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위한 정의, 모두를 위한 정의 - 존 롤스가 들려주는 정의 이야기 위대한 철학자가 들려주는 어린이 인문교양 13
오채환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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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아이들에게 '철학수업'은 매우 힘들었다. 웬만큼 독서실력이 된다고 여겼기에 과감히 도전을 했는데 예상은 쉽게 벗어나고 말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이들에게 '정의감'과 같은 깊은 가치관을 설명하는 일은 더욱 어렵기 그지 없었다. 그저 착하고 남을 도와주는 것을 '정의롭다'고 여겼고, 영화속에서 악당을 물리치는 영웅이 하는 일을 막연하게나마 정의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 주변에서 소방대원이나 경찰관을 떠올리며 '정의'에 대한 생각을 조금을 떠올릴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또 역사수업에서 공부했던 4·19혁명이나 광주민주화운동, 그리고 6월항쟁을 떠올리며 독재정권이 함부로 휘두르던 불의에 맞서서 당당히 자유와 평등을 외치던 수많은 민주항쟁운동가들을 떠올리며 막연하게나마 정의란 무엇인지 가늠하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떠올린 아이들은 없었다.

 

  현실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주장했던 '공리주의'조차 무엇인지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대한민국 초등학생의 철학수준이라는 점이다. 도무지 '생각'이라는 것을 가르치려 하지 않는 교육현실이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4차 산업혁명이 닥쳐왔다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달달 외우는 지식에 만족하고 마는 것이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라는 말이기도 하다.

 

  물론, 아이들 나름대로 괴리감을 느낄 것이다. 자신이 배우고 평가를 치루는 내용과 자신이 직접 경험하는 현실이 매우 다르다는 점을 말이다. 그런 현실에서 적절히 타협하며 공부는 공부대로 사회현실은 현실대로 따로따로 배우고 있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였던 것이다. 이대로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을 대신하는 생각이 도래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현명한 이들은 그런 미래를 최대한 늦추려 들겠지만, 언젠가는...결국 '그날'이 오고야 말 것이다. 그러면 '생각할 줄 모르는 인간'은...다시 말해, '창의성을 발휘할 줄 모르는 사람'은 인공지능 로봇에게 밀려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

 

  바로 이것 때문에 초등학생일지라도 '철학수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릴 적부터 '생각하는 힘'을 길러서 스스로 인생의 가치관을 형성할 줄 알고,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아는 현명한 사람으로 거듭나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미래 사회에서 '인공지능 로봇'이라는 유용한 도구(!)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결코 '인공지능 로봇'의 노예가 되어 모든 의사결정과 선택권마저 내어주고 길들여지는 어리석음을 저질러서는 안 될 것이다. 편리함과 안락함이 나태와 굴종으로 변질되는 것을 용납해서도 안 되고 말이다.

 

  암튼, 이 책은 '무지의 장막'으로 유명한 존 롤스의 <정의론>을 쉽게 풀어쓴 책이다. '무지의 장막'이란 공정한 원칙 잘 지켜질 수 있도록 모두가 동의하는 절차를 통해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훌륭한 도구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인 '자유'와 '평등'은 모두를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될 수 없기에 불평등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 불평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선천적인 능력과 지위를 모르는 '원초적 입장'에서 가장 불리한 사람에게 최대한 이익이 돌아가도록 원칙을 정한다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공정한 원칙'이 세워질 거라는 이야기다.

 

  이를 테면, 무지의 장막 안에 있는 사람이 '모든 흑인은 백인의 노예가 되어야 한다'는 법안에 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자신이 백인이라면 손해 볼 것이 없지만, 만에 하나라도 장막을 걷고 나와보니 흑인이었다면 자기 스스로 노예가 되어 버리는 법안에 찬성할 꼴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지의 장막을 이용하면 애초에 '불공정한 일'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존 롤스의 주장이다.

