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딱 알아야 할 세계사 상식 이야기 맛있는 공부 30
전기현 지음, 홍나영 그림 / 파란정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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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를 왜 알아야 하나? E. H. 카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말했다. 여기서 과거란 '과거의 사실'인 역사기록을 말하고, 현재란 '오늘날의 역사가'를 말한다. 다시 말해, 과거의 기록을 오늘날의 역사가가 끊임없이 연구하고 또 연구하는 것이 바로 '역사'라고 말한 것이다. 그래서 역사는 '고정 불변의 사료'에 '여러 역사가의 관점'이 반영되어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역사왜곡' 같은 것까지 올바른 역사해석이 될 수는 없다. 또한, 역사는 '전문가(역사가)'만이 해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물론 전문성이 없는 역사해석이 권위를 띨 수는 없겠지만, 결코 '그들만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암튼, 역사교육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역사공부가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방대한 양'이 학생들 앞에 떡하니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간혹 '역사의 재미'를 일찍 깨우친 학동들에겐 정말 재미난 역사가 산더미처럼 쌓여도 아무런 부담이 없겠지만 말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에겐 '역사공부'는 부담, 그 자체다.

 

  그렇다면 역사를 재미나게 공부하는 방법은 없을까? 모든 공부가 그러하듯 그런 방법은 없다. 어느 정도 기본적인 바탕지식을 쌓고 역사적인 맥락과 흐름을 깨우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런 바탕지식을 쌓기 위해서 <위인전>이든, <역사만화>든, '사극드라마'든 닥치는대로 읽고 보아야만 할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역사의 바탕지식을 기본적으로 쌓기 위해서 꼭 알아야 할 '세계사 상식'이 담겨 있다.

 

  따라서 이 책 한 권 만으로 '세계사 상식'을 완벽 마스터 할 수 있다는 착각은 내려두는 것이 좋다. 어떤 일이든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속담이 절로 와닿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읽다보면 "어, 이건 어디서 읽어본 내용인데!", "아하, 지난 번에 선생님이 수업한 내용이구나!"라고 떠올릴만 한 대목이 툭툭 나오게 될 것이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상식'적인 역사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에 초등교양(지식)을 쌓기에도 아주 유용한 책이다. 거듭 말하지만,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교양'은 필수적으로 쌓아야 한다. 교양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하는 것이 '지식쌓기'인 것은 두 말 할 것도 없고 말이다.

 

  아쉬운 점은 '100가지 사건'이라는 한정된 지식으로 세계사 상식을 탄탄히 쌓을 수는 없다는 점이다. 허나 초등 수준의 독자들에게는 이 정도 분량도 상당히 만만찮은 분량일 것이다. 또한, 제목에 '초등학생'이라고 쓰여 있긴 하지만 '중고등학생'이 읽어도 단박에 이해하지 못할 정도의 어려운 내용도 있다. 따라서 스스로 역사적인 기초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라도 부담없이 읽어도 좋을 듯 싶다.

 

  에피소드 한 가지를 소개하자면, 걸어다니며 책을 읽는 버릇이 있는 나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주목받기 일쑤인데, 이 책을 읽고 있을 때 '책 표지'를 핸폰으로 찍을 수 있겠냐는 요청을 해오곤 했다. 자녀나 손주에게 권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이 책이 가진 '원초적인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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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아빠식 문해력 독서법 - 상위 1% 아이가 하고 있는
이재익.김훈종 지음 / 한빛비즈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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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교육은 꾸준히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독서인구는 그닥 늘지 않았다. 그나마 '초등독서'가 꽤 늘어난 것이 주목할 만 하지만 정작 '성인'이 되어서는 다시 책을 읽지 않는 세태가 반복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1인당 독서량'은 꽤나 늘었다. 그것은 소수의 독서인구가 독서하는 양이 매우 늘어난 탓일 것이다. 대한민국은 아직도 독서수준이 미흡하다는 반증이다.

