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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전략을 위한 AI 인사이트
이호수 지음 / 한빛비즈 / 2022년 11월
평점 :
각설하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AI(인공지능)의 개발은 상당히 일찍 시작되었다. 2차 세계대전 때, 엘런 튜링이 독일군의 암호(애니그마)를 해독하기 위해 만든 컴퓨터를 시작으로 '인간보다 더 똑똑한 지능'을 갖춘 컴퓨터의 등장이 곧 찾아올 거라고 꿈에 부푼 과학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 결실은 1950년대에 들어서 실제로 실현되었다. 무엇이든 '과학연구'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기 마련인데, 정부가 과학자들의 연구자금을 대기 시작하면서 활기를 찾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AI 개발에 혹독한 겨울이라고 불리는 시기가 찾아왔다. 일명 '치와와-초코칩쿠키 사건'이라고 불리는 난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막대한 연구자금을 쏟아부었는데도 당시의 인공지능 컴퓨터는 '개와 초코칩쿠키'를 찍은 사진을 분류해내지 못하는 엉뚱한 결과(명백한 오류)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이런 오류를 고치기 위해 '정확도'를 높이고자하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거나 슈퍼컴퓨터를 총동원해야 하는 사고들이 빈번했다. 고작 '사진 한 장' 분류해내는데 말이다.
이때부터 '인간에게 어려운 건 AI에겐 쉽고 AI에게 어려운 건 인간에겐 너무 쉽다'는 말이 나왔다. 이는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인간은 불독, 요크셔테리어, 푸들 등을 모두 개로 인식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지만, AI는 '불독의 특성'과 '요크셔테러어, 푸들의 특성'에 보여지는 정보가 사뭇 다르기 때문에 모두 같은 '개'라고 인식하기가 힘들고 오류를 일으키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인간은 발이 3개인 강아지를 보면서 '아픈 강아지'라고 이해하는 반면에, AI는 '새로운 종', '3발 달린 포유동물'이라고 잘못된 결론을 일쑤라는 것이다.
이처럼 AI가 기대했던 성과를 얻지 못하고 연구자금만 축낸다는 결론이 나오자 정부예산지원을 더는 받지 못하고, 연구는 지속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다 '딥러닝'이라는 빅데이터를 다루는 컴퓨터가 등장하자 새로운 활기를 얻기 시작했다. '체스 챔피언'을 이기고 '바둑천재 이세돌'과의 승부에서도 이기자 AI는 다시금 각광받기 시작했다. 더구나 정부자금이 아니라 '민간기업'에서 이룬 성과였기 때문에 더는 '자금난'을 겪을 걱정을 덜었다. 그래서 지금 산업전반에서 'AI'를 접목시킬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한 궁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넷플릭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리걸테크, LG AI연구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을 선점하고자 노력중이다.
하지만 이 역시 '기대했던만큼의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현재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또한, 인간보다 더 똑똑한 인공지능을 갖춘 '강한 AI'의 등장을 두려워하는 대중들의 분위기나 '약한 AI'만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산업전반의 분위기가 맞물리면서 새로운 논란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과연 이 모든 난관을 뚫고 AI는 성공적으로 안착해 '인류의 미래'를 밝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자못 그 결과가 궁금하지만, 그에 앞서 우리에게 닥친 문제부터 해결해나가야 하는 것은 올바른 순서일 것이다.
첫번째 문제는 '지속가능한 연구'를 위해서 AI기술을 통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산업계에서는 'AI기술'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왜냐면 '노동력 절감'을 획기적으로 할 수 있고, 그로 인한 막대한 이익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관점에서 말이다. 하지만 '노동인력의 감소'는 사회경제의 한 축인 '가계'가 망가지는 것이기에 궁극적으로는 '시기상조'가 될 수밖에 없다. 최대한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인간에서 AI로 바꾸는 '노동력 대체 속도'를 늦춰야만 한다. 하지만 그래서는 기업의 이익을 보장할 수 없기에 서두르고 싶은 마음이 기업들의 솔직한 속내일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세'를 제정하는 등 정부의 노력이 강조되고 있지만, 당장 '기본소득'과 관련된 안도 퇴짜를 맞는 와중에 실업자를 위해서 세금이 낭비되는 일(?)을 신속하게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는 애초부터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을 수도 없을테니 언젠간 이루어져야 할 일이라는 것에는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는 형편이다.