 

  허나 이는 너무 낙관적이고 안일하다는 비판에 놓이게 된다. 왜냐면 어떤 사람들은 기꺼이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결정을 내리길 좋아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이 손해볼 위험성이 아무리 높더라도 '엄청난 이득'이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그런 결정을 내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복불복 게임'이 그렇다. 상품을 차등적으로 나누고 1등이 독차지하고 나머지는 빈털터리가 된다는 규칙에 쉽게 동의한 다음 '승자독식'의 즐거움을 만끽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가 그런 복불복 게임을 조장하고 있지 않느냔 말이다. 승자가 전부를 가질 것을 알면서도 기꺼이 뛰어드는 '주식투자'가 좋은 예이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어리석은 사람으로 치부하는 현실에서 존 롤스의 주장은 너무나 이상적인 허상을 쫓는 어리석은 짓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현실이 그렇다고 해도 그런 세상을 '바람직한 사회'라고 말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자본주의가 돈을 맹목적으로 쫓으라고 해도 많은 사람들은 돈보다 더 크고 아름다운 것에 가치를 부여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돈을 엄청나게 갖고 있는 부자도 그렇다. 자본주의가 아무리 '돈'이 전부라고 가르쳐도 말이다. 물론 돈에 쪼들리면 비참한 삶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어서 '돈이 전부인 삶'을 최고의 가치로 여길 테지만 말이다.

 

  그래서 존 롤스도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길 좋아하는 비합리적인 사람은 논외로 놓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정한 게임'을 원할 것이라는 이상적인 결론에 다다른 셈이다. 따라서 완벽한 정의가 지켜지지 않는다고 해도 손해가 최소화될 수 있다면 비교적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공정함'이 바로 설 거라고 존 롤스는 말했다.

 

  이처럼 존 롤스의 <정의론>을 따르면 '공리주의'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최대 다수의 행복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희생을 강요 당하는 소수의 불행을 미연에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왜냐면 '무지의 장막'이 자신을 다수의 행복에 속한 사람인지 소수의 희생을 당할 사람인지 원초적으로 가려주어서 한 사람이 받을 불행을 최소화하려고 누구나 노력할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렇게 '소수의 의견'도 반영하고 배려할 줄 아는 믿음이 널리 퍼진 사회에서는 불우한 사람이 적어질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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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먼저 살려야 할까? - 깐깐한 의사 제이콥의 슬기로운 의학윤리 상담소
제이콥 M. 애펠 지음, 김정아 옮김, 김준혁 감수 / 한빛비즈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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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결정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아니면 저렇게 하는 것이 정의로운 것일까? 의료현장에서 벌어지는 문제들 가운데에는 결정을 내리기 곤란한, 아니 어쩌면 답은 정해져 있는데 의료인이기 때문에 곤란한 문제들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는 책이다. 우리 사회에서 의료인들을 존경하고 사회지도층으로 당연시하는 까닭은 그들이 자타공인 똑똑한 인재이기 때문이다. 그런 똑똑한 이들조차 곤란에 빠지게 만드는 문제란 무엇일까?

 

