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디까지 행복해봤니? - 네 마음이 반짝반짝 빛나는 곳으로 너를 데려다줄게
곽세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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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앤파커스/곽세라/에세이/심리

      

행복의 깊이, 넓이를 따지는 행위부터가 행복과 멀어짐을 의미하지 않을까? 자연스럽게 미세한 부분부터 내게 다가오는 작은 행복. 엄청난 큰 것을 바라는 행복보다 어느 순간 불현듯이 찾아온 행복의 정의. '너는 어디까지 행복해봤니?에 대한 다양한 물음이 이 작품에 담겨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성공이라는 목표도 행복의 척도가 될 수 있으며 그 성공과 행복을 구분하는 개념도 사람들마다 다르다. 그 방향을 어디에 두고 살아가는 행복의 깊이와 가치관. 너는 어디까지 행복해봤니? 와 만날 시간이다.

       

'네가 원하는 바로 그때.

 

원하는 바로 그걸 주진 않을지 모르지만

 

들어뒀다가 너의 때가 무르익었다 싶을 때

 

너에게 적당하겠다 싶은 걸로 골라 주는 것이

 

더 크고 현명한, 진정 너를 사랑하는 보호자가

 

하는 일이란다.'

      

저자가 쓴 글의 내용 일부이다. 처음부터 행복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물론 극히 일부는 부유하거나 복된 가정에서 태어나 그 행복을 영유아기 시절부터 느낄 수 있으며 그 안에 좌절 또한 묻어 나올 수 있는 게 행복을 향한 과정이다. 그래서 그때그때 모든 것이 채워지는 것보다 시련과 고통을 이겨내는 와중에 행복이 더 찬란히 빛나는 것이다. 꽃이 빛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그 뿌리가 든든해야 행복도 더 크고 화려하게 내 앞에 기쁨처럼 다가올 것이다. 그래서 그때를 기다려보는 행복의 여유가 필요하다.

      

'아이들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말하지 마라 그러니까 이를 악물고 그 방향을 바라보며 노력만 하면 된다고 말하지도 마라. 그 대신 나의 도마 위에 무엇이 올려져 있는지를 알고 받아들이고 감사하는 법을 가르쳐 주어라. 그리고 그것들로 만들 수 있는 가장 근사한 요리를 떠올릴 수 있는 창조력을 심어주어라. 낙천과 배짱을 가진 삶의 요리사로 키워라.'

      

가족과 자녀의 행복. 특히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아이를 대하는 현대인의 모습. 부모의 모습은 공장의 조립화된 기호품을 만드는 이들처럼 자신의 아이들을 획일적이며 천편일률적 모습으로 교육하고 있다. 남보다 앞서가게 하려는 경쟁의 바다에 투쟁하듯 던져 놓을 뿐, 아이들 개개인의 창의성과 인성은 무시한 채 삶을 부모 식대로 요리해주고 있다. 요리사를 만들기보다 부모가 바라는 행복이자 자신이 못다 이룬 행복의 절정에 이르게 하기 위해 아이들을 혹사시키고 자녀의 행복이란 미명하에 마음의 나이, 절망을 행복보다 더 우선시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이처럼 행복의 기본 뿌리. 외적인 것보다 내적 성장을 위한 방향의 전환이 필요함을 깨닫는다. 그래야 고난도, 도전도 이겨내 행복에 닿는 길을 찾아가는 인생 항로가 펼쳐지는 것이다.

       

행복을 위해 기다리면 안 된다. 누군가가 행복을 갖다 주지 않는다고 저자는 표현한다. 운동, 공부, 승진 등을 대신해줄 수 없는 것처럼 스스로 능동적인 행동으로 행복을 위해 달려보자.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천천히다. 자다 깨어보니 맛있는 아침을 차려 놓은 애인, 부인의 선물. 얼마나 행복한가? 내가 이룬 행복도, 타인이 전해 준 행복도 보다 능동적으로 행동하고 서둘러야 행복의 깊이가 상승하는 것이다. 먼저 행복하게 해주길 바란다. 그럼 또 그 행복을 받은 상대가 내게 더 큰 행복의 충만함을 선사할 것이니까. 그것이 행복이고 깊이를 잴 수 없는 함께 누리는 행복이라 정의하고 싶다.

