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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시대 - 기술이 인류를 소외시키는 사회에 대한 통찰과 예측
브래드 스미스.캐럴 앤 브라운 지음, 이지연 옮김 / 한빛비즈 / 2021년 3월
평점 :
컴퓨터를 활용한 'IT(정보통신)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른바 '디지털 시대'라고 부르는 지금은 컴퓨터 기반의 온갖 기술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처럼 급속한 기술 변화의 시대에는 기술 자체의 문제보다 발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인간들의 문제가 더 심각하게 나타나기 마련이다. 일자리를 비롯해서 안전, 인권, 그리고 전통적인 가치가 무너지면서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들까지...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점들이 속속 등장하게 된다. 그렇다고 '변화의 속도'를 늦출 수도 없다. 기술 혁신으로 얻는 이득이 너무나도 많은 까닭에 속도를 늦춘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고, 혁신의 속도가 늦어질수록 경제적인 문제 등등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결코 늦출 수 없게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다. 혁신과 전통의 조화를 이루어야만 한다. 마치 '사극드라마'에서 '카카오톡'을 쓰는 것처럼 어색한 느낌부터 들 수도 있는 해법이지만, 그래도 기술의 변화 속도에 뒤쳐져 버린다면 '인공지능의 노예'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에서 나온 대안이라는 사실만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IT 기술의 발전'을 살펴보자. 인류는 '방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 인류의 지식 축적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문자'가 없을 땐 몽땅 외웠다. '문자'가 등장하자 인류는 '기록'하기 시작했다. 종이의 발명은 '기록'을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들었고, 인쇄술의 발명은 지식이 특정한 이들만의 것이 아니라 '모두의 것'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그렇게 인류는 문자와 종이, 인쇄술이라는 기술을 발전시켜서 '방대한 지식'을 축적하는데 성공했다.
그렇게 쌓이고 쌓인 지식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가? 방대한 양의 지식을 삽시간에 처리해버리는 기술을 고민하다 '컴퓨터'가 등장하게 되었다. 컴퓨터는 실로 놀라운 속도로 빠르게 처리하는데 유용한 기술이었다. 이렇게 세대를 거듭하며 발전한 컴퓨터는 놀라운 '처리속도'를 자랑하며 점점 더 발전하기 시작했다. 처리속도가 빨라지면서 대두된 문제점은 '저장공간'이었다. 플로피 디스크와 하드 디스크에 매달리던 시대를 지나 'CD'가 등장하면서 엄청 날씬한(?) 저장공간이 생겨버린 셈이다. 하지만 날씬해도 금새 엄청난 부피를 자랑하게 되어 버리곤 한다. 그러다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서버'와 같은 대형저장공간이 곳곳에 설치되기 시작했다. 초기엔 그마저도 부족해서 먹통이 되다시피 했지만, 엄청나게 방대한 서버가 점점 많이 만들어지면서 공간에 여유가 생길 지경에 다다랐다. 하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지식정보의 양은 점점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개개인의 정보'를 대신 저장해주는 아이디어가 번뜩이게 되었다. 바로 '클라우드'의 등장이다. 이제 인류는 어마어마한 저장공간에 '개인의 정보'를 올려두면 '누구나' 편리하게 그 정보를 쓸 수 있는 기술 혁신이 등장하게 되었다.
한없이 저장하고 원없이 뽑아 쓸 수 있는 지식 저장공간이 생기자 그 편리함은 말할 수 없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다. 개인의 사생활이 노출되거나 '개인 정보'가 누출되거나, 심지어 그런 정보들을 노리는 범죄집단과 그런 정보들 덕분에 발생하는 또 다른 범죄 상황까지 벌어지게 되어버린 것이다. 심지어 '감시'와 '통제'의 도구로 전락되어 버리는 위험이 생기지 말라는 법도 없어지게 되었다. 기술의 발전이 도덕의 발전보다 빠르게 되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인 셈이다.
