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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 한빛비즈 교양툰 8
압듈라 지음, 신동선 감수 / 한빛비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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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에 우연히 접한 '의학 백과사전'이 나의 첫 '해부학책'이었다. <가정의학 백과사전>이란 책이었는데,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피부와 골격, 근육, 신경을 이루고 있는 단원 설명이 끝나면, 갖가지 병의 이름과 증상, 치료법 따위가 적혀 있는 백과사전이었다. 물론 초등생 시절이라서 '글'보다는 '그림'이 더욱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그림을 다 훑어보고서는 덮어버린 '해부학과의 인연'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묘한 흥미만은 갖고 있었다.


  그리고 성인이 될 때까지 '해부학'과는 인연이 없었다. 과학수업시간에 그 흔한 '개구리 해부실습'도 하지 않은 세대였기 때문에 '살아 있는 생명체'를 오직 글과 그림으로만 배울 뿐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 봤을 때에도 묘한 흥미와 함께 읽어보려고 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압듈라'라는 이름 때문에 머뭇거렸다. '해부학'과 '아랍인(?) 작가'가 서로 매칭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나토미 분야'에서 아랍권은 그닥 유명하지 않다는 어줍잖은 상식 때문에 '외국인(?) 작가'가 쓴 해부학 만화를 그닥 읽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말 그랬다. 난 '압듈라'가 누군지 몰랐던 것이다.


[출처: 압듈라 페이스북]


  위의 그림체를 보면 단박에 알 수 있지만, 압듈라는 '개그만화가'다. 정확히 말하면 '아재개그의 대가'라고 할까..암튼, 그의 책을 읽으면 느닷없는 개그에 뿜게 될 것이다. 원래 개그는 설명을 하면 안 되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살짝 해설을 하자면, <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이하 '까해만')>의 E-book편이 나온다는 한 컷 만화다. 그런데 만화가 자신을 '김정은'을 연상하게끔 그렸다. 까닭인 즉슨, E-book을 '이북'이라고 발음나는대로 소개하고 있는 황당한 시츄에이션을 풀어놓고 있다. 그리고 크기가 작아서 말풍선이 보이지는 않겠지만, 해부학과 관련된 '뼈대 있는 곧츄~'를 논하며 오늘날에 멸종된 공룡에 비유하면서 '포유류의 곧츄뼈는 말랑한 해면체로 변해서 사라졌다'는 은유적인 표현을 하고 있으며, 오늘날에도 '살아있는 곧츄뼈'는 댕댕이, 미국너구리, 수달에게서만 발견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요약하고 있다. 물론 '지켜야 할 선은 분명히 지킨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건전하다'고 강조하고 있는 장면이다.


[왼쪽부터 '골격퀸', '신경퀸', '심장퀸' (출처: 압듈라 페이스북)]


  그림체는 보면 알겠지만, 한 눈에 봐도 '순정만화 스타일'이다. 쉽게 말해 '일본만화'스러운데 실제로도 작가는 수많은 '일본만화'에서 모티브를 따와서 적절하게 버무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어려운 해부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며, 책의 내용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래서 '원작만화'를 알아도 재밌고, 몰라도 재밌기만 하다. 그런데도 이렇게밖에 설명할 수 없는 '그와 그녀의 사정'은 해부학이라고 하는 어렵고 인기없는 학문에 대한 접근을 유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


  얼마나 이해하기 쉽냐면, 척추뼈를 부드럽게 지탱하고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디스크'를 멍멍이에 비유하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인류가 '직립보행'을 하면서 다른 동물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허리통증'을 갖게 되는데, 그 이유가 바로 척추뼈가 중력에 의해 아래로 힘을 받게 되면 '디스크'가 척추뼈에서 이탈하게 되고, 그러면 척추뼈를 감싸고 있는 예민한 신경을 건드리게 되면서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것을 '척추퀸'이 기르고 있는 '댕댕이(디스크)'가 옆방으로 탈주하면 옆방에 있던 예민한 '신경퀸'을 자극해서 자지러지는 통증을 유발한다고 설명한 것이다. 얼마나 쉬운 설명인가.


