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주식투자 - ETF부터 코스피·미국 주식까지 평생 재테크를 위한 돈이 되는 공부
홍순빈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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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주식투자 : ETF부터 코스피·미국 주식까지 평생 재테크를 위한 돈이 되는 공부> 홍순빈 / 매일경제신문사 (2026)

[My Review MMCCLII / 매일경제신문사 8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여든한 번째 리뷰는 최소한의 투자 공부로 평생 돈벌이를 꿈꾸는 <최소한의 주식투자>다. 요즘처럼 주식투자에 '관심'을 갖기 힘든 시기도 없을 것이다. 윤석열 정부 내내 코스피 2000선에서 꼬무락거리던 것이 비상계엄 한 방에 나락으로 떨어지는가 싶더니 탄핵 국면에 들어서면서 서서히 회복되던 주가가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자 무섭게 반등을 하더니 3000선, 4000선, 5000선을 돌파하더니, 급기야 6000선 고지를 훌쩍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역사상 이런 주가호황은 찾아볼 수 없었고, 이렇게 극적인 반등도 경험해보지 못했다. 그런데 당신은 대한민국 주가가 이렇게 달라졌는지 아시는가? 나 같은 '주린이(주식투자 어린이)'들은 잘 모른다. 그냥 약소국이자 '코리아 디스카운트'였던 국면이 완전히 달라지면서 '대한민국의 이미지'가 전세계에 긍정적으로 비춰짐과 동시에 진정한 '강대국' 반열에 올라섰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듣고 있어도, 그저 그런갑다 싶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그래서 나같은 주린이도 '주식투자' 좀 해보면 큰 돈 좀 만져볼 수 있다는 얘긴가가 궁금할 뿐이다.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보자.

<최소한의 주식투자> 관점 포인트 : 나는 책을 들고 다니면서 읽는다. 산책을 할 때도 읽고, 출퇴근 시간에도 읽으며, 심지어 직장에서 일을 할 때도 몰래몰래 펼쳐놓고 짬짬이 책을 읽는다. 물론 '종이책'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요즘에는 '전자책'도 즐겨 읽는다. 특히 일하면서 몰래 읽기에 딱..쿨럭쿨럭. 암튼 '종이책'을 선호하는 편인데, 그 까닭은 '겉표지'가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때문이다. 은연중에 '나는 이런 책 읽는 사람입니다'라는 것을 보여주기도 딱 좋은 방법이다. 이 책도 그렇게 들고 다니며 읽다가 지인에게 질문을 받았다. "주식투자로 돈 좀 벌었어요?"라고 말이다.

사실 그렇긴 하다. 아직 본격적인 주식투자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런저런 '펀드'와 '연금' 등 위험요소가 덜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간접투자'를 소소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데 그게 위에 열거한 시기에 딱 들어맞아서 '평균 20% 정도의 수익'을 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현금화'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최종적인 수익으로 볼 수 없고, 변동성은 여전히 감수해야 할 리스크다. 그런데도 위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직접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저들이 묻는 질문의 의도는 그저 '결과'일 뿐이고, 손해를 봤다 싶으면 '안해서 다행이다'는 표정을 짓고, 손익이 났다고 하면 '배 아파서 어쩌나'라는 식의 표정을 지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 뒤에 이어지는 대화도 굉장히 식상하다. 너도나도 주식투자로 이익을 봤다는 요즘에도 "어느 종목을 사야 '얼마'를 벌 수 있어요?"라는 단순무식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들은 '주식투자 공부하기는 싫고, 투자이익은 얻고 싶으니, 당신이 좀 공부했으면 '함께' 묻어서 이익 좀 나눠가져요'라는 속셈이기 때문이다. 뭐, 누구나 그런 '이기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으니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정작 '투자손익계산서'가 나올 즈음에는 손실에 대해서 '남탓'만 실컷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주식투자에 대해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는다.

이것은 내 심보가 고약하기 때문이 아니다. 주식투자는 절대로 저런 방식으로, 저런 마음가짐으로 시작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투자'는 개인의 선택이고, 그 '선택'의 결과는 전적으로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공부'는 철저히 스스로 해야 한다. 비록 투자전문가의 코칭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투자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지는 것이고, 남탓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합리적으로 생각을 해봐도 자칭 '투자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콕콕 찍어주는 종목만 올라간다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말이다. 그들이 '신'이나 '점쟁이'가 아닐진데 어찌 그리 용할 수 있겠느냔 말이다. 단지 '주식시장에 올라온 정보'를 분석해본 뒤에 이런저런 종목에 투자를 하면 좋겠다는 전망을 할 뿐이다.

그렇다. 주식시장 정보를 제대로 분석할 힘만 터득한다면 누구라도 '투자방법'을 꿰어 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나 같은 '주린이'를 위한 주식정보 분석 지침서를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초보 투자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책이면 더 좋을텐데 말이다. 시중에 그런 책을 검색해보면 정말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 <최소한의 주식투자>(홍순빈)도 그런 투자공부를 하기에 딱 좋은 책 가운데 하나다. 그럼 왜 좋은지 좀더 파고 들어가보자.

혹시 '운전면허시험'을 치르기 위해서 공부를 해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너무 많이 공부하면 떨어진다"고 말이다. 실제로 '교통법규'가 어려워서 시험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헷갈려서 시험에 불합격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다. 분명 투자전문가들에게나 어울릴 법한 어려운 책을 봐야 할 때가 오긴 할 것이다. 그런데 주식초보자가 '그런 책'을 읽으면 어떻게 될까? 분명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고 말 것이다. 그럼 '주식투자 입문서' 같은 책을 골라 읽으면 좋을텐데, 그런 책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손자병법에는 '지피지기 백전불태'라는 말이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전혀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다. 이를 주식투자 공부에 대입하면, '나의 투자성향'과 '그에 딱맞는 투자상품'을 눈높이 수준에서 설명해주는 책을 찾으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뒤에 실질적으로 '주식투자를 위한 매수와 매도 방법'을 할 수 있는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바로 <최소한의 주식투자>가 바로 그 책이다.

