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꼬마 만복이 - 안도현 동화집 저학년 읽기대장
안도현 지음, 정호선 그림 / 한솔수북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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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꼬마 만복이> 안도현 / 한솔수북 (2014)

[My Review MMCCXCVII / 한솔수북 17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스물여섯 번째 리뷰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쓰던 시인 안도현 동화집 <시골 꼬마 만복이>다. 이 책의 공간적 배경은 '시골'이다. 건물들이 빽빽하고 사람들이 수북한 '도시'의 정경에 익숙한 요즘 어린이들에게 '시골'은 별다른 공간으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시골조차 최근에는 점차 높다란 아파트가 들어서고 공장부지와 상업용지가 대규모로 들어서면서 점차 옛날 정겨운 풍경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깊고 깊은 시골마을은 인구가 감소하여 60~70대가 '청년회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고령화 되었단다. 이들도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할텐데, 전통적인 '농업'이나 '어업', '축산업'만으로는 산업경쟁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선진국들처럼 점점 대규모 경영식 농장이 들어서야 겨우 먹고 살만한 수준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커다란 농장식으로 경영을 하게 되면 사람의 일손보다는 '기계'가 일손을 대신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우리가 낭만적으로 생각하던 '시골 풍경'은 더는 구경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AI가 사람을 대신하게 되는 세상이 도래하면 또 시골은 어떤 풍경으로 바뀌게 될까?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시골 꼬마 만복이> 관점 포인트 : 이 책이 2014년에 초판이 출간되었으니 벌써 10년의 세월이 훌쩍 지나버렸다. 으레 하는 말로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괜한 것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서문에 적혀 있는 '지금 어린이들의 부모 세대가 겪었던 어린 시절 이야기'에 적혀 있던 10대 어린이조차 26년 현재에는 20~30대 청년이 되었고, 이들의 부모 세대들도 40~60대가 되어 버렸을 것이다. 그러니 이 책에서 묘사된 '시골 풍경'은 대한민국의 196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의 고풍스런 풍경일 뿐, 현재 어린이들이 시골이란 곳을 찾아가봐도 파란 하늘과 푸른 초원, 그리고 그곳에서 뛰어놀던 풀벌레들은 찾아보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물론 잘 찾아보면 방아깨비, 메뚜기, 꿀벌, 제비 등을 찾아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허나 야생 꿀벌은 말할 것도 없고 '양봉 꿀벌'조차 기후변화로 인해서 '개화시기'가 현저히 바뀌어서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고, 제비는 정말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우리 나라를 찾아오지 않는 귀한 철새가 되고 말았다.

또한, 어린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신 고향으로 방문했더라도 그곳이 '시골'일지는 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그곳에서 동네꼬마 아이들과 하루종일 뛰어다니며 놀던 풍경은 더더욱 찾기 힘들 것이고 말이다. 전국이 '저출산 고령화 문제'로 인해 인구절벽을 체감하고 있는 지금 수도권에서조차 학교 교실에서 한 반에 30명을 채우지 못하는 학년이 부지기수라고 한다. 과거 70~80년대 한 학년당 15개 학급을 운영하며, 한 학급에 70~80명으로 정원초과하여 교실에서 수업 받지 못하고 복도에 나가서까지 수업을 들어야 할 정도였던 '과밀 현상'이 새삼 추억속에서 정겹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그래서 시골에서조차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수도권에서도 골목에 뛰어노는 아이들이 없는 판국이니 말이다.

이런 상황이니 요즘 어린이들이 이 책을 읽고 '부모 세대', 아니 '조부모 세대'의 정겨움을 공감할 수 있을까? 이제 태어난 지 6개월이 지나가는 내 어린 조카 때문에 새삼스럽게 '어린이책'을 다시 뒤적거리고 있는데, 이 책을 읽어주면 'SF공상과학소설'을 읽어주는 격이 될 것 같다. 먼 미래로 떠나는 것이 아닌 머나먼 과거 여행을 떠나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나가는 글 : 시인이 쓴 동화는 '철학적 깊이'를 담고 있기 마련이다. 안도현의 <연어>를 읽고 있으며 '회귀 본능'을 갖고 있는 연어의 삶과 고난, 그리고 죽음에서 깨달을 수 있는 깊은 여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작가가 쓴 <시골 꼬마 만복이>도 그렇다. 우리네 어린 시절은 자연속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었고, 수많은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며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정서를 발달시킬 수 있었다. 누가 가르쳐주는 것도 없이 말이다. 그렇게 '자연''또래 친구'가 인생의 스승 역할을 대신하면서 뛰어놀면서 배우는 정겨운 풍경을 자아냈던 것이다.

하지만 급속도로 발전한 '산업화'로 인해 도시인구는 급격히 늘어난 반면, 시골인구는 급격히 줄어들게 되었다. 이른바 '이촌향도 시대'였던 것이다. 그걸 안도현 시인은 점점 잊혀지는 아름다운 풍경이라 여기고 이 책 <시골 꼬마 만복이>를 통해서 기억속에서나마 잊지 않게 하려고 애를 썼다. 허나 10여 년의 세월이 흐른 26년 현재에는 더는 그런 '시골 풍경'을 찾기 힘들게 되었다. 아이들도 산과 들로 여기저기 뛰어놀지 않고 아파트단지에서 학교로, 학교에서 학원으로, 그리고 밤늦게 다시 아파트숲으로 되돌아오는 바쁜 나날을 보낼 뿐이다. 더구나 방학을 맞으면 시골로 가기보단 '해외여행'을 떠나 더 넓은 세상으로 눈을 넓히러 떠나곤 하니 '정겨운 시골 풍경'을 어릴적 추억으로 간직하는 어린이는 더더욱 없을 것이다.

딴에는 '소꿉놀이'하는 어린이도 없는 듯 싶다. 마당에서 나무와 돌로 살림살이를 장만하고 흙으로 밥과 반찬을 마련해서 너는 엄마하고 나는 아빠해서 어설픈 어른 흉내를 내던 동네꼬마들이 요즘에도 있기는 할까? 그렇게 어릴 적에 '소꿉놀이' 좋아하던 내 여동생도 느즈막히 딸아이를 낳고서 힘겨운 육아생활에 하루하루가 고되서 지쳐 나가떨어져 매일매일 울먹이고 있는중이다. 그런 내 조카가 조금 더 커서 '소꿉놀이'하고 있는 정겨운(?) 풍경을 기대할 수 있을까? 수십 만원대 '전동 조리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플라스틱 채소와 과일 세트를 장난감 칼로 썰어대며 '경력'을 쌓아 케이크와 쿠키를 오븐에 구워내는 '파티쉐'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을 보며 주방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상상'이 더 쉽게 연상되는 건 왜일까?