 

'행복을 추구하는 순간, 당신은 불행해질 것이오. 행복을 (추구해야 할 것)으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이오. 행복은 누리는 것이오. 숨처럼 쉬는 것이오. 느끼고 기억하시오. 그저 (이미 있다) 는 것을 기억하시오.'

   

엉클 파루의 말에 공감이 간다. 우리는 행복하기를 물질적 풍요의 추구이며, 안락한 삶이 완성되는 귀결점으로 느끼며 살아왔다.

그저 시간을 누리고 숨쉬기를 통해 자연과 호흡하는 원초적이며 본능적인 행복보다 포장된 화려함의 행복감에 도취되어 살아온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신해철 님의 노래 가사처럼 우린 지금까지도 '큰집, 빠른 차, 여자, 남자, 명성' 등의 화려한 쇼윈도에 빠져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듯하다. 그냥 이렇게 잘 살고, 서로 교류하며 만남을 통해 살아가는 기쁨과 행복의 여유가 필요할 때이다.

 

 

까르마파에게 던지는 한가지 질문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됩니다."

      

저자는 이 답에 대한 깨달음을 얻기까지 16년의 세월이 흘렀다고 하니, 우문현답에 대한 명답을 이해하기란 참으로 어려우면서, 이를 깨닫는 순간부터, 진정한 행복이 내 안에 밀려듦을 확인함도 더 큰 행복감으로 다가오리라 확신한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욕심 없이 누리는 것이 행복이고, 그것을 채워가는 시간들이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방식임을 배우게 된다.

   

 

다양한 현자들을 통해 행복의 의미와 나아갈 길을 제공받는 것, 행복의 깊이는 무게감보다 가벼움을 통해 내 안에 스며듦이 참된 진실임을 체감한다. 그 시간이 더 짧아지길 바라고 행복을 바라기보다 숨 쉬고 호흡하면서, 타인과의 눈인사, 혹은 유쾌한 대화를 통해서도 행복감을 맛볼 수 있는 자연스러움을 위해 노력해보자. 그것마저 짐과 무게라면 시간의 흐름에 나를 내맡기는 것이 행복을 위한 첫걸음이란 걸 깨닫길. 그 시간이 내 앞에 선물처럼 다가와 행복의 지경을 넓혀 나가리란 확신 속에 늦고 빠름의 차이도 없음을 확인한다. 꿈과 행복을 위한 내 앞의 미래, '인생은 늘 꽃철'이란 저자의 믿음에 화답하는 시간을 만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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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면 어떡해 오리그림책
안새하 지음, 차상미 그림 / 동심(주)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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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아닙니다. 승진이 아닙니다.

아이의 동심이 묻어나는 동화입니다.

흔히 대*밴드라 불리던 반창고의 추억 다들

갖고 계시죠? 어른인 저도 피가 나면 반창고 먼저 찾는데

저희 아이 또한 밴드 붙일게요~를 제일 먼저

합니다.

 

                         

그리고 아이는 계속 반창고를 찾고, 아빠가 머리가 어깨가 아파도 반창고 붙여줄까요? 이런답니다.

동화 속 소녀도 반창고를 통해 세상을 다 가진 듯 예쁜 상상의 나래를 펼칩니다.

 

아빠는 매우 걱정이 되어 어서 약국으로 가 반창고를 붙여주지만 아이는 아픈 것도 잠시 이것이 훈장처럼 느껴지나 봐요. 엄마, 아빠, 언니는 이런 동생이 너무 걱정되고 안타까워 더욱 보듬어 주는 하루인데 말이죠.

아빠와 아이는 반창고를 당당히(?) 붙이고 집으로 향하지요.

아빠의 말도 예뻐요.

 

"괜찮아? 조심하지" 가 아닌 "안 아프게 해 주세요. 눈물 말고 웃음을 주세요."아빠들이 배워야 할 부드러운 말이네요.

이렇게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머금고 자라나는 아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

 

아빠에게 업혀 집으로 당당히 무릎엔 반창고 훈장이 부착되어 있어요.

오늘, 내일 친구 같은 반창고가 아이의 말동무가 되어주는 것이죠.

"반창고야, 떨어지면 안 돼." 이렇게 말할 것 같아요

 

엄마의 진수성찬. 언니의 격려가 이제 아픔 대신 진짜 웃음으로 다가오는 저녁입니다.