나가는 글 : 나의 투자성향도 '주린이' 수준에서 골라볼 수 있을 것이다. '안정형/공격형', '단기적/장기적', 투자금이 '1억이상/1억이하' 등등 자신의 현재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앞으로 투자할 수 있는 '방향성'을 재고하면 '나만의 투자성향'을 간략하게나마 분석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내놓은 투자성향에 딱맞는 '주식투자상품'을 전문가와 상담하면서 적합한 투자상품을 골라 직접 투자를 해보는 방법이 가장 기초적인 투자방법일 것이다. 물론 '원금손실'의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을 것이다. 이 말의 뜻은 '당신의 투자'로 인해서 이익도 얻을 수 있음을 알려준다. 이렇듯 투자를 할 때에는 언제나 이익과 손해 '양 방향'을 동시에 가지고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쉽게 말해서 동시에 결코 잡을 수 없는 '두 마리 토끼'를 붙잡고 있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투자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왜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일까? 물론 안 해도 된다. 그런데 당신이 아무리 주식투자 같은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아도 이미 '소극적이나마 투자행위'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바로 은행 예적금 상품 말이다. 그리고 '내집 마련'을 위한 청약 같은 것으로도 당신은 이미 투자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소극적인 투자상품'으로 인해서 당신은 해마다 '손실'을 보고 있었다. 무슨 말이냐고? 은행이자가 '물가상승'보다 훨씬 더 낮은 편이기 때문에 은행이자로 조금씩 금액이 불어나는 듯 싶지만, 결국에는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과거에는 은행이자가 10%를 훌쩍 넘겼기에 저축만 해도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었지만, 해마다 은행이자는 하락세였고, IMF 이후에는 은행도 망할 수 있다는 것을 목격했다. 그리고 해마다 물가는 고공행진을 하면서 더는 은행이자만으로 자산을 불릴 수 없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부동산 투자'를 통해서 안정적이고 고수익을 보장받곤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럴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현재까지도 '내집 1채'만으로 부동산 수익을 얻기는 힘들었고, 수익을 크게 내기 위해서는 결국 '부동산 투기'를 해야 했는데, 앞으로는 그런 '투기 근절'을 위한 부동산 정책이 해마다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상적인 '부동산 투자'라 하더라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는 힘들어질테고, 더구나 큰 수익을 냈다하더라도 '세금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투기'를 하기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자산이 형편없이 적은 것이 '부동산 투자 진입장벽'을 높여놨고 말이다.

그래서 소소한 자산으로 연간 10~20%의 안정적인 수입을 원한다면 결국 '주식투자' 같은 것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매달 50만 원씩 적금을 불입해서 얻을 수 있는 은행이자가 연 3~4% 정도인데, 이걸 투자상품에 넣어둔다면 연 10%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물론 '원금손실'을 볼 위험성은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왜 주식투자인가? 높은 수익을 100% 보장받을 수는 없고, 투자실패했을 경우 '원금손실'까지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이익이 되는 것은 '절세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ISA 상품과 '퇴직연금'을 활용하는 방법 등이 있는데, 제대로 굴리면 투자수익은 적어도 '세금혜택'으로 오히려 이익을 볼 수도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주식투자' 공부를 꾸준히 해야 한다. 이 책은 초보자를 위해서 눈높이를 상당히 낮춘 책이긴 하지만 웬만큼 내공을 갈고 닦은 투자자도 '기본기'를 연마할 수 있는 수작이다. 그래서 투자공부의 기초체력을 기르는데 딱 좋은 책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책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다름 아닌 '나만의 투자 포트폴리오 만들기'다. 포트폴리오를 쉽게 말하면,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유명한 격언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물론 '수익'이 날만한 투자상품에만 골라서 투자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테고, 가장 높은 수익이 날만한 상품에 '올인'으로 투자하는 것이 가장 큰 수익을 내는 투자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투자에는 언제나 '양방향성'을 고려해야 하고, 높은 수익에는 높은 위험이 따르는 법이다. 그래서 한 쪽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다른 한 쪽에서 이익을 내어 '평균 이상'의 수익을 낸다면 아주 훌륭한 투자를 한 셈이다. 대다수의 경제전문가, 투자전문가도 바로 이런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51%의 안정적인 수익과 49%의 손실을 감수하며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1~2%의 차익을 챙기는 투자자가 절대적인 고수이고, 세계 10위권의 부자들의 투자법이 바로 '그들의 포트폴리오'에 담겨 있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도 당부하는 내용이지만, 주식투자 초보자들이 늘 하는 실수 가운데 하나가 '투자종목'에 대한 정보도 없이 주가의 동향만 보고 '묻지마 투자'를 하는 것이다. 적어도 자신이 산 '종목'에 대한 향후 전망과 '투자한 기업'에 대한 성장가능성을 확인한 뒤에 투자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빚투(일명 '레버리지')'는 절대로 하지 말자. 남의 자본금을 빌려서 투자하는 습관은 '원금손실'의 가능성이 상존하는 까닭에 매우 위험한 투자방법이다. 물론 결과가 좋으면 다행이지만, 단 한 번이라도 실패하게 된다면 다시 회복할 수 없는 나락을 맛봐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 대기업들이 '대마불사'라면서 자신들이 망하면 국가가 망하게 된다면서 막대한 국민세금으로 되살려주던 관행(?)이 일종의 '레버리지가 가져온 폐해'였다. 이는 대기업 사주의 방만한 경영 실패를 국민들에게 부담 지운 부도덕한 행태다. 이런 레버리지의 폐해에 분노하면서, 자신은 소소한 투자자니까 괜찮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면 잘못된 생각이다. 큰 거 한 방으로 인생역전할 수 있다는 낙관주의에 빠져 살면 '개인'만 고달픈 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악영향을 끼치는 행위이기 때문에 절대로 방관해서는 안 될 행태이기도 하다.