그래도 적어도 난 이 책속에 등장하는 '만복이'처럼 놀면서 자랐다. 앞으로 10년 뒤에 초등학생이 된 내 조카에게 이 책을 보여주면서 "외삼촌과 너희 엄마가 어릴 적에 만복이처럼 놀면서 자랐단다"하고 추억을 이야기해줄 수 있길 바란다. 정말 대한민국이 빠르게 변하고 있구나 실감하는 책이었다.

#리뷰 #시골꼬마만복이 #안도현 #한솔수북 #시골풍경 #어린이책 #정서함양 #책이있는구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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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 산책 1960년대편 3 - 4·19 혁명에서 3선 개헌까지 한국 현대사 산책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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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 산책 1960년대편 3 : 4·19 혁명에서 3선 개헌까지> 강준만 / 인물과사상사 (2025)

[My Review MMCCXCVI / 인물과사상사 38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스물다섯 번째 리뷰는 우리가 살았고, 지금도 살고, 앞으로도 살아갈 테지만 누구도 이렇다 말 못하는 대한민국 현대사를 조명한 <한국 현대사 산책 1960년대편 3>이다. 그도 그럴 것이 꽤나 민감한 주제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세월이 지난 '이승만 정권'에 대해 논하는 글을 올렸더니 금세 '반박댓글'이 달리며 대뜸 힐난조로 대거리를 하는 경험을 심심치 않게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60년, 70년대를 리뷰하다보면 또 올라올 것이다. 뭐 걱정할 것은 없다. 다양한 의견은 언제든 환영이니까. 다만 자신이 믿고 있는 신념에 '근거'라도 제대로 밝히면서 댓글을 달아줬으면 좋겠다. '어느어느 책의 어디쯤에 있다', 또는 '그 책도 읽지 않고 무식하게 글을 쓰느냐'는 식이 아닌, 댓글 하나만으로도 '설득'이 될 법한 명쾌한 근거로 달아줬으면 싶다. 나는 5000자가 넘는 리뷰를 썼는데 고작 댓글 달면서 '성의'도 없다면 답하기도 귀찮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줬으면 좋겠다. 당신이 쓴 댓글이 존중 받고 싶다면 내가 쓴 리뷰도 존중해주는게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한국 현대사 산책 1960년대편 3> 관점 포인트 : 3권은 1960년대 '박정희 정권'을 총정리하는 내용이었다. 아시다시피 '박정희 정권'은 70년대에도 쭉 이어지기 때문에 60년대편 3권으로 마무리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지만, '중간선거의 개념'으로 이해를 하면서 리뷰를 쓸 작정이다. 강준만 저자가 쓴 책내용도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강준만 저자는 대한민국의 60년대를 한마디로 '기회주의 공화국'이라고 평가했다. 기본적으로 '박정희 정권'은 5·16 군사쿠데타로 출범했기 때문에 다분히 '폭력성'을 담고 있는 정권이었다. 군인 출신 정치인이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성향이다. 그런 탓에 '박정희 정권'은 부족한 권력의 정당성을 '국력 신장'에서 찾으려 무던히도 애를 썼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60년대는 '이승만 정권의 실패'로 인해 아무런 밑천도 없이 시작하는 허허벌판이었고,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기적'을 보여줘야만 했다. 그래서 국민들은 혼란보다는 안정을 택했고, 비록 '군사정권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박정희 정권이었지만, 부당하게 취한 권력이라하더라도 '먹고 살게만' 해준다면 뭐든 다 해줄 수 있다는 정서가 밑바탕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정희 정권이 추구했던 것이 '수출'이었다. 경공업에서 시작해서 중공업까지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은 70년대에 접어들어서지만, 일단은 '산업역군'을 육성해서 뭐라도 외국에 팔아서 달러를 벌어올 수 있다면 다하겠다는 분위기였다. 그야말로 '하면 된다'는 분위기가 사회 전체에 팽배했고, 박정희 정권은 이를 간파하고 적극 활용하였다. 그렇게 첫 호황을 누린 것이 다름 아닌 '가발 수출'이었다. 한국인들의 꼼꼼한 손놀림으로 만들어진 가발을 미국에서 엄청난 호황을 누렸고, 그 때문에 박정희 정권은 짭짭할 수익을 챙길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만족할 수는 없었다. 더 큰 건수가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서 '차관'이 필요했는데, 아직 '개발도상국'이라는 딱지도 받지 못한 처지였기 때문에 그 어떤 나라도 대한민국에게 쉬이 '차관'을 빌려주는 나라가 없었다. 이때 마침 미국은 '베트남의 공산화'를 막기 위해서 별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공산세력의 남하를 막고, 견제하기 위해서 '한일 협력'이 절실한 분위기였다.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서 미국은 '박정희 정권'을 엄청 압박하기도 했지만, 식민치하의 굴욕을 아직도 잊지 않은 국민들의 반대가 너무 강했기 때문에 아무리 '박정희 정권'이라고 하더라도 어물쩍 '한일협정'에 사인을 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이때 '로스토의 경제성장 5단계설'이 대한민국 국민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쉽게 정리하면 '가난한 나라''경제성장'을 위한 발전단계를 차근차근 밟아나가면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메뉴얼을 보여준 셈이었다. 이제 막 경제성장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던 대한민국에게 솔깃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었고, 실제로 로스토는 방한을 하고 강연장에 모인 청중들에게 대한민국은 '가능성이 있다'고 설파했단다. 이는 박정희 정권이 사전에 '로스토'와 싸바싸바한 결과였지만, 결과적으로는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디딤돌이 되었다는 것은 분명했다.

이제 경제성장을 하기 위한 사회분위기 조성은 완성했다. 그래도 여전히 돈이 부족했다. 당시 대한민국 국민의 '저축율'은 세계 꼴지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들이 사업을 하려고 해도 '사업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없어서 경기를 끌어올릴 수 없었던 것이다. 여전히 '차관'이 필요했다. 이때 박정희 정권은 '한일 국교 정상화' 카드를 꺼내든다. 과거 일제식민지 청산을 하기 위해서라도 일본에게 '사죄''배상'을 받아야 마땅했는데, 이 참에 해결하자는 것이었다. 말은 맞는 말이지만, 해방된 지 15년이 넘도록 일본은 제대로 된 사죄는커녕 '한일합방(?)'은 한국이 원해서 한 것이기 때문에 배상금은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딱 잡아떼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은 떨떠름했던 것이다. 그런데 상황이 묘하게 바뀌었다. 일본의 뒤에 있는 '미국'이 한일협정을 강제로라도 맺으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공산세력의 확대'가 자명한 상황에서 일본이 한국과 협력하지 않고 버틴다면 미국의 눈밖에 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그렇게 일본은 한국과 한 테이블에 앉을 수밖에 없었고, 한국도 이 참에 사죄는 둘째치고 '배상금'을 받아내자는 목표로 협상에 나섰다.

