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전문 퐁퐁 학원
박승희 지음 / 한솔수북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음 전문 퐁퐁 학원> 박승희 / 한솔수북 (2025)

[My Review MMCCIII / 한솔수북 8번째 리뷰]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 서른두 번째 리뷰는 박승희 작가의 <마음 전문 퐁퐁 학원>이다. 어린이책 명문출판사 한솔수북에서 출간한 따끈따끈한 동화책답게 마음 가득 따스함이 퍼져나가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방과후'에 학원이나 공부방을 의무교육처럼 다니고 있다. 그 덕분에 아이들은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하루 10시간 가까이 공부, 공부, 또 공부만 하고 있다. 그저 뜨거운 교육열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까? 과거에는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현재는 그보다 '소중한 자녀를 믿고 맡길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부모님이 퇴근할 시간까지 '학교와 학원'에 묶어두고(?) 안심을 하기 위함이 더 크다고 본다.

옛날처럼 한 집에 자녀 셋 이상을 두고 해 질 무렵까지 온 동네 꼬마녀석들이 바글바글하게 놀거리가 풍성하던 시절이었으면 부모들도 초등생 시절만이라도 맘껏 뛰놀라고 할 것이다. 헌데 지금은 한 집에 자녀 수가 한 명인 경우가 태반이다. 거기다 부모님들은 '맞벌이'로 직장에 메인 몸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보니 하나 뿐인 소중한 자녀가 '퇴근시간 전까지' 그대로 방치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에서도 '방과후 수업'을 운영하는 등 노력을 해왔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원활하지 않은 형편이다. 그래서 대다수의 초등생들이 다시 '학원 뺑뺑이'를 돌고 있다. 그런데 말이다. 세상에 이런 학원이 있다고? 내 마음 대로,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는 학원이 있다고? 그 학원이 바로 <마음 전문 퐁퐁 학원>이다. 그럼 그 소문의 학원으로 들어가보자.

<마음 전문 퐁퐁 학원> 관점 포인트 : 이 학원의 선생님은 '퐁샘'이라 불린다. 왜냐면 학원에 들어선 아이들에게 그날그날에 딱 맞는 아이들의 감정에 따라서 딱 알맞은 퐁을 준비해주기 때문이다. 퐁은 만화애니메이션 <포켓몬>에 나오는 캡슐처럼 생겼다. 또는 놀이동산에서 살 수 있는 커다란 구슬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퐁에게서 중요한 것은 '겉모습'이 아니다. 그 속에 담긴 '마법같은 일'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퐁의 종류는 여러 가지다. 책 속에 등장하는 퐁만 보아도 '내 맘대로 만들기퐁', '입맛대로 요리퐁', '비밀 보장 수다퐁', '마음 찾기 게임퐁', '기분 상승 댄스퐁' 등등 엄청나게 많다. 그 수많은 퐁 가운데 퐁샘은 학원 문을 열고 들어오는 학생들의 마음을 단박에 알아채고 아이들에 마음에 꼭 맞는 퐁으로 수업을 준비한다. 그리고 아이가 그 퐁을 열기만 하면 된다. 퐁을 여는 순간 '가상 현실'이 펼쳐지듯 아이들은 자신의 기분에 따라 펼쳐진 '공간'속에서 마음껏 뛰놀고, 울적한 기분을 풀고, 화난 감정을 털어내고, 기쁘고 행복한 마음이 있다면 나누고 싶은 대상과 함께 나눌 수 있게 된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그러니까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다고 말씀 드린 것이다.

이 책의 중요한 키 포인트는 '퐁샘'이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방법이다. 무슨 특별한 방법이 있어서가 아니다. 바로 '관심'과 '경청'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까먹고 어린이를 대하곤 하는데, 이게 큰 실수로 이어지곤 한다. 어린이들도 분명히 '인격'이 있고, '인권'이 있으니 당당히 '한 사람'으로 대우해줘야 한다. 그런데 이를 '인정'하지 않고 아직 미성숙한 어린아이로만 본다면 큰 실수를 저지를 완벽한 조건이 형성된다. 바로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줄 수 있다는 말이다. 아이들은 상처 받기 딱 좋은 '여린 마음'을 지녔다. 여린 마음이란 자기 마음을 자기도 잘 몰라서 '컨트롤'하기도 힘들고, 자기 감정을 '표현'하기도 힘들어하기 일쑤다. 그런데도 어린이의 마음을 잘 캐치하지 못하게 되면 어린이는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고, 그 상처는 평생 간직하기도 한다. 지금은 늙어버린 어른인 나도 아직까지 그런 상처를 몇 개 가지고 있다. 그럼 어린이들의 여린 마음을 어떻게 하면 잘 캐치할 수 있을까? 특별한 방법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관심'과 '경청'만으로도 충분하니까 말이다. 퐁샘이 가장 잘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기도 하다. 아이들의 표정만 보아도 그날그날의 아이들의 마음에 딱 맞는 퐁을 골라줄 수 있는 비결이 바로 그것인 셈이다.

