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룡팔부 1 - 북명신공
김용 지음, 이정원 옮김 / 김영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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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룡팔부 1 : 북명신공> 김용 / 이정원 / 김영사 (2020)

[My Review MMCCCXLVI / 김영사 38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일흔다섯 번째 리뷰는 김용 유니버스의 후기작이자 시대적으로 가장 앞선 작품인 <천룡팔부 1>이다. '김용 유니버스'라니 정말 어색한 미사여구다. 1960년대 그의 작품이 세상을 주름잡고 있었고, 1980년대 들어서 대한민국에도 그의 책이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었는데, 그의 작품들을 '유니버스'라는 최근의 유행어로 결합시켜버리니 어색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그의 책이 한창 인기를 끌던 시기에 우리 나라에서 출간된 김용의 작품들은 죄다 '해적판'이었다. 나도 '중원문화사''고려원'에서 출간된 그의 작품들을 사모아 읽고 또 읽었고, '박영창'이라는 불세출의 뒤침이 덕분에 정말 재미나게 읽었다. 그렇지만 '정식 출간'이 되자 해적판이 왜 해적판인줄 알 수 있었다. 조잡하고 서툰 '뒤침(번역)'으로 난삽하기 이를데 없었고, 원작에 없는 내용을 억지로 '의역'을 해서 넣거나, 원래 있어야 할 내용을 빼버리는 등의 '만행(?)'이 벌어졌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러니 정식 '개정판'을 새로 읽으시길 권한다. '원작의 맛'이 무엇인지 제대로 느끼게 해줄 것을 보장한다.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천룡팔부 1> 관점 포인트 : 김용의 작품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을 꼽으라면 <사조3부작>과 영화 <동방불패> 신드롬을 일으켰던 <소오강호>, 그리고 <녹정기>를 꼽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많이 팔린 작품을 꼽아야 한다면 단연 <천룡팔부>다. 심지어 <천룡팔부>는 서양권에서 '대학교재'로 쓰였으며 '중국문화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필독서로 뽑힐 정도였고, 김용을 '중국의 셰익스피어'로 불리게 만들었기 때문이란다. 실제로 <천룡팔부>는 그의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방대한 중국 지식을 자랑하고 인문학적 소재인 '유불선 사상'이 적절히 녹아 있어, 동양사상의 주류인 '인간세상의 희로애락'을 아주 잘 그려내고 있다. 그가 얼마나 <천룡팔부>를 집필하면서 공을 들였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천룡팔부>에는 세 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단예, 허죽, 교봉이다. 이 세 명을 둘러싼 조연급 등장인물이 그야말로 방대하게 출연하는데도, 각 인물들 간의 특색이 뚜렷해서 독자들은 각각의 주인공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엄청난 대서사를 맛볼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잘 들여다보면 각각의 주인공들에게 '다른 작품속 등장인물'과 묘하게 겹쳐지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물론 똑같지는 않지만 김용의 후기작에 속하는 까닭에 등장인물이 묘하게 닮은 점을 찾을 수 있다. 단예는 <신조협려>의 양과와 <녹정기>의 위소보를 섞어놓은 듯 싶다. 천부적인 자질로 무예를 급속도로 배우고 그의 주변에 '미녀'가 넘쳐나는 점에서 양과가 떠오르다가, 입을 열기만 하면 청산유수로 쏟아지는 말말말로 위기를 자초하다가, 또 다시 말말말로 위기를 극복해내는 모습에서는 위소보가 연상되곤 하기 때문이다.

한편, 허죽은 고지식한 면이 있어서 <사조영웅전>의 곽정이 떠오른다. 어리숙하지만 우직한 면이 있어서 무공 고수가 되는 길도 기초부터 차근차근 올라가는 점이 비슷하고, 능력이 출중한 미녀와 짝을 이루고 백년해로를 하는 모습에서도 겹쳐지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반면 교봉은 <의천도룡기>의 장무기를 연상하게 한다. 부모를 죽인 원수를 갚아나가려 하지만 결국 원수를 사랑하게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받아들여야 하는 점이 닮았고, 사랑하는 여인과 비극적인 결말을 맞으면서 긴 여운을 느끼게 해주는 점에서도 그렇다.

하지만 <천룡팔부>에서 완성된 '다른 민족과의 화합'을 꾀하는 주제는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중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이란 원칙에 절묘하게 들어맞으면서 여러 민족 구성원을 아우르는 중국의 대통합을 이루려는 결정판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이는 <녹정기>에서도 청나라의 만주족과 한족이 서로의 갈등을 잠재우고 화합을 꾀하는 듯한 결말을 보여준 것과 일맥상통한 모습이다. 반면에 초기작이었던 <사조3부작>에서는 여러 민족간의 심각한 갈등양산만 더욱 부추긴 점이 없지 않아 있다. <사조영웅전>에서는 한족이 몽골족과 힘을 합쳐 금나라를 협공하려 했고, <신조협려>에서는 금나라를 멸망시킨 뒤에 몽골족이 한족까지 멸망시키려 했으며, <의천도룡기>에서는 한족이 원나라를 축출하고 명나라를 세우는 지난한 과정을 보여주었다.

