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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진리 - 삼성전자를 사야 하는 이유
이영주 지음 / 원앤원북스 / 2021년 2월
평점 :
대한민국에 주식열풍이 불고 있다. 주식투자는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원동력이 되므로 바람직한 일이지만, 자칫 투기로 변이되어 패가망신하는 지름길이 된다는 이야기도 참으로 널리 퍼져있어서 조심스러울 따름이다. 그러나 이 책에 내용을 그대로 전한다면 '주식투자는 반드시 해야만 한다'고 말하고 있다. 왜냐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버는 일은 언제나 옳은 일이고, 돈이면 뭐든 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솔직히 말하면, 이 부분이 참 마음에 들지 않았다. 황금만능주의를 연상케 하는 '돈이면 뭐든 할 수 있는 세상'이라는 표현은 우리가 부정적으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좀 더 솔직해지자면 '돈으로 못할 일도 그닥 많지 않다'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단지 '갑질'이 아닌 '품위'를 지키며 기왕이면 허투루 쓰지 말고 '가치'를 높여서 쓴다면 절대로 나쁠 것도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주식투자로 수익을 내는 것은 범죄도 아니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저자는 '일을 해서 돈을 벌면 노예이고, 돈으로 돈을 벌면 주인이 된다'는 극단적인 표현을 즐겨 쓰고 있다. 이를 [삼성전자에 입사하면 노예가 되고 삼성전자 주식을 사면 주인이 된다]고 애둘러서 표현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왜 성실하게 일을 하는 사람들을 노예취급하고 있을까? 그건 자본주의 사회가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막말로 성실하게 직장에 다니며 한 달에 400만 원씩 번다고 해도 번듯한 아파트를 평생동안 장만할 수 없는 세상이다. 1년 동안 모으면 4천 만원, 10년을 모으면 4억 원을 모을 수 있을지언정 10년 뒤에 아파트 가격은 그보다 훨씬 더 올라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한 달에 100만 원씩 우량주식에 투자를 하면 늘어나는 보유주식 수에 의해 수익률은 껑충 뛰어오르고 배당금은 차곡차곡 쌓이기 때문에 10년 뒤에는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주'가 되었기 때문에 엄연한 우량회사의 주인의 권리를 누릴 수도 있단다.
딴에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만 늘어놓았기에 솔깃하기까지 하다. 특히, 은행예금 이자와 주식투자 수익을 비교하는 대목에 들어서면 당장에라도 은행에 든 적금을 깨서 주식투자에 올인하고 싶을 정도다. 허나 '투자'란 말 그대로 '돈을 던진다'는 뜻이다. 원금 보장이 되지 않고 쪽박을 찰 수도 있는 위험이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주식투자'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며 어릴 적부터 경제공부와 더불어서 올바른 투자공부가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이 대목에서는 깊이 공감하는 바다. 자본주의에서 사는데 왜 경제공부를 시키지 않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허나, 아이들 학원비를 내지 말고 그 돈으로 차라리 주식투자를 해서 아이들에게 돈을 남겨 주라는 대목에서는 알쏭달쏭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저자는 자녀에게 공부를 하지 말라고도 했단다. 대학을 나올 필요도 없다고도 말했다. 어차피 전교1등을 하지도 못할 바에야 천문학적인 학원비는 낭비에 불가하고,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를 가지 못할 실력이라면 차라리 일찍부터 돈이나 벌어서 '돈의 힘'을 과시하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아무리 '돈이면 뭐든 할 수 있는 세상'이라지만 자녀에게 학업을 등한시하고 돈 벌 궁리만 하라는 교육신념을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막말로 공부를 대충하고 돈을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되었다고 치더라도, 머리(학업)가 따라주지 않으면 악착같이 번 돈을 '가치'있게 쓸 수나 있겠느냔 말이다. 물론 엄청난 부를 쌓아 유능하고 똑똑한 부하직원을 두고 부려먹으면 그만일 수도 있다지만...어쨌든 이런 내용들은 깊이 공감하기 힘든 점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은 주식투자를 바람직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 더 매력적인 책이므로 초점에서 빗나간 비판은 사양하려 한다. 올바른 주식투자 방법을 간략히 정리하자면, 첫째는 "은행에 예금/적금 하기보다는 주식이 훨씬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이고, 둘째는 "주식으로 짧고 굵게 많은 수익을 내려고 욕심을 부리면 투기에 빠지기 쉬우니 장기적인 안목으로 꾸준히 투자하라"이다.