그러나 일본은 끝까지 '배상금'은 절대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승만 정권 때에도 일본에게 70억 달러 이상의 엄청난 배상금을 요구했기 때문에 일본은 딱 잡아뗐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정희 정권은 좀 달랐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외자 도입'이 절실했기 때문에 '배상금'이든 뭐든 간에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척이 없는 협상에서 '저자세'로 나갔고, 결국 '3억 달러+a'를 차관의 성격으로 받는 것으로 한일간 과거사 청산에 합의해버린 것이다. 30억 달러도 아니고 고작 3억 달러다. 국민들은 '졸속' 협상이고, '굴욕'적인 합의라면서 박정희 정권을 타도하는 시위를 벌였지만, 박정희 정권 아래 '국회 비준동의안'이 통과되면서 협의는 이루어지고 말았다.

나가는 글 : 여기서 강준만 저자는 박정희 정권의 '기회주의적인 면모'를 확언한다. 박정희가 학생운동을 막기는커녕 부추기고 있는 지식인들에게 성토를 하며 불같이 화를 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박정희는 이들 지식인을 '기회주의자'라면서 매도한다. 평소에는 정권을 지지하고 돈맛을 알아버린 학자나부랭이들이 나라가 망하는지도 모르고 시위나 하고 있는 학생들을 말리기는커녕 지지선언을 하고 나서자 박정희 정권은 이들을 '기회주의자 지식인'으로 낙인을 찍어버렸기 때문이다. 강약약강의 대명사가 바로 '기회주의' 아니겠는가? 그런데 박정희 정권은 어땠나? 미국에 맞서 '대한민국의 이익'을 지키고 동시에 '대한민국 주권자'인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물심 양면에서 불철주야 노력하기는 했나?

주한미군에 의해 강간을 당한 이른바 '양공주'를 묘사한 영화 <7인의 여포로>'상영금지' 시켰다. 표면적으로는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에 의해 포로로 잡힌 7명의 여인들이 중공군에 의해 강간을 당할 위기에 처하자 인민군이 등장해서 구조를 받고, 7명의 여포로들은 나중에 국군에 의해 탈출에 성공하고 무사 귀환하게 되는 전쟁영화였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되었던 것이 바로 중공군에게 강간 당할 위기에서 구조를 받은 인민군을 향해서 "정말 멋진 사나이들!"라는 표현을 문제 삼아서 북한을 찬양하고 국군의 위상을 추락시켰다면서 '반공법'을 적용했던 것이다. 듣다 보면 그럴싸하지만, 대한민국 여성이 위기에 처했을 때 '국가'조차 외면해버리는 것이 주된 핵심 포인트 아니겠는가? 국가가 나서서 '보호'해주지는 못할망정 대한민국 여성을 보호한 '당사자의 소속'을 문제 삼아 상영금지를 시키는 짓이 치졸한 행동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냔 말이다. 차라리 당시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솔직히 밝히고 지금은 약소국이라 설움을 면치 못하겠지만, 더욱 부강한 나라를 건설해서 이런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게 하겠다는 '대국민 연설'을 했더라면 정말 멋진 정권이 되지 않았겠는가. 근데 박정희 정권은 그런 멋진 정권이 되길 포기했다. 실제로 주한미군이 저지른 온갖 범죄에 애꿎은 국민들만 피해자가 되었고, 국가는 희생을 강요하기 바빴다. 무려 연간 1300여건 이상의 범죄였단다. 그런데 박정희 정권은 '피해자 탓'만 하면서 강자인 미국 앞에 꼼짝도 못하고 당하고만 있었다.

'한일 국교 정상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강자인 일본에게 당당하게 요구하기에 앞서 '정권 유지'를 위한 당장의 이익만을 바라봤고, 그것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민족적 자존심까지 내던지고 말았던 것이다. 박정희가 한일협상 과정에서 일본측의 '다케시마 발언'에 당당한 대안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그저 "수교 협상을 해결하기 위해 독도를 폭파시켜 버리고 싶다"는 발언을 했다는 점도 '기회주의의 면모'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어려운 일은 피하고 쉬운 일을 하겠다는 판단 아니겠는가. 훗날 '월남 파병' 문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뒷전이고 곤란에 처한 미국을 상대로 '쉬운 돈벌이' 수단으로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의 피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대한민국 군인의 목숨값을 비싸게 받아내지도 못했다. 미국이 고용한 필리핀군과 태국군보다 1/3에 해당하는 헐값을 받고 파병 합의를 했기 때문이다. 월남전에 파병한 미군, 그 다음으로 많은 수의 '대한민국 군인'을 보냈는데도 말이다. 이게 '혈맹'이라고 부르짓는 미국과 한국 사이에 벌어질 수 있는 일이냔 말이다. 그런데 여기에도 박정희 정권은 침묵했다. 그런 차별을 당하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박정희 정권의 명암은 극명하게 갈린다. 배고픈 국민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경제성장'을 실현시킨 구국의 영웅으로 추앙받으면서도, 자신의 정권 연장을 위해서 '3선 개헌' 카드까지 꺼내들고, 자신에게 반기를 드는 '민주세력 탄압'에 무시무시한 잔인성을 동시에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박정희를 찬양하는 부류가 있는 반면, 그저 민주주의를 탄압한 군사독재자라는 극과 극의 평가가 대립하고 있다. 역사가들 사이에서도 '경제성장의 위업'은 인정하는 바다. 하지만 경제성장을 내세울 수밖에 없었던 '불안정한 정권 유지'를 위해 경제 이외의 다른 모든 것을 파괴해버린 원흉으로 보면서 극명하게 갈리는 평가를 내리기 때문이다. 과연 박정희 정권은 어떻게 평가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리뷰 #한국현대사산책 #강준만 #1960년대 #인물과사상사 #경제발전 #민주주의탄압 #책이있는구석방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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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무한 - 지식과 지혜를 실천으로 이끄는 마음 여행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개정판)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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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무한 : 지식과 지혜를 실천으로 이끄는 마음 여행서> 채사장 / 웨일북 (2024)