"반창고야 고마워~" 이건 어른의 마음일까요ㅋ

 

 

아이는 반창고가 떨어질까 봐 걱정이고, 느슨해진 반창고를 떼어 내주려는 엄마. 하지만 아이는 내일까지 반창고를 소중하게 지켜 친구들에게도 자랑하고, 어른이 되어 회사에서 반창고를 붙인 자신의 당당한 모습도 상상해보고 싶습니다. 작은 것의 위력, 동심이 큰 꿈으로 변화하는 마법 같은 하루를 '반창고'가 만들어 준 하루였어요. 아빠랑 엄마랑 반창고에 대한 추억을 나누며 즐거운 동화 읽기가 되길 바랍니다.

동화는 아이도 부모도, 다시 동심 가득 아이 시절로 귀환시키네요.

   

"떨어지면 어떡해?"

그래도 차분하게 아이의 눈을 바라보고 격려해주세요. 작은 것에도 미세한 울림이 나는 아이의 모습을 인내하며 바라봐 주세요.

부족한 아빠인 저도 깊이 배우고 반성하는 동화였습니다.

 

아이는 괜찮아요. 자신의 분신 같은 떨어지지 않는 반창고가 있으니까. 어느새 꿈속에 빠진 아이의 무릎에 튼튼한 반창고를 다시 붙여준 천사가 있었을지도 모르니까요. 아이의 동심, 그게 참 영원하길 바랍니다.

동심 오리 그림책이 그 동심을 더 오래 지속해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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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정리 기술 - 물건과 공간, 인생을 디자인하다
윤정훈 지음 / 다연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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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윤정훈/자기계발/실용서

이 작품은 현실적인 정리에 기본적 틀을 제공해주는 실용서이다. 그간 책이며 옷에 관련된 정리 정돈이 서툴렀던 독자들에게 일종의 사이다 같은 청량감을 제공해준다. 많은 것보다 적당히 자신이 정말 소중한 것을 곁에 두는 행위. 그리고 미니멀라이프가 이 책과 일맥상통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사업이 늘어갈수록 건물과 직원은 늘었지만 좀 더 효율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정리의 필요성이 증가된다는 것을 느낀 저자의 경험처럼 이 작품을 읽고 내 주위의 자잘한 도구에서부터 애장품까지, 꼭 한 번 둘러보고 내 인생의 정리 기술을 익혀보는 것은 어떨까? 깔끔해진 집안 분위기, 회사 분위기를 보면 정리할 때는 약간 힘들지만 알게 모르게 밀려오는 뿌듯함을 기대해보자.

저자 윤정훈 정리 전문가, 그는 사업이라는 변화무쌍한 세계에 몸담고 있었던지라, 예측 불가능한 미래와 사업의 등락폭에 의해 커다란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성공과 실패를 이어가는 과정에 죽음의 문턱까지 당도했던 저자. 이 죽음의 문턱이 저자 스스로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진정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나아갈 바를 확정 지을 수 있는 푯대와도 같은 역할을 한 것 같다. 자신이 쌓아 온 사업의 노하우에 좀 더 색다른 시선을 더해 시작해보려는 의지, 그것이 저자 윤정훈을 인생 전환의 기회, 정리의 기술이란 큰 선물로 화답된 것이 아니었는지 이 작품을 통해 확인해본다. 필연은 우연스럽게 찾아온다. 저자 또한 사업 실패로 휴식을 취하는 중 우연히 발견한 전단지 한 장에 매료되어 자신의 일과 꿈꾸었던 이사의 일부를 매칭 시켰다니, 자신의 생각이 현실이 되게 하는 결과의 완성을 위해 늘 생각을 정리하고 내 삶을 바꿔나가는 것도 정리의 기술 중 하나라는 생각도 든다.

‘정리를 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다.‘​


흔히 돼지우리 같은 집에 사는 사람이 있다. 그 집의 평수가 크든 작든, 부유하든 가난하든 중요치 않다. 정리가 우선 되어야 사람같이 사는 것 같다는 정리 의뢰자의 사례처럼 우린 정해진 공간에서 필요한 정리가 기본이 되어야 삶도 안정화되고 풍요로울 수 있다. 일단, 환경이 안정되면 심신도 안정돼, 일의 능률도 오를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놓지 말아야겠다. 그것이 정리의 기술이고, 인생 계발의 기술이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취미생활에 있어서도 우선순위가 있을 정리의 기술, 삶이 변화하는 그 후련하고 사이다 같은 기분이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

