필요도, 빌려볼 필요도 없으니 미리 참고하시기 바란다.

 

2. 저자는 먼저 머니 플래너를 작성하라고 말한다. 나 역시 이 부분은 공감하고 있다. 나도 엑셀 파일로 머니 플래너 양식 2개를 만들어서 활용하고 있는데, 하나는 월별 지출 기준으로, 다른 하나는 월별 저금 기준으로 2개를 작성해보고 있다. 책에서는 전자를 강조하고 있지만, 나의 경우에는 후자가 더 유용한 것 같다. 먼저 월별 지출 기준으로 몇달간 사용해 보면, 자신의 소비 규모가 나타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적정 소비와 저축 규모를 파악한 후, 월별 저축 기준으로 작성하기 시작한다. 이 때는 이미 강제적으로 저축을 하고 있는 상황인 데다가, 소비도 어느 정도 관리가 되고 있을 상황이므로, 저축을 관리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하나의 팁이 있다면 소비를 A,B,C로 나눠 보라는 거다. 그러면 필수적인 소비와 그렇지 않은 소비를 관리하게 되므로 이는 저축 못지 않은 유용한 재테크가 될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부자가 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저자는 53페이지에서 "돈버는 시스템"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 있는데, 단순하지만 가장 중요한 핵심이란 생각이 들었다. 자산이 늘면서, 수입도 함께 늘어나는 풍요로운 시스템. 바로 경제에서도 말하는 선순환 경제 구조를 가정 경제에 접목시킨 부분이었다. 그리고 이 시스템을 더욱 견고히 만들어 주는게 바로 책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파이프라인"이다. 여기에는 임대수입, 이자수입과 같은 금융소득이 포함될 수도 있고, 직업외 부업을 통한 추가 수입등이 그 예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5년안에 1억만들기와 같은 Seed Money 만들기의 중요성이라든지, 먼저 부채부터 청산하라는 말은 30대 초반 직장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조언이었다.

 

3.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이 다 옳다고 그대로 따라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가령, 주거래 은행을 이용하라는 조언인데 이는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사실, 한국의 수많은 은행들이 주거래 고객이라고 그렇게 많은 혜택을 제공하진 않는다. 그렇기에 저자가 말하는 점포수가 작은 불편한 은행을 제외하고는 제 1금융권의 은행 중에서 이자가 높은 곳을 찾는게 더 합리적이다. 나의 경우 모 일간지에서 받은 쿠폰과 은행에서 제공해주는 혜택을 포함하여 시중금리보다 더 높은 은행에 예금 가입을 해 두었는데, 이 정도 발품은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저자가 말하는 건 금리가 약간 더 높다고 제2금융권이나 원거리 은행에 굳이 갈 필요가 없다는 말인듯 하므로 이 부분은 각자 유의해서 판단해야 할 것이다.

 

4. 마지막으로 재테크와 관련한 이야기를 덧붙여본다면, 개인적으로 신용카드와 현금서비스 역시 결국에는 단기부채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는데, 최근에 몇번 사용해본 결과 정말 재테크에 치명적인 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소비관리가 안될 뿐더러, 결제가 사후에 이루어지기에 평소보다 많은 소비를 유발한다. 물론 한달내의 적절한 사용은 금리 측면에서의 이득이 있지만, 과다소비를 유발케 하는 건 분명하다. 또한 현금서비스 역시 비록 소액이지만, 이율로 따지면 20%나 됨을 알아두어야 한다. 그리고 적금 가입을 통한 꾸준한 저축과 이를 통한 예금으로 전환 역시 중요한 것 같다. 가령 초창기 이자와 어느정도 예금이 쌓인 후의 이자는 상당히 규모 차이가 발생하는데 그 기쁨은 저축과 시간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 이봐 허 대리, 그건 재테크가 아니야. 나도 처음엔 재테크 한답시고 그런 식으로 여러 상품에 가입해 엄청 신경쓰고 그랬었지. 그런데 말이야,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별 소용 없는 짓이더라고. 그런 것들에 가입했다고 해서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재테크가 잘 되는 것도 아니거든. 그냥 금융회사가 만들어낸 몇 가지 상품에 가입한 것에 불과할 뿐이지."(47페이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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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전략가입니까]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당신은 전략가입니까 - 세계 0.1%에게만 허락된 특권,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전설적 전략 강의
신시아 A. 몽고메리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더스북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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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신간평가단 도서 중의 한권인 "당신은 전략가입니까"는 내가 추천했던 도서는 아니었기에, 책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 물론 그 후에, 페이스북이나 신간도서 설명 코너를 통해서 대충 어떤 내용인지는 알아두긴 했지만, 전략에 대해 소개하는 일반적인 경영학 책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몇 일 뒤 책이 도착했고, 몇 페이지를 읽으면서, 이 책이 다른 책들과는 다르구나를 깨닫게 되었다. 