  이를 테면, 이런 문제들이다.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다가 사랑에 빠지게 된다면 어떨까? 그 결과 결혼까지 하게 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스승과 제자가 사랑에 빠져 연인관계가 되거나 혼인을 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경우에는 사회적인 지탄을 받곤 한다. 근래에는 법적인 문제로까지 불거져서 처벌을 받기도 한다. 의사의 경우에도 내담자와 진료상담을 하다보면 환자의 개인정보를 속속들이 알게 되고, 의사 자신의 명성과 부를 이용해서 환자를 적극적(?)으로 보살피다가 사랑이 싹터서 연인관계를 지속하다 결혼에 이를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윤리적인 또는 법적인 문제점은 없을까? 물론 있다. 미국에서는 정신과 의사가 상담을 이어온 환자와 성관계를 하는 것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정신과 상담의 경우에 환자가 의사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게 되는 경향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환자는 의사가 자신을 돌봐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치료가 되고 있다고 믿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욱 쉽게 사랑의 포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신과 상담을 종료한 지 5년 이내에 성관계를 하거나 결혼을 하게 되면 의사 면허를 박탈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을 하는 연인 관계로 자연스럽게 발전하는 것까지 법이 막을 수 있을까? 아무런 조건도 따지지 않고 어떠한 방해로도 막을 수 없는 사랑의 힘을 막을 윤리도덕과 법적절차가 있느냔 말이다. 단지 의사와 환자로 만났을 뿐인데, 악용될 사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랑을 해서는 안 되는 사이가 되어야만 바람직하다고 말할 수 있느냔 말이다. 물론 어렵게 딴 의사면허를 기꺼이 반납하면 아무런 문제도 없는 좋은 해결방안이 있긴 하지만, 의사와 환자 사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랑에 빠지면 안 되는 사이가 되어야만 하는 것도 논란의 여지가 분명해 보인다.

 

  어디 이뿐인가. 미국에서는 금지된 의학실험을 개발도상국에서 실행에 옮긴다면 괜찮냐는 물음에는 어떻게 답할 것인가? 인권의식이나 인권법이 발달한 선진국에서는 당연히 금지하는 의학실험을 상대적으로 인권이 뒤쳐져서 아직 법이 미흡한 개발도상국에서 합법적(?)으로 의학실험을 하는 것이 옳은 일이냐는 물음이다. 신약개발과 같은 의학실험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위험한 부작용이 예상되어서 충분한 임상실험이 불가능할 때가 있다. 그럴 때에 예상되는 부작용이 있더라도 '허용해주는 나라(!)'에서 실험을 진행함으로써 신약개발에 성공을 하거나 엄청난 비용절감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바로 이것이 윤리적으로 해도 될 일이냐는 물음이다.

 

  예전에는 '인종차별'도 서슴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던 터라 미국 사회에서도 '흑인'을 대상으로 하는 반인권적인 의학실험이 자행되곤 했다고 한다. 지금에야 '인종차별'이 철저히 금지되고 '인권의식'도 상향이 되었기 때문에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을 인간이하의 취급을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상식으로 여기지만, 한때는 인간으로 생각지 않았던 흑인을 대상으로 온갖 실험을 자행했다고 한다. 그랬던 미국이 지금에는 인권보호 차원에서 '임상실험'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위험한(?) 실험을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다른 나라에서 실험을 대신하고 달콤한 결과만 취하겠다는 심보는 정말이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인류를 위해서 꼭 만들어야 하는 의학실험의 경우에도 막아야만 할까? 고민스런 문제지만 개인적으로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의학실험이고, 그런 위험한 실험은 어느 곳에서도 결코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인간이 인간을 위해서 동물실험을 하는 것도 끔찍한 일인데, '인간실험'을 허용한다면 아무리 좋은 취지라 하더라도 희생을 치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코로나19 치료제'와 같이 인류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실험까지 막자는 것은 아니다. 특정 국가나 기업의 이득만을 보장하는 임상실험을 반대한다는 의미다. 인류 모두의 보편적 의료복지를 위해서만 허용해야 하는 위험한 실험이라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살인자나 독재자를 살려야만 할까? 또는 범죄자나 살인자가 의사면허를 따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의사는 죽어가는 생명을 아무런 조건도, 차별도 없이 기꺼이 살리겠노라고 선서를 한다. 그런데 자신이 살려야 하는 이가 연쇄살인범이라면? 또는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몬 악명 높은 독재자라면? 기꺼이 살려야만 할까? 만약 의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에 기꺼이 살려낸다면, 다시 살아난 살인자와 독재자가 더 많은 사람들을 또다시 죽음으로 내몰 가능성이 아주 높은데도 말이다. 한편, 과거에 범죄를 저지르거나 살인을 저지른 이가 엄청난 공부를 해서 의사면허를 취득한다면? 당연히 의사면허를 내주어야만 할까? 의사가 되어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살인을 할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또는 환자들이 그와 같은 사실을 알고도 기꺼이 자신의 병을 치료하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그 의사에게 진료를 받거나 수술을 받으려 할까?