 

  그렇다면 얼마나 읽어야 할까? 일주일에 1권 정도가 '기준'이 되면 좋겠다. 1년이면 50권 정도를 읽을 수 있는 양이다.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 자기 기준으로 재미난 책을 읽으면 된다. 유명한 책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독서수준에 맞지 않으면 절대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겨우 읽더라도 '다음 책'을 읽을 흥미를 잃어버리게 된다. '편독' 걱정은 200~300권 정도 읽고 난 뒤에 해도 늦지 않다. 그럼 '정독'을 해야 할까? '속독'을 해야 할까? 둘 다 하면 좋다. 둘 모두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정독을 하면 느리게 읽지만 머릿속에 하나하나 정리를 하면서 책의 내용을 통달하며 읽을 수 있고, 속독을 하면 빠르게 내용을 훑어보면서 다독을 이어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럼 뭐부터 읽으면 좋을까? 책은 '관심분야'부터 읽는 것을 권한다. '알아야 재밌기' 때문이다. 또는 관심을 갖고 싶은 분야에 최대한 몰입을 하며 읽길 바란다.

 

  이 정도로 독서를 시작하면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는 있을 것이다. 진짜 문제는 그 다음부터니까 말이다. 그 문제란 바로 '꾸준함'이다. 늘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엔 한 달에 한 권 읽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일상에 지쳐서 읽지 못하는 경우도 많지만, 독서 말고도 할 것이 정말 많은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독서를 꾸준히 하기 힘든 것이다. 그런 유혹을 이겨낸 뒤에야 겨우 '독서'가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된다는 말씀이다.

 

  자, 이 책은 자녀에게 독서교육을 시키려는 이 시대의 아빠들에게 전하는 노하우가 담긴 책이다. 그래서 '서울대'라는 낚시글을 제목으로 삼았고, '상위 1%'라는 부제로 또 한 번 낚았다. 그리고 '문해력'이라는 남다른 타이틀을 달고서 제대로 낚아보려고 하였다. '문해력'이란 글을 이해하는 능력을 말하며, '독해력'과 비슷한 말이다. 따라서 제목만 보고는 '책을 읽지 않는 자녀'에게 독서습관을 들이고 서울대를 보내겠다는 부모님들의 속사정을 공략한 얄팍한 상술이지 않을까 오해하기도 쉬운 책이다. 허나 상술이라고 치부하기엔 작가들의 성의가 대단하다. 일단 뻔한 조언은 사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자녀에게 독서습관을 들이기 위해서 '스마트폰'을 허락하라. 만화책을 읽어도 좋지만 학습만화는 그닥 효과적이지 않으니 애초부터 큰 기대는 하지 마라. 시대 흐름에 따라 웹툰, 웹소설로 독서습관을 들이는 방법도 굉장히 좋은 방법이다..등등 '기존의 독서습관계발서'와는 사뭇 다른 주장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스마트폰'이 없는 세상을 꿈꾸기 힘들다. 그런데 자녀에게 독서를 시키겠다면서 '스마트폰'을 금지시킨다면 자녀가 살아갈 세상은 고려하지 않은 채 '낡은 사고방식'을 고집하는 일이라 설명하고 있다. 차라리 책 한 권을 읽으면 스마트폰을 허락하는 시간을 늘려주는 방법이 더 낫다면서 말이다. 꽤나 일리 있는 말로 들린다.

 

  학습만화는 어떨까? 애초에 만화는 재미를 위해서 펴낸 책이다. 그런데 학습만화는 우리가 우수하다고 선정한 '어려운 책'을 만화형식을 빌어서 읽게 한다는 생각에 펴낸 책이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만화형식은 내용을 담는 그릇이 작기 마련이다. 그런데 명작이나 과학, 그리고 고전에 담긴 어마어마한 감동을 '한정된 그릇'에 얼마나 담을 수 있겠느냐면서 '학습만화'를 읽히며 고전(어려운 책)을 즐겨 읽을 거라는 기대를 하지 말라는 충고를 담고 있다. 역시나 일리가 있다.