이는 중국사가 흩어졌다가 뭉치고, 뭉쳤다가 다시 흩어지는 역사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지만, 오늘날 중국이 내세우는 '하나의 중국'이란 대원칙을 무색하게 만드는 대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까닭에 김용 작품의 대부분은 '한족 중심'으로 풀어가며 소수민족들에게 소외감을 심어주는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사조3부작>에서는 몽골족을 '몽고(어리석고 고리타분하다는 뜻)'라고 부르면서 낮잡아 부르고, <소오강호>에서는 영호충을 돕는 '묘족'을 하찮게 묘사하는 등 인권문제성 묘사가 정말 많이 나타난다. 그런데 정작 중국 내부에서는 이를 전혀 문제 삼지 않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서구사회에서라면 '인종차별'이라고 비난을 불러 일으킬 정도의 심각한 문제인데도 말이다. 한국의 독자들도 김용의 작품을 읽으며 이런 '문제의식'을 떠올리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암튼 중국은 '소수민족'에 대한 인권탄압과 억압정책, 심지어 '말살정책'까지 펼치며 '한족 우선주의'를 노골적으로 내세우는 문제가 고질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나가는 글 : 그런데도 김용의 소설은 재밌기만 하다. 이렇게 재밌는데 골치 아프게 '문제의식'까지 꺼내들면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읽을 필요가 있을까? 더구나 '무협소설'인데 말이다. 골치 아픈 문제는 꺼내지 말고 그냥 '재미'만 추구하며 즐기면 안 될까? 그렇게 읽고 싶은 분들을 골치 아프게 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읽는 것도 독자가 누릴 권리니까 말이다. 하지만 나 하나쯤은 '비판적'으로 읽고 싶다. 이는 김용 스스로도 '한족 중심'으로 써온 것에서 벗어나 '모든 민족이 동일하다'는 역사관으로 바뀐 것은 자신이 조금이나마 '진보'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김용 작가의 사후에 독자들도 조금이나마 진일보하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야 하는 것 아닐까. 뭐, 그렇다고 심각하게 따지겠다는 건 아니다.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1권의 소제목은 '북명신공'이다. 김용 소설에서 '북명신공'은 다른 사람의 내공을 흡수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무공을 말한다. <소오강호>에서 등장한 '흡성대법'과 비슷하지만, 그보다는 <천룡팔부>에서 소요파의 무공으로 등장하는 '화공대법'에 더 가깝다는 의견이 많다. 흡성대법은 상대의 내공을 빨아들이기만 하지만, 화공대법은 상대의 내공을 흔적도 없이 지워버린다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는 '북명신공'에서 북명이 '북쪽의 바다(북해)'를 뜻하고 여러 강물이 흘러서 바다로 모이는 것처럼 상대의 내공을 강에 비유하고 자신의 진기는 텅 비워서(바다) 상대의 내공을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강물이 아무리 많이 흘러도 바다는 넘치지 않는 것에 비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뭐, 바다도 해수면이 상승해서 넘치는 경우도 있지만, '해수면 상승'과 강물의 유량과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 그저 '물의 순환'에 해당할 뿐이고,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은 달과 태양의 '조석현상(밀물과 썰물)'과 크게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암튼, <천룡팔부>의 첫 번째 주인공인 단예가 바로 '북명신공'의 후예로 등장한다. 무량산에서 우연한 계기로 옥벽 밑에 있는 동굴속으로 들어가 '소요파의 무공'을 전수받게 되는데, 소요파 무공의 핵심이 바로 '북명신공'이었던 것이다. 소요파에 대한 비밀은 뒷이야기에서 밝혀지니 그때 다시 설명하겠다.

이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단예를 중심으로 수많은 미녀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종영과 목완청, 그리고 동굴 속에서 마주친 옥미녀다. 1권에서만 벌써 세 명의 미녀가 등장하고, 이 모든 미녀가 단예와 인연을 맺는다. 그런데 단예가 이렇게 미녀와 마주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따로 있다. 아직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단예의 아버지 '단정순'의 기행(?) 때문이다. 단정순은 '대리국의 왕'인데, 대리국은 송나라 때 파촉땅의 남쪽에 위치한 '운남'에 있던 독립왕국이다. 소설 속에서는 '운남 대리국'으로 자주 언급이 된다. 대리국과 가까운 곳이 '토번국(티베트)'이다. 암튼, 지리적 상식은 여기까지 하고, 단정순이 누군고 하니, <사조영웅문>과 <신조협려>에 등장하는 '남제 단지흥(훗날 일등대사)'이 단예의 손자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니 단정순은 바로 대리국의 왕이자, 동시에 가전무공인 '일양지의 고수'다.

단정순은 젊은 시절 '일양지' 하나로 강호를 떠들썩하게 했고, 심지어 모든 무공을 연구했다는 '소요파'조차 일양지의 비급을 알지 못해 '물음표'로 남겨둘 정도로 독보적인 실력을 자랑할 정도였다. 그런데 무공의 고수가 강호를 유랑하는 일은 흔한 일이지만, 단정순은 잘 생겼다는 덤을 소유하고 있었다는 점이 문제를 일으켰다. 잘 생긴 외모에, 천하제일의 무공까지 겸비하고 있으니 '미녀'란 미녀는 죄다 단정순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더구나 단정순도 엄청난 무공 실력을 '여자 꼬시는데' 아주 유용하게 써먹기 일쑤였다. 전문용어로 '바람둥이'였단 말이다. 그렇게 여러 여자와 사랑을 나누고 훌쩍 떠나버리기를 반복하니, 곳곳에 사랑에 상처를 받은 여자들의 '원한'이 쌓이고 또 쌓이게 된 것이다. 그 업보를 아들인 단예가 받게 된다. 단정순의 아들, 단예가 처음으로 강호로 나서자 가는 곳마다 미녀와 어울리게(?) 되는데, 그 미녀들이 다름 아닌 '아버지가 숨겨둔 딸'이었던 것이다. 사실 1권에서는 그 진실이 밝혀지지 않지만, 뉘앙스(복선과 암시)가 풀풀 풍기고 있어서 눈치를 채지 않고 모를 수가 없을 정도다. 그런데 단예는 그것도 모르고 미녀와 희롱하며 놀면서 심지어 혼인까지 약속하고 만다. 아버지의 딸과 말이다.

이런 '원한''업보'가 <천룡팔부>의 핵심 소재이자 주제이기도 하다. 김용의 작품 중에는 '불교적인 내용'이 참 많이 등장하는데, 사실 김용의 아들이 갑작스럽게 죽은 사연과 연관이 깊다. 그렇게 아들을 잃고 김용은 상심이 컸는데, 그때 불교에 입문했다고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천룡팔부>는 불교적인 색채가 물씬 풍기고 있으며, 불교사상을 중심으로 유교와 도교적 교리를 담아냈기에 '종교철학적인 소설'로 읽을 수도 있다. 그래서 <천룡팔부>는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꽤나 '철학적인 서사'가 깊게 베여 있다. 자, 그럼 아버지가 쌓은 업보로 인해 아들인 단예가 겪어야 할 고난은 무엇이고, 단예는 그 고난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주목해보자.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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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실전 마스터 칼릭스의 프롬프트 디테일 - 크리에이티브 프레임워크, 워크플로우, AI 에이전트, 바이브코딩, 기획부터 코딩까지 바로 써먹는 기적의 프롬프트 템플릿
칼릭스(손윤석) 지음 / 한빛비즈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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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비즈 리더스 북클럽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쓴 리뷰입니다

<AI 실전 마스터 칼릭스의 프롬프트 디테일 : 크리에이티브 프레임워크, 웨크플로우, AI 에이전트, 바이브코딩, 기획부터 코딩까지 바로 써먹는 기적의 프롬프트 템플릿> 칼릭스(손윤석) / 한빛비즈 (2026)