 

첫 장에는 저자가 수업시간에 들려주는 세 기업의 사례가 등장한다. 안정적인 시장 지배력을 갖춘 상황에서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려는 기업의 실패, 반대로 동일한 분야에 진출하여 성공한 기업의 성공 스토리, 마지막으로 성공가도를 달리다가 가족간의 내분으로 몰락단계까지 가버렸지만 다시 재기한 명품업체까지. 첫번째는 가정용 설비 업체이고, 두번째는 우리에게도 유명한 이케아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모두가 잘 아는 구찌다.

 

여기서 저자는 우리가 아는 전략이 슈퍼 - 경영자의 리더쉽이나 전략적 행동으로만 이루어지지는 않음을 가르쳐준다.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이, 그리고 기업이 신규시장에 대한 분석을 통해 위기와 기회를 살펴보고, 자신들의 능력으로 그 곳을 정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이는 전략이 아닌, 전략가에 대항 맹목적인 믿음과 전략적 분석에 기반하지 않은 - 무늬만 - 전략인 것들로 인해 실패와 좌절을 맛본다. 워렌 버핏이 말한 "명성을 쌓는 데는 20년이 걸리지만 그것을 무너뜨리는 데는 5분이 걸린다."라는 말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바로 여기서 저자가 강조하는 첫번째 조언이 등장하는데 이는 통제요인을 명확히 분석할 수 있는 판단력이다. 평정의 마음과 바꿀수 있는 용기를 분별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76페이지) 그리고 이는 명확한 목적의식으로 연결된다. 사실, 처음에 등장한 기업은 목적이 없었다. 그냥 돈을 벌수 있겠다. 우리가 해온대로 그 산업에 진출하면 1등을 할수 있겠다 라고만 생각했지, 어떠한 미션이나 비전조차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이케아는 달랐다. 명확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고, 잦은 위기 속에서도 목적의식을 통해 전략을 수립해 나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온 산출물들이 지금이 이케아를 있게 했고.

 

하느님, 제 힘으로 바꿀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이는 평정의 마음과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바꾸는 용기를 주소서. 그리고 그 둘을 분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이어서 등장하는 중요한 개념이 바로 목적을 현실로 바꾸는 가치창출 시스템의 구축이다. 이는 희소성이라는 개념으로 연결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말뿐인 "목적"이 아니라 행동을 수반하며, 타인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전략적 행위"로 나타나게 한다. 179페이지에 등장하는 전략바퀴는 저자가 추천하는 전략수행 툴인데, 이를 통해 우리는 목적과 전략을 구체화 할 수 있다. 저자는 책의 곳곳에서 실행하고, 직접 경험해보고, 모든 것을 적어보라고 강조하는데, 여기서 등장하는 "전략바퀴"역시 자꾸 그려봐야 한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변화와 끊임없는 개선의 중요성도 언급하고 있다. 이는 애플의 사례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시시각각 변화는 시장환경 속에서 우리가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요소였다. 즉, 한번의 전략의 성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생활하하고 항상 그러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지금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와 그동안 내가 살아왔던 인생에 대해 과연 - 무늬만이 아닌, 진짜 - 전략적 사고와 행동을 해 왔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봤다. 무엇보다 차별화된 우리만의, 그리고 나만의 특성이 있는가? 내가 그리고 우리가 사라진다 하더라도 이 사회가 그리고 이 조직이 아무일도 없던 것처럼 돌아간다면 어찌할 것인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삶의 태도와 인생관, 그리고 마인드가 간단 명료하며, 구체적인 목적과 함께하는가? 당신의 회사는 분명하고 강력한 목적을 가지고 가치창출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행동하고 실천하고 있는가?

