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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토피아 2 : 디즈니 애니메이션 그림책 ㅣ 더모던 디즈니 애니메이션 그림책
신시아 리우 지음, 핀바 코일.올가 T. 모스케다 그림, 박혜원 옮김 / 더모던 / 2025년 11월
평점 :
<주토피아 2 : 디즈니 애니메이션 그림책> 신시아 리우 / 박혜원 / 더모던 (2025)
[My Review MMCLXXXIV / 더모던 1번째 리뷰] 며칠 아팠다. 급체로 인한 컨디션 저하에 매서운 추위까지 겹쳐서 몸살까지 단단히 걸리고 말았다. 그 덕분에 줄줄이 일상이 무너지고...암튼, 오랜만에 고품격 월간 리뷰전문지 <책이 있는 구석방>을 다시 오픈한다. 열세 번째 책은 지난 연말에 화려하게 개봉했던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2>의 줄거리를 담은 '애니메이션 그림책'이다. 사실 어릴 적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꿈과 환상을 키워주던 소중한 추억이었기 때문에 지금도 사랑과 애정으로 즐겨보는 만화영화임에는 틀림 없다. 내 또래 분들 뿐만 아니라 지금의 MZ세대들 또한 그럴 것이다. 그런데 그런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요즘에는 좀..그렇다. 그런 여러 이야기를 담아보려 한다.
<주토피아 2 : 디즈니 애니메이션 그림책> 관점 포인트 : 벌써 많은 분들이 <주토피아>를 관람 하셨을 테고, <주토피아 2>도 그런 인기에 입어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은 애니메이션임에는 틀림 없다. 그래서 <주토피아 2>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호평인 편이다. 한때는 '본편보다 좋은 속편은 없다'는 공식이 판을 칠 정도로 '후속작=망작'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터미네이터 2>의 대흥행 이후로 이런 공식을 더는 내세우지 않고 있다. 물론 가끔은 그런 경우도 없지 않지만, 최근의 작품들은 대부분 '좋은 작품'으로 팬들에게 보답하는 편이다. <주토피아 2>도 그랬다. 그런데 이런 '명작 애니메이션'을 '그림책'으로 옮겨 놓았을 경우에는 어떨까?
솔직히 '기대 이하'였다. 너무 큰 기대를 했다기보다는 '좋은 그림책'이란 기준에서 많이 벗어난 그림책이라서 그렇다. 상영시간이 100분이 훌쩍 넘는 분량을 꼴랑 28쪽 분량에 다 담으려면 어떤 각색..아니, 어떤 '짜깁기'가 필요한 걸까? 이런 점에서는 차라리 동화책 분량에 해당하는 <주토피아 2 무비동화>를 권하는 바다.
그럼 '좋은 그림책'이란 어떤 책일까? 그림책은 우선 '글'보다 '그림'이 주인공이 되는 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고스란히 '그림책'에 담는다는 것은 어쩌면 굉장히 유리하게 작용할 것만 같다. 사실이 그렇다. 애니메이션에서 '명장면'만 따와서 그림책에 담아 놓는 것만으로도 훌륭할테니 말이다. 이럴 경우 '애니메이션'을 먼저 감상한 독자라면 '그림책'에 멈춰져 있는 장면을 보더라도 '살아서 움직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테니 얼마나 장점이겠느냔 말이다. 하지만 여기엔 엄청난 단점이 숨겨져 있다. 다른 <그림책>에서 느낄 수 있는 엄청난 강점이 '디즈니 애니메이션 그림책'에서는 절대로 찾을 수 없는 치명적 단점이 되고 만 것이다. 다름 아닌 '상상력' 말이다.
어린이 독자들이 30쪽 안팎의 그림책을 보면서 30분이 넘도록 그림책에 푹 빠져 있는 경우를 보았는가? 아이들은 왜 펼쳐진 그림책에서 '다음 장'으로 넘기지 않고 하염없이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어떤 어린이 독자들은 그림책을 보면서 혼자서 웃고 떠들고 흥얼거리며 '자기만의 세상'에 푹 빠져 몰입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어른 독자들은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이런 장면을 볼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좋은 그림책'이 갖고 있는 무한한 장점이다. 이 어린이는 지금 '상상력'이란 날개를 활짝 펴고 훨훨 날고 있는 것이다. 그럼 말이다. 꿈과 환상의 나라 '디즈니 애니메이션 그림책'도 아이들이 그렇게 넋을 놓고 몰입해서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는 계산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좀처럼 그럴 수 없을 것이다. 이 그림책으로는 '상상력'이 아닌 '회상'만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분명 '애니메이션 속 명장면'이 분명한데, 그 명장면이 '무한한 상상력'을 불러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다음 장면은 어떻게 이어졌더라?'라는 기억 속 회상만 가득하다는 것이다. 이런 그림책으론 '상상력'을 무한히 발휘하기 솔직히 힘들다.
더구나 <주토피아 2>의 줄거리는 대단히 심오한(?) 편이다. 1편도 그랬지만 '토끼 경찰'이 도시에서 발생하는 미스테리한 사건을 해결한다는 '기본 얼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그런 사건 추리과정을 통해서 비리를 타파하고 정의를 되살리는 영웅담이 멋지게 펼쳐지기 때문에 엄청 감동적인 내용을 엄청난 스케일에 담아 펼쳐 보인 명작이다. 이런 명작은 '어린 관객'과 '어린 독자'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정의구현' 같은 내용은 너무 어렵기만 하다. 대신에 예쁘고 귀여운 동물들이 춤과 노래를 하는 것은 엄청 기억에 남을 것이다. 그런데 춤과 노래가 기억나는 '애니메이션'을 '그림책'에 고스란히 담을 수 있을까? 이런 점에선 사실상 '꽝'에 가깝다.
나가는 글 : 그럼 이 책 <주토피아 2 : 디즈니 애니메이션 그림책>은 엉터리로 아무런 가치가 없을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이 책은 어린이 독자가 아닌 '어른 독자를 위한 그림책'이기 때문에 나름의 가치에 손색은 전혀 없다. 더 정확히 말하면,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2>의 열렬한 광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을 제공한 셈일 것이다. 비록 몇 장 되지 않은 그림책에 불과할테지만, 바쁜 현대인에게는 '숏츠'를 대신할 수 있는 아날로그 감성 물씬 담긴 그림책으로 보는 것이 더 낫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어린이 독자'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어른 독자'를 겨냥했으며, 엄마가 이 그림책을 보며 감동의 추억에 흠뻑 빠져 있는 장면을 보고, 자녀가 '감동하는 엄마의 표정'을 보며 함께 기뻐하게 되는 행복 전염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그림책일 것이다. 그런 까닭에 이 책을 <주토피아> 광팬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