[My Review MMCCCXLV / 한빛비즈 184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일흔네 번째 리뷰는 똑똑한 AI를 더 똑똑하고 똑부러지게 만드는 기적의 프롬프트 디테일을 설계하는 <프롬프트 디테일>이다. 사실 나는 AI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50대 사용자다. 그 이유는 AI로 수익을 창출할 수 없는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는 고지식한 블로거이기 때문인데, 아직까지는 이를 고집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어쩔 수 없이 '생성형 AI'를 쓰게 될 날을 위해서 미리미리 알아두기 위해서 읽고 공부하는 중이다. 그럼 왜 지금 당장 AI를 써먹지 못하냐고 묻는다면, 현재 운영하고 있는 콘텐츠가 '직접 책 읽고 직접 리뷰쓰기'하는 콘텐츠인데, 이걸 AI로 돌려버리면 당장 수익은 창출할 수 있고 콘텐츠 활성화는 보장되겠지만, 내가 직접 책을 읽는 것이 아닌 AI가 대신 읽고 쓰게 될 텐데, 이렇게 되면 더는 '책을 읽는 즐거움''리뷰하는 뿌듯함'을 느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암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프롬프트 디테일> 관점 포인트 :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은 AI를 구동시키는 프롬프트에도 '디테일'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적어도 '남이 쓰는 프롬프트 공식'을 그대로 복붙해서 쓴다면 '내가 원하는 결과물'이 나올 거라는 기대는 애초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머리로는 쉽게 이해되는 조언인데, 실제 AI를 사용했을 때 초보자들이 쉽게 실수할 수 있는 조언인 듯 싶다. 나도 그럴 것 같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얻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한 말이지만, '나만의 디테일'을 충분히 살려서 AI에게 프롬프트 명령을 내려야 한단다. 그런데 '나만의 디테일'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그건 바로 '실무'를 경험하며 쌓는 노하우다. 이는 AI가 없던 시절에도 똑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신입사원이 경력사원을 따라잡기 힘들고, 알아서 일을 척척 해내는 상사의 업무처리 능력을 배우고 싶다면, 당장 '실무 경험'부터 차근차근 쌓아야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책 <프롬프트 디테일>의 핵심 포인트도 바로 그것이다. 당신의 AI를 '초보자 마인드'로 다루지 말고, '실무 경험'이 많은 사람의 마인드로 프롬프터 명령을 내려야 한다는 말이다. 이 책이 필요할 때도 바로 이 지점이다. 자신의 '실무 경험'을 늘려나가고 더 높이고 싶어질 때 말이다. 그래서 솔직히 나 같은 AI 초보자에게 이 책은 버거운 책이었다. AI를 써본 경험도 거의 전무한 상태인데 '디테일'한 실전 응용까지 하라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어설프나마 이해할 수는 있었다. 직접 써보고 얻은 정보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나이 50살이 넘은 경력(?)으로 디테일하게 읽어나가니 내용까지 이해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핵심 포인트도 찾아냈다. '나만의 AI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라'는 것 말이다. 이는 '초보자'에서 '경력자'를 넘어 '전문가'가 되는 필연적인 과정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것은 문장과 문장 사이에 있는 '행간을 읽어내는 능력'과도 마찬가지였다. 업무처리의 디테일을 만들어가는 원리는 같을 수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여기서 저자 칼릭스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개했다. 바로 '5대 AI 프레임워크'였다. 첫째, Director. 명확한 텍스트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한 대규모 언어 모델 맞춤형 프롬프트 설계 공식. 둘째, Creator. 머릿속 아이디어와 한국어 디테일을 고퀄리티 이미지 생성을 위한 영어 프롬프트로 변환해주는 크리에이티즈 공식. 셋째, PATH. 기획안 작성부터 PPT, 광고 영상 제작까지 여러 AI 툴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단숨에 끝내는 자동화 워크플로우 구축 공식. 넷째, GPS. 스스로 행동하는 AI 에이전트에게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 실무를 완벽하게 위임하는 지시 공식. 다섯째, CRAFT. 자연어로 된 디테일한 기획만으로 전문가 수준의 웹 서비스를 구축하는 바이브코딩 공식. 이렇게 다섯 단계의 프레임워크를 매끄럽게 진행하면 '나만의 프롬프트 디테일'이 자연스럽게 완성된다고 했다. 그리고 이것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구축하면 드디어 AI 설계자로 우뚝 설 수 있다고 자신했다.

나가는 글 : 사실 말로는 누구나 청산유수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이렇게 이해했다고 자부하지만, 분명 '실전'은 다를 것을 잘 안다. 그리고 저자의 노하우대로 잘 따라했는데도 'AI의 성능'을 100%로 끌어올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방법은 미숙하고 틀렸을지 몰라도 '방향성'만 맞다면 언젠가 당신도 '나만의 프롬프트 디테일'을 완성한 AI 마스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이 책의 저자는 단순 트렌드를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섰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누구보다 실전 경험이 많고, 또 그것을 실제로 실무에서 증명한 사람이라는 평가도 함께였다. 그렇다면 믿고 따라해도 손해보는 일은 아닐 것이다.

바야흐로 AI 시대가 도래했다. 나도 얼른 AI를 주도적으로 능숙하게 사용하는 사용자가 되고 싶다. 아직까지 컴퓨터도 제대로 활용할 줄 모르는 컴맹에 불과하지만, AI는 다르지 않겠는가. 적어도 AI는 '프롬프트 명령' 하나로 무엇이든 결과물을 내놓으니까 말이다. 다시 말해, 전문가가 아니어도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물론 그 초보 수준에서 전문가 수준으로 넘어가기까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사실도 잘 안다. 그렇지만 이제는 '코딩'을 하기 위해서 '코딩'을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지는 않다. 적어도 코딩에 '적응'하기만 하면 되니까 말이다. 그리고 나이가 많으면 잘 하는 것이 딱 하나 있다. 적응하는 것 말이다. 물론 늙으면 깜박깜박하는 것이 많아지지만 '적응'하는 것만큼은 나이 많은 늙은이를 따라올 수는 없을 것이다. 나이는 괜히 먹는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분명 이 책에 적힌 '프롬프트 디테일'을 능숙하게 구현하는 날이 올 것이다. 차근차근 배워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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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김연지의 돈 되는 AI 콘텐츠 설계 - 프롬프트로 기획하고 하네스 엔지니어링으로 완성하는 상위 1%의 수익 자동화
김연지 지음 / 한빛비즈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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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크리에이터 김연지의 돈 되는 AI 콘텐츠 설계 : 프롬프트로 기획하고 하네스 엔지니어링으로 완성하는 상위 1%의 수익 자동화> 김연지 / 한빛비즈 (2026)