  이렇게 '해부학'을 공부하면 우리 몸의 움직임 뿐만 아니라 감각, 통증, 병의 원인까지 단박에 알 수 있게 되는 해박한 학문이라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단언컨대 이 책을 읽으면 '해부학'이 결코 어렵기만한 학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리고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뼈와 근육', '척추', '신경', '심장' 등등 모르는 것들을 단박에 아는 것으로 바꿔주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공룡', '곤충', '의학', '와인', '퀀텀', '성차별' 등의 [교양툰 시리즈]를 읽어왔지만, 이 책이 단연코 최고다. 다들 '관련분야'에 해박함을 주는 교양있는 만화책이었지만, 이 책만큼 '이해도'가 높은 교양툰은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2편을 기대한다. 더 세심하고 깊이 있는 해부학의 세계로 이끌어주길 바란다. 의대생들도 꺼려한다는 '해부학실습'을 마스터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테고 말이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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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이코노미 2021 - 비대면 경제 시대의 맞춤형 투자 전략
최성근 외 지음 / 한빛비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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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많이 쓰고 있는 '언택트'라는 단어는 'un-contact'의 줄임말로 영어에는 없는 표현으로 지적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 말로는 '대면(contact)', '비대면(un-contact)'으로 너무나도 일상적인 용어인지라 많이 쓰고 있는 형편이다. 이른바 '콩글리쉬'라는 얘기인데...기왕에 '한류'가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마당에 '한국식 영어'가 널리 퍼진다는 것이 그닥 나쁠 것 같지 않을 뿐이다. 다만 '엉터리 영어'를 쓴다는 자격지심 따위는 훌훌 던져버리길 바란다. 한국사람이 '미국/백인/상류층 영어스타일'만 고집스럽게 지켜야할 것이 무엇이겠는가? 설령 '미국 남부억양'으로 발음을 한다고 한들 '그들'이 우리를 깔보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다. 영어를 하지 못한다고 폭력을 휘두르는 '그들'을 향해 고풍스럽고 세련된 한국말을 선보이며 품격 높은 자태를 보여주는 것이 더욱 멋진 반격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언택트 시대(비대면 시대)'를 맞아 바람직한 투자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 어느 곳도 '안전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이다. 국내를 비롯해서 세계 어느 곳도 경제가 활성화 된 곳이 마땅히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투자'는 멈출 수 없다. '수전노'처럼 안전한 자산을 확보하고 끌어안고 있는다고 해서 '경제'가 살아날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돈을 버린다는 생각으로 과감하고 적절한 투자를 해야만 경제가 살아나게 된다. 돈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구석구석 돌고 돌아야 경제도 살리고 사람도 살리기 때문이다.


  헌데, 아시다시피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이른바 '판데믹 시대'를 맞이하고 말았다. '판데믹(pandemic)'이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병으로 100여 년 전, 5000만 명의 사상자를 낳은 '스페인 독감'처럼 불특정 다수에게 감염을 일으키며 수많은 인명피해를 낳는 전염병이 창궐했을 때 선언하곤 한다. 다행히 원인도 규명하지 못하고 당하기만 했던 '스페인 독감'과는 달리 일찌감치 '감염 원인'을 파악한 덕분에 지금도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완치'를 할 수 있는 '완벽한 백신'과 '완벽한 치료제'가 나오고 있지 않아서 전세계가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계절성 독감'처럼 해마다 백신을 맞을 수 있을 정도로 '안전성'이 확보되어야 예전의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텐데, 인류가 처음 맞닥뜨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감염력과 치사율이 둘 다 높은 최악의 바이러스로 기록될 전망이다. 보통은 감염력이 높으면 치사율이 낮던가, 아니면 그 반대가 대부분이어서 대처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했는데, '코로나19'는 감염력이 매우 높으면서도 중증환자로 전환되는 속도와 반응이 너무나도 빠르고 강력해서 '치료제'도 없는 의료진을 당혹케 만들곤 한다고 전한다.


  이런 상황에서 '안전한 투자처'란 어디에 있을까? 먼저 세계적으로 '자국중심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판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와 시진핑의 줄다리기는 결국 선을 넘어서 '미중갈등'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판도 커지고 말았다. 이제는 어느 한 쪽이 '백기'를 들고 투항하는 일만 남았을 정도로 각을 세웠지만,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한 지금 시점에서는 일단 '진정세'가 엿보이곤 한다. 하지만 미국의 새 대통령인 '바이든(민주당)'도 지금의 미중갈등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에 그 무엇도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세계의 패권을 쥐고 있는 '미국'과 그 패권을 빼앗겠다는 '중국'의 속셈이 너무나도 빤히 보이는 마당에 둘의 힘겨루기가 '일단락'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누구나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각 나라'다. 유럽과 일본, 그밖의 '경제협력' 무리 등등의 이합집산이 얼마나 먹혀들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코로나의 영향'으로 인해 깜깜할 지경이다. 지금 상황으로서는 '방역과 의료행위에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그 누구도, 그 어떤 것도 속단할 수 없는 지경이다. 그러니 여러 가지 투자전망을 두루두루 엿보고 있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이 되었다는 것밖에 아무 것도 속단할 수 없다. 다행히 내년에는 '안전하고 확실한 백신'이 나올 거라는 전망이 경제에도 희망적인 작용을 하겠지만, 그것도 지나 봐야 알 일일 것이다.