나가는 글 : 어린이책은 '아이'만 읽는 책이 아니다. 부모도 늘 함께 읽는 책이어야 한다. 그래야 소중한 자녀와 '대화'를 한 번이라도 더 할 수 있고, 자녀의 생각과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시도해봄직 할 것이다. 암튼 <마음 전문 퐁퐁 학원>을 자녀와 함께 읽었다면 '창의적 독후활동' 겸해서 넌지시 물어보길 바란다. "너는 어떤 퐁을 열고 싶니?"하고 말이다. 너무 쉽고 뻔한 질문이지만 효과는 만점일 것이다. 이때 말로 표현하는 퐁이 자녀의 '진짜 마음'일테니 말이다. 그리고 난 뒤에 그 '진짜 마음'에 딱 어울리는 선물을 준비해주면 좋을 것이다. 이건 오직 부모님만이 줄 수 있는 선물이다. 학원쌤들은 고작해야 '독후활동'으로 아이들에게 만들고 싶은 퐁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각종 재료'로 만들기 수업을 하는 것이 고작일테니 말이다. 그러니 이 책은 '독서지도'를 위한 학원쌤도 좋겠지만, 자녀에게 멋진 선물을 줄 수 있는 학부모에게 딱 좋을 책이다.

아울러 그날그날 시시때때로 돌변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딱 알맞게 읽어내는 '관심'과 '경청'도 잊지 마시길 바란다.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라면 이 책을 읽자마자 이퐁 저퐁 만들고 싶어서 안달이 날 것이다. 하지만 과묵하고 표현을 잘 하지 않는 아이들은 이 책을 읽고서 '혼자만의 상상'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부모님이 엄하고 무서운 성격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니 더욱 조심스럽게 '아이의 여린 마음'이 상처받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서 '관심'과 '경청'을 하고, "넌 어떤 퐁을 만들고 싶니?"라는 속내가 다 들어나는 뻔한 질문을 던지지 말고, "와~ 퐁퐁 학원 정말 신기한 걸, 아빠는 멋진 자동차를 타고 우리 가족이 함께 여행을 가는 신나는 퐁을 열고 싶은 걸"..뭐, 요런 정도로 부모님이 먼저 마음을 들려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물론 '부작용'도 있을 것이다. 약싹 빠른 어린이들은 "공부 안 하는 퐁을 열고 싶어요. 엄청 비싼 장난감을 만껏 사는 퐁을 열고 싶어요." 등등 부모의 바람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그런 마음을 이야기할 것이다. 그럴 때에도 일단은 그 마음을 다 받아주어야 한다. 무턱대고 혼낼 궁리부터 하지 않길 바란다. 대신, "그럼 [공부 안하는 쿠폰]을 만들자. 공부를 평생 안 할 수는 없으니까. 30분 공부 안하기 쿠폰을 언제든 쓸 수 있는 거야. 그리고 안타깝지만 엄청 비싼 장난감은 '당장' 살 수는 없겠구나. 하지만 사고 싶은 장난감 목록을 만들어보렴. 그중 한 개는 아빠가 사주마. 대신 '그 장난감이 꼭 필요한 이유와 얼마나 좋은 장난감인지 장점도 꼭 써보렴. 그 이유와 장점이 정말 '합리적'이라면 아빠가 꼭 사준다!" 이런 식으로 '협상(?)'을 하면 좋을 듯 싶다.

<마음 전문 퐁퐁 학원>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살짝 엿보고 '여린 마음'에 상처를 주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관심'과 '경청'을 다짐해보도록 하자. 또한, 우리 어린이들은 '자기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을 연마해보는 계기로 삼으면 좋을 듯 싶다. 나 자신도 잘 모르는 것이 '마음'이지만, 그 마음을 '퐁'으로 표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퐁이 하나만 있을 까닭은 없다. 퐁퐁 학원에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퐁을 만들어도 좋다. 그만큼 '자기 마음'을 잘 표현했다는 증거가 될테니 말이다. 어제의 퐁과 오늘의 퐁, 그리고 내일의 퐁이 한결 같이 똑같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을 담은 퐁'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여줄 용기다. 엄마, 아빠, 선생님, 친구, 누구라도 좋다. 내 마음의 퐁은 홀로 간직하는 것보다 '함께' 나누는 것이 훨씬 이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님과 선생님들은 어린이들이 만든 퐁을 잘 '기록'해두는 것도 훗날 좋은 추억을 선사하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