[My Review MMCCXCV / 웨일북 4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스물네 번째 리뷰는 채사장의 지대넓얕 완결판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무한>이다. 어린이들이 공부를 하기 싫어하는 때가 언제일까? 물론 공부가 적성이 아닌 것을 깨달을 정도로 성적이 바닥을 칠 때가 가장 많겠지만, 그 이전에 성적이 바닥을 치게 만드는 원인을 분석하다보면 '공부를 해도' 할 수 있는 게 그닥 없을 때 가장 하기 싫어한다. 대한민국의 교육열은 전세계가 알아준다. 때론 노벨상을 가장 많이 받은 유대인들의 교육법과 가장 선진적인 교육시스템을 구축했다는 핀란드인의 교육법에 비추어 대한민국의 교육시스템을 비교하기도 하지만, 사실상 비교가 되지 않는다. 초중고 교육시스템만큼은 대한민국이 '넘버 1'이다. 그런데 일류대학에 들어서면 상황이 달라진다. 입학까지는 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대한민국 학생들이 대학입학과 동시에 돌연 '취업전선'에 뛰어들기 때문이다. 그 결과 엄청난 스팩을 쌓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쌓은 '최고 수준의 스팩'을 어디에 써먹을 데가 없다. 왜냐면 대기업에 입사를 하든, 공무원에 취직을 하든, 그곳에서 필요한 '부속품'으로 전락하고 말기 때문이다. 사실 대기업과 공무원만큼 '관료주의'에 찌들어 있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상명하달'식의 명령체계에 길들여지고, 전체를 볼 줄 아는 능력은 불필요하고 '부분적으로만 천재적 능력'을 발휘하는 부속품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의대나 로스쿨에 들어가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전문 분야에만 재능을 발휘할 뿐, 그 외에 불필요한 지식은 '일반인'보다 못한 절름발이로 전락하고 만다. 마치 <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하는 천공성 라퓨타 지식인처럼 말이다. 채사장이 말하는 '지적 대화'는 그런 것이 아니다. 저들끼리만 대화가 가능한 '현학적인 지식'을 불필요하고, 달을 가리키는 현자의 깊은 뜻은 이해하지 못한채 '현자의 손가락'에만 집중하는 고지식한 인물이 되어서도 곤란하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지혜와 그 지혜를 말과 행동으로 표현하고 실천할 줄 아는 지식인이 되길 바랄 뿐이다.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무한> 관점 포인트 : 그간 1권과 2권에서 '지식의 일반성'을 설명하고, 0권에서는 '지식의 보편성'을 설명했다면, 이 책 '무한'에서는 '지식의 실천성'을 강조했다. 지적 대화를 위해서 '지식'을 깨달으라고 그토록 강조하는 것 같더니 왜 이제와서야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일까? 그건 행하지 않는 앎은 아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몰라서 행동할 수 없을 수는 있어도, 알고 있는데 행동하지 않는 것은 깨달음을 얻지 못한 것이라고 역설하는 것이기도 하다. 때로는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엄혹한 사회를 살면서 눈에 띄는 행동을 하는 것보다 그저 '중간'만 하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던 시절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이 그런 '중간'만 하면 충분히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사회이던가? 적어도 그런 엄혹했던 시절은 이미 멀리 지났다. 그런데도 왜 '지식인'이 넘쳐나는 사회인데, 바람직한 행동으로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는 사람들이 드문 사회가 되었을까? 아니 오히려 '찌질이'가 더 많고 비겁하다 못해 '겁쟁이'가 넘쳐나는 사회가 되고 말았다. 더구나 '지식인'을 자처하는 이들조차 저들만의 천국을 만들고 유지하려 애쓸뿐,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앞장서서 한 목소리를 내는 이들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이 문제는 비단 우리 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세계가 모두 그런 '딜레마'에 빠져 있고 정말 못난 찌질이와 겁쟁이들이 '극우사상'에 빠져서 오직 '저들만의 이익'을 놓지 않으려 우매한 군중을 악용하려 드는 꼴을 보고 있으면 정말 답답할 노릇이다. 더 나쁜놈들은 '사실'만 강조하면서 착한 사람을 음해하고 자리에서 끌어내린 뒤에 '권력'을 차지한 뒤에는 뒷구녕으로 온갖 해로운 짓만 골라서 몰래몰래 해 처먹으려는 '암적인 존재들'이다. 이를 테면, '청렴결백'하다고 소문난 사람의 뒷조사를 해서 조그만 실수를 부풀려서 "거짓은 나쁜 짓인데, 청렴결백하다는 사람이 거짓을 행했으니 나쁜사람이다. 이런 나쁜사람이 공직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프레임을 씌워서 공직에서 쫓아내는데 성공하고, 저들이 그 자리를 뺏은 뒤에 몰래몰래 더 나쁜짓을 하고서는 '내부고발'로 들통이 났는데도 뻔뻔스럽게 '명백한 근거'도 없고, '절차상 문제'도 많고, 공직에 쫓겨난 '사적 복수심' 때문에 저지른 음해이니, 사법부의 판결이 날 때까지 '무죄추정의 원칙'을 내세워 시간을 번 뒤에, 뒷구녕으로 '증거 없애기', '거짓 왜곡 일삼기', '항소, 항고, 불복 이어가기', 그러면서 슬슬 '나만 나쁜놈이 아니라 저놈도 나쁘다'는 물타기를 시도하며 우매한 군중들을 더욱 혼란에 빠지게 만들고, '유언비어', '가짜뉴스'까지 대량살포하면서 정국을 흔들고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들다가, 결국에는 '음모론'까지 앞세워서 사회갈등을 부추겨서 폭동이나 전쟁이 일어나길 바라는 천인공노할 짓을 서슴지 않는 부류까지 나오는 판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이 있다면 바로 '지적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지식을 쌓는 것이다. 인문학적 지식은 쌓으면 쌓을수록 똑똑해진다. 똑똑해진다는 것은 '거짓선동'에 쉽게 부화뇌동하지 않고, '음모론'에 빠지지 않으며, 겉으로 드러난 '사실'보다 그 속에 감춰진 '진실'을 꿰뚫어볼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얘기다. 지금 현재 대한민국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본질은 국민이 당연히 누려야 할 '참정권'이 훼손되었다는 점에서 명백한 '주권 침해'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널리 알리고 부당하게 침해당한 '주권'을 되찾기 위해서 '재선거'를 외쳤던 젊은이들의 용기에 우리는 박수를 보내야 한다. 그런데 정작 그 박수갈채를 받아야 마땅한 젊은이들은 쫓겨나고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내란당과 내란동조세력, 그리고 돈벌이에 눈이 먼 유튜버들의 '음모론'까지 내세우며 사회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이들을 막을 사람은 대통령이나 여당 정치인이 아니다. 행정부나 입법부에서 해결할 일이 아니라 '선거관리위원'이라는 독립적인 기관이 저지른 잘못이니, 그들에게 책임을 묻고 따져야 할 일인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현행 법에는 이들을 처벌한 조항이 마땅히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한단 말인가? 가장 유력한 방법은 '개헌'을 하는 것이다. 선거관리에 책임 져야할 사람에게 죄를 묻고 벌을 줄 수 있게 '법안'을 만들어야 한단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또 문제가 발생한다. 법을 누가 만드는가? 입법부 소속의 '국회의원'이 만든다. 여당과 야당의 국회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개헌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곤란한 일이 발생했다.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는 내란세력들이 '방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들이 선동을 한 목적이 바로 '내란'이기에, 정국이 안정화되는 정당한 절차마저 '시비'거리로 삼고 음해공작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나가는 글 : 자, 이제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정치인들은 직접적으로 나서기 곤란하다. 더러운 싸움을 하다 '똥물'이 튀면 함께 더러워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미 더러워진 '내란당'은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고 똥물에서 난장을 벌이겠지만, 깨끗한(?) 정당에서 애써 나서서 똥물을 뒤집어 쓸 필요까지는 없다는 말이다. 그렇게 진흙탕 싸움이 벌어진다면 애초의 '본질'은 사라지고 '정쟁싸움'만 부각되어 해결할 수 없게 된다. 그럼 누가 나서야 한단 말인가? 바로 '실천하는 지식인'들이다. 지식이 무엇인지 깨달은 사람은 '본질'을 볼 줄 안다. 그리고 진흙탕 싸움에 발을 들이는 어리석은 짓도 하지 않는다. 애초에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진 사람과 무슨 '지적 대화'가 가능하단 말인가. 그들과 대화를 나눌 필요가 없다. 대화가 아닌 오직 '실력행사'뿐이다. 저들의 '거짓''모두의 진실'로 덮어버리고, 저들의 '어둠'을 밝은 빛을 발하는 '명백한 진리'로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다. 맞불집회 같은 건 하지 않아도 된다. 미친 놈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진 족속들에게는 '공권력'을 투입해서 '강제해산'시키는 방법이 가장 좋다.

