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함성 - 길 없는 길을 두려움 없이 가다, 친필사인 인쇄본
조국 지음 / 오마이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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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계곡
스콧 알렉산더 하워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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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었지만 아는 것을 감춰야 하는 상황이 있다. 그것이 자신이 호감 가는 사람이라면 어떤 마음이 들게 될까? 이 낯선 도시, 각각의 밸리에서 시간의 경계를 넘는 일들이 펼쳐진다. 즉' 애도 투어'라는 이름하에 자문관의 판결이 큰 역할을 하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가상의 현실 속이지만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떠나듯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헌신할 수 있다는 기회. 그 기회와 희생 앞에 주인공 오딜 오잔이 등장한다.




십 대 시절의 '오딜 오잔' 이 쓴 자문관 실습을 위한 에세이 평가 후 추천서 발부를 거절한 피슈그뤼 선생님. 당연히 자신의 딸이 자신과 같이 자문기관 심사 프로그램에 당연히 합격할 것을 예상하는 어머니는 그 기대감을 충족시켰을 수 있을까? 어떤 사건이 계기가 되었는지 모르나 오딜은 결국 자문단 실습생 지원에 탈락한 듯싶었으나 회생하며 자문관 실습 최종 응시 과정에 올라선다.

이런 오딜에겐 자신이 어려운 상황에 조력하는 친구 에드메와 알래, 조, 쥐스틴이 등장한다. 그녀가 사모하는 에드메는 부모님의 가업인 정육점 일 대신 음악을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새겨들으며, 에드메에게 우정과 호감의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그들의 운명이 어떻게 바뀌질도 모른 채 말이다.




그 발단은 바로 운동장 어딘가에서 발생한다. 오딜은 밸리를 이동하는 에드메 부모님 피라 부부를 얼핏 목격하게 되는데...... 이 사건이 발단이 된 것인지 자문관 실습생 과정에 통과하는 계기가 된다. 그 내용은 이러했다. 오딜은 자신이 쓰던 노트 한구석에 자신의 에세이와 평가에 대한 불만 사항, 피라 부부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적어 둔 것을 깜박 잊은 채 피슈그뤼 선생님께 노트를 제출했던 것이고 이것이 피슈그뤼 선생의 결정을 번복하게 된 원인이 된 것이다.

가끔씩 의도하지 않았던 일들이 일어나고, 기대 못했던 결과에 봉착하게 되는 것도 인간의 일상이다. 오딜은 자신이 이미 자문관 실습에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았으나 자신이 직접 작성한 노트의 이야기들이 어떻게 피슈그뤼 선생님의 마음을 움직인 것인지 이 모든 과정을 퍼즐 조각 맞추듯 이어간다.





오딜은 자문과 테스트에 참석하며 몇 가지 자문관이 해야 할 일에 대해 듣게 되고 그 내용을 정확히 받아 적는다.

자문 기관의 유일한 목적은 마을을 보호하는 것이다.

자문관은 우리의 삶을 보호하는 수호자다.

철책은 항상 그 자리에 있었고, 자문 기관은 항상 그 경계를 보호했다

자문 기관과 헌병대는 단일한 수호자로 간주한다.

어떤 상황에서든, 우리 마을과 우리 주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다른 밸리도 자신들의 아전을 최우선으로 둘 것이다.

등등의 여러 가지 자문관으로서 해야 할 일들을 목차를 정해 정리했다. 매주 금요일 세 명의 탈락자가 나온 뒤 최종 선발되는 자문관 실습생. 오딜의 마음에는 기대와 부담감이 동시에 타오르고 있을 뿐이다.