 

마크 트웨인은 30페이지짜리 소설은 이틀만에 쓸수 있지만, 2페이지짜리 소설은 30일간 써야 완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책을 읽으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동안 여러번 인생의 미션과 비전, 목적과 방향에 대해 써보고, 생각해 볼 시간을 가졌었던 것 같다. 그리고, 거창하진 않지만 나만의 캐치프레이즈도 만들었고. 그리고 이를 관통하는 공통적인 요소와 서로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도 대략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이젠 저자가 말한 것처럼 간단하고 명료한 목적을 만들고, 나만의 전략바퀴를 돌려봐야 겠다. 여러번 꾸준히 써보자. 퇴고와 덧칠의 흔적은 너저분함이 아닌 진정한 [simple] 일수도 있으니.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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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2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4-22 1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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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전 장관님의 신작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었다.

 

요즘 책복이 터져서, 읽을 거리가 책상위에 수북이 쌓여 있지만, 그래도 구매해서 읽었다. 책을 고른 이유는 간단한다. 먼저, 내가 좋아하는 정치인의 책이어서 골랐다. 비록 정치적으로 그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지지한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만의 방법으로 그분의 활동과 정치적 의견을 지지해왔기 때문이다. 둘째는 이분의 글은 언제나 내가 보지 못했던, 또는 지나쳐 버릴 만한 부분을 상기시켜 준다. 평소에도 지식소매상이라 말씀하시는 그분의 언변과 생각의 깊이를 마음껏 습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정치인에서 자유인으로 돌아와 내놓은 첫 번째 책이라는 광고의 문구가 책 내용을 더욱 더 궁금케 했다. 진실보다는 그것을 포장할 수 있는 언변이, 사유의 깊이보다는 호감으로 다가가게 해야 하는 이미지가, 그리고 합종연횡하며 적군과 아군 사이를 오가는 정치인들의 관계 속에서 벗어난 그 분의 속 사정을 알수 있지 않을까란 기대감도 함께 말이다.

 

이 책은 전 장관님의 인생사와 함께, 삶과 죽음, 꿈과 인생, 그리고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 대한 본인의 조언이 담겨져 있는 책이다. 크라잉넛을 통해 시작하는 놀이와 일에 대한 담론을 시작으로 그동안 우리가 갈망해 왔던 진짜 힐링을 들려준다. 좋아하는 일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포기하고 산다면, 그 인생은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없다는 저자의 조언은 지금 당장 좋아하는 일을 찾아 나서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이 인생의 중심에 놓여질 때, 우리는 행복하고도 품위있는 삶을 살수 있다는 것이다. 때론 어려움도 있고, 어둠도 있겠지만 삶에 대한 가치관이 정립되어 있고, 이를 견지해 나간다면, 눈부시진 않더라도 아름다운 인생의 낙조를 남길수 있다는 말도 인상깊었다. 일출은 그 순간으로 끝나지만, 아름다운 낙조는 어둠이 찾아오고, 푸른 달이 뜰때까지 긴 여운을 남긴다는 점에서 우리의 인생 역시 그러할 수 있겠다란 생각도 해 보았다.