  한편, 국내상황은 확진자가 수없이 쏟아지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는 안정적인 상황이지만, 내수 경제만으로는 결코 우뚝 설 수 없는 한국의 경제는 결국 '안정적인 수출입처'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리고 빠르게 변하고 있는 '비대면 시장'을 선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문제는 '비대면'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없는 '제조업 분야와 자영업자' 들의 생계를 해결한 마땅한 방책이 없다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그나마 '고용분야'에서는 공공일감을 대거 풀어내면서 서민들의 호구지책을 마련하여 급한 불을 끌 수 있었지만, 가장 심각한 것은 '청년실업'과 '자영업자들의 한숨'이다. 특히, 올해 고3 수험생들은 수능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부터 걱정해야 할 정도 학습지도가 엉망이 되었고, 기업들의 신규채용이 현저히 줄어들어서 대졸자들의 취업 전망도 어둡기만 하다. 더구나 출근도 하지 않고 '자택근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비대면 행정지침'이 내려지면서 자영업자들에게 직격탄을 날리게 되어 하루가 다르게 '폐업신고'를 하는 서민들이 점점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전망도 어둡게 만들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제조업'을 멈출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전세계적인 '마스크 대란', '화장지 사재기' 현상이 일어난 것만 보아도 모든 제품을 '중국산'에 의존하고 자국의 제조시설을 없앤 나라들은 하나 같이 엉망진창의 나날을 보내야 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로 인해 중국 전체가 봉쇄되는 상황이 벌어지자 이런 생필품조차 부족해져서 곤란을 겪었던 셈이다. 더구나 우리 나라에서는 일본의 일방적인 '무역보복'이 일어나자 일본에 부품생산을 의존했던 기업들이 연쇄도산을 걱정했을 정도로 큰 우려를 겪기도 했다. 그러므로 '제조업'은 단순히 수지타산의 셈법으로 결론을 내릴 것이 아니라 '최소안의 경제 안전망'을 꾸린다는 생각으로 자국 안에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또한, 우리 나라는 노후대책 마련이 현저히 부족한 탓에 퇴직을 하면 '자영업자'로 전환해서 살아가야만 하는 '복지 후진국'에 속한다. 따라서 우리 나라는 향후 노년에도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정부대책이 뒷받침이 되어야만 '자영업자들의 한숨'을 불 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경제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몰락하지 않게 해야만 한국의 경제가 되살아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정부의 노력이 무엇보다 앞장서야 한다. 그동안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 도와줬을지 몰라도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는 지금에서는 '최저임금'이나 '기본소득' 등과 같은 안정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영업 쪽의 투자도 꼼꼼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뛰어들어야만 할 것이다. 다행히 '코로나 시대'에도 사람들의 일상생활은 쭉 이어지고 있다. 다시 말해, 먹고 마시는 문제는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단 말이다. 하지만 '비대면'이라는 숙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분명 예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빠르게 변할 수밖에 없는 것이 '자영업자들'이 해결해야 할 코 앞의 문제가 될 것이다.


  그밖에도 '금리/환율', '주식', '부동산' 등등의 대책이 담겨 있는 책이다. 허나 이쪽으로는 까막눈에 가깝기 때문에 이해를 했다손 치더라도 뭐라고 정리하기가 난감하고 첨예할 뿐이다. 언론을 봐도 도통 알 수 없는 이야기만 전하고 있다. 다시 말해, 언론과 실재가 전혀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만 느낄 뿐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을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만 할 것이다. 왜냐면 이쪽 분야에는 '전문가'라고 불리는 세력들의 농간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동산 전문가'라고 나온 사람의 이력을 보면 '자기가 소유(투자)하고 있는 지역'을 아주 좋은 투자처라고 떵떵거리며 전하고 있는 실정이란다. 이것을 뻔히 알면서도 '언론들'은 아무런 여과장치도 없이 그대로 방송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슨무슨 '경제책'은 어떨까? 마찬가지다. 대부분 그럴싸한 이론으로 철저히 무장해서 반드시 투자에 성공하는 내용이라고 호언장담하지만...지나고 보면 다들 '짜고치는 고스톱'마냥 온갖 비리가 쏟아지곤 한다.