지적 대화가 가능한 이들이 해야 할 일은 투입되는 '공권력'이 흠집을 받지 않도록 지지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다. 가짜뉴스를 퍼나르는 이들의 허점을 파고들어서 그들이 주장하는 '사실'의 앞뒤 맥락의 '근거 없음'을 밝혀내서 진실을 밝히는 일을 ㅁ부단히 해야 한다. 겉으로 드러난 '사실'만 보아서는 그들의 행동에 흠잡을 수가 없다. 선관위의 명백한 잘못으로 '투표용지 부족사태'가 벌어졌고, 이를 직접 겪은 이들의 '주권침해'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으니 '책임자 문책'과 더 심한 처벌을 명명백백히 따지기 위해서라도 선관위를 철저히 수색수사해야 한다. 그런데 현행법으로는 이런 사실이 모두 명백히 밝혀졌더라도 '재선거'는 어려운 일이고, 애초에 '부정선거' 주장은 투표를 행사한 대다수의 국민들을 모독하는 처사다. 국민들이 멍청해서 '부정선거'가 뻔한데도 그걸 (저들처럼) 눈치채지 못하고 '부정선거'에 동참했으니 멍청한 국민들이라고 놀리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냔 말이다. 이런 놀림을 받고도 가만 있을 것인가?

이 책 <지적 대화를 위한...>이란 제목을 다시 되새겨볼 때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전세계에 모범이 되는 선례를 남겼다. 그런데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몹쓸 행태에 의해 대한민국 '전체'에 대한 모독이 벌어지고 있다. 더구나 이들과는 '지적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가능성조차 없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지적 대화가 가능한 이들이 발벗고 나서서 '행동'으로 실제 보여주는 것이다. 당신이 '부정선거'에 앞장 섰는가? 그것도 아닌데 왜 그런 모욕을 당하고도 참고만 있는가? 그럼 대한민국 선거시스템 전체가 믿지 못할 정도로 '허술'했는가? 그렇다면 허술하게 관리한 '책임자'에게 시시비비를 따져라. 또는 일부 실수는 있었지만 큰 범주에서 보았을때 '공정선거'였지만,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는 지적을 명확히 하라. 이렇게 행동에 나서줘야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활개를 치지 못한다. 그들 몇몇이 일으킨 소란으로 대한민국 전체가 혼란에 빠지고 정쟁에 빠뜨려 국가존망의 위기까지 불러올 참인가? '부정선거'를 외치는 자들이 바라는 것이 대한민국을 망하게 만드는 것인데도 말이다.

이 책의 시리즈를 읽으며 누누히 '아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실천가'가 되어야 비로소 끝을 낼 수 있다고 말했는데, 마지막 권인 '무한편'에 와서야 그런 내용이 직접적으로 담겨 있어서 무척 반가웠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도 누누히 강조했던 말이기도 하다. 지식은 달달 외우는 것으로 만족해선 안 된다. 그런 지식은 배웠더라도 '뒤돌아서면' 금방 까먹게 된다. 그러니 지식을 배우고 익혔으면 '실천'해봐야 한다. 눈으로 익힌 지식은 금방 사라지지만 몸으로 깨달은 지식은 '경험'으로 축적되어 평생 간직할 수 있다고 말이다. 이 시리즈를 통해서 '인문학적 소양'을 원없이 배울 수 있었다. 이제 그렇게 쌓은 지식을 몸소 실천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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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제로 편 - 지혜를 찾아 138억 년을 달리는 시간 여행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개정판)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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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 : 지혜를 찾아 138억 년을 달리는 시간 여행서> 채사장 / 웨일북 (2019)