 

수많은 책을 읽고, 또 많은 공부를 하신 분 답게 책에는 어려운 내용도 많이 등장한다. 철학적 사유의 탐색 과정과 그동안 읽으셨던 책들에 대한 간략한 설명은 조금은 어렵게 느껴질수도 있다. 하지만, 중간중간에 삽입된 한국 근현대사의 암울한 장면을 본인의 경험에 빗대어 위트있게 표현한 장면은 무거운 내용을 쉽게 다가오게 한다. 인생이란 단어가 주는 거창함과 권위의식이 우리와 당신의 삶이라는 정겨운 현실로 바꾸어준다.

 

인생이란 소망을 하나씩 지워가는 냉혹한 과정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나는 여기에 좀더 보태어 인생이란 정답이란 없음을 깨닫게 되는 과정임을 알게되는 슬픈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높은 자리, 누구나 감탄사를 연발케 하는 직업, 많은 돈과 위대한 명성, 새로운 발견과 놀라운 발명. 이러한 것들이 점차 사라지는 것을 느끼면서, 깨닫게 되는 인생의 냉혹함과 어렸을적 정답으로 외웠던 선생님의 말씀과 책속의 조언들, 그리고 뉴스와 신문에서 떠들어대는 좋은 일에 대한 기준이 현실과는 다름을, 그 사건 전후로 감춰진 이면을 깨닫게 되면서 얻게되는 안타까움은 우리의 인생에서 빠질수 없는 비극의 한 장면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를 슬픔이나 냉혹함이라는 단어로만 정의내릴 순 없음을 알게 된다. 어렸을 적 몰랐던 부모님의 사랑과 고생, 우리를 가르치신다고 또 이해시키기 위해 고생하셨을 어른들과 선생님의 마음, 서로 같은 사람이었구나를 이해하게 되면서 느끼는 동질감과 연대감, 그리고 여전히 도전할 것이 해야할 일이 많음을 알게 되면서 느끼는 불혹의 열정까지.

 

낙선과 몸담았던 정당의 좌초, 그리고 일상으로의 복귀는 저자의 삶에 있어서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들이었음을 담담하게 고백하지만, 죽음과 인생, 삶과 사랑에 대해서 이렇게 자유롭게 글을 쓰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건 그 이상의 축복이진 않을까란 생각도 했다. 그리고 책에서는 비중있게 등장하진 않지만, 국내 정치사에 남긴 많은 족적들은 어떤 다른 정치인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아야 마땅한 부분도 많다고 말하고 싶다.

 

나 역시 마찬가지겠지만, 우린 모두가 삶의 족적을 남기기를 희망한다. 그래서, 더 나은 직업과 더 좋은 학교를 원하고, 더 좋은 평판과 이미지를 원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그것이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출발하였는지를 말이다. 타인의 시선 때문에, 사회적 억압 때문이라면 이는 스스로를 옥죄는 일일 뿐이다. 책에서도 말하지만, 상처받지 않는 삶은 없다. 그리고 서로 상처를 나눠받고, 또 서로를 치유하면서 우리는 살아간다. 스스로를 인식하면서(alone), 강하게 헤쳐나갈 용기를 얻고(Strengthen), 이를 통해 그러한 사랑을 연대할 수 있다면(Warm Heart), 우리의 삶은 의미있는 빛으로 가득찰 것이다.

 

마지막으로 책 속에 담긴 유시민 전 장관님의 자필 편지를 꼭 읽어보길 권한다.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말이라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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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전쟁 - 특허청 심사관의 디자인 지식재산권 컨설팅
김종균 지음 / 홍시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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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딱딱해 보이는 겉표지와는 다르게 깔끔한 구성과 알찬 내용이 돋보인 책.

이 책 한권이면 디자인, 지재권과 관련된 대부분의 사항을 관리할 수 있다. - 초코머핀

 

 

디자인 전쟁

김종균

홍시 2013.03.05

 

 

 

1. 김종균 님이 지은 "디자인 전쟁"을 읽고 난 짤막한 서평을 한번 써보았다. 잘 모르는 분야였기에 더 흥미가 생겼고, 또 친절한 설명과 다양한 배경지식을 소개해준 덕분에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물론 특허권, 지재권, 출원과 등록 절차에 관한 세부적인 내용은 전공자가 아니면 어려울수 있겠지만,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하고자 한 저자의 노력이 엿보였다.