  그래서 난 이쪽 분야의 '경제전망'은 일단 쉴드를 치고 읽는 편이다. 물론 모든 경제전문가들을 '작전세력'으로 몰아세울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니라는 속단도 내릴 수 없는 상황에서 '중단기적 전망'은 아무래도 믿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다만 '장기적인 안목' 만큼은 주목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금리는 점점 내려가기만 하고, 주식은 대기업 쏠림 현상이 유력하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드는 상황에 주목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젠 투자를 하더라도 누군가의 희생을 발판으로 삼아 이득을 취하는 방법만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그동안의 경제적 호황은 '집없는 서민들'의 피땀눈물을 자양분으로 삼아서 거대한 경제를 굴려왔다. 하지만 그 결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날로 심각해져서 '집없는 서민들'은 평생 집 한 채 갖지 못하고 살아야 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천정부지보다 더 높은 우주꼭대기로 집값을 올려놓고 어떻게 안정적인 삶을 살라는 것인가. 금리가 떨어질만큼 떨어졌으면 경기라도 활성화되어야 할텐데, '제로 금리'에 도달했는데도 경기가 회복될 기미가 전혀 보이질 않는다. 이것은 그동안의 '경제상식'이 이제는 무용지물이 되었단 얘기가 아닌가? 그렇다면 '다른 경제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아직은 그 대안을 마련할 능력이 없는 것인가? 용기가 없는 것인가? 이젠 능력이 없으면 용기라도 내보아야 할 때가 도래하였다는 생각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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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원칙
레이 달리오 지음, 고영태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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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레이 달리오의 <원칙>'의 '일러스트 버전'이다. 그래서 <원칙>의 두꺼움과 무거움을 더러내고 읽기를 원하시는 분들이 읽으면 딱 좋을 책이다. 또한, '딱 한 권의 <자기계발서>'를 찾는 분이나, 수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었지만 마땅한 책을 아직 찾지 못한 분이 읽으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책이기도 하다. 이런 분들에게는 '실천할 수 있는 항목'과 '군더더기 없는 설명'만 있어도 알아서 잘 실천하실 분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심오한 내용까지 읽어내고 싶다면 <원칙>을 읽으시면 된다. 하지만 이 책만 읽어도 <원칙>에서 알아야 할 내용을 다 담아놓았다. 간단명료한 설명과 함께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기 때문에,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성공하는 원칙이란 것이 과연 있을까? 실상 그 '성공원칙'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 정확한 해답일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성공원칙'은 [목표-문제-진단-계획-실행]의 5단계 뿐이기 때문이다. 쉽게 설명하면, 1. 목표를 세워라. 어떤 일이든 목표가 분명해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표가 분명치 않으면 '달성해야 할 성공'도 분명할 수 없다. 그러니 모든 일에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 2. 문제가 생긴다. 사실 어떤 일이든 언젠가는 실패하기 마련이다. 운이 좋아 당장은 성공할 수 있어도 곧 실패를 맛볼 수밖에 없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하물며 성공하지 못한 일들은 대부분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3. 진단하고 분석하라. 성공하지 못한 이들은 대부분 문제가 발생했을 때 '포기'하고 만다. 물론 '절망'에 빠질 정도로 대실패를 경험할 수도 있으니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누구나 경험하는 실패에 넘어져서 일어날 '용기'마저 없다면 성공은 물 건너갈 뿐이다. 그래서 실패를 딛고 일어서기 위해 반드시 '문제진단'이 필요하다. 4. 다시 계획하라. 내가 세운 목표에 문제가 생기고 실패하는 일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단지 두려움만 극복할 수 있다면 '다시 계획'을 세우는 일은 더 쉬운 일일 것이다. 그리고 문제가 반복될 때마다 두려움도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럼 일어서는 것도 따라서 쉬워지게 된다. 그러니 문제점을 진단한 다음에 '계획'을 짜서 다시 도전하라. 5. 실행하라. 성공의 문턱까지 다다를 정도로 완벽한 계획을 짜놓고 성공하지 못한 까닭은 실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이번 주 '로또번호'를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서 '자주 나오는 번호'와 '잘 나오지 않는 번호'를 추려서 최적의 로또당첨번호를 추적하고서도, 추첨일까지 로또 사기를 게을리하면 끝내 '당첨금'을 타긴 글렀다. 그러니 '실행'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여기까지 이해하지 못할 내용이 있었는가? 아마도 이해하지 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성공'에 다다른 사람이 적은 까닭은 무엇일까? 그건 이 '5단계의 성공 원칙'을 성공할 때까지 실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디언의 '기우제'는 성공률이 100%라고 한다. 그 까닭은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멈추지 않기 때문'이란다. 답을 알고 나면 정말 허탈하지 않은가? 성공률 100%의 비법이 뭔가 특별할 것 같았는데, 막상 알고 보니 주먹구구식 방법이고,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니 말이다. 바로 그런 '마음'이 당신을 성공에서 멀어지게 만들 뿐이다.

 

  또 하나 <원칙>에서 강조하고 있는 내용은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라는 것이다. 성공과정 중에서 실패를 거듭하는 경우도 있지만, '작은 성공'에 머물러서 더 '큰 성공'을 할 수 있는데도 멈춰버리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란다. 그럴 때도 '5단계'를 반복하는 것이 정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다보면 '성공'으로 끝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은 내가 이룬 성공 뒤에는 반드시 '또 다른 큰 성공'이 있다는 것을 단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그렇다. 내가 1억을 버는데 성공한다면 2억을 번 사람도 반드시 있기 때문이다. 10억을 벌었대도 11억을 번 사람이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물론 '만족'한 결과로 인해 더는 욕심을 부리지 않을 자유도 얼마든지 있다. 때로는 '더 큰 성공'을 향해 가다가 또다시 실패를 경험하게 될 경우도 있다. 이는 '모든 성공'에는 리스크(위험)가 따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공원칙'에는 끝이 없다. 계속 반복될 뿐이다.