첫 과제를 치르고 심사관 선생인 이브레와 독대하는 오딜은 그가 에세이 노트 한 켠데 쓴 내용에 대한 함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금지된 이유가 무엇인지 그 사실로 인해 어떤 변화가 있을지가 자못 궁금해지는 내용의 전개이다. 오딜만이 알고 있었을 이야기는 시간의 계곡, 즉 밸리와 밸리 사이의 연계 등이 어떤 연관성이 있을지 궁금증을 야기하는 소설이며 독자의 호기심을 더더욱 자극한다. 에드메와의 관계, 그를 좋아하는 심정을 숨길 수 없는 상황에 벌어질 반전과도 같은 이야기 전개가 어떻게 펼쳐질지, 페이지를 넘길수록 느껴지는 궁금증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도록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서로의 구역을 함부로 넘나들 수 없는 상황의 밸리. 즉 마을과 마을 사이의 경계를 의미하며 말 그대로 시간을 거스르는 계곡이 장벽처럼 등장하는 것이. 왜 그들은 상호 간의 방문이 어려운지를 떠나 어떻게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한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것이 <시간의 계곡>이란 작품을 읽어 나가는 묘미이자 끈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오딜은 이를 판결하는 자문관에 도전하게 된 것이며, 실은 좀 더 차분하고 조용한 일에 자신의 뜻을 더 두고 있었으나 자문관과 기록실에서 근무를 이어가는 엄마의 바람대로 자문관 후보 실습에 꾸준히 참여한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볼 수 있음과 없음은 단순한 차이를 뛰어넘어 우리가 코로나19 시대를 보낸 것처럼 보고 싶지만 상황으로 인한 제약과 제재 등이 동시에 발생하던 그 시기를 조금 다른 의도로 그려내고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꼭 볼 수 있을 때 보아야 하는데 우리는 하루를 미루고 한 달을 미뤄 자기 편의대로 판단하고 결론 내릴 때가 있다. 아직 10대 후반에서 성인이 된 오딜의 눈으로 보는 세상에 대한 정의, 편견, 진실이 <시간의 계곡>을 통해 한꺼풀씩 벗겨지고 밝혀지는 상황을 우린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과연 오딜은 에드메와 사랑을 이룰 것인지 그저 우정 혹은 이별의 아픔을 겪는 것으로 서로의 경계를 구분 지을지 시간의 계곡은 결국 시간과 시간 사이의 경계를 무너트리는 힘이 작용하는 공간처럼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리뷰어스 클럽 출판사 서평 지원으로 개인의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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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계곡
스콧 알렉산더 하워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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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순간 순간 긴장과 짜릿함이 느껴지는 소설! 신인 작가의 소설이 맞는지 의문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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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 우리 본성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서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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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매력적인 작품이다. 근거리에 둔 것? 결국 앞에 둔 것에 관심이 없고 왜 멀리서만 찾으려 하나 그런 의미처럼 들린다. 얼마나 많은 풍자와 해학이 담긴 에세이일지 기대된다. 요즘 대다수가 힐링이라는 치유를 목표로 책을 내기 때문에 이렇게 왠지 모르게 강함이 느껴지는 작품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작가 윌리엄 해즐릿은 논쟁가이다. 필자가 좋아하는 촌철살인. 혹은 거침없이 투명한 비평이 작가 해즐릿이 특징이 아닐까도 싶다. 소개처럼 당대 최고의 문장가 반체제 운동의 열렬한 옹호자였다고 소개한다. 만약 그가 현생의 대한민국 비평가라면 얼마나 신랄한 비평을 했을지도 상상해 봄직하다.



이 책은 작가의 묘비문을 서두로 '미술가의 노년에 관하여',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에서 끔찍하지만 계획과 무참한 살인이 만연하는 현세에도 경종을 울릴지 모를 '사형에 관하여' 란 주제로 에세이를 전한다. 솔직하고 거침없다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굳이 이러한 명 문장가를 국내에서 찾자면 유시민 작가님이 아닐지. 다만 논리적인 점에 차이는 있겠으나 시대의 통찰을 발휘하는 지식인의 입장. 자신의 올바른 시각을 피력하는 이는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발에서 무릎까지 길이를 재고, 종아리의 근육이 몇 가닥인지 헤아리고, 대상을 세 그룹으로 나누고, 연민이나 경이를 표현하기 위해 눈썹을 치켜올리고, 분노나 경멸에는 눈살을 찌푸리게 그리는 것이 미술의 전부였으니 말이다.'

작가는 이처럼 노년이 된 미술가를 소개하고 비평할 때 세밀하면서도 자세하게 소개한다. 작품적 특징을 설명하기도 하지만 각각의 개성이 드러나는 작가들의 화법이나 일상적인 특성을 독자들에게 세세함 넘치게 소개하는 것이다. 어쩌면 화가 입장에선 작품으로만 그림을 봐주기 바라나 이런 정밀 묘사에 있어서는 난처함이 없지 않아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말이 있다. 내게도 풍족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 자체로는 긍정적일 수 있다. 더 나아가 오히려 타인의 생소한 무언가가 더 멋져 보일 때가 있는 것이다.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또한 이러한 맥락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인간은 한마디로 욕심쟁이이고, 현재의 것에 만족하지 못해 과거를 끌어오거나 알 수 없는 미래를 담보로 잡는다. 책에서도 이야기한다. 어리거나 아기일 때는 미래를 내다보며 그것들에 대해 상상하고 갈망한다.