나도 주식초보로 이제 겨우 입문하기 시작해서 이런저런 책들을 기웃거리고 있다. 그러다 만난 이 책에서 정말 소중한 정보를 참 많이 얻었다. 입문자에서 초보자, 초보자에서 중급자를 넘어 '상급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 앞으로도 수많은 주식투자 공부를 할테지만, 이 책만큼은 올바른 주식투자를 몸에 벨 때까지 수시로 읽을 것 같다. 아주 기본 중에 기본을 쉽게 풀어서 설명한 책이기 때문이다. 책대로 따라만 하기에도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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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영 삼국지 올컬러 완전판 9
고우영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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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영 삼국지 올컬러 완전판 9> 고우영 / 문학동네 (2021)

[My Review MMCCLI / 문학동네 40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여든 번째 리뷰는 어느덧 종반부로 치닫고 우리에게 익숙한 주인공들이 하나둘 떠나기 시작하는 <고우영 삼국지 9>다. 삼국지를 읽으면서 의도치 않게 1부와 2부로 구분하게 되는 지점이 있는데, 바로 '제갈량의 등장과 관우의 퇴장'으로 바로 '주인공의 교체'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고우영 삼국지>는 총 10권 가운데 이 경계가 꽤나 후반부에 진행되어 '주인공이 교체됨'과 동시에 이야기가 빠르게 마무리로 치닫게 된다. 이는 대부분의 삼국지가 그런 경향을 띠곤 하지만, 여타의 삼국지가 이 '교체 시점'이 대부분 5~6권에서 시도되어 2부에 새로 등장한 주인공들도 꽤 활약할 '시공간적 여유'를 누릴 수 있지만, <고우영 삼국지>는 1부에 꽤 치중하는 플롯을 구성하였다. 그럼 이게 장점일까, 단점일까? 책속에 풍덩 빠져서 확인해보자.

<고우영 삼국지 9> 관점 포인트 : 삼국지에서 '관우의 죽음'은 남다르다. 일찍이 동탁, 여포, 원소, 손견, 손책, 주유 등 걸출한 인물들의 죽음도 다루고 있지만 '관우의 죽음'은 꽤나 특별하게 다루기 때문이다. 한낱 '장수'에 불과했지만 사후에 '왕의 죽음'에 걸맞는 파격적 대우를 받았으며, 심지어 관우의 죽음과 연관된 이들까지 연달아 비명횡사하면서 더욱 특별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사'에서도 관우의 죽음은 특별하게 다뤘을까? 그렇지는 않다. 그저 '평범한 장수'의 죽음과 그닥 다를 바가 없다. 단지 촉 진영에서는 크게 다룰 수밖에 없었고, 위 진영에서는 조조가 흠모했던 장수였던만큼 '딱 그만큼'만 다뤘을 뿐이다. 그런데도 나관중은 부풀려서 '관우의 죽음'을 다뤘다. 왜 그랬을까? 그건 나관중이 조조가 아닌 유비를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결정적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 증거는 '도원결의'에서부터 시작했고, 결국 '관우의 죽음'으로 확언을 받은 셈이다.

애초에 '정사 삼국지'에서 최후의 승자는 사마의의 후손인 '사마염'이다. 사마염이 세운 '진(晉)나라'가 정통성을 이어받기 위해서는 조조의 아들 조비가 세운 '위(魏)나라'를 추켜세울 수밖에 없었고, 그러기 위해서 나라의 기틀을 세우고, 한(漢)나라가 망해갈 때부터 모든 권력의 정점에 서 있었다는 정통성을 부여한 것이다. 허나 시대가 흘러 한족이 아닌 '이민족의 왕조들'이 이어지면서 중국의 역사는 누더기가 되었고, 남북조를 통일했던 '송(宋)나라'조차 거란(遼), 여진(金), 몽골(元)의 침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주원장에 의해 다시금 한족의 나라인 명(明)나라가 건국되면서 뿔뿔이 흩어졌던 한족의 정체성을 다시 끌어모으고자 했던 것이다. 그런데 애써 모으려는 것이 '조조의 실리'였다면, 이는 한족만의 정체성을 내세우기 곤란했을 것이다. 왜냐면 '실리'는 이민족들도 곧잘 내세우던 논리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명백한 명분을 쌓고자 더 먼 '한고조 유방'때까지 거슬러 오를 수밖에 없었고, 유방의 후손임을 내세운 '전한 경제의 아들 중산정왕의 먼 후손'인 유비를 주인공으로 삼은 '삼국지'를 펼쳐내기에 이른 것이다.

실제로 유비는 조조가 인정한 영웅이었다고 전한다. 허나 이조차 근거는 미약하다. 비록 유비가 '촉한의 황제'까지 오른 인물이긴 하지만 짚신을 신고 돗자리를 만들어 팔던 떠돌이 무사 나부랭이를 상대할 리가 없었다. 그런데 그랬던 유비가 '제갈량'을 얻고 날개를 단듯 서쪽으로 날아가 '천하'를 나눠가질 정도로 성장했다. 조조의 처지에서는 속이 타들어가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아무런 가치조차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미약할 때 죽여버렸어야 했는데 때를 놓치지 저렇게 커버렸으니 말이다. 그래서 조조측은 이런 방심한 것을 솔직히(?) 서술하기보다는 차라리 유비를 영웅처럼 대접하고, 그런 영웅이었기에 '위나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겨룰 만한 상대였다고 '정신승리(?)'를 거뒀을지도 모른다.

암튼, 이렇게 유비는 거물로 성장한 불세출의 영웅임이 틀림없었고, 그 유비와 '의형제'를 맺은 두 장수가 있었으니, 바로 관우와 장비라는 서사를 나관중은 꾸며서 대활약을 하게끔 만든 것이다. 이것이 나관중의 <삼국지>에 내세운 새로운 세계관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유관장 삼형제가 대활약을 하던 시기를 '1부'로 삼고 종횡무진 누비게 만들었다. 그런데 책 제목처럼 '위촉오 삼국'이 형성되고 천하를 두고 한 판 승부가 제대로 펼쳐질 찰나에 느닷없이 '유관장 삼형제'가 차례대로 죽고 만다. 졸지에 주인공을 잃은 이야기가 제대로 이어갈 수 있을까? 더구나 천하를 통일한 위나라가 등장하기까지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다. 이는 '주인공' 없이도 이야기가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말과 다름 없다. 그래서 2부를 이끌어나갈 새로운 주인공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제갈량의 등장'이다. 그리고 제갈량이 1부의 주인공이 남긴 한 황실의 정통을 이어가야 한다는 '유지'를 받들어 무려 5차례의 출사표를 들이대며 끝없는 출정이 이어진다.

