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수비
만약 어떤 여인이 플라이 볼을 잡는 것과 갓난아기의 생명을 구하는 것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면, 여인은 베이스에 선수들이 있는지 살펴볼 생각도 하지 않고 갓난아기의 목숨을 구하는 편을 택할 것이다. - 데이브 배리, 유머 작가 - P102
인필드플라이 규칙 상상해보자. 노 아웃에 만루 상황이고, 타자가 홈 근처에 치솟는 공을 쳤다. 3명의 주자 모두 자기 베이스로 돌아가 포수가 공을 잡기를기다린다. 그런데 그가 공이 페어 지역 그라운드에 떨어지게 내버려두면서, 모든 베이스의 주자가 예기치 않게 포스 플레이를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든다. 주자들은 출발한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포수는‘트리플 플레이triple play‘ 의 첫 아웃으로 홈 플레이트를 이미 밟고있다. 뭔가 부당한 일이다. 이런 플레이 때문에 ‘인필드 플라이 규칙 infield fly rule’ 이 고안되었다. 1루와 2루에 주자가 차 있거나 베이스 전체가 차 있고 투 아웃이안 된 상황에서 평범한 내야 뜬공을 수비 팀이 이용하지 못하게막는 규칙이다. 심판이 "인필드 플라이!"를 선언하면, 타자는 자동으로 아웃된다 - P112
(수비 팀은 공을 잡을 필요조차 없다). 주자들은 스스로 위험을 감수하며 진루를 시도할 수 있다. 무슨 뜻인가 하면, 공이 땅에 떨어져도 베이스에 그대로 머물 수 있고, 잡힌다고 해도 태그 업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 P113
* 한 팀에 이런 일은 일주일에 한두 번이나 일어날까 말까 하지만, 인필드 플라이 규칙은 중요하다. 대부분의 팬들은 이 규칙이 어떻게 기능하는지 모르고 설명하라면 대충 넘어갈 것이다. 어떤 팬들은 야구의 소양을 나타내는 표지로 생각하고 여러분에게 퀴즈를 내며 허세를 부릴 것이다. 그렇게 넘어가게 내버려두지 말라. 그들이 알고 있는 게 얼마나 변변치 못한지 보여주라. 어떤 해에 이 규칙이 제정되었는지 그들에게 물어보라(1895년), 떠버린 번트 타구에도 이 규칙이 효력이 있는지 물어보라(없다). 심판이 "인필드 플라이!"를 선언했는데 공이 파울 지역에 착륙하면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라(타자는 계속 타격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여러분은 이 인필드 플라이라는 녀석만 딱 하나의 예외로 두고, 야구 지식은 좋은 마음으로 써야지, 나쁜 마음으로 쓰면 안 된다. - P113
외야수비 외야에 세워진 벽은 원래부터 오늘날처럼 푹신한 패드가 채워져 있지는 않았다. 오늘날의 외야수들에게는 ‘워닝 트랙warning track‘ 이라는, 펜스 앞의 흙을 채운 길까지 있다. 그러니까 야수가 공에 눈을 고정한 채 깊은 플라이를 향해 달려가면 스파이크 밑에 자박거리는 흙을 느끼게 되고, 속도를 줄여야 머리를 깨먹지 않을 거라는 경고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 P115
모든 포지션의 선수들 가운데, 포수는 육체적인 부담이 가장 심하다. 얼마나 심하냐고? 집에서 한번 해보라. 웅크리고 앉기.(맞다. 자리에서 일어나라. 이 책을 가져가도 좋다. 좋다. 이제 쭈그리고 앉았는가? 반칙은 없기다. 엉덩이가 그야말로 발꿈치에 닿을 때까지 쭈그리고 앉으라. 좋다.) 이제 그대로 있으라. 아직 움직이면 안 된다. 좋다. 일어나라. 다시 웅크리고 앉으라. 기다리라. 계속 기다리라. 그리고 천천히 다섯까지 세라. 일어나라. 쭈그리고 앉으라. 그대로 있으라. 딱 몇 초만더 그렇게 있으라. 몸을 일으키라 꽤 힘들다. 안 그런가? 포수가 그일을 하면서 어떨지 상상해보라. 포수는 그짓을 한 경기에 150번쯤, 일주일에 닷새 혹은 엿새, 1년에 6개월을 한다. 아, 하마터면 스프링트레이닝을 까먹을 뻔했다. 스프링 캠프까지 하면 한 달하고도 반쯤이 또 있다. 아, 맞다. 플레이오프는 어떤가? 몇 주가 더 붙는다. 그리고 중앙아메리카에서 열리는 윈터 리그도 있지 않은가? 이 동안 내내 포수는 ‘파울 팁foul tip‘ 에 얻어맞고, 배트에 가격당하며, 공격적인 주자에게 수난을 당한다. - P124
유격수 유격수는 내야의 리더이고, 종종 팀 내에서 운동능력이 가장 뛰어난선수가 맡는다. 그래야 한다. 누구에게보다도 공이 많이 날아오며, 그중 대부분은 땅볼이다. 땅볼이란 다 어렵게 마련이지만, 유격수에게는 한층 더 어렵다. 왜냐하면 그에게는 에러를 저지르지 않기 위한 여지가 가장 적기 때문이다. 다른 내야수들은 공을 막거나 잡다가 더듬거리다가도 회복해서 1루에 던져 주자를 제때 아웃시킬 수있다. 하지만 유격수는 공을 깨끗이 처리해서 던져야 하는데, 공이날아오는 거리와 그 자신이 던져야 할 거리를 합치면 그 어떤 내야수보다 길기 때문이다. 생각해보자. 3루수는 짧은 거리를 날아온 땅볼을 잡아 먼 거리를 던진다. 2루수는 긴 땅볼을 잡아 짧은 거리를 던진다. 그러나 유격수는 긴 땅볼을 잡고 긴 송구를 해야 한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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