 

  요즘 청소년들에게 익숙한 포멧은 역시나 '웹툰, 웹소설'이다. 내용의 황당무계함은 차치하고서 긍정적으로 분석을 한다면, 엄청나게 방대한 세계관을 대단히 빠른 속도로 읽어갈 수 있는 형식이라는 점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분량'과 '속도'다. 이걸 해내는 친구라면 다른 텍스트도 얼마든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을 거라고 작가는 분석하였다. 물론 비판의 여지는 무궁무진하지만 솔깃한 분석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몇몇 소수의 자녀들만이 성공할 수 있는 협소한 방법이라는 점을 꼬집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긍정적인 분석이라면 '학습만화'도 마냥 까댈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 책에는 다양한 독서법에 대한 조언들이 담겨 있다. 그리고 영재원, 과학고 등에 진학할 만큼 대단한 아이들은 당연히 '독서습관'도 매우 잘 길들여져 있다는 당연한 말도 빠지지 않고 있다. 이런 논리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책을 많이 읽는다고 모두가 위인이 될 수는 없지만, 세상의 모든 위인들은 모두 대단한 독서광이었다"로 설명할 수 있겠다. 대한민국에서 명문대에 입학한 학생들을 조사해보면 책을 꽤나 많이 읽었다는 통계는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가운데 책을 진심으로 즐기며 읽은 아이들은 몇이나 될까? 대부분은 억지로..엄마의 등쌀에 못 이겨서..대입을 준비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읽은 아이들일 것이다. 이러니 성인 독서인구가 늘어날 턱이 없다.

 

  암튼, 독서가 중요하다는 데에는 많은 이들이 동의할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독서습관을 들이면 좋겠냐는 '조언'이 필요한 이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책이 필요한 법이다. 그럼 꼭 이 책이어야만 할까? 물론 아니다. 이 책에는 꽤나 파격적인 조언도 들어있기 때문에 오히려 기대이하의 조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꽤나 즐겨읽고 많이 읽는 '독서인'으로서 이 책을 평가하자면 90점 이상이다. 그럴 듯하게 좋은 말만 섬기는 보통의 계발서보다는 솔직담백한 이야기가 작가들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을 느낄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초등독서'부터 기본을 탄탄하게 해야 한다. 어떤 책으로? 당연히 '재밌는 책'으로 시작해야만 한다. 근데 하필 아이가 선택한 재밌는 책이 '만화책', '게임책', '취미책'...등등으로 교육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시험에도 나오지 않을 책들만 골라 읽어서 고민이라면, 상위 1% 자녀를 둔 아빠들로서 조언을 하는데, "그냥 냅둬"라고 말한다. 이유는 단 하나다. '독서습관'은 아이가 재밌어 하는 책으로 100권, 1000권, 10000권쯤 술술 읽도록 냅두면 저절로 생긴다는 말이다. 또한 저토록 심한 '편독 증상'이 나타난다고 걱정할 필요도 없다. 왜냐면 심한 편독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전문가(박사)'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독서량'이다.

 

  초등독서의 키포인트는 두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독서량'과 '독서습관'만 탄탄히 만든다면, 중학교 이후부터는 탄탄대로를 걷게..아니 달리게 될 것이다. 혹시 책값이 만만찮아서 힘들다고 생각하면 '인근 도서관'을 활용하길 바란다. 혹은 책 근처에도 가지 않는 아이라면 부모가 먼저 솔선수범을 보여야만 한다. 엄마는 드라마를 보며 수다를 떨면서 자녀만 조용히 방구석에서 독서를 할 거라는 착각에 빠지면 안 된다는 말이다. 주말이면 소파에서 잠만 자는 아빠를 보며 거실에서 독서를 하는 자녀로 성장할 거란 기대도 하지 말란 말이다. 이밖에도 이 책속에는 다양한 조언들이 담겨 있다. 잊지 마라! 초등독서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고, 더욱 심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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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보면 저절로 알게 되는 신비한 공감말 사전 맛있는 공부 41
양작가 지음 / 파란정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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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을 잘 하면 천냥빚도 갚는다고 했다. 그만큼 말의 힘이 대단하다는 뜻이다. 이처럼 말에 담긴 힘을 느낄 수 있는 때는 다름 아니라 '공감말'을 쓸 때다. 미안해고마워사랑해~와 같은 말만으로 서로의 감정을 나눌 수 있으며, 넌 참 대단해네 덕분이야너와 함께여서 정말 행복해~와 같은 말은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말이다.