반면 지금 나이 든 누군가가 자신이라면 지금의 처세보다 어린 시절 찬란했던 영광을 더 찾기 위해 에너지 낭비하듯 발품을 팔 것이 아닌가. 이처럼 사람이란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기도 하나 욕심이 과하거나 얻은 것이 풍요로워도 또 다른 어딘가를 향해 시선이 흐른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철학적 모색과 현실을 직시한 작가의 문장이 세월을 거슬러서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시대는 반복된다는 점을 확인하게 한다.

윌리엄 해즐릿의 통렬하고도 통쾌한 이야기들이 이를 대변한다. 고전이란 이렇게 또다시 우리에게 찾아오며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도 그 일부가 아닐지 생각한다. 또한 먼 것과 가까운 것의 차이는 우리가 보지 못했던 진실을 찾게 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A가 포악한 캐릭터인 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아픈 상처가 있었다는 것. 이처럼 먼 것과 가까움의 차이 등 우리가 지켜보는 인간이란 관점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사이다 같은 책이 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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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양장 에디션) - 나를 위해 톨스토이가 남긴 삶의 지혜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상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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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정으로 따르는 신앙은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을 사랑하는 것이다. -톨스토이

누군가를 사랑하기 힘든 요즘,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을 사랑하고자 하는 톨스토이의 원대한 계획에 경외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작가는 아시다시피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라는 세계적 작품을 탄생시킨 소설가이다. 하지만 생을 겪어가며 느낀 자신만의 철학을 집대성한 인생 계발서? 통찰 서라 할까?




그렇게 톨스토이는《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라는 위대한 작품을 생의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선물했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돼있다. 특히 논리적 체계성에 강조된 인생에서 필요한 것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랑, 행복, 영혼-중략-노동, 고통, 학문, 분노, 오만 등이 그것이라 한다. 독자들 누구나 고민해 볼 수 있는 인생의 문장들, 그 정수를 톨스토이는 논리적, 체계적으로 이 작품 안에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그 자체를 독자 여러분이 느끼길 바란다는 서문을 통해 작품에 대한 만족감도 표현한다.




《책은 도끼다》의 박웅현 작가가 톨스토이를 인생의 스승처럼 표현하듯 우리 모두에게도 이러한 작가 한 명 정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의 저서를 읽어 본 독자들이라면 이 작품에서 정점을 찍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인생의 스승 톨스토이. 살아갈 날들을 위한 시간 속 현인의 모습을 이 책에서 충분히 만끽하고 사유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





 

물질만능 시대라고 한다. 하지만 톨스토이는 그 당시 '가진 것이 적은 사람'에 대한 글을 통해 필요한 것이 적을수록 좋다고 이야기한다. 육체적인 것에만 탐닉하고 부와 명예에 급급한 인간들. 게으르고 나태함을 꾸짖듯이 걸을 수 있는데 걷지 않으려는 게으름뱅이들에게 일침을 가하듯 이야기한다. 소박한 삶, 내면을 다스리는 삶을 언급한 것처럼 말 그대로 '무소유'의 실천을 표명하는 문장에 스스로를 반성하는 계기가 마련된다. 노래 가사처럼 '돈, 큰집, 빠른 차' 가 아닌 안전하고 안온한 삶에 우린 정착할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이런 글에 우리의 깊이를 더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여겨진다.






나를 어떻게 변화 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고 번민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지혜롭고 현명하며 시기, 질투, 욕심과 거리 두기를 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인생 지침서로 여기며 가장 가까운 곳에 꽂아두시라고 권하고 싶다. 책을 읽는 내내 '역시 맞는 말씀만을 하시는구나.' 현자가 그러하듯 톨스토이도 그러한 인물들의 반열에 서 있는 작가였다. 세월이 흘러도 지워지거나 없어지지 않을 인간사의 순환 논리. 예나 지금이나 우리가 살아가며 느끼고 깨달아 가야 할 비책을 이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읽고 버려두기 절대 안 될 작품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매일, 하루가 공부라는 것을 책에서 배운다.

*출판사의 지원을 통해서 개인적 생각을 정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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