 

  결코 쉽게 답할 수 없는 문제다. 이 책에는 미국 사회에서 윤리적으로 금기되고 있거나 법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의료적 문제에 대한 논란거리를 담아 놓았다. 그 가운데 몇 가지를 추려서 위에 열거해보았는데, 당신은 명쾌한 답을 내놓을 수 있었는가? 때로는 쉽게 답을 낼 수 있었지만 대다수의 논란거리는 정말 답을 내놓기 곤란하기 짝이 없었다. 이를 테면, '진상 환자'에 대해서 치료 거부를 하는 것이 옳으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하는 의료인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겠는가? 의사도 사람인지라 감정이 개입될 수 있지만 꺼져가는 생명을 눈앞에 두고서 망설이는 이를 의사라고 할 수 있느냐는 물음이 되어 버리면 '또 다른 문제'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상에 쉬운 문제란 결코 없는 법이다. 그렇다면 해답은 딱 한 가지다. 수많은 문제에 대해서 우리 모두 함께 고민해보는 것이다. 물론 갑론을박이 이루어질테고 명쾌한 답을 내놓기보다는 더욱 심한 혼란속으로 빠져버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원하는 해답에 다가가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만 할 것이다. 이때 '공리주의'나 '다수결 원칙'으로 결론을 내릴 필요는 없다. 어쩌면 '똑같은 문제'에도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놓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완벽한 인간은 없다'는 당연한 진리를 마주하게 되면 그런 혼란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지혜로움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가 지혜를 나눌 때에야 비로소 밝은 사회로 한발짝 더 나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렇게 나누는 지혜를 더욱 빛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자세가 바로 '경청'일 것이고 말이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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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짝 심리학 - 현대 심리학의 초석을 다진 3인의 천재들 한빛비즈 교양툰 7
이한나 지음 / 한빛비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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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덧 <교양툰>시리즈를 10권이나 읽었다. 이 시리즈가 매력적인 까닭은 무엇보다 어려운 인문학 교양을 재미난 만화형식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만화형식이 가져다주는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때로는 독으로 다가오곤 하지만 '가벼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짬짬이 <고전>을 함께 읽어주는 센스(?)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어렵기만 한 <고전>도 한결 가볍게 읽어내는 깜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교양툰>은 어려운 심화문제를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모범답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낸 <교양툰>일수록 그 아우라가 더욱 영롱할 수밖에 없다.

 

  혹시 프로이트의 저서들을 읽어 본 적이 있는가? 칼 융의 책도 읽기 거북하기는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쉽다고 여겨지는 아들러의 저서들도 읽다보면 맹해지는 느낌을 받기 십상이다. 왜냐면 <심리학>이라는 학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짜깁기한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하긴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심리)'을 연구하는 학문이니 설명을 하다보면 막연해지기 일쑤일 법도 하다. 또한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도 저마다 천차만별이니 이를 '한 가지 이론'으로 꿰뚫어내는 일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에 심리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일 테다.

 

  이를 테면, 유명한 심리학책 가운데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있다. 물론 이 책은 '자기계발서'에 더 가까운 책이지만 남자의 심리와 여성의 심리를 밑바탕에 깔고서 풀어낸 책이기에 심리학책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학문적 근거는 '경험'에서 비롯하였다는 썰로 풀어냈기 때문에 매우 빈약하지만 누구나 읽기만 해도 쉽게 공감이 갈 정도로 남녀의 심리묘사를 적절히 해냈기 때문에 더욱 유명해진 책이기도 하다. 암튼 이 책이 남자와 여성의 심리를 적절하게 묘사하고 있기는 하지만 100%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아니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남자라고 무조건 동굴로 들어가길 좋아하고 여자라고 무조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폭력적인 성향을 내보이는 남녀도 있을 것이며, 당황하거나 놀라서 두서 없이 행동을 일삼는 경우도 참 많다.