 

  그러나 일상에서 이런 '공감말'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감정표현'에 서툰 까닭이다. 어릴 적부터 '성공'이나 '일류'만을 목표로 뛰는 경주마처럼 학업에 지쳐버렸기에 친구들과 즐겁고 신 나게 노는 방법조차 잊어버린 아이들이 참 많다. 그런 어린 시절을 보낸 어른들이 '감정표현'에 능숙할까? 그러다보니 조그만 갈등에도 내탓네탓~만을 따지는 통에 따뜻한 말 한마디가 가진 힘을 실감하지 못하는 것이 요즘 현대인들이 겪는 현실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도 바로 '공감말'을 들었을 때였다. 내성적이고 심한 말더듬이였던 나는 학창시절에 거의 외톨이로 지냈다. 친구들과 놀 때도 거의 '깍뚝이' 신세를 면치 못했다. 재미나게 즐기기도 전에 주눅이 들고 눈치만 보던 나를 살갑게 대해주는 친구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런 나를 빛나게 해준 이들이 '고2때 친구들'이었다. 교내행사에 나를 대표로 내보내서 상을 휩쓸었고, 체육대회에서도 열띤 응원을 해주어서 1등을 도맡기 일쑤였다. 그 시절의 나는 정말 행복했다.

 

  그리고 서른 살이 되었을 때,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고 논술쌤의 길을 걷게 만들어준 이들과도 참 행복하게 만났었다. 그때에도 나에게 힘이 되어준 말이 바로 "지아님과 함께 한 시간이라서 더욱 즐거웠어요"라는 공감말이었다. 나는 그 말 한마디에 언제나 즐거운 시간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되었고, 내가 머무는 장소에서는 늘 파티가 벌어졌었다. 말의 힘이 이렇게나 굉장하다는 걸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지금 일하고 있는 병원에서도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사람이 있는 반면에,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불편한 사람이 있다. 이제 신입으로 들어가서 일을 새롭게 배웠는데, '실수'를 할 때마다 핀잔과 꾸중을 하는 사람 앞에서는 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하곤 한다. 반면에 '실수'를 해도 "누구나 그럴 수 있어. 그러니 더 큰 실수를 하지 않도록 집중을 해야 돼. 병원에서는 환자에게 실수를 하면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해야 하거든. 그러니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단단히 주의하라고. 알겠지? 처음 하는 것치고는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있는 거야"라고 공감해주는 말을 들으니 다시는 실수를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에 더욱 집중해서 일을 하곤 한다. 물론, 핀잔과 꾸중을 하는 이도 내가 잘 되라고 하는 말인 줄 알고 있다. 하지만 '같은 말'이라도 주눅이 드는 것과 힘을 내는 것처럼 천지 차이를 보이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 추게 한다'고 한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말도 있다. 모두 '말의 힘'을 잘 보여주는 예다. 칭찬하는 한마디가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실현시키고, 사소한 말장난으로도 상처받는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한다면 '공감말'을 우리 일상에서 즐겨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삼 느끼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자녀에게 권하기 전에 학부모들이 먼저 읽어보길 권한다. 부모가 먼저 '공감말'을 선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자녀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고, 부모의 말을 따라하면서 자연스럽게 '공감말'을 배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공감말'을 잘 하지 않을 것이다. 밖에서는 상냥하고 친절한 이들도 가족에게는 심하고 험한 말을 함부로 내뱉기 일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가족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편한 사이가 되어 버리고, 너무 믿고 지내는 사이가 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가족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의 바쁜 일상속에서 늘 일어나는 불상사이기도 하지만, 오늘부터라도 '공감말'을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해서 손발이 오그라들지도 모른다.

 

  그래도 살갑게 말해보자. 출근길에 "당신 덕분에 오늘 하루 행복할 같아", 식사할 때 "오늘 국이 참 맛있다", 방과후 집에 들어오는 자녀에게 "오늘도 즐거운 일이 있었니? 엄마에게도 들려주렴" 또는 "오늘 학교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나보구나. 속상한 일이 있으면 아빠에게 말해 보렴".."저런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그래서 많이 속상했겠네. 오늘도 고생 많았어. 내일은 즐거운 일만 있기를 엄마랑 소원 빌어보자"

 