[My Review MMCCCXLIV / 한빛비즈 183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일흔세 번째 리뷰는 당신이 잠든 사이에도 제대로 돌아가는 AI 시스템을 만드는 설계도가 담긴 <돈 되는 AI 콘텐츠 설계>다. '생성형 AI'가 완벽하게 구현된다면 '내가 잠든 사이'에도 수익형 사업 콘텐츠를 AI가 스스로 제작하게 되고, 그로 인해서 나의 수고는 덜고 일정한 수익은 꾸준히 보장되는 환상적인 일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정말 꿈 같은 일이 머지 않아 완벽하게 실현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꿈은 지금 당장이라도 실현할 수 있다는게 이 책의 핵심이다. 그 핵심을 실현해줄 수 있는 것이 '시스템 설계자가 되라'는 조언이다. 그럼 '시스템 설계자'는 어떻게 될 수 있는 것일까?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돈 되는 AI 콘텐츠 설계> 관점 포인트 : 사실 간단한 '프롬프트 명령'으로 AI가 알아서 시스템을 이론적으로 구현 가능하다지만, 실제로 AI에게 명령을 하면 머릿속에 그림을 그린대로 착착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런저런 프롬프트 명령어를 다시 짜서 고치고 또 고치는 과정을 계속 반복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AI를 이용하기보다 애초에 내가 직접 만드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을 정도다. 그런데 다른 전문가는 몇가지 '프롬프트 공식들'을 활용하니 아주 쉽게 뚝딱뚝딱 잘 만드는 것 같다. 그래서 그 '공식들'을 베껴다가 직접 AI를 굴려보지만 또다시 원하는 만큼 제대로 구현되지는 않아 또 고치고 또또 고치는 과정을 계속 반복하게 된다. 뭐를 잘못하고 있는 것일까?

이는 AI의 탓이 아니다. 내가 쓰고 있는 AI를 잘 길들이지(!) 못한 탓이 더 크다. 왜냐면 AI는 '스스로 생각하는 도구'가 아니라 '단순한 계산'을 어마어마하게 잘 할 수 아는 유용한 도구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AI가 일할 수 있는 시스템, 다시 말해 자신만의 '하네스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핵심 포인트인 것이다. 하네스란 말을 마차에 연결하는 도구를 뜻하는데, 최근에는 '시스템을 통제하는 안전장치, 또는 제어환경'을 뜻하는 말이다. 그래서 AI라는 도구를 잘 쓰기 위해서 '더 좋은 프롬프트를 써야 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일하는 환경을 설계'해야 하는 것이 정답이란 말이다. 이렇게 '하네스 시스템'을 갖추게 되면 자신이 만든 수익 채널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사실 수많은 크리에이터의 고민은 매일매일 꾸준히 '창작'을 하고, 날마다 '업로드'를 해서 구독자를 늘리고 조회수도 높이는 일이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그것이 인기폭발해서 엄청난 조회수를 올리고, 구독자도 급속히 늘어났다고 해서 '안정적인 수익'으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 달 내내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제작했더라도, 그것이 일년 연속 이어지기 힘든 것이고, 향후 노후보장까지 되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로 이어지려면 적어도 20~30년 동안 꾸준히 인기 콘텐츠를 창작하고 업로드하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일을 과연 인간이 해낼 수 있을까?

그래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AI를 활용해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다. 우선 사람이 일일이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몇 가지 '프롬프트 공식'만 잘 쓰면 일정 수준의 콘텐츠가 정말 똑딱하는 사이에 뚝딱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걸 몇 가지 수정을 하는 과정을 거쳐 '콘텐츠 제작'을 한 뒤에 '업로드'만 하면 수익으로 이어지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이렇게 AI가 만든 콘텐츠가 '완성도'면에서 상당히 뒤떨어진다는 점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훌륭하고 수려한' 프롬프트 명령어를 입력하라는 조언이 많은데, 사실 그것만으로 '완성도'를 향상하는데에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나가는 글 : 이 책은 바로 그런 '완성도'를 한껏 끌어올림과 동시에 '수익 자동화'를 완성해서, 수고는 덜고 수익은 안정화 시킬 수 있는 비결이 있으며, 그것이 바로 '하네스 시스템' 구축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하지만 내 콘텐츠의 경우에는 이를 실제로 적용해볼 것이 별로 없기에 실제로 이 '하네스 시스템'을 써먹어 볼 수가 없었다. 지금 '네이버 블로그'에서 운영하고 있는 '책리뷰'는 내가 직접 책을 읽고 진솔한 리뷰를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구독자도 별로 없고, 조회수는 현저히 낮다. 그래서 좋아요 클릭도 변변치 못한 편이다. 이를 생성형 AI로 돌려버리게 되면, 새로 출간된 책이건, 베스스셀러나 스테디셀러 등등 '책내용'을 알아서 요약하고 '핵심적인 사항'을 정리하고 나름의 '감상평'을 써보라는 프롬프트 공식을 돌려 콘텐츠를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루에 5권 정도 간단히 소개하는 글을 날마다 꾸준히 올리면, 구독자와 조회수도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고, 좋아요와 댓글도 현저히 늘어날 것이다. 그러면 나는 퇴근 후에 하루 일과를 마치고 넷플릭스를 시청하면서 올라온 댓글을 읽고 답글을 달아주며, '상위 1% 블로그 운영자'에게 주어지는 일정한 수익을 챙기면서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건 '내가 쓴 리뷰'가 아닌 셈이다. 심지어 '내가 직접 읽은 책'도 없게 된다. 그래서 나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 콘텐츠에 '하네스 시스템'을 적용할 수도 없고, AI를 쓸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러면 수익을 위해서 '내가 직접 하는 것'이 없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수익창출은 내가 원하는 바도 아니다. 그렇지만 뭔가 그 '시스템'이 무엇인지는 감을 잡았다. 현재 내가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지만, 향후 이 시스템을 활용해서 만들 수 있는 콘텐츠가 있을 거라는 영감이 떠올랐다는 말이다. 구체적인 설계까지 완성한 단계는 아니지만, 일단 감을 잡았으니 언제든 기회가 왔을 때 써먹을 수는 있을 것 같다. 물론 당장 써먹을 수 있으면 참 좋겠지만 말이다.