정리는 공간의 정리이자 내 삶의 정리라는 나름 포괄적인 생각도 해보는 것이 좀 더 긍정적이고 장기적 측면의 정리적 완성이 되지 않을까? 미니멀 라이프의 장점을 저자가 지지하는 것처럼 많은 것보다 실용적인 삶을 위한 정리 습관이 무엇보다 필요함을 이 책을 배우게 된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생활에 활력을 주고 나를 조금이나마 변화시키는 목적의 변화는 자신의 행복을 위한 정리이지, 타인을 위한 삶의 변혁은 아니다. 이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나와 내 가족의 심플하면서도 안락한 삶을 꾸려보자. 이것이 인생을 바꾸는 정리 기술이며 그 시작을 작은 공간의 변화부터 시작해보길 권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 작품은 독자의 삶에 변화에 조력자가 될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정리 유형을 독자의 취향과 기호에 맞게 만나보자. 독자들 대부분이 아마 책을 다 읽고 마음이 정리되는 느낌을 느끼지 않을까? 그러한 기대를 조심스럽고 설레는 마음 가득 담아 꿈꿔본다.
몇 페이지 읽었을 뿐이지만 바로 실천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 나. 마법같이 변신해가는 내 주변의 공간을 둘러보며 그 기쁨과 편안함, 만족감을 꼭 느껴보길 바란다. 인생이 변화하는 정리의 기술,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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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 줄리언 반스의 부엌 사색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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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 이 부엌에는 까칠한 현학자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는 것은 불안감도 있지만 도전이라는 명목하여 설렘과 기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 작품이 그러한 메시지를 던져주며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요리법과는 다른 신개념의 요리 감성을 전달해주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주방에서만 통용될 현학적 의미, 부엌에 거주한 현학자의 일상을 직접 책으로 경험해보고 어떠한 태도로 요리의 레시피를 느끼고, 조리하는지 들여다보자. 고정관념적인 조리법, 인터넷을 통해 배우는 정형화된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움이란 언어적 무기를 기본으로 나의 독창적 재료를 상상해 요리 화 시키는 행위. 저자의 자연스러운 말과 생각이 담긴, 신비롭고 흥미로운 요리라는 세계를 함께 공감하는 시간. 그 길이 이 책 ‘또 이따위 레시피라니’에 담겨 있다.

‘내게 원망스러웠고 피할 수 없었던 장소였던 부엌이 점차 긴장된 즐거움의 장소로 바뀐 것은 30대 초반의 일이다.’

왜 그랬을까? 어린 시절 식어 빠지고, 너덜너덜한 비트 물이 가득했던 샌드위치의 아픈 기억이 있던 저자가, 나이가 들면서 아버지를 이해하고, “그때 그 샌드위치 그래도 나름 독창적이고 맛있었다”라고 아버지의 요리 실력을 재해석한다. 이런 사실을 이야기할 정도라면 세월이 흐르면서 저자는 요리가 단순히 맛있는 것만이 아니라, 다양성에 더 초점을 맞추고 요리에 대한 존중과 겸손이 중요함을 인식했던 이유 때문이었을까? 그러한 생각을 독자의 입장에서 문득해보게 되는 상황이다. 이 책을 보면서 요리도 힘 빼기의 기술, 고루한 것들에만 의존하면 제아무리 미슐랭 별 3개 이상을 받은 요리사의 요리라 해도 이 음식을 접하는 사람에 따라 그 느낌이나 맛이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러분을 레시피 혹은 요리책을 어떻게 활용하십니까? 그리고 몇 권을 가지고 계십니까?
요즘은 흔히 블로거가 활성화되어 파워 요리 블로거만 찾아가도 그들의 완성된 경지의 요리를 복제하듯 따라 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우리가 직접 책을 사서 보는 경우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양파 하나를 두고도 얇게 쓸라고 하는 정의가 생각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고, 요리해 온 방식에 따라 다르며, 원하는 요리 스타일, 먹는 이의 취향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부엌의 현학자는 난감하기만 할 뿐이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요리를 입에 넣을 고객 혹은 가족의 입맛이 어떠하냐에 따라 부엌 안의 현학자, 요리사의 머리 또한 골치 아파지는 것이 요리의 특징이다. 이렇기 때문에 저자는 부엌 안에서 요리 외에 모든 일을 해야 하는 현학자를 위해서도, 요리를 즐기며 가족에게 먹이기 위한 취미를 가진 이들을 위해서도 ‘이곳은 식당’이 아님을 강조하는 표상이 필요함을 언급한다. 그래야만이 부엌엔 까칠한 현학자가 서서히 사라지지 않을까?