 

  정리하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실패를 해도 다시 '도전'하는 삶을 응원한다고도 말한다. 그렇게 실패를 거듭하다보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점점 줄어들어 사라지게 된다고 말한다. 적어도 실패를 둔감해질 수는 있을 것이다. 이때 '철저하 진단'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혼자서 힘들다면 '주위 사람'에게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여럿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다보면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마지막으로 반드시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성공원칙'이 착착 진행되기 때문이란다.

 

  어떤가 정말 간단하지 않은가? 물론 너무 간단하다보니 '구체적인 예'들이 보이지 않는다. 그건 두껍고 무거운 <원칙>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간단한 원리'를 보여줄 뿐이다. 하지만 이것만 깨우치고도 '성공'에 다다른 분들이 꽤나 많은 것이다. 하나를 깨우치면 열을 알아내지 못하더라도 둘 정도만 이해할 수 있는..아니, 단 하나만 알아챈 분들이라도 충분할 것이다. 설령 알아낸 것이 아무 것도 없더라도 '실행'할 용기를 내기, '실패'에 둔감해지기..정도만 갖춰도 당신을 충분히 이미 '성공원칙'을 깨달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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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 - 지옥의 전쟁, 그리고 반성의 기록, 개정증보판 서해문집 오래된책방 2
유성룡 지음, 김흥식 옮김 / 서해문집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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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의 평화를 단박에 깨뜨린 '임진왜란'은 자칫 조선을 멸망시키고 일본의 지배를 받거나 엄청난 피해로 인해서 '망국의 지름길'을 열어버리는 일이 될 뻔했다. 우여곡절 끝에 '조선의 승리'로 끝맺긴 했으나, 조선이 다시 부흥하지 못하고 300여 년간 골골 대다가 끝내 일제에게 '망국'을 당하고 말았다.

 

  여말선초 시절, '왜구'들에게 큰 피해를 입었을 때는 최영, 이성계, 최무선 등의 걸출한 인물이 있어서 '멸문지화'를 당하지는 않았다. 비록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건국되긴 하였으나 '역성혁명'으로 인해 비교적 안정적인 '교체'를 이루어낸 것이다. 그러다 조선 개국초기에는 '사대교린 정책'을 내세워서 여진과 왜는 쳐부수기보다는 잘 타일러서 교화시키는 것을 으뜸으로 삼았었다. 그러다 말을 듣지 않을 때에는 본때를 보여주며 북쪽으로 '4군6진'을 개척했으며, 남쪽으로는 '대마도 정벌'을 단행하여 조선의 국력을 만방에 떨쳤었다. 이렇게 강력했던 조선이 200년 뒤에는 '국방력'이 약해져서 왜구의 침략(삼포왜란 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그러다 끝내 일본을 통일한 '풍신수길'에 의해 대대적인 침공을 받게 된 것이 바로 '임진왜란'이다. 그리고 이 책 <징비록>은 그 악몽같았던 7년간의 기록을 빠짐없이 기록하여 다시는 '그날'의 비극을 다시 맞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책의 시작에는 '신숙주의 당부'로 글이 쓰여 있다. 신숙주는 세종 시절에는 '집현전 학사'로 이름을 날렸고 '계유정난' 이후에는 세조로부터 훈구공신 대우를 받았고, 성종 때 죽은 인물이다. 신숙주는 '외교의 중요성'을 잘 알았던 신하였으며, 특히 조선의 태평성대를 위해서는 '일본'을 잘 감시하라는 유언을 남길 정도로 주변국의 정세를 잘 파악한 인재 중의 인재였다. 그런데도 조선은 일본에 대한 감시를 소홀하였을 뿐만 아니라 국방력을 약화시키는 악수를 두고 만다.

 

  왜 그랬을까? 조선초기에 조선을 둘러싼 주변국들이 약한 덕분이었다. 물론 세종 때까지는 '무력시위'를 벌이고 주변국을 상대로 승리할 정도로 국방력을 자랑할 수 있었지만, 그로 인해 평화가 200년 간 이어지자 해이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시절의 '군역'은 있으나마나할 정도로 해이해졌으며, 그나마도 '군포 1필'을 내면 1년 간 군역을 면제해주는 일까지 횡행하였던 것이다. 그나마 변방의 군역을 빼낼 수 없어서 반드시 군역을 치루도록 했지만, 그나마도 '군포'조차 낼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한 이들만 차출되어 차디찬 북방으로 군역을 보내니 '군의 사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형편없어졌을 뿐이다.