나가는 글 : 이렇게 '제갈량의 등장과 관우의 죽음'은 <삼국지>를 읽는 독자들에게 대전환점을 전한다. 그런데 여기서 호불호가 갈린다. 솔직히 유관장 삼형제가 다 빠지고 난 뒤에는 몰입도가 확 빠지는 것이 사실이긴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유비'라는 걸출한 영웅의 뒤를 이은 후세가 '유선'이라는 바보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서도 설화가 전해진다. 애초부터 바보는 아니었는데 조자룡이 구사일생으로 구해낸 아두(유선의 아명)를 유비가 내동댕이 치는 바람에 그 충격으로 멍청해졌다는 논리다. 그런데 갓난아기의 지능지수를 측정할 객관적 자료는 없기에 신빙성은 떨어진다. 오히려 구사일생으로 생명을 건졌다는 측은지심이 발동해서 유선을 어릴적부터 '응석받이'로 키운 탓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할 정도다. 암튼 유선은 '영웅의 그릇'이 아니었던 셈이다. 그래서 독자들은 유선에게서 아무런 동정심을 발휘할 수 없었고, 이는 손견의 아들인 손책과 손권으로 이어지는 것과도, 조조의 아들인 조비로 권력의 향배가 이어지는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초라함이었다.

그래서 유비는 '이릉대전'에서 패배한 뒤에 제갈량에게 황제의 자리를 이어받도록 유언을 남길 정도였다. 허나 이는 불가했다. 황제의 자리는 '절대적인 충성'을 받아야 할 존엄한 자리다. 그런데 그걸 합리화하기 위해서는 애초에 '황제의 혈통'이거나 절대적인 힘을 가진 '패왕'이어야만 가능했다. 그런데 제갈량에게는 두 가지 가운데 아무 것도 없었다. 그리고 이제 막 촉나라를 세웠는데, 이를 공고히 할 유능한 인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터라 '제갈량' 스스로 황제에 자리에 오르고 나면 실제로 총괄하고 활약할 '적임자'가 없었던 탓이다. 실제로 제갈량의 후사를 위임할 정도로 유능했던 젊은이는 고작해야 '마속'과 '강유' 뿐이었고, 그런 마속조차 가정공방전에서 어처구니 없는 실책을 함으로써 대패를 한 책임을 물어 죽일 정도의 얕은 그릇이었고, 강유는 너무 늦게 만났다. 그러니 제갈량이 구중궁궐에 틀어밖혀 호사를 누린들 장밋빛 미래가 보였을까? 차라리 '2인자의 길'을 걷는 것이 더 낫다는 결론을 내렸을 가능성이 더 높다.

그래서 제갈량의 관점에서 봤을 때에도 '관우의 죽음'은 촉나라의 기둥이 뽑혀나가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더구나 관우의 뒤를 이어 장비와 유비까지 차례대로 죽어 나갔고, 그 빈 자리를 채울 만한 새로운 인재는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제갈량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것이 결국 제갈량을 '출사표'까니 내밀며 자신의 생명을 독촉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고, 죽음에 이를 데까지 몰아붙인 강행군으로 끝내 제갈량은 결코 많지 않은 나이(181~234)에 죽고 만다. 다음 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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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영 삼국지 올컬러 완전판 8
고우영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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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영 삼국지 올컬러 완전판 8> 고우영 / 문학동네 (2021)

[My Review MMCCL / 문학동네 39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흔아홉 번째 리뷰는 1978년 연재되었다가 우여곡절 끝에 완전판으로 복간된 <고우영 삼국지 8>이다. 엄혹했던 박정희 유신정권을 이어 서슬퍼런 전두환 군사정권이 뒤를 잇는 어두운 시절이었다. 그런 시절을 '만화'를 도구 삼아 사회 비판에 앞장섰던 것이 <고우영 삼국지>의 참뜻일 것이다. 물론 대놓고 비난을 일삼지는 못했다. 건전한 비판일지라도 그것이 '부정한 권력'이라고 날선 것을 트집 삼아 쥐도 새도 모르게 '남산'으로, '삼청'으로 끌고 가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몸 성히 지낸다해도 온갖 검열과 탄압이 뒤를 이었기에 살아도 산 것이 아닌 셈이었다. 그런 시절을 동경하고 전두환을 가장 존경할 만한 지도자로 추켜세웠던 윤석열에게 지지를 보내는 극우세력이 잔존하는 작금의 세태가 한탄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 그들이 그토록 목놓아 부르짓는 '자유'를 윤석열이 비상계엄으로 짓밟으려 했는데도 그걸 깨닫지 못하다니 정말 무지몽매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 책속으로 풍덩 빠져보자.

<고우영 삼국지 8> 관점 포인트 : 8권의 핵심은 드디어 이룬 '천하삼분지계'다. 지난 7권에서 방통을 잃은 유비가 비보를 듣고 한 달음에 달려온 제갈량과 장비의 구원을 받아 유장을 궁지로 몰아 '익주의 직인'을 건내받게 된다. 이로써 천하는 조조, 손권, 그리고 유비 세 나라가 힘을 겨루는 형세를 띠게 되었다. 이제 삼국은 요충지인 '형주'를 두고 공방전을 펼친다. 조조가 손권을 칠 때도 '형주 세력'이 뒤통수를 노리고 있기에 힘을 쏟을 수 없게 되고, 조조가 유비를 칠 때도 '형주'가 수도 허도를 깊숙이 찌르는 형국이라 맘 놓고 전력을 다할 수 없다. 그렇기에 제갈량은 그 중요한 요충지에 '관우'를 남겨 두고 굳건히 지키라고 당부했다.