 

  이처럼 '심리학'은 매우 다양한 사례를 토대로 원인을 밝혀내고 해법을 제시하는 학문이기에 대충 그럴 것이라는 식으로 두루뭉술한 결론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는 점에서 '경험'에 근거한 자기계발서와는 수준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은 매우 깊이 있게 '마음'을 분석하고 결론을 내리기까지 복잡다단한 과정으로 풀어낼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엄청나게 복잡하고 난해하기까지 한 학문인 셈이다.

 

  그런데 <교양툰>에서는 어려운 설명은 다 재껴두고 프로이트는 '변태', 아들러는 '열등생', 융은 '도덕군자'라는 핵심어로 아주 쉽게 풀어냈다. 이런 핵심낱말만으로도 얼마든지 그들의 심리학을 '분석'할 수 있다는 식으로 말이다. 마치 '일타강사'의 강연을 들은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게 만들어버린 것처럼 아주 쉽고 재미나게 심리학자의 이론을 마스터해버리게 된 셈이다.

 

  이를 테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의 기초는 '무의식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정신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근원은 바로 '무의식'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무의식은 우리가 인식할 수 없지만 '꿈의 대화'를 통해서 들여다 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이때 '무의식의 세계'에는 인간의 온갖 욕망이 담겨 있는데, 그 가운데 '성적인 욕망(성욕)'이 99%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석한 것이 바로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핵심이다..라고 깔끔하게(?) 설명하였다. 원초아-자아-초자아...뭐 이딴 식으로 설명한 프로이트의 저서를 읽는 것보다는 매우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겠는가. 바로 이 책이 매력적으로 읽히는 까닭이다.

 

  한편, 아들러는 어린 시절에 겪은 열등감을 노오오오력으로 극복한 사례를 보여주면서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에 정곡을 찔러 넣었다. 사실 아들러 심리학은 오랫동안 주목 받지 못하다가 <미움 받을 용기>라는 책이 인기를 끌면서 새삼스럽게 주목 받게 된 '심리학계의 역주행'을 잘 보여주었다. 암튼 아들러 심리학은 '열등감 극복'이 행복한 삶의 원천이라는 다소 뻔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정신분석학을 온통 '성적인 이미지'로 더럽혀 온 프로이트에게 질려 버린 수많은 '반 프로이트 심리학자들'에 의해서 탄탄히 이론을 다져온 결과 현대 심리학계에 주류로 인정받는 영광을 얻게 된다. 오늘날 '미투 운동'으로 여성의 인권운동이 다시금 주목을 받으며 여성이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된 원인이 '남근 상실' 때문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해석을 할 수 없는 시대에 딱 어울리는 이론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칼 융은 프로이트의 제자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지만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일 뿐이다. 융의 심리학이 '무의식'을 다루고 있어서 프로이트의 '무의식'과 유사한 것은 사실이나 칼 융의 무의식에는 '변태적 성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아름답고 도덕적이며 성인군자의 아우라를 가득 담고 있고 있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프로이트과 같을 수가 없다. 마치 상어와 돌고래의 겉모습이 비슷하기는 하지만 상어는 어류이고, 돌고래는 포유류인 것만큼이나 프로이트와 칼 융은 서로 다르다는 점을 알고 접근해야만 한다.