 

2. 지난달 회사에서 들었던 이러닝 강좌의 유니타스 브랜딩의 디자인 강의를 들으면서 느낀점은 "디자인"이라는 분야가 우리 주변에 깊숙히 들어와 있다는 사실이었다. 광고속의 회사 로고와 각종 전자제품들의 디자인.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아이폰과 갤럭시, 베가와 같은 스마트 폰. 옷과 백에 그려진 독특한 패턴과 그들만의 디자인까지. 최근에는 특정 폰트나 색상만을 봐도 한 회사를 알아낼 수 있을 만큼 디자인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은 엄청난 것 같다. 하긴 멀리보자면 몇백년이 된 예술작품만을 보더라도 이건 누구, 저건 누구의 작품이라고 알수 있는 경우도 있으니 이것도 하나의 디자인일 수도 있겠다.

 

공급만 늘인다면 수요를 통해 해소할 수 있다고 믿었던 과거의 생산 방식을 지나서 이제는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의 시대 속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이런 단순한 분석을 넘어서, 고객이 인지하지 못한 잠재 수요를 발굴하고, 고객에게 "이건 당신에게 필요한 거야."라고 말하는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불필요한 수요를 창조하는 것이, 없는 수요를 억지로 만들어내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라고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과거보다는 소비자 입장에서 상품을 생산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도 많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이미 우리는 이러한 시대와 경제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고.

 

3. 하지만 이책에서 다루려는 내용은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한 것만은 아니다. 이미 우리는 디자인의 중요함을 인식하고 있고, 같은 가격 밴드 안에서는 제품이 주는 이미지나 디자인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더 크게 본다면 어떤 재화나 용역을 구매함에 있어서, 우리가 느낄수 있는 아우라를 함께 하려고 한다는 것으로도 정의해 볼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럼 이 아우라에 대한 소유권은 과연 누가 가지고 있느냐에 대한 질문이 나올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무형의 실체에 대한 권리와 보호받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애플과 삼성의 특허 전쟁으로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도 "권리"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저자는 이젠 디자인 경영의 시대가 아닌 디자인 지재권 경영의 시대가 도래한다고 말한다. 디자인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이 더 중요해졌다는 말이다.

 

4. 먼저 앞부분에서는 디자인 지재권이 중요해진 배경을 각종 이슈와 자유무역협정, TRIPs, 그리고 국내 기업의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이 분야에 처음인 사람이라도 쉽게 책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는데, 디자인 지재권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국내의 현실에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었다. 또한 대기업보다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중소기업에게는 지재권과 같은 권리가 매우 강력한 무기가 됨을 인지하고 사전에 준비해야 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책에 나오는 사례들을 통해 실무에 있는 분들이라면 사전에 준비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듯 하다. 가령, 롯티에 대한 분쟁이나 e-편한세상과 관련된 분쟁 등이 그 예가 될수 있겠다. 그리고 상표 출원시 거절되는 유형이나 특허를 제출할때 유의해야 할 부분 등에 대한 설명도 좋았다.

 

마지막으로 애플의 분쟁으로 이슈가 된 미국의 트레이드 드레스 제도와 부분 특허에 관한 부분도 눈을 크게 띄고 읽어야 할 부분이었다.

 

5. 부록에 나오는 도안 예시나, 각종 특허관련 사이트에 대한 정보도 매우 유용했다. 현재 기업에서 이분야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거나, 지재권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친구들이라면 정말 좋은 보교재가 되겠구나란 생각도 했다.