그런데 관우는 이런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적임자'는 아니었다는 것이 <삼국지>를 분석한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결과적으로 관우가 지키던 형주를 어이없게 잃어버린 탓이다. 이를 위태롭게 짐작한 제갈량은 '조조에겐 강경하게, 손권에겐 유연하게' 용맹과 지혜를 함께 발휘하라 관우에게 당부하지만, 관우는 어찌 된 일인지 조조와 손권을 모두 강경하게 대할 뿐이었다. 아니 너무 얕잡아 보았다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이 뒷이야기는 9권에서 이어지니 다음으로 미루겠다.

유비가 유장의 세력이었던 '익주'를 차지할 때, 조조는 승상의 지위를 넘어 '왕'을 스스로 자처할 지경에 이른다. 천자인 헌제를 압박해서 '위왕'에 봉하도록 한 것이다. 왕위에 오른 조조는 더욱더 권력을 함부로 휘둘렀고, 이를 탐탁스럽지 못하게 여긴 한나라의 충신들은 '역적 조조'라는 기치를 내걸고 속속 역모를 꾀한다. 조조가 한나라의 주인도 아닌데 '역모'라 운운하는 것이 우습지만, 그만큼 조조의 위세가 황제 못지 않았던 것이다. 허나 조조의 권세가 아무리 끝을 모를 정도로 하늘을 찌른다하더라도 그것은 '정당성'이 없는 것이다. 이를 정확히 찔린 조조는 더욱더 검열을 강화하고, 자신을 반대하는 세력에게 폭력과 탄압을 그칠 줄 모르게 된다. 급기야 '황후'까지 자신을 암살하려 배후를 조작했다는 증거를 몰아 죽이려 들자 '화흠'이란 자가 앞장 서서 복황후를 때려 죽인다. 신하란 자가 '충성'을 바쳐야 할 대상을 잃어버리고 일신의 영욕을 위해서 끔찍한 짓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해댄 것이다.

이리 막나가는 조조의 최후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자가 맞이할 마지막 모습은 어때야 하는가? 요즘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보면서 '수양대군'과 '세조'에 대한 평가가 다시 입에 오르고 있다. 수양대군은 '야심가'다. 그래서 왕위에 정당한 방법으로 오를 수 없자 '계유정난'이란 반정을 일으켜 왕위를 찬탈했다. 하지만 비록 찬탈이라는 정당치 못한 방법으로 왕위에 올랐지만, 세조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후한 편이다. 조선의 역대 임금 가운데서도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많은 업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세조의 업적이 빛나더라도 수양대군이 벌인 끔찍한 살육과 폭력으로 저지른 악행마저 지울 수는 없는 셈이다. 그렇기에 세조가 되어서 수양대군 때 저지른 일에 대한 처절한 반성과 성찰이 뒤따라야 했던 것이다. 왕조시대에 그런 경우는 거의 없는 일이긴 하지만, 민주사회에서 한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가 '왕'처럼 군림하려 들면 어쩔 것인가?

나가는 글 : 우리가 봐야 할 것은 바로 이것이다. <고우영 삼국지>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주제가 바로 '역적 조조'를 제대로 바라보자는 것이다. 사실 <정사 삼국지>에서 조조는 천하를 통일하는데 큰 업적을 남긴 영웅이다. 망국의 길로 들어선 한 나라의 충신으로 남고자 했으나 역부족을 느꼈기에 혼란한 세상을 평안하게 하고자 '군벌세력'을 독자적으로 키웠고, 그 힘을 바탕으로 스스로 '패왕'이 되어 태평한 천하를 만들고자 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이렇게 새로운 왕국을 세운 위인이 많았으니 조조만을 딱 꼬집어서 탓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왜 유독 <삼국지> 속의 조조는 이토록 인기가 없는 것일까? 그건 다름 아닌 같은 시대를 살았던 '유비'라는 또 다른 영웅과 대비되기 때문이다. 비록 역사적으로 유비는 망국을 되살리거나, 새 왕조를 개창하는 위업을 달성하지 못한 비운의 영웅이었으나, 그가 살아생전에 보인 행적은 여러 모로 귀감이 되는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인의와 도덕의 방식으로 망해가는 나라를 일으켜 세우려 무던히도 불의와 싸웠던 것이다. 비록 그것이 조조와는 '다른 방식의 야심'이었을지라도 말이다. 이런 유비의 야심에 대해서는 다른 기회에 논해 보도록 하자.

암튼, 8권에서는 '역적 조조'를 벌하려는 우국지사들이 우르르 등장한다. 복황후가 그랬고, 도술가 좌자가 그랬으며, 아직 조조에게 굴하지 않고 '정당한 권력자'에게 충성을 다하는 '올바른 신하들'이 속속 조조의 빈틈을 노리고 반기를 드는 장면이 줄기차게 이어진다. 이들은 '힘의 격차'도 모르고 '자신의 그릇'도 파악하지 못한 바보들이라 그런 것일까? 속된 말로 '계란으로 바위를 치면서'도 계란이 깨어지지 않고 바위가 쩍하고 갈라질 망상에 사로잡힌 멍충이들이었단 말인가? 아니다. 그것이 아니다. 비록 처참히 깨어지는 쪽은 당연히 '계란'인 것을 불을 보듯 뻔히 알지만, 깨어진 계란에 의해 더럽혀진 바위에게 부끄러움을 안겨주기 위해서 제 한 몸을 희생한 것이다. 이래 깨어지나 저래 깨어지나 깨어지긴 마찬가지라면 산산히 부수어진 제 몸으로 위용을 자랑하는 바위를 더럽히고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한순간이나마 부끄럽게 만들기 위해서다. 물론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바위는 제 몸을 더럽히고 고얀 냄새를 풍기던 것들을 치우며 '새단장'을 하고 다시 위용을 뽐내겠지만, 수많은 달걀들이 깨어지고 바위가 더럽혀지는 장면을 지켜본 눈들마저 씻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것이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권력의 자리에 오른 이가 겪을 최후의 모습이다.