  때론 이런 상상도 해본다.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국가간의 전쟁도 막을 수 있다고 말이다. "정은아, 핵무기 만드느라 많이 힘들었지? 그것 때문에 돈이 많이 들어서 주민들이 많이 굶주리고 있다면서. 고민이 참 많겠다", "그래도 핵을 포기하기 쉽지 않다고? 알지알지~ 국가지도자라는 자리가 자기 맘처럼 되는 일이 어디 있겠니. 여기저기 눈치 보느라 안 하고 싶어도 할 수밖에 없잖아", "맞아맞아~ 트럼프가 또라이짓을 했지. 그것 때문에 얼마나 곤혹스러웠겠니. 다 된 밥에 코 빠뜨려도 유분수지. 트럼프, 걔는 정말 못 됐어. 하지만 트럼프도 자기 살 궁리하려고 그런 거겠지. 어쩌겠어. 당장은 힘이 쎈 나라인걸. 적당히 똥꼬 긁어주다가 궁둥이를 뻥 차주고 싶은 걸 꾹 참았다고. 정은아, 네가 이해해"...정상들끼리도 이렇게 '공감말'을 나누면 참 좋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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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교양 - 일상에서 나를 살리고 살리는 최소한의 지적 무기
이용택.김경미 지음 / 한빛비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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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절실하게 느끼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표현력'이다. 학부모들의 걱정도 "선생님, 있잖아요. 우리 아이가 '아는 것'은 많은 것 같은데, 글쓰기나 발표를 하는 것을 보면 영 시원치 않아요. 왜 그럴까요?" 이런 식으로 '표현력'이 부족한 것에 대해서 토로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설명해주곤 하는 것이 바로 '이해어휘'와 '사용어휘'의 차이점에 대한 이야기다. '이해언어'란 듣거나 읽으면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어휘를 말하고, '사용어휘'란 그렇게 이해하고 있는 어휘 가운데 말이나 글로 표현되어서 실제로 쓸 수 있는 어휘를 말한다. 실제로 성인들이 100개의 어휘를 알고 있다면 주로 쓰는 어휘는 고작해야 20개 남짓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이해어휘에 비해서 사용어휘는 고작해야 20%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이는 자연스러운 것이니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인간은 '망각'을 유용하게 쓰는 존재이기 때문에 알고 있는 것 모두를 사용하는 이들은 단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일반인의 뇌도 100%의 능력 가운데 고작해야 1% 남짓을 쓴다고 한다. 천재과학자로 유명한 아인슈타인도 고작해야 3%를 썼다고 하니 더 많이 쓰려고 노력하는 것은 하릴없는 짓일 것이다. 그런 점에 비춰보면 인간이 표현을 하기 위해서 전체의 20%나 쓴다는 것은 대단히 많이 쓴 셈이다. 그렇다면 '사용어휘'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내가 아는 100개의 어휘를 모두 사용하려는 욕심을 부려서 30~50%로 끌어올리는 방법은 너무 비효율적이면서 동시에 과부하를 일으킬 부작용이 너무 심하다. 애초에 한정된 인간의 능력이 고작 그 정도라면 차라리 '아는 어휘'를 100개에서 200개로, 300개로 늘리는 것이 더 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1000개의 어휘를 익히게 되면 그 가운데 20%인 200개의 어휘를 사용하는 셈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대화에 써먹는 어휘가 하루 평균 80~100개라고 한다. 아무리 수다쟁이라고 해도 120개를 넘기지 못한다고 한다. 의심스럽다면 자신이 하루에 쓰는 말을 녹음을 해서 일일이 단어를 세어보아도 좋을 것이다. 우리는 의외로 '사용어휘'를 적게 사용한다.

 

  그런데 '사용어휘'를 꽤나 많이 사용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자기 분야에서 쓰는 어휘만 추려도 하루 평균 200개를 훌쩍 넘긴다고 한다. 그렇지만 '교양 있는 사람들'은 이보다 훨씬 많은 하루 평균 500개의 어휘를 사용한다고 한다. 그야 말로 때와 장소를 가려가며 알맞은 어휘를 적절히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이들이다. 이렇게 교양 있는 사람들이 '사용어휘'를 많이 쓰는 까닭이 무엇일까? 그건 바로 '아는 어휘'가 정말로 많기 때문이다. 단순히 뜻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유래'와 '정보지식'까지 그야말로 모르는 것이 없는 '걸어다니는 백과사전'과 같은 지식을 담고 다니는 분들인 셈이다.