 

  이처럼 '국방력 약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바로 '삼포왜란'이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에 벌어진 왜구들의 대대적인 습격이었는데, 이때 왜구들이 내륙 깊숙한 충청도까지 쳐들어올 때까지 이를 막아낼 '조선군'이 없었으니 정말 형편 없는 국방력이었던 셈이다. 이 당시에 '군사체제'가 '진관체제'였는데, 이는 '지역방어'에는 유리했으나 소규모로 각기 따로 움직였기에 '대병력'으로 쳐들어오는 왜구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대규모' 쳐들어오는 적을 효율적으로 막기 위해 '조선군'도 군대를 집결시켜 대규모로 막아내는 방어책을 쓰는데, 이것이 '제승방략제'다. 어찌어찌 이 군사제도로 '삼포왜란'을 막아내긴 했는데, 그 뒤에도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지 않아서 '제승방략제도'의 효과를 극대화시키지는 못했다. 왜냐면 '대규모 군사훈련'에는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에 '비용절감'을 위해서 또다시 국방력을 약화시키고 만 것이다. 이즈음에 율곡 이이가 '십만양병설'을 주장했다고 했으니, 시행이 되었으면 '임진왜란'의 초기에 그토록 쉽사리 밀리지는 않았겠지만, 그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조선의 행정시스템이 먼저 무너져버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암튼, 이처럼 해이해진 조선을 일본이 대대적으로 침공하게 된다. 명분은 '정명가도(명나라를 치러 가니 조선은 길을 열고 합세하여 같이 명을 치자)'였다. 임진왜란이 발발한 원인으로는 오랫동안 일본의 조공을 금지한 명나라 탓이 으뜸이다. 일본은 명나라와의 '조공무역'이 막혀버리자 경제가 침체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숨통을 틔운 나라가 '조선'이건만, 조선도 왜구들 때문에 몸살을 앓는다며 일본과의 무역에 빗장을 걸기 일쑤였다. 그러다 '포르투갈 상인'이 찾아오자 새로운 바닷길을 열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오랜 전란을 종식시킬 수 있는 '새로운 무기'인 조총도 이때 들어오게 된다.

 

  암튼, 일본은 전국을 통일하고 남아도는 '군사세력'을 활용(?)하기 위해 이웃나라를 침공하는 일을 계획하기 된다. '토사구팽'으로도 유명한 이 전략은 통일을 이루기까지 '무장의 힘'을 빌리지만, 통일을 이루고 평화가 찾아오면 '무장의 힘'은 새로운 위협이 되기 때문에 '없애야 할 존재'가 되어버리고 만다.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건국한 '한신'이 그랬고, 송나라 조광윤을 도와 송을 건국한 개국공신들은 칼을 버리고 '사대부'가 되어야만 했다. 풍신수길도 마땅히 자신을 도와 전국통일을 이룬 '사무라이들의 힘'을 분산시켜야 했는데, 그러기 위해서 이웃나라를 침공할 결론을 내리게 되었고, '임진왜란'이 발발하게 된 것이다.

 

  이때 만약 신숙주의 유언대로 '일본'과 관계개선을 끊임없이 하며, 감시도 철저히 했었더라면, 일본의 이런 움직임을 진작에 간파하고 대비도 충분히 할 수 있었을 테고, 전쟁도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허나 조선은 관계개선도 하지 못했고, 감시도 하지 않았고, 대비도 하지 못했으며, 전쟁도 막지 못했다. 마지막 기회였던 '통신사 파견'도 끝내 '동인과 서인의 갈등(당파)'으로 인해 아무런 소득도 없이 흐지부지 결론을 내지 못했던 셈이다. 그나마 서애 류성룡만이 일촉즉발의 위기를 감지하고, 권율과 이순신을 천거해 각각 바다와 육지를 맡게 되니 '조선'으로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탁월한 선견지명이었다 아니할 수 없다.

 

  결국 '임진년(1592년 4월)'에 전쟁은 발발했고, 부산에 상륙한 일본군은 한 달 남짓한 시간만에 한양을 점령해버리는 기염을 토하고 만다. 도대체 조선군은 뭘하고 있었단 말인가? 류성룡의 지적을 보면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전한다. 일본군이 '조총'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들고 와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고는 하지만, 조선에는 더 강력한 '화포'로 무장하고 있었기에 철저한 대비만 하고 있더라도 이렇게 허무하게 뚫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는 이순신이 이끄는 '조선수군'의 모습에서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전쟁의 승패는 '무기의 강력함'으로 결정지어지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수비하는 처지'에서는 성을 쌓고 버티거나 길목을 지키고 버티는 것만으로도 그보다 수백 배, 수천 배 더 많은 수의 공격을 받아도 결코 쉽사리 무너지지 않는다. 을지문덕의 살수대첩이 그랬고, 양만춘의 안시성전투가 그랬으며, 김시민의 진주성전투가 잘 보여준다. 그러니 조선이 국방에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고 대비를 철저히 했다면 어떤 공격이라도 능히 막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대비'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이 '임진왜란'의 실체였던 셈이다. 류성룡은 <징비록>을 통해서 그러한 '사실'을 낱낱이 파헤친다. 그리고 '대비'를 못한 결과가 얼마나 치욕스럽고 잔인했으며 끔찍했는지 처절하게 '보여 주고' 있다.