AI에게 '대신' 책리뷰를 써달라 명령하고, 벽돌책도 A4용지 1장으로 내용을 요약해달라 명령하고, 독서교육에 관심이 많은 초중고 학부모를 겨냥한 3000자 분량의 '홍보글'을 쓰라는 '하네스 시스템'을 구축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콘텐츠가 될 수 있을까? 가능은 하겠지만, 이건 '사기'치는 것 같아 하고 싶지 않다. 무엇보다 내게 '책 읽는 즐거움''리뷰 쓰는 보람'을 빼앗는 일이니까 말이다. 그나저나 하루에 리뷰 한 편씩 쓰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내 머릿속에 '정리된 내용'이 뚝딱 콘텐츠로 만들어지는 세상은 언제쯤 찾아올까? 그럼 하루에 몇 편의 리뷰도 쓱쓱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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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톡 12 삼국지톡 12
무적핑크 지음, 이리 그림, 와이랩(YLAB) 기획.제작 / 문학동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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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톡 12> 무적핑크 / 와이랩(YLAB) / 문학동네 (2026)

[My Review MMCCCXLIII / 문학동네 48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일흔두 번째 리뷰는 뿔뿔이 흩어졌던 유비삼형제가 다시 모이고 '관도대전'은 조조의 승리로 장식되고 바야흐로 '적벽대전'이 시작하는 <삼국지톡 12>다. 수많은 <삼국지> 가운데 이토록 '관도대전'을 극적으로 펼쳐낸 작품은 없었다. 어릴 적 막역한 친구로 지냈던 조조와 원소가 서로의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서 피하지 못할 격전을 펼쳐내고 승부가 나기까지 두 인물의 세세한 감정 묘사가 아주 뛰어났고, '관도대전'을 둘러싼 주변인물들이 펼쳐낸 극적효과까지 아주 잘 나타났다. 이미 '소설 삼국지''정사 삼국지'에 익숙한 독자라 하더라도 이 책 <삼국지톡>에서 펼쳐낸 '미묘한 감정선'까지 읽어내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비록 웹툰만화로 그려낸 '만화 삼국지'이지만 역사의 깊이를 헤아리기 위해서라도 꼭 읽어봐야 할 것이다.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삼국지톡 12> 관점 포인트 : 이미 완결된 웹툰이지만 이리 '단행본'을 보는 까닭은 잊을만 하면 읽고 또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죽치고 앉아서 만화책만 읽을 수 있는 '만화방'이 거의 사라졌지만 한창 유행할 때도 가지를 않았다. 그 까닭은 만화책 한 권을 2시간 남짓 읽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픈해서 마감까지 하루종일 읽는다고해도 10권을 채 읽지 못했기에 차라리 '구매'를 해서 읽곤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불리한 독서습관이 딱 하나 장점을 가지고 있으니, 바로 '오래 기억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 나는 한 번 읽은 책의 내용을 오래 기억하는 편이다. 그래서 다 읽은 책은 책꽂이에 꽂아두고 '책등'만 지긋이 바라보고 있으면 책의 내용이 줄줄줄 머릿속에 떠오르곤 한다. 그 맛에 책을 사고 소장하는 편이다.

그런데 '전자책'이 나오면서 양상이 조금 달라졌다. 종이책보다 싼 맛에 '전자책'을 즐겨보고는 있는데, 최근에는 '노안 이슈' 때문에 활자가 작은 편인 '종이책'은 잘 읽지 못하고 있다. 이 책도 [주석]에 해당하는 내용이 깨알 같은 활자로 적혀 있어서 '종이책'으로 볼 때는 돋보기를 들이대야 하고, '전자책'으로 볼 때는 두 손가락으로 '확대'하며 읽어대곤 했다. 싼 맛에, 확대까지 좋은 장점도 있는 전자책이지만, 종이책처럼 오래 기억하기는 곤란을 겪고 있다. 자주 눈에 띄어야 '기억'을 떠올리기라도 할 텐데 전자책은 '리더기'에서 검색을 하기 전까지는 어느 구석에 쳐박혀 있는지 감도 안 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정말 감명 깊게 읽은 책은 오직 '종이책'만 구매하는 편이다. 집안에 책들이 산맥을 이루고 있어 처치곤란이긴 하지만 말이다. 암튼, <삼국지톡> 시리즈가 소장하기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이리 길게 나불거렸다.

<삼국지톡 12>의 주요 내용은 유비가 조조의 품에서 '감금 아닌 감금 생활'을 청산하고 서주로 도망갔다가 조조의 공격에 삼형제가 뿔뿔이 흩어진 전편의 내용에 이어 유관장 삼형제와 더불어 조자룡까지 합류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한편 조조는 '관도대전'에서 70만 대군의 원소군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맞짱을 뜨자니 '병력'이 부족했고, 성을 지키고 버티자니 '식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조조는 '작전상 후퇴'를 결심하지만 '순욱'이 따끔한 일침을 놓는다. 10만이 안 되는 조조군이 굶주리고 있다면 원소군은 70만 병력을 먹여야 하니 열 배는 더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이때 마침맞게 원소 진영의 책사였던 '허유'가 조조를 찾아온다. 그리고 조조에게 원소군의 병참기지가 '오소'에 있다고 알려준다. 그리고 오소를 지키는 장수는 '순우경'이라는 사실도 알려준다.

그래서 조조군은 원소군의 복장으로 위장을 하고 '오소'로 진격해 원소진영의 병참을 불사르는데 성공하지만, 원소 진영 한복판에서 조조는 거대한 원소군에 쫓기며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이한다. 그런데 그 순간 원소의 지병이 도지며 원소가 쓰러지고 만다. 과거 원씨 가문의 적장자로 인정받기 위해 모진 시련을 겪으면서 얻었던 지병이다. 하지만 원소의 목숨이 딱 여기까지라니! 너무나도 가혹한 운명이 아니겠는가. 이제 조조군을 격파하고 하북 일대를 호령할 일만 남았는데 말이다. 그렇게 '프린스 원소'는 운명을 달리 한다.