요리책을 구입할 때 특이할 점. 몇 가지로 정리되어 있다. 그리고 간단히 이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다. 화보에 현혹되어 책을 사지 말라. 지면 배치가 현란하고 복잡한 것은 구입하지 말라. 범위가 너무 넓거나 좁은 책은 금물이다. 특정 비장 특유의 요리책을 비롯해, 집에 요리에 필요한 도구가 없는데 그것이 필요한 책을 구입하지 말라고 저자는 말한다. 속과 겉이 다르듯 그림에 현혹되어 나 또한 먹음직한 요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현혹되어 요리책을 구입하지 말라는 류의 이야기가 대부분의 내용을 차지하는 것 같다. 그만큼 부엌 안의 현학자 되기란 힘들고, 책을 사 놓고도 책대로 요리를 하지 않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저자의 의미 깊은 조언이라 할 수 있겠다.

요리의 비술은 그저 구전으로 전해질 때도 있었고, 한 집안의 특급 비법일 정도로 숨겨져 오면서 물질적 이익인 장사를 위한 매개체이자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 작품이 서구 사회 중심에 익숙한 영국의 유명 작가가 쓴 에세이 형식의 이야기지만, ‘먹방‘이 대세이고 다수의 유명한 요리사 및 셰프들이 방송 및 출판을 통해 요리책을 내는 경우가 많은 현실이다.
유행처럼 번지는 이러한 상황에 맞게 적재적소의 역할을 할 만한 ‘디저트‘ 같은 작품이 출간된 기분이 든다. 작가의 익살스러우면서도, 촌철살인스럽고, 솔직 당당함을 요리라는 장르에 담아, 저자가 생각하고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설명하는 요리 생활 에세이의 힘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전문 요리사 혹은 셰프라 불리는 능숙한 요리사들의 맛을 직접 경험하거나 책을 통해 미리 만나보며, 독자가 직접 요리사가 전하는 요리 노하우의 과정에 맞게 요리를 만들어 그 맛(?)을 경험할 수도 있다. 물론 결과란 전문인의 손에 의해 연출되어 내 앞에 놓여 있을 때와 그 반대의 상황도 결론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명심해야 한다.
현실과 책에서 경험한 내용은 차이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이 요리에 대한 환상이나 편견, 혹은 신비감을 깰 수도 있고, 그 이상의 기대감을 던져줄 수도 있다. 그 다양성의 결과를 줄리언 반스가 부엌에서 사색하며 외치는 ‘또 이따위 레시피라니‘에서 각자 독서의 취향을 섞어가며 맛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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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 생명의 지배자 - 누가 당신을 지배하여 왔는가?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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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기/윤정/심리학/무의식

 

 

한 작품에서 프로이트, 자크 라깡, 그리고 작가의 무의식을 활용한 정리까지. 무의식이 현대인의 정신세계까지 지배하는 상황에서 무의식을 통해 인류가 어떠한 변화를 통해 생명의 가치를 증명해낼지, 작가이자 심리 분석가인 윤정 님과 자크 라깡, 프로이트의 만남이 기대와 흥미를 배가시킨다.

 

 

무의식이란 정신세계를 두고, 의학적 관점의 무의식을 활용해 임상 치료법을 실시하는 프로이트. 언어학을 통한 기표, 기의의 의미를 분석하는 학자로 알고 있던 자크 라깡이 선보이는 무의식의 언어적 관점의 정의. 그리고 무의식을 인간에 몸에서 발현되며 이는 거대한 쾌락이 머문 카오스라고 설명한다.

 

 

하나의 주제 속에서 다양한 임상적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에게 작용하는 무의식 세계를 연구하려는 학자들. 각자의 연구 방식이나 주관은 분명 다를 수 있겠으나 이들 세 학자이자 저자들이 원하는 방향성은 한 가지. 인간의 생명 존중이 중심이 되리라 여겨진다. 다소 난해하고 까다로울 것 같은 정신분석학의 세계를 좀 더 쉽고 부드럽게 정의하며, 무의식의 탐구 영역을 확대시키려는 저자의 노고가 담긴 작품이다. 어려운 학문적 이야기들이겠지만 사례를 기본으로 삼아 그 내용을 먼저 읽고 이론적인 무의식의 세계를 경험하는 것도 이 작품을 보다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팁이 될 수도 있겠다. 독자의 취향에 따라 세 정신분석 전문가의 무의식 세계로 빠져들기 바란다.