 

  그런데도 이 책은 '병자호란'을 막아내는 결과를 낳지 못했다.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한 까닭이다. 류성룡은 <징비록>을 '교훈'과 함께 '경고'의 의미로 써내려갔는데도, '임진왜란'의 책임을 지는 이들이 아무도 이 책을 읽으려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오히려 '선조의 행적'과 함께 '지배층의 무능'을 낱낱이 보여주는 책이라며 감추기 급급했다. 훗날 조선이 아니라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 <징비록>을 더 많이 읽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금지 목록'에 올려 다른 나라에 빼돌리지 못하게 막는 일에만 관심을 가졌을 뿐, 이 책을 '교과서' 삼지 않고 끝내 조선이 멸망하고, 대한민국이 들어선 지도 한참 지난 1990년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것도 '이순신'이 새삼 주목받는 계기 덕분이었고, 얼토당토 않은 '원균'이 충신(?)이라는 '뉴라이트'의 주장에 반박하면서 겨우 관심을 받게 된 셈이다.

 

  그러고 나서도 한참이 지난 2010년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징비록>의 가치를 우리가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제라도 느끼고 있다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를 일이다. 물론 이 책이 <징비록>의 전부는 아니다. <징비록>에 대한 연구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을지라도 우리 독자들이 즐겨보는 책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바야흐로 '대한민국의 전성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전세계가 대한민국을 주목하고 있는 이때가 바로 <징비록>을 읽고 '디딤돌'로 삼아야 할 때다. 모처럼 찾아온 절호의 기회를 허투루 날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대한민국의 저력은 바로 '실패'를 거울 삼아 '성공'을 다시 쓰는 역사를 통해서 발휘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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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18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김미조 엮음, 규하 그림 / 인디고(글담)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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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익스피어의 작품 가운데 유일하게 즐겨 읽는 책이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물론 영화의 영향이 컸다. 68년도작인 <로미오와 줄리엣>의 '올리비아 허쉬(Olivia Hussey)'가 열여섯 살에 보여준 열연은 너무나도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흔히 '올리비아 핫세'라고 발음하곤 하는데, 이는 'Hussey의 일본식 발음'인 '핫세'를 따와서 불러왔기 때문에 관행적으로 붙은 이름이다. 실제로 핫세의 두 번째 남편이 일본인이기도 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여배우'가 예뻐서 읽게 된 <로미오와 줄리엣>은 96년에 개봉한 '디카프리오' 주연의 동명영화를 보고서 한동안 멀리하게 되었다. 여배우가 인상적이어야 할 영화가 남배우가 인상적인 영화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96년작의 여배우인 '클레어 데인즈'는 기대이하였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96년작 이후로는 <로미오와 줄리엣>로 '핫세'가 아닌 '디카프리오'가 떠오를 정도였다.

 

  영화 이야기는 이쯤하고, <원작>으로 돌아와서, <로미오와 줄리엣>은 젊은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로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운명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원수 집안'인 탓에 두 남녀의 사랑은 뜨겁게 따오르다 꺼져버리는 슬픔을 자아냈다. 그런 탓에 젊은 시절에 이 책을 읽으면 '사랑이야기'만 보인다. 사랑은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고, 늘 옳기만 하다는 메시지에만 열광하며, 뜨거운 사랑에만 관심을 보일 뿐이다.

 

  그러나 나이가 드니 '시대배경'이 보이기 시작하고, '집안'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희곡에서 몬테규와 캐플릿 가문이 서로 원수가 된 배경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는다. 그저 복수가 복수를 부르는 일만 끊임없이 반복될 뿐이다. 그런 탓에 '배로나의 영주'는 두 집안이 골칫덩이일 수밖에 없다. 어차피 귀족가문이야 한 다리만 건너도 친척이고 가족인 탓에 영주 또한 두 집안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런데도 서로 만나기만 으르렁거리고 싸움은 예삿일이며 심지어 '살인'까지 저지르고 다니니 망나니가 따로 없는 셈이다.