결국 '지속가능한 연구'를 위해 산업전반에 아이디어가 쏟아져야 하는데, 그저 막연하게 'AI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제품이라는 광고만 내세울 뿐, 정작 제대로 된 'AI기술'을 개발하는데는 관심이 별로 없다는 것이 두번째 문제다. 사실, 이 문제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인데 마땅히 'AI기술'에 대해서 배울 곳도 마땅치 않고, 가르치는 곳은 더더군다나 없다는 현실이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사실, 기업들이 가장 기대하는 것도 바로 이 문제다. 기껏 'AI기술'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곳에 발품을 팔아봐도 '원론적인 이야기'만 할 뿐, 새로 개발된 'AI기술'로 만든 시제품은 구경조차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몇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연구원'을 뽑아서 AI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연구에 투자하고 있지만, 대기업과 같이 막대한 연구자금을 댈 수 있는 능력있는 기업만이 할 수 있는 방법이라 뾰족한 해결책이 없기는 매한가지다. 그렇다고 정부의 노력이 눈이 부실 정도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초등교육에서 '코딩'을 가르치는 정도로 본격적인 'AI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엔 정부차원의 막대한 지원이 시급하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한정된 예산'으로 충당하며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오기엔 너무다고 요원한 방법이다.
마지막 문제는 'AI기술'을 어디까지 적용하도록 허락할 것인가? 라는 물음에서 시작한다. 과연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지능을 갖춘 AI의 등장을 환영할 수 있겠는냔 말이다. 그래서 모든 결정을 AI에게 맡기고 인간은 그저 따르는 안락한 삶을 살고 싶으냐는 것이다. 굉장히 극단적인 결론에 대한 논의이지만, '디스토피아'적으로 'AI기술'을 바라보는 시선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는 반드시 비극을 초래할 것이라고 단정 짓기도 했다. 수많은 과학자들이 '그런 AI'는 결코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에 준하는 비극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것까지 부정하지는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AI'가 인간을 대신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는 '범용 AI(약한 AI)' 수준에서 기술개발을 멈춰야만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인간이 힘들어하는 분야에서 '특별히 AI가 더 잘하는 분야'만을 선별하여 부담을 덜어주는 선에서 그치는 연구까지만 허용해야 한다는 말이다. 쉽게 말하자면, 로봇청소기가 인간의 명령을 알아듣고 지정된 구역을 깨끗하게 청소하면, 그뿐이지. 고작 청소기를 대신하기 위해 '인간형 로봇'을 만들어 구석구석 청소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말이다. 즉, '인간형 로봇'을 구현해 '집안살림'을 대신 맡기는 것까지는 어찌어찌 허락할 수 있겠지만, '인간형 로봇'이 사람과 구별할 수 없는 외모를 갖추고, '집안살림'을 넘어서 궁극적으로는 '인간'을 대신할 수 있게 만들고, '인간'과 똑같은 수준의 감정을 느끼고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수준까지 개발을 하게 된다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인간사회'는 파멸하고 말 것이다. 아니 파멸까지는 아닐지라도 '엄청난 혁신'에 감당하지 못하고 '인간형 로봇'만도 못한 사람은 '인간 취급'조차 받지 못하는 일이 초래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처럼 '강한 AI기술'은 엄청난 위험성을 안고 있다. 물론 먼 미래의 일이겠지만 말이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걱정부터 하는 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 'AI기술'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기술이고 유용하게 쓸 일부터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하지만 늘 처음 시작이 중요한 법이다. 우리는 '놀라운 기술' 개발을 하고서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경험이 꽤나 많았기 때문이다. 현재 거의 재앙에 이를 수준이라고 일컫는 '핵무기 사용'과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를 보란 말이다. 분명히 예측하지 못한 결과다. 그러나 엄청난 에너지로 활용하기에 앞서 '끔찍한 무기'로 만들어버린 것도 바로 우리 자신이고, 고갈이 될 정도로 '지하자원'을 낭비한 결과가 빠른 속도로 지구기온을 높이게 될지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결국 우리 스스로 저지른 잘못이다. 여기에 '인간보다 더 높은 지능을 갖춘 시스템'이 등장해 스스로 작동하고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면, 또 어떤 결과가 뒤따를 것이란 말인가? 분명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반드시 '어떤 결과'를 맞이해야만 할 것이다.
물론, 이 책은 '기업의 혁신'을 위해서 관심이 주목되고 있는 'AI에 대한 모든 것'을 풀어내었다. 그래서 AI기술에 대한 역사적 발자취부터 기술이 활용된 사례까지 살펴보면서 '새로운 활로'를 엿볼 수 있는 유용한 책이다. 하지만 난 한 발 더 나아가서 이야기를 진행시켜보고 싶었다. 이를 테면, 자율주행자동차가 이미 개발되었지만 아직까지도 '상용화' 되지 못한 까닭은 기업들의 돈벌이에 딴죽을 걸고 싶어서가 아니라 아직까지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질주하기에는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운전이라는 것이 '한 순간의 판단'과 '그에 따른 결정'에 좌우되는 것이기에 '안전사고(교통사고)'가 일어났을 경우를 예상해서 만반의 준비를 해야 마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까지 자율주행차에 대한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았고, 자율주행차가 대세가 되어 버린 사회시스템에 우리 사회가 적응할 수 있는 대비도 미비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달리지 못하는 걸테니 말이다. 그러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어떤 미래가 닥칠지에 대해서 말이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