 

  그리고 '교양 있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말을 참 쉽게 하고 알아듣기 쉬운 말만 골라서 한다는 점이다. 정말로 유식한 분들은 절대로 어려운 말을 하지 않는다. 대화의 상대를 배려하며 상대방의 표정을 살피며 대화가 조금이라도 자연스럽게 흐르지 않으면 쉽게 풀어가며 '같은 뜻'이라도 다양한 표현으로 이해를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양이 철철 넘치는 이와 대화를 하면 정말 기분이 좋아지고, 대화를 끝없이 이어가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끝없는 대화'를 이끌어가고 싶은데도 원치 않게 끊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생긴다. 그건 바로 자신의 교양 수준이 현저히 떨어질 때다. 상대방의 교양 수준에 주눅이 들어서 말 한마디 건낼 때마다 '모르는 내용'이 나올까봐 불안해지고, 시쳇말로 쪽팔리는(기죽는) 기분마저 들게 되면 서둘러 대화를 마치고 도망가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아니면 말 한마디 건내지 못하고 그저 듣기만 하던가 말이다. 그렇다고 '교양'을 하루 아침에 닦을 수도 쌓을 수도 없는 일이니 정말 기를 펼 수조차 없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교양을 갖춘 이들은 절대로 상대를 무시하지 않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럴 땐 차라리 '좋은 말씀'을 한마디라도 더 듣기 위해서 '경청'하는 자세를 보이면 된다. 정말로 아쉬운 것은 그렇게나 좋은 말씀인데 '알아 들을 수 없는 경우'일 것이다. 모르면 질문을 하면 정말 좋은데, 염치가 발동하게 되면, 질문도 서너 개를 넘기면 멈추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문제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교양'을 빠르게 쌓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간절히 바라면 길이 저절로 생기기 마련이다. 교양을 빠르게 쌓을 수 있는 좋은 교양책이 요즘에는 정말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생존 교양>은 우리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교양'을 익힐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그래서 제목도 '생존'시켜준다고 하지 않은가. 책속의 목차를 보면 책의 구성이 어떨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나만 몰랐을 것 같은], [어디서 보고 들은 것 같은], [알아두면 쏠쏠할 것 같은]...'하나의 어휘'에 관련된 유래와 정보지식을 이야기하듯 설명을 곁들여서 어디를 먼저 읽어도 좋은 독서법이 될 것이다.

 

  물론, 원하는 교양을 쌓기 위해서 꼴랑 이 책 한 권으로 만족하는 어리석음은 저지르지 말길 바란다. 우리 시대에 교양은 '인공지능의 노예'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미터란 '고도계'란 뜻이지만, '척도, 잣대'라는 뜻도 있다.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지인들의 전화번호도 몇 개 외우지 못하는 '디지털 치매'를 앓고 있는 현대인에게 '인공지능'은 최소한의 암기력조차 쓸 일이 없는 일상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심지어 "아리야~ 비오는 날에 듣기 좋은 노래, 틀어줘"라면서 '자기 결정권'조차 인공지능에게 넘기게 될 것이다. 심지어 '데이트 코스'나 '연애 방법'까지 인공지능에게 의존하다보면 머지 않은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맺어준 사람과 중매를 하는 일도 벌어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인공지능이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개인의 취향'까지 속속들이 알아채고 인간들을 길들이다 보면 어느 순간에 자신이 '노예'가 되어 버렸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놀라게 될 것이다.

 