[My Review MMCCXCIV / 웨일북 3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스물두 번째 리뷰는 살면서 꼭 알아야 할 최소한의 지식을 읽으면 저절로 이해하게 만드는 신비한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다. 2020년에 이미 대히트를 친 책인데 무려 6년이나 지나서야 뒷북을 치는 나는 정말이지 책을 좋아하는 것이 맞나 싶을 정도다. 왜 나왔을 때 바로 읽으면 좋을 것을 한참을 지나고 나서야 정말 좋다고 호들갑을 떠는 것인지 모르겠다. 비단 책만 그런 것은 아니다. 남들 '서태지' 노래 좋다고 떼창 부르고 난리를 칠 때는 귓등으로도 안 듣다가 '서태지'가 해체하고 난 뒤에야 '나쁘지 않다'고 뒷북을 친 나다.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난 알아요'는 건너 뛰고 '환상속의 그대'를 즐겨부르기는 했다. 이렇게 난 '철 지난 책'을 참 즐긴다. 그래서 애초에 '고전'을 즐겨 읽는 것 같기도 하다. 암튼 이 책이 나를 사로잡은 까닭은 '인문교양적 지식'을 이토록 쉽게 풀어쓴 책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전지식이라는 것이 자칫 '현학적'으로 빠져들기 십상인데, 이 책은 고전지식이 담고 있는 정수를 너무 깊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너무 얕지도 않은 딱 적당한 '수준'으로 넓고 또 박식하게 풀어냈다는 점이 내 취향을 정조준했다. 나도 글을 쓴다면 이렇게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암튼 이번엔 '0편'이다. 지난 1, 2편에 이어진 책이면서 그보다 '앞선 지식'을 다루고 있는 책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 관점 포인트 : 1권과 2권이 고대이후 중세를 거쳐 근현대까지 이어진 지식의 흐름을 '경제', '역사', '정치', '과학', '예술', '종교' 등으로 줄줄이 풀어서 설명했다면, 3권이어야 할 이번 책은 '고대이전의 지식'을 다루고 있다는 의미에서 0권이라고 셈을 거슬렀다. 하지만 그 내용은 1권과 2권을 넘어 더욱 방대해서 '우주의 탄생'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무려 138억년 전부터 지금까지다. 얼핏 보면 <빅 히스토리>라는 책과 서술방식이 비슷한 듯 싶다. 하지만 그 내용은 다르다. <빅 히스토리>는 우리가 서술하는 '역사'를 인류가 남긴 기록으로 기준을 삼았기 때문에 문명이 발생하고 '문자기록'을 남길 수 있었던 5000여 년동안만 서술하는 한계를 뛰어넘어, 우주가 탄생한 시점인 '빅뱅'을 새로운 기준으로 삼아 지금까지 이어온 '과학적 서술'이 전부였다. 그래서 이 책이 전하는 의도는 하나다. 인류가 그토록 '만물의 영장'이라고 깝치며 하나뿐인 지구를 망가뜨리는 오만함을 버려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46억 지구의 역사를 봐도, 138억 우주의 역사를 봐도 불과 5000년 밖에 살지 못한 인류의 역사는 얼마나 쪼끄마하냔 말이다. 그러니 더는 깝치지 말고 겸손하게 살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 하지만 이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은 '경고'의 메시지가 아니라 인류가 밝혀낸 '고대이전의 지식'을 알아보고, 그 위대한 스승님들의 선견지명을 통해서 우리가 앞으로 논해야 할 지식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것을 깨닫고 무한한 지식의 세계에 흠뻑 빠져보라는 '권유'의 메시지가 선명하다.

이처럼 인류는 정말이지 위대하고 또 위대하다. '문자기록'으로도 남아있지 않은 '고대이전의 지식'을 인류가 어떻게 알아낼 수 있었을까? 당신은 누가 알려주지도 않은 지식을 스스로 알아낼 능력이 있냔 말이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 그걸 해내는 '위대한 인물'이 있다. 우리는 그분들을 존경하지는 않을지언정 '대단한 업적'을 남겼다는 사실만큼이라도 알아야만 한다. 물론 이 책의 시리즈에서도 누누이 말하는 것이지만, 그런 '지식'을 몰라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살아가는데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몰라도 살아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그런 '지식'이 왜 세상을 장식하고 있는지는 알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그 까닭은 우리 모두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이기 때문이다. 그게 왜 꼭 필요한 지식인지는 이미 1권에서 밝혔다. 당신이 내는 '세금'이 어떻게 떼이는지, 정부는 그 '세금'을 모아서 어디에 쓰는지, 궁금해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고물가의 시대'에 월급 받는 족족 '이세금 저세금'으로 다 떼이고 나면 한 푼도 남지 않는 통장잔고를 들여다보면서 궁금해하지 않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경지지식'을 시작으로, '역사', '정치', '과학' 순서로 주욱 관련 지식을 섭렵해보았다. 그렇다면 이런 '지식들의 원천'은 또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게 바로 0권에서 다룬 지식의 핵심 내용이다.

카를 야스퍼스는 인류의 지식을 '축의 시대'로 정리했다. 너무나도 위대한 스승들이 유독 '한 시대'에 동시다발적으로 전세계에서 등장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 수많은 제자백가들이 저마다의 논리로 세상을 설명했던 것처럼 석가모니, 예수, 소크라테스 등 위대한 사상가들이 정점을 찍듯이 '인류의 모든 정신적 기원'을 설명했고, 많은 이들이 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시기를 '축의 시대'라고 이름 붙였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위대한 스승들이 남긴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설명하고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깊은 사색에 빠져야 한다. 이토록 위대한 스승들이 남긴 지식을 파고 들어가고 싶은 욕망이 생기지 않는가 말이다. 생긴다면 왜 생기는지, 안 생긴다면 왜 끌리지 않는지 말이다. 그러다보면 결론은 하나다. 끌리면 당연히 '지식'을 파고 들어야 하며, 안 끌려도 필연적으로 '지식'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여기에 부정하고 싶은 분들도 많을 것이다. 끌린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지식에 파고 들어야겠지만, 하나도 끌리는 것이 없는 내가 왜 '지식'에 빠져 들어야만 하는지에 말이다. 그건 이미 당신이 답을 알고 있다. 당신은 몰라도 된다고 말하지만 온 세상이 '지식'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뭔 문제만 생기면 그 해답을 '지식'에서 찾으려 한다는 것을 눈치 챘을 것이다. 세상 어디에서 '전쟁'이 발생하고 '분쟁'이 벌어지며 '갈등'이 일어나게 되면 세계의 석학들이 저마다 '원인분석'을 하고 나름의 그럴 듯한 답을 내놓는 것을 뉴스나 신문, 인터넷을 통해서 봤을 것이다. 그렇게 당신이 몰라도 된다고 강력히 고집을 피우고 있지만, 그럴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나가는 글 : 그렇다고 세상 모든 지식의 원천을 다 알아야만 하는 걸까? 그걸 알 필요는 없다. 그럴 방법도 없고 말이다. 물론 이 책의 저자인 '채사장'처럼 박학다식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채사장도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다 알려고 할 필요는 없다고 할게다. 그저 '지적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의 '상식'만 갖추면 충분하다고 말할 것이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의 전문가가 대표로 나와서 뭐라뭐라 '설명'을 하고 '대안'을 제시할 때, 그것이 옳고 그른 것인지 '판단'할 수 있을 정도의 상식이면 충분하다고 말이다. 이 책은 그 정도의 지식을 '상식'으로 담을 수 있을 정도만 담고 있다. 더 깊이 다루지도 않는다.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한다. 바로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서 발현한 문제 말이다. 그 정도의 '상식'을 갖추었다면 충분히 만족하고 더는 지식을 배우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멈출 것인가? 아님 좀 더 깊은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로 삼고 지식축적의 기회를 최대한 살려보려 애쓸 것인가? 개인적으론 후자였으면 싶다. 지적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상대의 깊이'를 쉬이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부분 '얕은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골든벨'을 울리듯 단편적인 정답만 달달 외우고 있을 뿐, 그 정답에 대해서 논할 충분한 '지식'을 갖추지 못해서 더 깊은 대화를 회피하곤 한다. 그런 까닭에 일상생활에서 '지적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를 찾기란 정말 가물에 콩나듯 만나기 힘들다. 그래서 만날 만나서 '날씨 애기'만 나누고, 지난 번에 봤을 때보다 조금 더 예뻐졌냐는둥, 더 날씬해졌다는둥, 밥은 뭘로 먹을래와 같은 얘기만 줄창 나눌 뿐이다.

