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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딱 알아야 할 세계사 상식 이야기 ㅣ 맛있는 공부 30
전기현 지음, 홍나영 그림 / 파란정원 / 2020년 9월
평점 :
역사를 왜 알아야 하나? E. H. 카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말했다. 여기서 과거란 '과거의 사실'인 역사기록을 말하고, 현재란 '오늘날의 역사가'를 말한다. 다시 말해, 과거의 기록을 오늘날의 역사가가 끊임없이 연구하고 또 연구하는 것이 바로 '역사'라고 말한 것이다. 그래서 역사는 '고정 불변의 사료'에 '여러 역사가의 관점'이 반영되어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역사왜곡' 같은 것까지 올바른 역사해석이 될 수는 없다. 또한, 역사는 '전문가(역사가)'만이 해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물론 전문성이 없는 역사해석이 권위를 띨 수는 없겠지만, 결코 '그들만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암튼, 역사교육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역사공부가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방대한 양'이 학생들 앞에 떡하니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간혹 '역사의 재미'를 일찍 깨우친 학동들에겐 정말 재미난 역사가 산더미처럼 쌓여도 아무런 부담이 없겠지만 말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에겐 '역사공부'는 부담, 그 자체다.
그렇다면 역사를 재미나게 공부하는 방법은 없을까? 모든 공부가 그러하듯 그런 방법은 없다. 어느 정도 기본적인 바탕지식을 쌓고 역사적인 맥락과 흐름을 깨우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런 바탕지식을 쌓기 위해서 <위인전>이든, <역사만화>든, '사극드라마'든 닥치는대로 읽고 보아야만 할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역사의 바탕지식을 기본적으로 쌓기 위해서 꼭 알아야 할 '세계사 상식'이 담겨 있다.
따라서 이 책 한 권 만으로 '세계사 상식'을 완벽 마스터 할 수 있다는 착각은 내려두는 것이 좋다. 어떤 일이든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속담이 절로 와닿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읽다보면 "어, 이건 어디서 읽어본 내용인데!", "아하, 지난 번에 선생님이 수업한 내용이구나!"라고 떠올릴만 한 대목이 툭툭 나오게 될 것이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상식'적인 역사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에 초등교양(지식)을 쌓기에도 아주 유용한 책이다. 거듭 말하지만,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교양'은 필수적으로 쌓아야 한다. 교양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하는 것이 '지식쌓기'인 것은 두 말 할 것도 없고 말이다.
아쉬운 점은 '100가지 사건'이라는 한정된 지식으로 세계사 상식을 탄탄히 쌓을 수는 없다는 점이다. 허나 초등 수준의 독자들에게는 이 정도 분량도 상당히 만만찮은 분량일 것이다. 또한, 제목에 '초등학생'이라고 쓰여 있긴 하지만 '중고등학생'이 읽어도 단박에 이해하지 못할 정도의 어려운 내용도 있다. 따라서 스스로 역사적인 기초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라도 부담없이 읽어도 좋을 듯 싶다.
에피소드 한 가지를 소개하자면, 걸어다니며 책을 읽는 버릇이 있는 나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주목받기 일쑤인데, 이 책을 읽고 있을 때 '책 표지'를 핸폰으로 찍을 수 있겠냐는 요청을 해오곤 했다. 자녀나 손주에게 권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이 책이 가진 '원초적인 매력'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