대개의 <삼국지>가 이런 역적 조조에 대한 묘사를 늘어놓았지만, <고우영 삼국지>만큼 탁월하게 그려낸 수작도 없을 것이다. 내가 <삼국지>를 꾸준히 읽는 까닭은 바로 이 때문이다.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역사가 무엇이고, 오늘날 <왕과 사는 남자>라는 영화를 통해 '단종'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까닭도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비록 역사는 '승자의 입맛'대로 써내려갈지라도 역사를 읽는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는 포인트는 따로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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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를 이기는 글쓰기 - 마케터, 크리에이터, 에디터, 그리고 콘텐츠를 만드는 모두를 위한
신익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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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를 이기는 글쓰기 : 마케터, 크리에이터, 에디터, 그리고 콘텐츠를 만드는 모두를 위한> 신익수 / 매일경제신문사 (2026)

[My Review MMCCXLIX / 매일경제신문사 7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흔여덟 번째 리뷰는 전작 <100만 클릭 터지는 독한 필살기>의 저자 신익수가 새로 펴낸 <챗GPT를 이기는 글쓰기>다. 이 책은 '전작'의 내용을 '재탕'하거나 '편집'한 것일 뿐이라는 것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100만 클릭을 부른다'는 핵심 골자는 뼈대로 삼고, 그 든든한 뼈대에 '챗GPT'라고 하는 새로운 질서에 절대로 지지 않는 저자만의 노하우가 새롭게 담겨 있기에, 좋게 말해서 '진화'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책에 담긴 '글쓰기 노하우'를 그대로 따라하기만 한다면, 독자들이 원하는 '100만 클릭을 부르는 글쓰기'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아닌 독자의 관점에서 '호언장담'까지는 할수야 없겠지만, '100만 클릭'은커녕 100 클릭도 달성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분명 '배울 점'이 무척 많았다는 사실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담 책속으로 풍덩 빠져보자.

<챗GPT를 이기는 글쓰기> 관점 포인트 : 스포 문제도 있고, 나름 '글쓰기 비법'이 담긴 책내용이니만큼 신익수 저자가 내세우는 '글쓰기 비법' 또는 '공식'에 대한 일일이 언급을 하지는 않겠다. 다만, 글쓰기 비법의 핵심에 다가갈 수 있는 '바탕'에 대한 분석이나 클릭수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글쓰기 공식의 논리적 타당성과 이 이면에 대해서만 논하도록 하겠다. 비법이라고 하지만 이미 책으로 출간이 되었고, 상당히 널리 알려진 공식이기도 해서 굳이 밝히지 못할 이유도 없겠으나, 그럼에도 '책 내용'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끌어들여서 비판을 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논술글쓰기'를 가르치는 독서논술쌤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처음 들었던 솔직한 느낌은 '이렇게 글쓰기를 가르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상당히 비판적으로 말이다. 왜냐면 이 책을 읽고 싶었던 동기는 '개인블로그'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조회수(클릭수)'를 늘리고, 내 블로그에 올리는 콘텐츠에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읽게 되었다. 그렇지만 내 콘텐츠의 기본이 '학생들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책리뷰'인데, 본질적으로 '대입논술 글쓰기'를 신익수 저자처럼 썼다가는 폭망하기 딱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수 단단히 배우려고 읽기 시작했는데, 기대했던 내용과는 다른 내용이 한 가득이었던지라 실망을 금치 못한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래서 내친김에 저자의 전작으로 이 책에서도 여러 번 언급하고 있던 <100만 클릭 터지는 독한 필살기>도 함께 읽었더랬다.

책 두 권을 읽었더니 저자의 진심(?)이 느껴지는 바가 있었다. '글을 잘 쓰는 것'과 '클릭을 부르는 것'은 완전히 다른 사안이라는 점이 가장 먼저 눈에 띄였다. 전자는 '노력'을 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지만, 후자는 노력과는 별개로 일종의 '꼼수'가 작동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꼼수'를 나쁘게만 볼 것이 전혀 아니었다. 왜냐면 '노력'으로 10000 뷰를 달성하는 것과 '꼼수'로 10000 뷰를 달성하는 결과가 같다면 당신은 '어떤 것'에 치중할 것이냐고 묻는다면, 저자의 호언장담처럼 '꼼수'를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인지상정'이다. 물론 '꼼수'보다 '노력'이 더 대단한 것이라는 점을 누구나 인정하지만, '플랫폼'은 노력과 꼼수를 애써 구분하지 않는다. 그저 '숫자'로만 결과를 내놓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플랫폼에서 승자가 되고 싶다면 '노력'을 하려고 애쓰기보다는 '꼼수'를 써서라도 원하는 결과를 얻는데 좀더 힘을 쓴다면 누구라도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정말 솔깃했다.

그럼 그 솔깃한 이야기를 좀더 해보자. 과연 '꼼수'란 무엇인가? 먼저 플랫폼의 생리현상(?)부터 철저히 파악하는 것이 순서란다. 손자병법에 이르길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고 했다. 너무 당연하다. 플랫폼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플랫폼이 돌아가는 원리'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그게 뭔지는 책속에 자세히 적혀 있으니 궁금하시면 직접 읽고 보시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맥락만 이해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그 원리는 바로 '클릭'이다. 플랫폼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클릭하고 싶게 만들어라'는 것이다. 남들보다 더 많은 '클릭수'를 자랑할 수 있으면 플랫폼에서는 그 무엇보다 '강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책의 대부분의 내용은 바로 '클릭수'를 늘릴 수 있는 비법과 공식으로 가득하다. 다른 거 없다. 오직 그것 하나뿐이다.