 

 

'자아의 고통은 무의식의 개입으로 드러나는 행동 표현이다.'

 

 

이를 극복하기 의해 프로이트는 인간 고통의 원인을 이해하면서 효과적

인 해결법을 찾으려 했다. 그 발판이 무의식의 탐구였으며, 삶의 도약을 의한 학문으로 발전시키고자 했다 한다.

프로이트가 무의식을 발견한 것이 히스테리의 치료 목적이었다고 하니, 그가 발견한 정신 분석적 사고는 수면 요법을 비롯해 꿈을 활용한 무의식 치료법 등으로 다양화되어 의학계의 자리 잡게 된다. 꿈과 무의식의 관계에 대해 늘 들던 의문들. 기존 프로이트의 관련 서적을 통해 읽었던 내용들이 가물가물했지만 작은 기억의 조각을 맞춰가며, 책을 접하다 보니 지난 기억이 무의식 속에 떠오르는 '복습 효과'까지 누릴 수 있었다.

 

 

라깡, 언어를 기호학적으로 완성한 학자 이 외의 무의식적 세계에 말을 원리를 적용시킨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의 학파를 따르지만 프로이트의 딸인 안나 프로이트와는 확실히 다른 노선, 자신만의 무의식 세계의 이론을 정립시키려 노력했다. 또한 그는 하이데거의 영향을 받았으며 이성적인 결과보다는 삶으로 바라보는 것이 더 근원적이고 본질적이라고 정의 내린 것을 보면, 실제 생활 속에서 느끼고 경험한 무의식적 진실에 접근한 학문을 추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처럼 위기 돌파에 필요한 새로운 인문학적 해결사로 라깡을 주목하고 있다. 또한 프로이트와 라깡의 귀결점은 다르다고 했는데 그 중심이 '주체'임을 제시한다. '말하는 주체'이자 '무의식의 주체'라는 것을 뜻한다. 프로이트는 처음에 설명했다시피 자아, 초자아, 이드로 나뉘지만 라깡은 상상계, 상징계, 실제 예로 구분하며 그 중심에 언어가 있다고도 하겠다. 이처럼 언어적 본성, 언어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하는 것이 라깡이 바라보는 무의식의 중심이 되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작품의 작가인 윤정 박사는 무의식을 물리학, 화학, 분자생물학, 세포학, 미생물학 등과 결부시켜 생명적이고 현상적인 관점에서 성찰해 나간다. 그 안에 생명체란 것이 중심이 되는 무의식의 정의가 아닌지 생각해 볼 만한 이론의 정리이다. 또한 현상이 중심이 되는 무의식은 절박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새로운 질서 체계를 구성하면서 다양한 생명체를 창조하는 주체라고 말하는 작가. 그의 의견처럼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진화되거나 발전되어 온 과학적 사고가 바탕이 된 무의식의 완결이 현상을 유지하는 주춧돌과 같은 기능을 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어찌보며 과거의 이론과 현재의 끊임없는 과학적 연구의 가설이 현실화되는 과정이 현상학적 무의식의 일부가 아닌가도 추론해본다.

 

 

윤정 박사의 이론은 현상의 무의식이란 '명명'답게 가장 인간적이며, 현재의 인간적 정서와 가장 밀착되어 있는 학문적인 정의가 아닐지,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독자의 생각이 그대로 반영되듯 마무리로 이어진다. 인간의 세포 조직에 대한 이해와 분석, 최면의학을 활용해 인간의 감정에 고착된 불안정을 정상적으로 돌려 놓아주며, 몸과 마음에 드러나는 증상을 완화시켜 주려는 노력. 이것이 저자가 이야기하는 학문적 정의에 하나일 것이며, 생명의 존중한 지속성을 위한 무의식 세계의 연구는 계속될 것이다. 인간의 삶은 유한하나 최선을 다하는 노력과 연구가 지속된다면 생명의 지배자인 무의식의 의미와 가치를 더욱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밑거름이 되리라는 결론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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