 

자신이 만든 창조적인 제품과 아이디어, 그리고 디자인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사후 관리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억울한 피해와 권리의 침해를 막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지나친 특허와 권리의 주장은 반드시 한번 더, 사회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지식재산권 관리 경영 역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지재권 전쟁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우리나라 역시 다가오는 새로운 전쟁의 위협에 적극적으로 방어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삼성이나 신세계가 로스쿨 출신의 변호사나 사법연수원 출신의 변호사를 사내 직원으로 채용한 것은 다가올 지재권 전쟁에 대한 사전 준비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효력을 발휘하는 상표권과 저작권법이 미국의 산업을 보호한다. 작가가 죽고 나서도 무려 70년이나 그 권리를 보호해 주니, 월트 디즈니 사후에 자식과 손자와 증손자까지도 떵떵거리며 살 수 있는 든든한 금액을 챙겨주고, 미국의 세금으로 고스란히 흡수된다. 미국의 각종 산업은 특허법과 상표법, 저작권법, 부정경재방지법, 영업비밀보호법 등의 보호장치들로 둘러싸여 공장 없이 제품을 생산하고, 타국의 회사를 집어삼키고, 경영권을 간섭하고 있다.(페이지 33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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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신경숙 짧은 소설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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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작가님의 새 작품이 나왔다. 제목은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이전의 작품들의 제목과는 달리 조금은 앙증맞은 느낌을 주는 "달에게"라는 이름이 귀엽게 느껴졌다. 연한 에메랄드 빛의 표지에 그려진 하얀 달과 담벼락 위에 올라앉은 괭이 두마리. 마지막으로 속지의 싸인까지. - 난 처음에 속지의 싸인은 인쇄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혹시나 해서 손으로 스윽 하고 문질러 보니 진짜 싸인이었다. 크윽ㅠㅠ - 전작들과는 조금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한다.

 

 

첫 이야기는 노인들만 사는 마을에서 벌어진 목사님과 스님과의 에피소드이다. 조용한 마을에 한 젊은 목사가 찾아오면서 마을은 시끌벅적해진다. 물론 그전에도 스님이 한분 살고 있었지만 새로온 목사처럼 전도한다고 시끄럽게 돌아다니진 않았다. 하지만 이 목사는 사람들을 붙잡고 교회를 믿으라고, 설교하고 다닌다. 마을 사람들은 젊은이의 등장에 신기해하며 듣는 체는 해주지만, 스님은 영 못마땅해한다. 그리고, 마을버스안에서 한바탕 싸우게 되는데, 목사의 "사랑한다"는 말이 압권이었다. 그래 서로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그 말을 강남역 근방에서 사람들을 붙잡고 길을 물어보는 전도꾼마냥 한다면, 나라도 한대 때려주고 싶을 거다. 사람들은 울고 불고 말리고, 먼산은 그 모습을 내려다본다. 가까이에선 비극이지만 멀리서는 희극이라던 말이 갑자기 생각난다.

 

 

책에는 이 이야기를 시작으로 총 27개의 단편이 등장한다. 꽁트같은 글이 있는가 하면 우리 할머니들의 인생에 대한 잔잔함을 느끼게 하는 글들도 있다. 슬픔과 기쁨, 관조적인 시선이 묘하게 결합된 이 글들은 우리들의 일상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맞아, 나도 이랬었는데.." 하며 무릎을 치며 공감할만한 부분도 많았다.

 

 

사람은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는 거야. 순간 순간 잘 살아야 되는 이유지. C선배 얘기를 듣는데 가슴이 서늘했어. 살아오는 동안 어느 세월의 갈피에서 헤어진 사람을 어디선가 마주쳐 이름도 잊어버린 채 서로를 알아보게 되었을 때, 그때 말이야. 나는 무엇으로 불릴까? 그리고 너는?(37페이지)

 

 