 

  이렇게 이 책에서는 현대 심리학의 3대 거장인 프로이트와 아들러, 그리고 칼 융의 심리학을 핵심만 콕콕 분석해서 선보이고 있다. 어렵디 어려운 심리학이 한결 쉽고 재미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프로이트와 칼 융의 심리학은 낡은 이론으로 치부하곤 한다. 이 둘의 정신분석학의 공통점인 '무의식의 세계'를 오늘날에는 거의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긴 꿈을 해석하는 일이나 가면(페르소나)을 쓰고 내면을 감추려 한다는 이론이 한물 가긴 했다. 아들러는 뒤늦게 주목을 받은 탓에 오늘날에 새삼 인기를 끌고 있긴 하지만, '열등감 극복'이라는 주제는 '자기계발서'에 딱 어울리는 주제가 되었기에 최근 심리학계의 주류와는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

 

  최근의 심리학은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호르몬'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도파민'이나 '세로토닌'과 같은 호르몬의 이름을 들어본 일이 많을 것이다. 살짝 시간을 거슬러가면 '엔돌핀'이라는 행복 호르몬 이야기도 참 많이 들었을 것이다. 이처럼 '호르몬의 노예(?)'가 되어 버린 현대 심리학은 정신분석에서 많이 벗어났다는 느낌을 받고 있지만, 사람의 마음을 해석하는 일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만은 않을 것이다. 설령 사람의 마음(또는 기분)이 호르몬에 의해 결정(!)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 결정에 저항하고 호르몬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지는 것 또한 우리의 마음일 것이다.

 

  최신 심리학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고 해서 '정신분석학의 3대 거장'의 이야기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인류가 학문을 연구하는 까닭은 낡은 것에서 새로운 점을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 지나간 옛날 학문이라도 다시 들여다보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 '온고지신의 정신'을 잊지 않는다. 특히나 '심리학'은 우리의 눈으로 볼 수 없는 마음을 연구하는 학문이기에 더욱 그렇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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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감염병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 인문학과 함께하는 과학 산책
김정민 지음 / 우리학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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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끝나지 않은 판데믹시대를 맞아 아이들과 독서논술 수업을 하려고 선정한 책이다. 초등학생 아이들이 읽기에는 다소 어려운 내용이 담겨 있다고 생각이 되지만, 이보다 훨씬 더 어려운 고전책도 필독서로 선정하곤 하는데, 이 정도의 과학인문책은 현실에서 접하는 일상의 경험으로 그닥 어렵지 않게 문제의식에 접근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선정하게 되었다.

 

  또한, 요즘 언론이 부추기고 있는 '가짜 뉴스'로 인해서 어른들 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들마저 헷갈려 하고 있는 실정이다. 2%의 사실에 98%의 나쁜 상상력(?)을 덧붙여서 써내려간 기레기들의 코로나 뉴스를 접하고 있으면, 선생인 나조차도 홀랑 속아넘어가서 불안에 떨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린 초등학생들이 어른들이 이야기하는 잘못된 뉴스의 한 토막을 듣고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겠느냔 말이다.

 

  물론, 이 책의 내용은 그러한 '가짜 뉴스'의 심각성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 '뉴노멀'이 되었을 때 우리가 새로운 감염병에 어떻게 대처를 해야 바람직한 것인가..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과거에 감염병을 인류가 어떻게 극복했고, 이를 토대로 '코로나19'를 비롯해서 앞으로의 감염병 유행에 어떻게 대비를 해야 하는지를 다룬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 가장 중요한 상식을 인식해야만 한다고 방점을 찍었다. 다름 아니라, '지구의 주인'이 결코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 말이다. 그렇다면 지구의 주인이 따로 있는가? 그것도 아니다. 왜냐면 '자연'은 아무런 의식도 없고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있는 그대로'일 뿐이기 때문이다. 자연은 결코 특정한 생물에게 유리한 조건을 내걸지 않는다. 그저 '환경'을 제공할 뿐이고 각각의 생물들은 그 환경에 알맞게 '적응'할 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인류는 오랜 세월동안 '지구의 주인 행세'를 하면서 자연을 황폐하고 만들었고 수많은 생물을 멸종에 이르게 했으며 끝내 환경을 오염시켜서 지구에 엄청난 악영향을 끼치고 말았다. 대표적으로 '지구온난화'를 예로 들었는데, 그뿐 아니라 '코로나19'도 인류 스스로 자초한 결과라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왜냐면 '코로나19'가 대유행을 하기 이전에 이미 '사스(2002년)', '메르스(2012년)'로 우리를 찾아왔기 때문이다. 모두 '코로나바이러스'라는 같은 병원균으로 점차 변이를 거듭하며 인류를 감염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점은 사스나 메르스 때는 이유를 알 수 없게 급속도로 유행하다가 삽시간에 종적을 감춰버려서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지만, 코로나19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전세계가 몰두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었다는 점이다.