그럼 조조군의 승리로 마무리가 되었을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부자는 망해도 3대를 가고, 준치는 썩어도 준치라고 했다. 프린스 원소 한 명 죽었다고 '원씨 가문'이 한순간에 망할 까닭이 없다. 그런데 망했다. 원소의 자식이 원담, 원희, 원상 순서인데 맏이 원담이 후계자가 아니라 셋째 원상이 정식 후계자라는 유언이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원담은 조조에게 귀의하고, 원상은 기주로 틀어박히니 형제간의 '골육상쟁'이 시작될 찰나였다. 그럼 조조는 무얼 했을까? 형제끼리의 싸움을 부추기며 저들끼리 서로 망할 것을 기다렸다. 물론 아주 고상하고 우아하게 말이다. 그렇게 싸우다 지친 원소의 자식들을 조조는 하나씩 제거하기 시작한다. 처음엔 원담, 다음엔 원희, 원상 순서로 말이다. 왜 조조는 자신의 우세한 형국을 앞세워서 원씨 가문을 쳐부수는 방법이 아닌 저들끼리 싸움을 부추기고 서서히 옥죄여 가면서 저들 스스로 파멸에 이르기를 기다렸던가?

조조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왜냐면 원소가 차지했던 지역이 너무도 광활했기 때문이다. 나폴레옹이 '대륙봉쇄령'을 어기고 영국과 밀무역을 한 러시아를 정벌하러 대군을 보냈지만 러시아의 광활한 땅을 소수의 병력을 다 정복하지도 못하고 한겨울 동장군에게 처참한 패배를 맛본 것에는 비할바 아니겠지만, 그래도 조조의 소규모 병력으로는 원소진영을 일거에 섬멸하는 방식으론 그 땅을 다 점령할 방법도 없고, 그 지역 백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길도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조조는 곽가의 조언을 받들어 원씨 형제끼리 싸우다 지치는 걸 기다렸고, 원희와 원상이 유주 깊숙이 '공손씨 세력'에 도움을 받으러 도망쳤을 때에도 진격을 멈추고 느릿느릿 진군하며 '다른 사람의 손을 빌어서' 원씨 가문을 멸문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조조는 최종적인 승리를 거두고 화려한 개선을 하려 했지만, 그 사이에 아끼던 참모 곽가가 어린 나이에 요절해버린 소식을 듣게 된다. 조조는 비통하고 참담한 소식을 접하고 목놓아 울어버린다.

나가는 글 : 이렇게 '관도대전'은 대미를 장식했고 바야흐로 '적벽대전'이 시작되려 한다. 조조는 드디어 벼르고 별렀던 '형주의 유표'와 잘도 도망다니던 '유비'까지 싹다 잡아들이려 한다. 그리고 내친 김에 '강동의 손권'까지 굴복시키려 한다. 그렇다. 손책이 아니라 손권이다. 관도대전이 한창이던 때에 손책도 젊은 나이에 비운의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이야기로는 '도사 우길'을 죽인 탓이라고 하지만, 기실 '관도대전'이 한창일 때 손책은 원소의 밀서를 받고 조조의 후방을 급습하려 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안 조조는 손책에게 높은 벼슬을 내리며 회유하려 들지만, 손책은 그따위 벼슬보다 '천자'를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천하를 호령하려는 원대한 꿈을 꾸었으나 이렇게 손책이 조조의 뒤통수를 칠 것이란 '사실'을 조조에게 알리려던 허공의 첩자를 우연히 잡고 손책이 그 사실을 알자, 손책은 허공을 배신자라면서 사형에 처한다. 이에 분을 품은 '허공의 식객 셋'이 주인의 복수를 하겠다며 손책을 급습하는데, 천만다행으로 치명상을 피했는지, 화타의 의술이 훌륭했던지 손책은 다시 살아난다. 그러다 우길을 죽여 만백성의 참된 주군은 '한낱 도사'따위가 아니라 '손책'이라는 것을 알아주지 않는 토착세력 때문에 분을 참지 못하고 화를 내다 다친 상처가 터져서 비명에 죽고 만다.

<삼국지톡> 웹툰에서는 이런 세세한 설명은 피하고 우길을 죽인 뒤에 뒤따라 죽을 것을 안 손책이 자신의 동생 손권에게 당부하는 말 한마디로 '함축'했다. "전쟁터에서 싸우는 것은 내가 더 낫지만, 나라를 잘 다스리는 것은 네가 나보다 더 낫다"는 말을 전한 뒤에 말이다. 어린 손권을 위해 주유를 비롯한 황개, 정보, 한당 등 충신들에게 잘 돌봐줄 것을 부탁하지만, 그들 뒤에 서있는 강동의 토착세력들은 '손책의 죽음' 앞에서도 싸늘한 눈빛만 교환하고 있을 뿐이다. 손책은 용감하게 싸우고 정복할 줄은 알았지만, '정치'는 잘 몰랐던 것이다. 정복을 해서 영토를 넓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복한 지역의 백성을 잘 다스리기 위해서는 '토착세력(허공 등)'의 마음까지 사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걸 손책은 잘 못해서 불의의 습격을 당해 젊은 나이에 요절하고 만 것이다. 그럼 손권은 어떻게 잘 나갈 것인가? 한편, 유표의 품에서 '눈칫밥'을 먹으며 하루하루를 연명해가고 있던 유비는 '비육지탄'이라 하소연하며 뒤룩뒤룩 살만 찌고 아무 것도 해놓은 것이 없는 자신을 한탄하고 있다. 과연 유비의 앞날은 어떻게 될 것인가?

기존의 '소설 삼국지''만화 삼국지'와 <삼국지톡>이 큰 차별을 둔 점은 다름 아닌 인물간의 '감정 묘사'가 탁월하다는 점이다. 이는 <조선왕조실톡>을 쓴 '무적핑크(변지민)'가 가장 잘 표현한다. 그래서 원소를 '프린스'로 표현한 것도 대단히 신선했다. 소설이나 만화에서 원소는 대개 '우유부단한 인물'의 대명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소는 삼대에 걸쳐 고관대작을 지낸 명문가 집안의 장자였기 때문에 대단한 귀공자 타입으로 묘사되곤 한다. 그러나 원체 우유부단하고 과감성이 없는 인물로 묘사된 탓에 그저 '무능한 재벌 4세' 정도로 묘사되는 것이 고작이다. 그런데 <삼국지톡>에서는 '프린스'로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것도 주인공인 '조조'보다 훨씬 더 멋지고 화려하게 말이다. 이는 철저한 역사 고증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무적핑크'만의 특색을 살려 새롭게 등장인물을 재탄생시킨 셈이다. 거기다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녹아 있는 '세련미'는 정말이지 흰 쌀밥, 그 자체다. 그런 프린스 원소와 건곤일척을 놓고 싸우는 조조는 정말 처절하게 맞서 싸운다. 어릴 적에는 단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는 상대로 말이다.