은행의 연이율이 1% 미만인 시대에 무조건 예금과 적금을 드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반면에 주식에 투자하면 평균적으로 20%의 수익을 내는 경우와 20%의 손해를 보는 경우가 생기곤 하는데, 한 달에 100만 원씩 적금을 넣으면 만기에 원금 1200만 원과 연이자 약 8만 원(세금납부 후)을 받을 뿐이지만, 20%의 수익을 낸 경우라면, 원금 1200만 원에 240만 원의 수익을 얻게 되고, 20%의 손해를 본 경우라면, 원금 1200만 원에서 240만 원을 뺀 960만 원이 남게 된다. 주식투자로 손해를 본다고 해도 그리 큰 손해는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단기적으로 수익을 내려고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발휘해서 오랫동안 꾸준히 '보유주식 수'를 늘려나가면 은행 연이자보다 더 많은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기왕에 하는 주식투자라면 '우량주식'에 투자를 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저자는 '단기투자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주식투자자의 기본 성향으로 봤을 때, '묻지마 투기'로 빠져들 위험성이 많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방법을 제시했는데, 바로 '우량주식'에 꾸준히 배팅하는 방법이었다. 이미 대한민국은 '돈의 힘'을 갖고 있는 부자들을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밑바탕을 깔아놓았다. 그리고 돈이 돈을 벌어다주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무르 익을대로 익었기 때문에 '돈(자본)이 많은 곳'으로 쏠리는 현상을 어쩔 수 없다고 진단하였다. 따라서 내가 부자가 아니라면 부자들이 많은 곳에서 놀아야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기업에 투자를 하려면 자산이 풍요로운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이 얘기는 곧 "삼성전자만 한 우량주식이 없기 때문에 바람직한 투자처는 '삼성전자'다"라고 썰을 풀었다. 하지만 쉬운 투자처는 결코 아니다. 일단 비싸기 때문이고 거래량도 많지 않은 우량주인 탓에 매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알뜰살뜰하게 차곡차곡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해두면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단다.
어찌보면 이 책은 워렌 버핏과 존리의 조언을 한데 섞어놓은 듯한 책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자본주의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경제현상을 분석한 내용을 읽을 때면, 나름 독창적이기도 하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분석한 결과는 '주식투자'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청렴결백하게 살아도 경제적 노예가 될 뿐이고, 성실하게 살아도 노예로 살아가게 되고, 대기업에 취직을 해도 결국 노예로 살아가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오직 '주식투자'만이 유일한 경제적 대안이며, 주식투자에 대한 예찬마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하지만 서민이 주식투자에 성공을 해도 부자가 될 수는 없다. 이것이 현실인 셈이다. 물론 그렇게 대대로 주식투자를 이어가면 워렌 버핏처럼 세계적인 부자가 될 수 있을지언정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극복해낼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주식투자의 붐에 편승하라는 조언은 그닥 내키지 않았다. 고작 은행 적금이자보다는 많이 벌 수 있다면서 말이다.
이 책의 저자가 노골적으로 '부자의 편'에 기승을 해서라도 돈을 벌어들여야 하고 있기 때문에 반감이 앞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우리 사회의 자본주의가 '빈익빈 현상'에서 허우적거리고 있기에 '주식투자 열풍'에 뛰어들어 돌파구를 마련하라는 얘기에는 공감이 가기도 했다. 그렇지만 결국 '삼성전자'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말에는 불편함이 한가득 몰려왔다.
이렇게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독서는 난생 처음이었다. 적어도 난 주식투자에 큰 관심이 없다. 하지만 '돈이 돈을 버는 세상'에는 무척 관심이 간다. 대한민국에서 자본력으로 으뜸인 '삼성전자'를 가지고 있기만 하는 것으로도 수익이 난다는 것에 관심이 간다는 것이 아니라 돈이 돈을 벌어다주는 지혜를 수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세상이 펼쳐지길 바라기 때문에 관심이 갔던 것이다. <부의 진리>란 개인적인 부유함만 추구하기보다는 보편적인 풍요로움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책드니를 통해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