 

  우리가 코로나19라는 새로운 감염병을 맞아 다시금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비용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데도 비용 절감을 이유로 개발을 미루다가 새로운 감염병이 대유행 해버린다면 엄청난 경제손실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이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코로나가 물러나고 인류가 극복할 수 있는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한다고 해도 언제든 다시 '새로운 감염병'이 우리를 괴롭힐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기 때문이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쳐봐야 적절한 때를 놓쳤다는 사실만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는 당연한 진리고 말이다.

 

  또 하나, 코로나 판데믹의 원인을 살펴보면 인류의 무분별한 자연훼손과 무리한 개발로 인해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동물들이 인류에게 감당할 수 없는 감염병을 선사했다는 사실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숙주로 거론된 '사향고양이', '천산갑', '박쥐' 등을 사냥해서 요리해서 먹는 행위나 이들 생물이 살아갈 숲을 망가뜨리고 인간의 영역으로 둔갑시키는 바람에 인간과 접촉이 늘어나게 되자 '새로운 감염'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간이 숲을 개발하지 않고 욕심을 부리지 않았으면 '코로나' 같은 감염병은 애초에 생기지도, 생겼다하더라도 전세계로 퍼지지도 않았을 거라는 얘기다.

 

  이처럼 인류의 끝없는 욕심이 화를 불러오게 된 '코로나바이러스'는 미래의 인류에게 뼈아픈 교훈이 되어야만 할 것이다. 이제는 자연을 정복을 대상으로 삼지도 말며 인류끼리 무모한 경쟁으로 자연을 황폐하게 만들어서도 안 된다. 오직 자연과 '공생'해야만 겨우 살아갈 수 있다는 진실을 인식하고 인류의 삶을 자연친화적으로 개선하려고 무한한 노력을 해야만 할 것이다.

 

  흔히들 말하지만, 지구를 병들게 한 것은 인간이지만, 병든 지구를 살릴 수 있는 것도 오직 인간 뿐이다..라고 말하곤 한다. 또한, 인간은 어떤 위기속에서도 반드시 극복해내곤 한다..며 지구 유일의 '잘난척쟁이'로 살아가고 있다. 물론 인류의 위대한 역사를 일구어내는 원동력이 된 자부심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오만의 경지'에 다달았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야만 할 것이다. 더는 지구 환경이 인류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과학자들의 전망이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 인류의 건강은 지구의 건강과 맥을 같이 하게 되었다. 지구를 아프게 하면 인류는 더 아플 수밖에 없다는 진실. 이걸 깨닫지 못했다면 인류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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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딱 알아야 할 화학원소 상식 이야기
김성삼 지음, 홍나영 그림 / 파란정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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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일상에서 화학은 매우 밀접합니다. 현대인이 쓰는 생활용품의 거의 대부분이 바로 '화학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천연재료인 돌, 흙, 나무조차 화학처리를 하지 않고 천연 그대로 쓰는 경우는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런데도 화학에 대한 우리의 이미지는 매우 부정적이랍니다. 그건 바로 '인공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인데, 잘못 사용된 화학제품이 사람의 건강을 해치고 심지어는 목숨까지 앗아가는 주범이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화학제품은 일상에서 쉽게 구하고 편리하게 쓰는데도 잘못 쓰이면 건강과 생명까지 앗아가는 심각한 부작용을 갖고 있기에 '양날의 검'의 특성을 갖고 있답니다. 그렇다면 해결방법은 한 가지입니다. 그 방법은 바로 '아는 것이 힘'입니다.