1권, 2권도 그랬지만 이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에서 달달 외울 지식은 하나도 없다. 읽으면 어느 정도 바로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설명이 되어 있지 않느냔 말이다. 그렇기에 지식을 달달 외우지 않아도 술술 말이 되어 나올 수 있게 해주기에 참 유용한 책이다. 그럼 어떻게 해서 지식이 술술 나올 수 있을까? 그건 '맥락'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인류가 쌓은 지식을 '하나의 흐름'으로 보고, 그 '흐름'을 따라가다보니 저절로 '지식'이 쌓이게 되는 방식이란 말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이해한 지식으로 '또 다른 지식'을 유추해낼 수 있지도 않을까? 그게 바로 '지적 대화'다. 그걸 나눌 수 있는 사회가 '문명사회'인 것이다. 그 사회에서 사는 이들을 '문명인'이라고 부르고 말이다. 그래서 고대부터 지식인들은 하나같이 모두 '독서'를 즐겼다. 근대 이후 '진화론'을 믿지 않았던 교양인들이 '진화론'을 비판하기 위해서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을 사서 읽고 저마다의 논리를 내세워서 '진화론'이 틀렸음을 주장했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이 해야할 모습이 아닐까? 전세계가 인정하고 극찬하는 선진국인 된 대한민국이다. 그런 나라에 살면서 '지적 대화'를 나눌 최소한의 지식조차 쌓지 않는다면 부끄러울 것이다. 전세계 사람들이 저마다의 논리로 대한민국을 살기 좋은, 첨단기술이 일상인, 민주주의가 교과서처럼 운영되는 꿈의 나라라고 극찬하는데, 그에 걸맞는 '지적대화'로 답변을 해야 하지 않겠느냔 말이다. 출간한 지 6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꼭 읽어야 할 책이 바로 이 책이라 여겨진다. 다음에 '무한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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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10 - 만화
장성락(REDICE STUDIO) 지음, 추공 원작, 현군 각색 / 디앤씨웹툰비즈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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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10> 장성락(Redice Studio) / 추공 / 현군 / 디앤씨웹툰비즈 (2024)

[My Review MMCCXCIII / 디앤씨웹툰비즈 10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잡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백스물두 번째 리뷰는 드뎌 밝혀지는 군주와 지배자들 간의 전쟁의 실체, 그리고 그들이 짜놓은 판에서 치고 받고 싸우는 '인간끼리의 전투'가 벌어지는 <나 혼자만 레벨업 10>이다. 사실 '나혼렙'의 스토리는 제주도 레이드가 성공적으로 끝나고 성진우가 대한민국 '국가권력급 헌터'로 사실상 등극하면서 판이 급변하게 된다. 이것이 '원작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헷갈렸던 대목이다. 갑작스레 '군주'들이 등장하고 '지배자'들이 안배한 '광휘의 파편'들이 국가권력급 헌터들의 실체였다는 등 도무지 짜여진 판이 어디까지일지 쉽사리 가늠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애니메이션과 웹툰까지 다 읽게 되었지만, 솔직히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은 대목이긴 하다. 군주와 지배자들이 서로 전쟁을 벌이는 것은 그렇다치고, 왜 그들이 '그들만의 전쟁터'로 지구를 골랐고, 몇 번이나 멸망한 세상을 다시 되돌려 싸우고 또 싸우는 것인지 당췌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안배가 오직 '성진우 헌터'의 위대함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장치였고, 그뿐이라는 해석만으로 결코 만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리뷰를 시작한 까닭도 바로 이런 해석을 더 뒷받침할 것이 있는지 파악해보기 위해서였다. 그럼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나 혼자만 레벨업 10> 관점 포인트 : 일본 헌터협회장 마쓰모토 시게오의 계략은 '제4차 제주도 레이드'에서 한국의 S급 헌터들을 몰살시키고 일본 헌터협회가 '선심'을 쓰듯 일본의 S급 헌터들을 급파해서 제주도 상의 '던전 브레이크'를 해결한 뒤에 대한민국을 다시 일본의 발아래 두겠다는 것이었다. 그런 의도로 한국의 S급 헌터들의 실력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3 대 3 대결'을 제안했고, 이 대결에서 대한민국 10번째 S급 헌터인 '성진우'의 존재를 잘못 파악하고 '개미왕'의 출현을 예상하지 못한 마쓰모토는 '야욕'을 뽐냈지만, 결과적으로 대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일본 헌터협회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듯 조종이 가능했던 '발검길드의 고토 류지'가 개미왕에 의해 살해 당하고, 10명의 참가자 가운데 무려 7명이나 사망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한국은 S급 힐러인 민병구 헌터만이 사망했을 뿐이고, 나머지 5명의 S급 헌터들은 '성진우 헌터'의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생환하게 된다. 이에 마쓰모토의 계략은 대실패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제주도 레이드가 일단락이 된 뒤에 일본에 어마어마한 S급 게이트가 생성되었고, 일본에서 가장 강했던 '고토 류지'가 사망했고, 가장 강력했던 '발검 길드'까지 거의 궤멸 상태가 되었기 때문에, 사실상 '던전 브레이크'와 함께 일본은 멸망할 수밖에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일본 헌터협회장 마쓰모토는 이를 해결할 능력이 전혀 없고 말이다.