그럼 '클릭수'를 어떻게 늘릴 수 있는지 궁금할 것이다. 그것도 책에 자세히 나와 있으니 직접 보시길 바란다.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너무 많아서 일일이 옮기기에 부적합하다. 그렇다고 일부분만 '보여주기'에도 감질난다. 하나를 터득하면 고구마줄기를 먼저 걷어내고 난 뒤에 엉금엉금 빠른 호미질로 '고구마'를 캐내는 방식으로 따라하면 줄줄이 터득할 수 있을 것이니 너무 어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클릭수'를 늘릴 수 있는 핵심적인 방법이 다름 아닌 '자극적'이고, '낚아채는' 방식이며, 본질은 나중 문제이고 일단 '속여서'라고 꼬여내는 것이 장땡이라는 식이었다. 물론 저자가 '비도덕적인 비법이나 공식'을 전달하려는 목적이 아님은 확실하다. 결국 저자도 '낚시성 유혹'으로 클릭수를 늘리는데 방점을 찍었지만, 그렇게 꼬여낸 뒤에는 반드시 '진심'을 담고, '진실'만을 이야기하여, '신뢰'를 쌓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두 번은 속일 수 있어도 '가치 없다'고 판명된 콘텐츠는 반드시 외면 당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전작인 <100만 클릭...>에서 더 진화한 <챘GPT를 이기는...>에서는 '인간보다 더 글을 잘 쓰는 인공지능'의 등장에 쫄지(?) 않고 당당하게 '클릭수'를 부르는 '인간다운 글쓰기 비법'을 공개했다. 역시 신익수 저라라고 할만한 기똥찬 글쓰기 공식이었다. 역시나 책을 읽으면 저절로 터득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그 가운데 핵심 키워드는 다름 아닌 '도파민'이었다. 전작에 비해서 '더 자극적'인 강조를 한 셈이다. 감히 챗GPT는 따라할 수 없는 '인간만의 강점'에 도파민이라고 하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할 정도로 더 자극적인 글쓰기 공식을 선보인 것이다. 이것의 핵심은 아무리 뛰어난 인공지능이라도 절대로 따라할 수도, 흉내낼 수도 없는 '인간만의, 인간다운 글쓰기' 공식이다.

왜 '인간다움'을 강조했냐면 불과 3년이란 시간이 흘렀을 뿐인데, '플랫폼 생태환경'이 확 바뀐 탓이 크다. 과거에는 '인간이 제작한 콘텐츠만' 업로드 되었다면, 지금에 와서는 '챗GPT'가 제작한 콘텐츠가 플랫폼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이 만든 것보다 더 훌륭한 콘텐츠가 많다는 사실이다. 이게 경악스러운 것이다. 인간이 무던히도 애써서 하루에 1개의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챗GPT는 프롬프트에 간단히 몇 자 입력만 하면 '인간이 손수 만든 콘텐츠'보다 훨씬 더 좋은 양질의 콘텐츠를 하루에도 수십 개씩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플랫폼에서 '인간 vs 인공지능'의 대결이 알게 모르게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과연 인간이 이길 수 있을까?

나가는 글 : 다행히 아직은 '인공지능'이 완벽하지는 않다. 세심하게 눈여겨 보지 않아도 '인간이 손수 제작한 콘텐츠'와 '챗GPT가 양산한 콘텐츠'를 구별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전히 '클릭수 경쟁'에서 인간이 유리한 면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인간다움'으로 승부수를 꺼내면 이 책의 제목처럼 '챗GPT를 이기는' 글쓰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좀더 강한 '도파민'을 꺼내 들었다. 아무래도 챗GPT가 결코 만만한 상대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이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논술글쓰기 선생'이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온 비법과 공식을 '그대로' 차용해서 쓰기에는 부적합한 면이 많았다. 하지만 결국 학생들도 '챗GPT'를 비롯한 '인공지능'과의 대결에서 지지 않아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이 책에서 배운 점이 솔직히 많았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앞으로 AI 시대가 도래하면 '인간 vs 인공지능'의 대결구도가 펼쳐지면 안 된다. 만약 이런 구도가 펼쳐진다면 '인간의 필패'는 당연하기 때문이다. 결코 이길 수가 없다. 그렇다면 이렇게 패배를 받아들여야만 하는가? 그럴 필요는 전혀 없다. 왜냐면 애초에 '승부'를 펼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유용한 도구'일 뿐이니, 인간이 그 편리한 도구를 '얼마나'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처럼 '챗GPT'를 이기는 글쓰기를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더 편리하고, 더 쉽게 콘텐츠 제작에 열성을 보이면 될 것이다. 그럼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인공지능이 결코 '따라할 수도', '흉내낼 수도' 없는 인간만의 특징을 최대한 살려내서 '클릭수'를 늘리는 비법을 활용하면 될 것이다. 쉽게 비유하자면, '용 그림'은 인공지능에게 맡기고, 마지막 '화룡점정'은 인간이 손수 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여기에 인간만의, 인간다움을 오롯이 담아내면 된다. 그 '인간다움의 요건'이 이 책에 아주 잘 담겨 있다.

끝으로, 아쉽게도 '내 콘텐츠'에는 이 책에서 말하는 비법을 대부분 차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당장 지금 쓰고 있는 '리뷰'도 챗GPT로 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며, 야하고 자극적인 제목으로 '떡밥'을 뿌려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오직 솔직하고 책에 대한 느낌을 진심을 담아 소개해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더구나 학생들에게 가르칠 '글쓰기 비법'으로도 쓰기에 적당하지 않은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논술답안에 '도파민'이 터지고, 채점관을 홀리고 낚을 자극적인 제목과 문장에 고득점을 보장해주면 모를 일이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배운 점은 '콘텐츠 제작'을 하는데 있어서 '자기 만족'에 그치지 말고 '콘텐츠 소비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클릭수'를 부를 수 있다는 깨우침이었다. 그동안 나는 '나만 즐거우면 된다'는 착각에 빠져 있었던 모양이다. 이제는 '콘텐츠 제작'을 즐기면서 꾸준히 제작하되, '내가 보고 싶은 것' 위주가 아닌 '클릭을 하는 사람들의 관심사'를 알아보려 무던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도전해 보련다. 당장 '클릭수'를 늘리기보다는 '한 명의 구독자'라도 더 늘리는 목표를 세우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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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지 키즈 - AI 시대의 새로운 인재상
한지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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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지 키즈 : AI 시대의 새로운 인재상> 한지우 / 한국경제신문 (2026)

[My Review MMCCXLVIII / 한국경제신문 4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일흔일곱 번째 리뷰는 <세금 내는 아이들>로 유명한 옥효진 선생님이 강력 추천한 <퍼지 키즈>다. 우선 '퍼지(fuzzy)의 뜻'이 궁금할 것이다. 흔히 쓰는 단어는 아닌데, 사전을 보면 '흐릿한', '명확하지 않은', '애매한'이란 뜻으로 적혀 있다. 그럼 '퍼지 키즈'는 애매한 아이들이란 뜻일까? 그건 아니다. 복잡하고 애매한 상황, 애초에 명확한 답이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서 쓰이는 '퍼지 논리'에서 따온 말이라고 한다. 아니 정답이 없는데 쓰이는 논리 도구가 무슨 뜻인지 궁금하다면 책 속으로 풍덩 빠져 보자.