  그럴 때 진정한 교양을 갖춘 이들만이 인공지능의 길들이기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만끽할 것이다. 어차피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식이 총동원되어서 만들어진 기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정교하게 만들어도, 인간을 흉내내어도, 인간을 대신할 수는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책 <생존교양>에 담긴 지식만 달달 외우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 책에 담긴 지식을 '일상 속의 지혜'로 풀어내어서 써먹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뭔소리냐고? 예를 들면, '가스라이팅'이 뭔뜻인지 알았으면 절대로 해서도 안 되고, 당하고 있어서도 절대 안 된다는 말이다. 지식은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옮길 수 있어야 밝게 빛이 나기 때문이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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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진리 - 삼성전자를 사야 하는 이유
이영주 지음 / 원앤원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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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에 주식열풍이 불고 있다. 주식투자는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원동력이 되므로 바람직한 일이지만, 자칫 투기로 변이되어 패가망신하는 지름길이 된다는 이야기도 참으로 널리 퍼져있어서 조심스러울 따름이다. 그러나 이 책에 내용을 그대로 전한다면 '주식투자는 반드시 해야만 한다'고 말하고 있다. 왜냐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버는 일은 언제나 옳은 일이고, 돈이면 뭐든 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솔직히 말하면, 이 부분이 참 마음에 들지 않았다. 황금만능주의를 연상케 하는 '돈이면 뭐든 할 수 있는 세상'이라는 표현은 우리가 부정적으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좀 더 솔직해지자면 '돈으로 못할 일도 그닥 많지 않다'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단지 '갑질'이 아닌 '품위'를 지키며 기왕이면 허투루 쓰지 말고 '가치'를 높여서 쓴다면 절대로 나쁠 것도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주식투자로 수익을 내는 것은 범죄도 아니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저자는 '일을 해서 돈을 벌면 노예이고, 돈으로 돈을 벌면 주인이 된다'는 극단적인 표현을 즐겨 쓰고 있다. 이를 [삼성전자에 입사하면 노예가 되고 삼성전자 주식을 사면 주인이 된다]고 애둘러서 표현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왜 성실하게 일을 하는 사람들을 노예취급하고 있을까? 그건 자본주의 사회가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막말로 성실하게 직장에 다니며 한 달에 400만 원씩 번다고 해도 번듯한 아파트를 평생동안 장만할 수 없는 세상이다. 1년 동안 모으면 4천 만원, 10년을 모으면 4억 원을 모을 수 있을지언정 10년 뒤에 아파트 가격은 그보다 훨씬 더 올라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한 달에 100만 원씩 우량주식에 투자를 하면 늘어나는 보유주식 수에 의해 수익률은 껑충 뛰어오르고 배당금은 차곡차곡 쌓이기 때문에 10년 뒤에는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주'가 되었기 때문에 엄연한 우량회사의 주인의 권리를 누릴 수도 있단다.

 

  딴에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만 늘어놓았기에 솔깃하기까지 하다. 특히, 은행예금 이자와 주식투자 수익을 비교하는 대목에 들어서면 당장에라도 은행에 든 적금을 깨서 주식투자에 올인하고 싶을 정도다. 허나 '투자'란 말 그대로 '돈을 던진다'는 뜻이다. 원금 보장이 되지 않고 쪽박을 찰 수도 있는 위험이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주식투자'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며 어릴 적부터 경제공부와 더불어서 올바른 투자공부가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이 대목에서는 깊이 공감하는 바다. 자본주의에서 사는데 왜 경제공부를 시키지 않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허나, 아이들 학원비를 내지 말고 그 돈으로 차라리 주식투자를 해서 아이들에게 돈을 남겨 주라는 대목에서는 알쏭달쏭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저자는 자녀에게 공부를 하지 말라고도 했단다. 대학을 나올 필요도 없다고도 말했다. 어차피 전교1등을 하지도 못할 바에야 천문학적인 학원비는 낭비에 불가하고,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를 가지 못할 실력이라면 차라리 일찍부터 돈이나 벌어서 '돈의 힘'을 과시하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아무리 '돈이면 뭐든 할 수 있는 세상'이라지만 자녀에게 학업을 등한시하고 돈 벌 궁리만 하라는 교육신념을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막말로 공부를 대충하고 돈을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되었다고 치더라도, 머리(학업)가 따라주지 않으면 악착같이 번 돈을 '가치'있게 쓸 수나 있겠느냔 말이다. 물론 엄청난 부를 쌓아 유능하고 똑똑한 부하직원을 두고 부려먹으면 그만일 수도 있다지만...어쨌든 이런 내용들은 깊이 공감하기 힘든 점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은 주식투자를 바람직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 더 매력적인 책이므로 초점에서 빗나간 비판은 사양하려 한다. 올바른 주식투자 방법을 간략히 정리하자면, 첫째는 "은행에 예금/적금 하기보다는 주식이 훨씬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이고, 둘째는 "주식으로 짧고 굵게 많은 수익을 내려고 욕심을 부리면 투기에 빠지기 쉬우니 장기적인 안목으로 꾸준히 투자하라"이다.