'관도대전'을 이렇게 화려하게 장식해놓았으니 '적벽대전'은 또 어떤 미쟝센을 보여줄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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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 흔들리는 제국의 초상
이정민 지음 / 사이드웨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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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 흔들리는 제국의 초상> 이정민 / 사이드웨이 (2026)

[My Review MMCCCXLII / 사이드웨이 1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일혼한 번째 리뷰는 여전히 초강대국인 미국이 흔들리는 까닭를 분석한 책 <미국은 어떻게 무너지는가>다. 미국은 여전히 초강대국 지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미국을 뺀 나머지 전세계 국가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다 합쳐도 미국 한 나라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현재의 미국을 '강대국'이라고 믿기 힘든 상황이 점점 더 많이 펼쳐지고 있다. 과거에는 미국이 으름장을 놓기만 해도 세계 모든 나라가 벌벌 떨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젠 미국이 아무리 '협박'을 하고, 심지어 '선제공격'을 해도 맞짱을 뜨거나 버티기 전략으로 미국을 견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미국조차 바짝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박을 하다가도 언제 그랬냐는듯이 제재를 풀고 유화적인 자세로 바꾸었으며, 침략전쟁을 시작해놓고도 멀찌감치 미사일 공격만 하고서는 육상 병력을 투입하는 것에는 자꾸 뒤로 미루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런 미국의 모습은 과거에는 전혀 볼 수 없던 모습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안팎에서 '위기'를 맞았다는 보고가 연일 나오고 있다. 과연 미국은 이 위기를 극복하고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아니면 이대로 무너져내리고 말 것인가?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미국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관점 포인트 : 이정민 저자는 워싱턴 특파원 시기에 미국을 가까운 곳에서 아주 폭넓게 지켜볼 수 있었단다. 그곳에서 아프가니스탄 철군,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가자 전쟁 발발까지 지켜본 결과를 토대로 자신만의 지론을 갖출 수 있게 되었는데, 이 책 <미국은 어떻게 무너지는가>는 바로 그 지론의 결정판이다. 그리고 그 결론의 핵심은 미국이 아직 건재하긴 하지만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증거로는 미국의 군사력과 경제력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뒤쳐지고 있고, 이런 위기에 빠진 미국을 중국 같은 나라가 빠르게 '대체'해나가면서 미국은 점점 '설 곳'을 잃고 쪼그라들어가는 모양새가 점점 더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미국이 무너지고 있는 원인은 '트럼프'라는 미치광이(?) 한 사람 때문이 아니라 거부할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는 '대전환의 시기'를 맞이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문제는 더 어려워진다. 단지 트럼프 한 사람만의 문제였다면, 그의 대통령 임기(?)가 끝나고 '다음 대통령'이 들어설 때 뭔가 '정상화'가 되는 듯한 시그널이 더 많아질 것을 기대할 수 있을텐데, 이대로 미국이 무너지는 것이 '확정'된 것이라면 그동안 유지되었던 '세계 질서'가 무너지면서 평화와 안정을 기대하기 힘들어지고, 세계 정세는 겉잡을 수 없는 혼돈의 소용돌이 속으로 돌입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이렇게 미국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는 '대전환 시기'를 맞이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는 미국이 더는 '세계 경찰' 노릇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해졌기 때문이다. 소련이 붕괴된 냉전시대의 종말 이후 미국은 '적대할 수 있는 대상'이 사라지자 세계의 경찰 노릇을 하며 톡톡히 재미를 봤다. 전세계에 미국의 문화를 강요하면서 미국의 상품을 강매했고, 그로 인해 더 많은 이익을 얻고자 '무역장벽'을 낮추는 세계화 전략을 선보였다. 그리고 이를 거부하는 나라가 있으면 군사력과 경제력을 아낌없이 보여줬고 전세계는 꼼짝할 수 없었다. 그렇게 미국은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챙겼고, 이를 바탕으로 흥청망청 어마어마한 경제규모를 키워가며 '소비력'을 늘려갔다. 자본주의 경제가 잘 굴러가기 위해서는 '소비'가 뒷받침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점점 늘어나는 소비에 구멍이 생기게 되었다. 늘어나는 소비를 감당할 여력이 없는데도 소비는 더 확대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미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서 부채를 과감히 늘리는 방향으로 자본주의 경제를 지키는 쪽을 선택했다. 문제는 부채를 얼마나 늘릴 것인가다. 여기에는 '기축통화'를 갖고 있는 이점을 적극 활용했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통화량'을 전세계에 뿌려대며 국내 경제를 안정(?)시키는 꼼수를 부렸고, 이것이 점점 불어나서 미국 경제는 해마다 엄청난 적자를 키우는 '경제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과 경제무역을 하는 나라들에게도 부담이었다. 그래서 각국은 자국의 경제부양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미국이 포기하는 '제조업 분야'에 뛰어들면서 미국에 수출하는 것으로 적자를 메우려는 각고의 노력을 하게 된다. 그렇게 미국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제조업 분야'는 개발도상국에게 떠넘기고 '고부가가치'를 챙길 수 있는 첨단기술사업에 올인하면서 짭짤한 이익을 챙기는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선회하게 된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이런 자유무역에 균열이 생기자 미국 경제는 그야말로 박살이 나기 시작했다. 첨단무기는 만들 수 있는 미국이 생필품인 마스크나 두루말이 휴지 따위를 만들 수 있는 공장이 없어서 '경제대란'이 일어날 지경이 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둘째 문제가 부각된다. 미국이 포기한 '제조업 분야'를 누가 차지했을까? 다름 아닌 '중국'이었다. 중국은 '메이드 인 차이나'를 앞세워서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며 단순한 제품부터 첨단공법이 들어간 제품까지 못 만드는 것이 없을 정도로 급성장을 했다. 이로 인해 초강대국 미국의 지위까지 위협하는 자리에 올라 바야흐로 'G2 시대'를 활짝 열어버린 것이다. 이제 미국은 강력한 '경쟁자'를 마주하게 되었다. 이것이 미국이 위기를 맞이한 두 번째 문제다.