<퍼지 키즈> 관점 포인트 : 먼저 '퍼지의 뜻'부터 정리하면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뜻을 품고 있다고 한다. 인간의 능력은 애초에 한 가지로 정해지지 않았다. 그런데 과거에는 그런 '다양성'을 이해하기에 너무 복잡했기에 이를 '단순도식화'하여 비슷한 것끼리 묶어서 퉁치는(?) 방식으로 학습을 하곤 했다. 그게 학습하기에 편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간은 컴퓨터를 발명하고 복잡한 계산도 가능한 시대가 되자 더는 '단순도식한 정보'만으로는 새로운 것을 창조해낼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점점 다양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는데, 바야흐로 '정보화시대'가 도래하자 너무나도 복잡다양한 문제가 현실에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퍼지 논리'라는 도구를 쓰곤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활개를 치는 AI 시대가 도래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애초에 명확하게 분류해 놓았던 것이 더는 하릴 없게 된다. 인간의 뇌는 '단순도식화'한 것을 편리하게 생각하고, 이런 방식을 사용하면 아무리 복잡한 문제라도 술술 풀어낼 수 있었지만, 점점 변수가 다양해지고 세분화되면 다뤄야 하는 '경우의 수'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인간은 도저히 접근조차 할 수 없게 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컴퓨터를 발명했고, 인터넷 등 수많은 정보를 다룰 수 있는 기계(도구)를 개발하게 되었다. 그런데 다뤄야 할 정보는 점점 더 '빅데이터'화 되고, 스스로 생각하는 '인공지능'까지 개발되고 나면 인간은 무얼 해야 하는 걸까? 아니 정확하게는 무얼 할 수 있을까?

AI가 유용한 도구로 널리 쓰이는 시대가 도래하면 '인간'은 지식을 암기하거나 쌓을 필요..아니 '수고'를 덜 수 있게 된다. 엄청 방대한 '빅데이터' 정보도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해서 수고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그저 이렇게 유용한 AI라는 도구를 잘 써먹기만 하면 그뿐이다. 근데 인간은 '뭘'하면 되는 걸까? 그동안에는 '지적탐구'를 위해서 방대한 지식을 암기해서 적재적소에 써먹는 '컴퓨터형 인간'이 유능한 인재였는데, 앞으로는 그런 인재는 더는 필요가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AI 시대의 어린이들은 '어떻게' 학습을 해야 하는 걸까? 지식이나 정보를 암기할 필요가 없다면 무슨 공부를 해야 하냔 말이다.

그래서 '퍼지 키즈'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AI는 '명확한 정보' '정확한 지식'을 검색하고 '방대한 정보'를 순식간에 처리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는 인간보다 훨씬 더 잘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AI가 잘 할 수 없는 영역을 탐구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그건 바로 '생각하는 힘'이다. 명확하고 분명한 '사실'을 떠올리는 생각이 아니라 불명확하고 불분명한 아주 애매하고 흐릿한 '퍼지한 생각들'을 하는 것이다. 이건 AI는 거의 못한다. 오직 인간만의 영역인 셈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AI가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몰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것이 바로 '인문학적 감각'이고, 삶을 주도하는 '부의 감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 둘을 합치면 '하이퍼 센서(초월적 감각)'을 갖게 되는데, 이런 초월적 감각을 키운 어린이를 '퍼지 키즈'라고 정의했다.

나가는 글 : AI가 인간보다 더 똑똑한 시대에는 AI가 결코 흉내낼 수 없는 '초월적 감각(하이퍼 센서)'을 숙지한 '퍼지 키즈'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제다. 그래서 AI가 인간을 대신하는 세상에 AI가 결코 대신 할 수 없는 '퍼지형 인간'이 되어야 AI 시대에도 삶을 여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핵심 포인트다. 맞는 말이다. 인문학적 감각으로 AI에게 대체되지 않은 독보적인 인간이 되고, 부의 감각으로 직접 노동하지 않고 돈이 돈을 벌어들이게 해서 부유한 삶을 영위하게 된다면 앞으로 AI 시대가 도래한다고 해도 아무런 걱정이 없는 삶을 살 수 있다는 멋진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런 '퍼지한 인간'은 오늘날의 '상류층'에 속한 계급에 다다른...흔히 말하는 '상위 1%'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다시 말해, 사회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속하는 소수의 인간들 말이다. 과연 AI 시대에는 모든 인류가 이런 '상위 1%'의 삶을 누리며 살 수 있게 될 것인지 궁금해졌다. 물론 AI가 인간의 노동을 완벽히 대체하고 모든 인간이 먹고 살 수 있을만큼의 '잉여생산'을 끊임없이 해낸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지구의 자원은 '유한'하고 퍼쓰고 또 쓰다보면 결국 '고갈'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AI가 아무리 노동을 해도 더는 생산할 것이 남지 않게 되어 인간은 굶주리게 된다. 그렇게 되면 또다시 '계급적 분화'가 발생하여 힘 있는 계층만 부를 누리고 힘 없는 계층은 몰락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런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는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퍼지한 인간'만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이 만들어지는 일도 경계한다면 충분히 '대안'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말미에도 '나눔의 감각'을 지닌 사람이 진정한 부자라고 방점을 찍고 있긴 하다. 그래서 '퍼지 키즈'는 자신의 생각으로 교양과 부를 얻게 되지만, 그렇게 쌓은 넉넉함에 인색하지 않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또한 그러해야 건강한 사회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퍼지 키즈'들이야말로 AI 시대의 진정한 인재상이라고 말한 것이다. 백 번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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