 

  은행의 연이율이 1% 미만인 시대에 무조건 예금과 적금을 드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반면에 주식에 투자하면 평균적으로 20%의 수익을 내는 경우와 20%의 손해를 보는 경우가 생기곤 하는데, 한 달에 100만 원씩 적금을 넣으면 만기에 원금 1200만 원과 연이자 약 8만 원(세금납부 후)을 받을 뿐이지만, 20%의 수익을 낸 경우라면, 원금 1200만 원에 240만 원의 수익을 얻게 되고, 20%의 손해를 본 경우라면, 원금 1200만 원에서 240만 원을 뺀 960만 원이 남게 된다. 주식투자로 손해를 본다고 해도 그리 큰 손해는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단기적으로 수익을 내려고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발휘해서 오랫동안 꾸준히 '보유주식 수'를 늘려나가면 은행 연이자보다 더 많은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기왕에 하는 주식투자라면 '우량주식'에 투자를 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저자는 '단기투자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주식투자자의 기본 성향으로 봤을 때, '묻지마 투기'로 빠져들 위험성이 많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방법을 제시했는데, 바로 '우량주식'에 꾸준히 배팅하는 방법이었다. 이미 대한민국은 '돈의 힘'을 갖고 있는 부자들을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밑바탕을 깔아놓았다. 그리고 돈이 돈을 벌어다주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무르 익을대로 익었기 때문에 '돈(자본)이 많은 곳'으로 쏠리는 현상을 어쩔 수 없다고 진단하였다. 따라서 내가 부자가 아니라면 부자들이 많은 곳에서 놀아야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기업에 투자를 하려면 자산이 풍요로운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이 얘기는 곧 "삼성전자만 한 우량주식이 없기 때문에 바람직한 투자처는 '삼성전자'다"라고 썰을 풀었다. 하지만 쉬운 투자처는 결코 아니다. 일단 비싸기 때문이고 거래량도 많지 않은 우량주인 탓에 매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알뜰살뜰하게 차곡차곡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해두면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단다.

 

  어찌보면 이 책은 워렌 버핏과 존리의 조언을 한데 섞어놓은 듯한 책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자본주의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경제현상을 분석한 내용을 읽을 때면, 나름 독창적이기도 하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분석한 결과는 '주식투자'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청렴결백하게 살아도 경제적 노예가 될 뿐이고, 성실하게 살아도 노예로 살아가게 되고, 대기업에 취직을 해도 결국 노예로 살아가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오직 '주식투자'만이 유일한 경제적 대안이며, 주식투자에 대한 예찬마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하지만 서민이 주식투자에 성공을 해도 부자가 될 수는 없다. 이것이 현실인 셈이다. 물론 그렇게 대대로 주식투자를 이어가면 워렌 버핏처럼 세계적인 부자가 될 수 있을지언정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극복해낼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주식투자의 붐에 편승하라는 조언은 그닥 내키지 않았다. 고작 은행 적금이자보다는 많이 벌 수 있다면서 말이다.

 

  이 책의 저자가 노골적으로 '부자의 편'에 기승을 해서라도 돈을 벌어들여야 하고 있기 때문에 반감이 앞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우리 사회의 자본주의가 '빈익빈 현상'에서 허우적거리고 있기에 '주식투자 열풍'에 뛰어들어 돌파구를 마련하라는 얘기에는 공감이 가기도 했다. 그렇지만 결국 '삼성전자'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말에는 불편함이 한가득 몰려왔다.

 

  이렇게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독서는 난생 처음이었다. 적어도 난 주식투자에 큰 관심이 없다. 하지만 '돈이 돈을 버는 세상'에는 무척 관심이 간다. 대한민국에서 자본력으로 으뜸인 '삼성전자'를 가지고 있기만 하는 것으로도 수익이 난다는 것에 관심이 간다는 것이 아니라 돈이 돈을 벌어다주는 지혜를 수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세상이 펼쳐지길 바라기 때문에 관심이 갔던 것이다. <부의 진리>란 개인적인 부유함만 추구하기보다는 보편적인 풍요로움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책드니를 통해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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