한편, 'AI(인공지능)의 발전'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바로 '컴퓨터'가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해진다는 점이다. "아리야, 오늘 날씨는 어때?", "아리야, 오늘 점심 뭐 먹지?", "아리야, 데이트 장소로 알맞은 곳을 선택해줘", "아리야~~~" 인류는 컴퓨터와 '대화'를 하며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른바 '특이점'이라고 불리는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똑똑해지는 순간'을 통과하는 순간부터 펼쳐질 미래인 셈이다. 편리하기는 하겠지만 과연 행복해질까?
인간의 말을 알아듣고 척척 해내는 '인공지능'의 등장은 양날의 검이 아닐 수 없다. 인간보다 똑똑해진 컴퓨터가 인간들의 일자리를 대신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육체적 노동을 대신하는 것을 넘어서서 '정신적 노동'까지 대신하게 될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인간이라는 존재가 과연 필요해질 것인지 고민해보아야 한다. 암울한 영화 속에서는 인간이 기계를 움직일 전기를 만들어내기 위한 '생체 건전지'가 되어 버리는 상상력을 발휘했다.
이쯤 되면, '기술 혁신'은 윤리적인 문제까지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된다. 개인 정보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 것일까? 인간의 능력을 넘어버린 '기술'이 인류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될 시대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미 '기술 혁신'의 대부분은 인간의 발전 속도를 훨씬 뛰어넘어서 발전하고 있다. 이제 인류는 뒤쫓을 여력조차 없게 된 셈이다. 그렇다고 '기술 혁신의 속도'에 딴죽을 걸어 속도를 늦추게 되면 어떻게 될까? 아니, 아주 늦추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인류가 따라잡을 수 있을 때까지만 혁신의 속도를 늦추어 나가는 방안은 어떤가?
기술 혁신의 속도는 결코 늦춰지는 법이 없을 것이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혁신을 뒤쫓을 생각만 하다가는 정작 중요한 답을 놓칠 수 있다. 그건 바로 '기술 혁신' 자체를 인류에게 유용한 도구이자 강력한 무기로 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인류가 컴퓨터에게 지배 당해선 절대로 안 된다. 유용한 컴퓨터를 편리한 도구로, 때론 강력한 무기로 '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은 인간의 패배로 결론이 났다. 이제 '기술 혁신'과 인간이 대결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앞으로 인간은 '기술 혁신'과 대결했을 때 번번히 질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인간과 터미네이터와의 싸움이랄까?
이제는 인간은 '기술 혁신'의 파도를 타고 즐기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원리를 배우려고' 아둥바둥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써먹을 것'인지 고민하면 그뿐인 셈이다. 새 스마트폰이 나왔을 때, 사용법을 익히느라 고민하지 말고, 스마트폰이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어떻게' 써먹어야 좋을지 고민하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스마트폰을 잘 쓰기 위해서 '스마트폰 만드는 방법'을 배울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기술 혁신이 필요한 까닭을 곰곰히 생각하고, 기술 혁신이 이루어지면 '어떤 일'에 써먹을 수 있는지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단 말이다.
물론, 여기서 또 다른 문제가 등장하곤 한다. 바로 '범죄'에 수단으로 악용될 위험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유용한 기술 혁신으로 다른 사람의 '개인 정보'를 손쉽게 빼낼 수 있고, 이것을 가지고 정부가 '억압'과 '감시'의 수단으로 활용해버린다면 끝내 '디스토피아'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것을 막기 위해 '도덕윤리적 가치관'이 뒷받침 되어야 하며, 이를 미연에 막을 수 있는 법이나 규율을 발빠르게 마련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 민주사회를 완성해야만 한다. 온 국민, 나아가 전 세계인이 도덕과 윤리의 가치관으로 '기술 혁신'을 다룰 수 있을 때, 진정한 기술 혁신이 보장되고 올바르게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인간이 '기술 혁신'을 다룰 수 있는 자신감으로만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미래에는 더욱 빠르게 '기술 혁신'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래도 결국 인간을 위해서 만들어진 '도구이자 무기'일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