말씀은 그리 하시면서도 입가엔 생각만 해도 딸애가 대견한지 웃음이 함빡이었다. 아마도 퇴근하면 그 빨간 티셔츠만 입고 계실 것 같았다. 퇴임하면 시골에 가서 살고 싶고, 그러려면 지금부터 농사지을 땅도 알아보고 준비를 해야 하는데, 아내가 그럴 생각이 아니어서 아무런 준비도 못 하고 있다고 한다. 아저씨의 꿈이 이루어질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어쨌든 아저씨는 땅을 가져도 지난 사십 년간 우편물을 열심히 배달했듯이 그 땅에 뭔가를 열심히 가꾸어나갈 것은 분명해 보였다. 세상의 변화는 잘나고 목소리 큰 사람들이 이루고 있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사실은 제자리에서 이렇게 성실히 자시의 삶을 일구어나간 분들에 의해 변화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74페이지)

 

 

바닷바람 속을, 오름의 바람 속을, 농원의 바람 속을.... 걷다 보면 지금보다는 지난 일들이 투명하게 되비쳐오는 때가 잦아 나도 모르게 깊은 숨을 쉬곤 하지. 바람은 거울인지도 모르겠어. 어떻게 그걸 이겨내고 이 시간으로 오게 되었을까 싶은 일도 그냥 담담하게 떠오르곤 해. 오래 잊고 지냈던 사람들의 얼굴이 바람에 실려와 잠시 머무는 때도 있지. 그렇게 계속 걷다보면 이젠 생각이 과거를 지나 현재를 지나 미래로 뻗어나가지. 걷는다는 일은 온몸을 사용하는 일이잖아. 이곳에서 걷기 시작하면서 걷는 일은 운동이 아니라 휴식이 아니라 미래로 한발짝 나아가는 일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 그 어떤 일에 끝이란 없다는 생각도 들어. 내가 내 태생지를 떠나왔지만 그 주소를 아직도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가 이 현재에 무엇인가를 자꾸 그곳으로 보내는 것처럼 말이야. 그래, 그런 것 같아. 시간이 이렇게 흘러가듯이 모든 일은 끝없이 계속되고 있어. 작별도 끝이 아니고 결혼도 끝이 아니고 죽음도 끝이 아닌 거지. 생은 계속되는 거지. 제어할 수 없이 복잡하게 얽힌 채 다양하고 무질서한 모습으로. 이따금 이런 시간, 누군가 만들어 놓은 이 바닷가 우체국에서 잠깐 머무는 이런 시간. 이렇게 홀로 남은 시간 속에서야 그 계속되는 생을 지켜보는 마음과 조우하게 되는 거지.(189페이지)

 

 

그리고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저자는 자신의 글이 아직 부족함이 많다고 이야기하지만, - 내 생각에 이건 너무 지나친 겸손이다. - 이렇게 재미있게 글을 잘 쓰시는 분들도 드물 것이다. 또 누군가는 신경숙 작가님의 글이 쉽게 읽힌다고 이야기하는데, 그 만큼 맛깔나게 쓴다는 의미가 아닐까. 지나간 세월의 향수를 일깨워주면서도 지금 현재와도 끈이 이어져 있는 세대차이를 느끼지 않게 해주는 그런 소설 같다. 마치 여러세대가 모인 모임에서 나이차가 나는 사람들을 서로 이어주는 그런 사람처럼 말이다.

 

 

부산으로 내려오는 기차안에서 책을 다 읽으니 어느덧 6시가 가까워진다. 짧은 시간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 얘기를 듣고, 웃으며 바라본것만 같다.

 

 

갑자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주었을 때, 그 사람이 온전히 나를 느낄 수 있을까. 부끄러운 기억들과 희망으로만 가득찼던 시절. 누구보다 뛰어났던 때와 안으로 움츠려들었던 때. 스스로를 닫아 두었다가 다시 열고 미래에 대한 꿈이 지배했던 시간. 그리고 하루 하루를 알차게 보내고픈 마음으로 만들고 싶은 지금.

 

 

나도 언젠가는 그 전부를 누군가에게만 들려주고 싶다.

 

 

나의 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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