 

  이런 두 가문에서 젊은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다는 설정은 '비극적 결말'을 가져올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장치일 뿐이었다. 허나 '보는이(독자)'로서는 뻔한 이야기보다는 아슬아슬한 이야기가 더 흥미로울 뿐이다. 그러나 고작 '열네 살의 나이'에 그토록 열렬한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 요즘과는 잘 맞지 않다. 실제로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에게 이 책을 읽히니, 주인공인 '로미오'와 '줄리엣'에 아무도 공감하지 않았더랬다. 얘들에게는 '사랑'보다 중요한 '성적'이 더 절실했던 탓이다. 그래서 '시험'에 나온다고 뻥을 치고서야 겨우 수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하긴, 로미오가 로잘린에게 사랑고백을 했다가 거절 당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곧바로 줄리엣에게 한 눈에 반하는 대목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나조차 전혀 공감이 가지 않았다. 이를 두고서 로렌스 신부는 혀를 차며, "젊은이들의 사랑이란 마음속에 있지 않고 눈 속에 있나 보구나"라고 말했을 정도다. 뜨겁게 타오르는 사랑이라는 성질과 젊은이들의 성격 상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지만, 수업을 받는 아이들은 '성적' 때문에 '사랑'에 빠질 새도 없고, 수업을 하는 선생은 사랑을 너무 잘 알아서 어처구니가 없는 로미오의 처사에 떨떠름 할 뿐이다.

 

  반면에 줄리엣은 좀더 분명하다. 로미오와 첫 만남을 통해 사랑을 확인하지만, 로미오가 원수집안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고민도 하고, 로미오에게 사랑맹세까지 시키는 것으로 좀더 신중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허나 부모님에게는 '고해성사'를 다녀온다는 핑계를 대고 몰래 '비밀결혼식'까지 저지르는 모습에 치기어린 어린아이의 모습을 영락없이 보여주었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은 결혼식을 올린 바로 그 날에 벌어지고 말았다. 줄리엣의 사촌인 '티볼트'가 로미오의 친구인 '머큐쇼'를 칼로 찔러 죽이고 만 것이다. 졸지에 친구를 잃은 로미오는 그 자리에서 '티볼트'를 쫓아가 찔러죽이고 만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냉정을 찾자 곧바로 후회가 밀려오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운명의 시곗바늘은 되돌릴 수 없게 되었다. 로미오는 정상참작이 되어 사형은 면했지만 '추방형'을 받고 말았다. 그렇지만 사촌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보다 로미오의 추방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줄리엣은 복받쳐오는 슬픔에 눈물을 쏟아내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패리스와 결혼하라'는 받아들일 수 없는 명령을 내리고 만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된 두 젊은 남녀는 각자 '로렌스 신부'를 찾아가 방법을 구하지만, 로렌스 신부라고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베로나에서 명망 높은 명성을 얻고 있다고는 하지만 '권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름의 계획'을 갖고 있었던 신부는 두 남녀를 도와주기로 결심한다. 마침맞게 '묘한 효과'를 내는 독즙을 찾아낸 신부는 그 독즙을 이용해서 '계획'을 완성하려 한다. 그래서 먼저 찾아온 로미오에겐 때를 봐서 연락을 할테니 어서 떠나라고 했고, 뒤늦게 찾아온 줄리엣에겐 패리스와의 결혼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일러주며 '독즙의 사용법'을 일러준다. 그리고 곧바로 로미오에게 이 '계획'을 알렸지만, 전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고, 도리어 '줄리엣의 죽음'이 더 먼저 로미오에게 전해지고 만다.

 

 

  그러자 '로렌스 신부의 계획'은 차질을 빗는 것처럼 보였다. 두 젊은 남녀의 사랑이 이루어져서 '원수'처럼 으르렁거리던 짓거리를 멈추게 하려던 계획이 두 남녀의 죽음으로 실패한 듯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마침 영주가 등장하며 상황은 급반전한다. 두 남녀의 주검 앞에서 낙담한 '두 가문의 아버지들'이 두 사람의 사랑을 확인하고서 그동안의 원한을 눈 녹듯 사라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영주의 현명한 판단과 로렌스 신부의 절절한 목소리로 전달된 '두 남녀의 비밀결혼식' 이야기 덕분이었다. 이로써 두 집안은 더는 싸우지 않고, 두 남녀의 사랑을 길이길이 기리면서 베로나에 평화를 가져오게 된다는 결말로 끝맺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극중 등장인물들의 죽음과 비극적 소재를 다루었음에도 '비극'에 포함되지 않는 까닭은 이처럼 나름의 '해피엔딩'으로 끝맺었기 때문이다. 해피엔딩에 큰 공을 세운 것은 '로렌스 신부의 계획'이 컸고 말이다. 신부의 계획은 두 남녀의 사랑이 성공해도, 실패해도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40대가 되어서 다시 읽은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처럼 '로렌스 신부'가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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