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루션 SOULUTION - 정신질환 치유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다
노영범.김지영 지음 / 미다스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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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인들은 온갖 병을 달고 산다. 육체적인 고통부터 정신적인 스트레스까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듯 끊임없이 새로운 병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길 주저하지 않는다. 그리고 현대의학은 매우 발달한 덕분에 팔다리가 부러지고 신경이 손상되어도 곧잘 고쳐내곤 한다. 심지어 장기가 손상되어도 '인공장기'로 갈아끼우는(!) 방식까지 서슴지 않으며 회복치료에 적극적이다.

 

  그런데 마음이 아프면 어쩔 줄 모른다. 이른바 '정신병'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온 사회에 퍼져있다. 일부 연예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공황장애', '조울증', '우울증', '조현병' 등과 같은 정신질환의 명칭은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누가 알아채기라고 할까봐 조용히 입다물고 있는 편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이래서는 '마음의 병'을 치유할 수 없다.

 

  오히려 이런 식의 '사회분위기'가 [정신병=범죄자]라는 잘못된 선입견을 갖게 만든다. 이를 테면, '조현병'을 앓고 있던 환자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뉴스기사는 '사실'은 맞지만 '접근법'은 매우 잘못된 경우다. 조현병은 환각과 환청을 불러오는 무서운 병이고, 적절한 약을 처방함으로써 환각과 환청 증세를 치유할 수 있는 현대병이기도 하다. 그런데 가족 가운데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쉬쉬하는 분위기이다보니 '적절한 치유시기'를 놓치고 방관을 일삼다 끝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게 된 안타까운 사연인 셈이다.

 

  따라서 '정신병'을 감추려고만 해서는 안 된다. '정신병원'에 들락거린다는 걸 숨길 필요도 없다. 또한, 지인이 정신병(우울증, 조울증, 공황장애, 조현병)을 앓고 있어서 주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하면 휠체어에 타고 있는 사람이 계단을 오를 때, 또는 앞 못 보는 사람이 횡단보도에 서 있을 때 아무런 거리낌없이 도와주는 것처럼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분들을 도와주면 그뿐이다. 실제로 시도때도 없이 욕설을 내뱉는 환자에게 "괜찮아, 괜찮아, 속에 있는 말을 참지 말고 마음껏 해. 나는 아무런 편견없이 들어줄 수 있으니까"라고 말을 건내주는 것만으로도 욕설을 단박에 멈추게 하는 기적(?)을 선보여주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니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정신질환자들이 더는 숨지 말고 건강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우리의 시선 변화가 필요한 때이다.

 

  그러나 병이 심하면 치유도 힘든 법이다. 정신질환을 고치기 위한 의료진들의 노력이 절실한 까닭이다. 이 책도 그동안 고치기 힘들거나 다양한 치유방법으로도 효과를 볼 수 없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유법을 소개하였다. 하지만 이 책의 치유사례가 절대적이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의사는 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의사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통증이 멈추고 엄마가 아이의 배를 쓰다듬는 것만으로도 다 나은 것 같은 기적을 만나는 것은 '신뢰의 영역'이지 '믿음(종교)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먼 옛날부터 전해오는 책 한 권에 '만병통치의 비법'이 담겨 있을 거라는 생각도 그닥 좋은 접근법은 아니다. 더구나 '심리학'이 정신병의 근원을 뿌리부터 찾아내서 완치를 해줄 것이라는 생각도 그닥 추천하고 싶은 치유법은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정신분석학의 권위자'가 한 명이면 충분하지 여러 명일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나에게 딱 맞는 치유법은 저마다 다른 법이다. 이 책의 치유법으로 고통에 벗어날 수 있었다는 사례는 맹신이 아닌 참고 정도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물론, 이 책에 소개된 <상한론>과 칼 융의 정신분석학이 큰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 더 많은 정신질환자들을 고통에서 해방시켜주는 명약이 되길 바란단 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현대인들의 병은 증상만큼이나 '원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도전'은 언제나 환영받아야 한다. 100번의 시도 끝에 단 한 번의 성공을 얻었다면 또 다른 성공과 더 많은 성공을 위해서 더욱 정진해야 하는 것이 학문하는 사람의 자세이기 때문이다. 모쪼록 정신질환의 아픔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벗어나는 기쁨을 만끽하길 바란다.

 

책드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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