여기에 부차적인 문제까지 겹치면서 미국은 '패권 국가의 지위'를 점점 잃어버리게 되었다. 한 마디로 미국은 흔들렸고, 흔들리며 비워진 자리와 잠시 한 눈을 팔며 놓친 자리에는 어김없이 '중국'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중국은 영향력을 점점 키워 갔고, 이제는 '중국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거대해지고 말았다. 더구나 중국은 미국과 달리 엄청난 '물량 공세'가 가능했고, 더구나 그 '공세 속도'마저 미국을 압도했다. 예를 들어, 미국이 항공모함 1척을 만들 동안 중국은 8척을 만들 수 있을 정도가 된 것이다. 물론 미 항공모함의 성능이 중국의 것보다 월등히 뛰어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대로 미국과 중국이 '전면전'을 벌이는 상황에 돌입했을 때에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베틀크루저 풀업 1대와 뮤탈 8마리가 맞붙는다고 생각을 떠올려 보면 쉬운 것이다. 한 차례 대전에서 베틀크루저가 승리를 했더라도 또 다시 밀려오는 뮤탈 8마리를 상대하기에는 벅찰 것이다. 물론 또 한 대의 베틀크루저가 합류하게 된다면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 승부의 결과는 '물량과 속도'가 결정지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중국과 전면전, 아니 총력전에 돌입했을 때, 과연 미국이 압도적으로 승리를 거두고 건재함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속시원한 답을 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트럼프 같은 '강력한 리더십'을 선보일 수 있는 지도자를 선택했다. 하지만 트럼프조차 미국의 적대국인 중국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첨단 반도체 수출 금지같은 강력한 경제조치와 고율의 관세로 중국을 압박하면 할수록 중국은 '희토류 수출 금지' 같은 '미국의 숨통'을 꽉 조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며 수위를 조절하고, 트럼프조차 중국을 향해 압박을 가하지 못하고 항복하는 모양새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렇게 위기를 타개하지 못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자 애꿎은 동맹국을 향해 분풀이를 하고 있다. 이게 진짜 이 책이 담고 있는 핵심 포인트다.

나가는 글 : 미국은 자국이 무너지는 위기를 맞이하자 '적국'을 향해서는 동업자 마인드를 보이면서, 어처구니 없게도 '동맹국'을 향해서는 계산서를 내밀기 시작했다. 중국 시진핑과 러시아 푸틴, 심지어 북한 김정은에게까지 트럼프는 존경하고 사랑한다는 러브콜을 던지며 미국과 사이좋게 지내자고 한다. 그런데 유럽과 일본, 한국, 대만 같은 동맹국들에게는 그동안 미국이 너희들을 '공짜(?)'로 도와줬다면서 향후 '미국의 도움'을 바란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라고 으름장을 놓기 시작했다.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다. 오직 '미국의 이익'만을 생각하면서 거짓을 날조하면서까지 악착같이 이득을 챙기겠다는 심보를 보여준 셈이다. 왜 그럴까?

트럼프의 속셈은 간단하다. 전쟁은 돈이 많이 드는 일이기 때문에 '피할 수 있으면 피한다'는 정책을 내세우면서, 동시에 전쟁 발발을 저지하는 것에도 돈이 많이 드는 일이기 때문에 미국이 '동맹국을 지킬 의무'를 삭제하고, 각자 알아서 살아남길 바라며, 그래도 '미국의 도움'이 절실하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톡톡히 지불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것만 해내도 트럼프는 미국이 겪고 있는 '만성적인 적자'를 해소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경제부흥'에 성공할 것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든다는 '마가정책'이다. 그래서 과거의 적국이었던 중국, 러시아, 북한 같은 나라들에게 "너희와는 전쟁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너희들도 미국 쳐들어오지마. 대신 너희가 전쟁을 하든말든 미국도 간섭하지 않을게. 미국은 앞으로 돈드는 일은 삼갈거야"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대신 전통적으로 동맹관계를 유지하며 미국을 '패권 국가'답게 행세할 수 있게 도와줬던 동맹국들에게는 야박한 계산서를 내밀었다. "앞으로는 너희들을 돕기 위해 미국이 엄청난 부담금을 낼 수 없어. 그러니 각자 알아서 살아남으라고. 그 대신 미국의 도움이 계속 필요하다면 미국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호응하고, 그에 상응하는 돈도 확실하게 지불하라고. 안 그러면 미국의 도움은 없어"라는 협박성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한국도 예외 상황은 아니다. 이제 더는 미국에 의지하고 기댈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아니 한국이 선진국이 되었기에 강력해진 대한민국을 든든하게 받쳐주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제는 아직 '대전환 시기'의 중간도 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제 겨우 그 시기의 입구에 막 들어선 참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이 진정으로 '홀로서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협조(?)가 아직은 절실한 것도 사실이다.

대한민국의 주요 수출국이 바로 중국과 미국이기 때문이다. 이 두 나라가 전쟁이라도 벌인다면 대한민국은 당장 수출할 상대국이 사라지는 아찔한 경험을 해야 할 것이다. 물론 대한민국이 그 누구도 감히 건드릴 수도, 넘볼 수 없는 '강대국'이 된다면 두 나라가 전쟁을 하든 말든 아무런 관계도 없고, 오히려 두 나라를 상대로 엄청난 이익을 챙길 수도 있을테지만, 현재로서는 두 나라의 '중간'에 낑겨있는 대한민국이 저들의 '대리전'을 펼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과거 '한국전쟁' 때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이런 최악을 피하고자 두 나라의 '눈치'만 보고 있을 수도 없다. 오히려 우리가 먼저 나서서 감히 대한민국을 해코지 할 수 없는 나라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

이제 미국은 더이상 대한민국의 '우방'이 아니게 됐다. 미국이 대한민국을 '혈맹'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에 대한민국도 언제든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내다 버릴 수 있는 카드로 취급 받으며 지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 우리도 국방력과 경제력을 저들의 덩치에 맞게 키워나가야 한다. 그래야 중국이든 미국이든 함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언제까지나 '북한'이란 변수에만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북한은 언제든 넉넉히 '흡수'할 수 있을 정도의 압도적 차이를 보여줘야 한다. 이미 경제력에서는 그 차이를 이뤄냈다. 문제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북한과의 비대칭적인 상황이다. 아무리 '현무 5'급 이상의 미사일로 핵무기에 버금가는 위력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핵무기 vs 재래식 무기'로는 상대하기 곤란하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미국의 '핵우산'이 언제까지 작동할지도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여차하면 미국이 나몰라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체 핵무장'만이 정답인데, 그럴 만한 군사력과 경제력이 뒷받침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핵무기 보유를 선언함과 동시에 전세계는 그 빌미로 대한민국을 감시하고 통제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답은 하나다. 핵무기 없이 '세계 군사 순위 5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핵무기든, 그 이상의 무기도 대한민국이 스스로 원하면 언제든지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막강한 실력을 키우는 일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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