그래서 부랴부랴 발검길드의 부마스터였던 '스기모토 레이지'는 한순간에 7명의 S급 헌터를 잃어버렸지만 그대로 앉아서 일본의 멸망을 지켜볼 수는 없었기에 발검길드장이 되어 무능력하고 '비열한' 마쓰모토 협회장을 대신해서 러시아 헌터인 '유리 오를로프' 섭외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인다. 하지만 11명에서 7명이 사망한 발검길드다. 고작 4명의 S급 헌터만으로 거대한 S급 게이트의 '던전 브레이크'를 막을 수는 없다. 그래서 일본의 남아 있는 S급 헌터들을 다 모았고, 일본 2위 길드인 '암귀길드'를 비롯해서 외국에서 섭외한 헌터까지 겨우 15명의 S급 헌터로 '던전 브레이크'를 막아보려 했다. 허나 S급 게이트에서 쏟아져 나온 마수는 거대한 '거인형 마수'였다. 모두 31마리. 던전 브레이크로 뛰쳐나온 거인형 마수들은 도쿄를 시작으로 사방팔방으로 진격해 나갔고, 그야말로 일본 전역을 복구 불가능할 정도로 파괴해버렸다. 거기다 S급 게이트가 '던전 브레이크'해버리자 동시다발적으로 A급 이상의 게이트들이 일본 전국에 발생해버렸고, 거인들을 처리하는데 S급 헌터들이 쏠려버리자 게이트를 닫지 못해 '연쇄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나버린 것이다. 이제 일본은 멸망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사실 여기까지 읽다보면 속이 다 시원하다. 일본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에 대해 사죄나 반성조차 하지 않았기에 더욱더 통쾌한 대목이었다. 그런데 성진우가 '이중던전'을 무사히 공략한 뒤에 사흘만에 깨어나서 가장 먼저 찾은 것이 일본의 던전 브레이크였다. 솔직히 일본이 더 망가지고 난 다음에 슬쩍 도와줘도 늦지 않겠다 싶었는데, 그렇게 되면 일본 헌터협회장 마쓰모토와 똑같은 심보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마쓰모토도 성진우가 홀로 '거인형 마수'를 상대하고 던전 브레이크를 막아내고 일본을 멸망에서 구원해주는 장면을 보고 '씁쓸함'을 되새김하지 않았던가. 자신이 짜놓은 계획과 너무도 판박이처럼 성진우에 의해서 '당했다'고 말이다. 물론 성진우의 목적은 '일본을 구한 영웅'에 등극하거나 '일본을 한국의 지배아래' 두기 위함이 전혀 아니라 다가올 더 큰 전쟁을 대비하기 위해서 '레벨업'이었지만 말이다. 암튼 대한민국 성진우 헌터가 위기에 처한 일본을 구해냈다는 사실만큼은 전세계가 지켜볼 수 있었다. 물론 성진우가 엄청난 능력의 헌터라는 사실도 공인받게 되었고 말이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성진우는 던전 보스를 처리하러 들어가서 '거인들의 왕'이라는 아홉 군주 가운데 한 명과 만났다. 그리고 그 군주의 입을 통해서 '군주와 지배자'가 서로 피할 수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고, 그들끼리의 전쟁터로 만들기 위해서 '지구'에 '마력'을 주입한 결과, 게이트와 헌터들이 생겨나게 되었고, 곧 군주와 지배자들이 마음껏 활개를 칠 수 있는 '충분한 마력'이 온 지구에 가득차게 되면 '인간'들은 지옥을 맛보게 될 거라는 이야기도 전해 들었다. 그러면서 자신은 '그림자 군주'인 성진우를 도와 지배자들과 배신한 군주들로부터 맞서 싸울 수 있게 협력을 할테니 지배자들이 결박해놓은 것을 풀어달라고 '제안'을 한다. 그런데 왜 '거인 군주''그림자 군주'의 편을 들려고 하는 것일까? 사실 딱히 그럴 이유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서 성진우는 질문을 던지지만 '거인 군주'는 성진우가 납득할만한 대답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오직 진실만을 말하는 맹세로 인해 거짓을 말하지는 않을 것이기에 풀어주려 했지만, 마지막으로 한가지 질문을 더 던진다. '그림자 군주'의 편을 들겠다는 것은 진실일테지만, 그 대답이 '인간'들의 편에 서서 마수들로부터 지켜주겠다는 대답인지 물었던 것이다. 거인들의 왕은 여기에 대답하지 않는다. 아니 못했다. 거짓을 말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나가는 글 : 그렇게 '거인의 군주'는 사라졌다. 일본에 열렸던 'S급 게이트 던전 브레이크'는 이렇게 일단락이 되었다. 거의 성진우 혼자서 30마리의 거인들을 처치했고 게이트도 닫았으며 일본인들을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줬다. 하지만 일본은 거의 지진과 태풍, 그리고 화산까지 한꺼번에 때려맞은 듯한 '재앙'을 받은 셈이었다. 31마리의 거인들이 사방팔방으로 날뛰며 파괴한 일본의 도시들은 거의 황폐화되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1마리는 바다 건너 중국으로 향했다가 중국의 7성급 헌터 '류즈캉'에 의해 제거 되었다. 중국은 '국가권력급 헌터'를 7성급이라고 부른다. 암튼 일본의 재앙을 수습한 성진우는 세계적인 '국가권력급 헌터'로 공인받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먼저 인정한 헌터는 미국 스캐빈저 길드의 '토마스 안드레'였다. 그리고 토마스 안드레는 성진우와 대결을 벌이게 된다. '플레이어'로 막 각성한 성진우를 C급 던전에서 죽이려고 했던 황동석 헌터의 동생 '황동수'가 그 길드에 소속된 길드원이었기 때문이다.

황동수는 대한민국을 '배신'하고 미국에서 활약하는 S급 헌터다. 그렇게 배신을 하고 대한민국 땅을 떠났던 그가 자신의 형인 '황동석'이 C급 던전에서 사망했고, 생존자는 D급 헌터 유진호와 E급 헌터 성진우라는 사실만 알게 된다. 그리고 황동수는 그 둘이 자신의 형을 죽인 범인이라고 단정한다. 왜냐면 그런 짓을 해왔던게 황동석과 황동수였기 때문이다. 던전안에서 벌어진 일은 아무도 모른다는 이유로 살인을 저질러왔던 그들이기에. 그런데 미국에서 열린 '국제 길드 컨퍼런스'에 성진우가 소속된 '아진길드'가 참여한다는 사실을 알고 황동수는 벼러왔던 것이다. 이런 '사적 복수'를 황동수가 감행할 것을 간파한 토마스는 황동수를 따로 불러서 "성진우를 만나지 말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그런 말을 따를 황동수가 아니다.

그렇다고 황동수가 이미 '국가권력급 헌터'라는 것이 알려진 성진우와 싸워서 이길 자신은 없었다. 이미 한 차례 성진우의 아버지라는 '마수'와 싸워서 패배했고, 성일환에게서도 자신의 아들과 만나지 말라고 경고를 들었기 때문에 이길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황동수는 왜 성진우를 만나려 했던 것일까? 그건 자신의 뒷배에 '토마스 안드레'라는 국가권력급 헌터가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토마스가 성진우와 만나자마자 싸울 멍청이는 아니었지만, 자신이 '도화선'이 되면 가능할 것으로 계산했고, 그 계산은 정확했다. 황동수가 유진호를 꼬여내 죽기 직전까지 몰아가니 성진우는 '분노'했고, 그렇게 분노한 성진우가 황동수를 죽여버리자 '토마스'의 자존심에 상처가 났기 때문이다. 이렇게 '국가권력급 헌터끼리의 결투'가 벌어지게 되었다. 과연 이 대결의 결말은...아니, 이 대결은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일까?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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