 

  화학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가장 좋은 방법은 '화학원소'를 낱낱이 아는 것입니다. 학창시절에 화학을 배울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주기율표'를 외우는 것처럼 화학의 시작은 언제나 '화학원소의 특징'을 샅샅이 알아내는 것입니다. 그 까닭에 '암기과목'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무작정 외우기보다는 생활과 밀접한 내용부터 차근차근 알아나가면 더 쉽게 공부할 수 있을 겁니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화학은 일상생활과 매우 밀접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테면, 화장품이나 향수의 '성분'만 살짝 공부해도 매우 많은 화학적 지식을 익힐 수 있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마트에서 파는 식재료의 '구성성분'만 읽어도 웬만한 '화학원소 이름'을 찾을 수 있답니다. 여기에 살짝만 노력을 가해서 '화학성분 이름'을 백과사전(인터넷 검색 등)에서 찾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면 교과서나 참고서에서 배울 수 없는 '기본 상식'들을 흥미롭게 알게 된답니다.

 

  물론, 모든 공부비법이 일맥상통하기에 특별할 것이 전혀 없는 공부법이지만, 이 방법을 통하면 어렵게만 느껴지던 화학공부를 더 쉽고 빠르게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경험하실 겁니다. 비단 화학공부가 '원소'나 '원자'와 같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것들을 배우고 익히기 때문에 골치를 썩이고, 수학에 버금갈 정도로 복잡한 수식으로 문제를 풀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낯선 친구와 금방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이 '이름'을 먼저 알고, '사는 곳'과 '성격이나 취미'를 알게 된 뒤에 점점 친해지는 것처럼, 화학공부도 '화학원소의 이름'을 알고, 각각의 특성을 파악하면 그닥 어렵지 않게 익숙해지게 될 겁니다.

 

  특히, 요즘에는 '방사성 원소'에 대한 지식이 어린 시절부터 필요하답니다. 예전과는 달리 핵분열이나 핵융합 에너지를 '미래의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하거나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기 더욱 그렇습니다. 얼마 전에는 '라돈 침대' 때문에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어진 적이 있었죠. 정상가동을 하지 못하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성되는 엄청난 양의 방사능 오염물질을 그대로 바다나 육지에 버리고 있다는 뉴스는 지금도 꾸준히 나오고 있답니다. 또한, 일본에 떨어진 핵폭탄으로 인해 지금도 아픔을 겪고 있는 한국인 피폭자들이 아직도 제대로 된 배상을 받지 못하고 외면 받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꼭 알고 있어야 한답니다. 그리고 우리 나라에 오래 전에 건설된 원자력발전소가 노후 되어 방사능 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지식입니다. 더구나 북한에서 핵실험을 하고 핵폭탄을 보유하고 있다는 엄염한 현실도 매우 심각하게 각성하고 있어야만 하지요.

 

  이처럼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할 '화학지식'은 차고도 넘칩니다. 현재의 일상생활을 넘어 미래세대를 위해서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지식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상식이야기>란 바로 이런 의미를 담고 있답니다. 물론, 어려운 내용이나 복잡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초등학생도 얼마든지 읽고 즐길 수 있는 재미난 책이랍니다. 하지만 이 책이 담고 있는 깊은 의미마저 가볍게 치부되면 안 되겠지요. 이 책을 읽은 초등학생들에게 살포시 '현실의 문제점'과 '미래에 다가올 지도 모르는 문제의식'을 일깨워주면 더할나위 없는 독서수업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논술쌤으로서 이 책 시리즈를 사랑하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파란정원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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