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 - 오프라 윈프리, 세기의 지성에게 삶의 길을 묻다
오프라 윈프리 지음, 노혜숙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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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특권은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다.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오프라 윈프리. 여성을 대표하는 명사라고 불리워도 될 만큼 세계 많은 여성들에게 존경과 찬사를 받는 인물이다.
단순히 그녀가 성공한 명사라서이기보다 독자 모두가 알다시피 여러번의 힘겨운 고비와 역경을 뛰어넘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의 삶과 이야기가 어우러진 이 작품이 좀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것은 아닐까?
오프라 윈프리와 세계 지성들과의 대화를 10가지의 챕터로 구성한 이야기에서 영혼의 깊은 울림을 느껴보자

이 작품은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깨어 있음, 의도, 마음챙김, 영혼의GPS, 자아, 용서, 내면에서 문이 열리다, 은총과 감사, 성취, 사랑과 연결의 10가지 주제를 통해 하나의 귀결점으로 이루어진 구성이다. 영적인 삶을 통해 독자 혹은 시청자의 내면을 변화시켜, 긍정적인 삶의 키워드를 제시하려는 목적도 존재한다.

그 중 흥미로울 주제를 기본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오프라 윈프리는 책의 첫번째 주제를 자신의 쇼 ‘수퍼 소울 선데이‘에서 다룬 영적인 의미의 다양성에 대해 전문가들의 생각과 고견을 듣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만큼 인간에게 관심이 많은 분야이며 다양하게 정의되고 이론화 되기도 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흔히 영적인 영성이라는 것은 종교적인 의미일 수도 있고, 우리 각자의 내면을 다루는 심리적 기법일 수도 있으며, 타인과 나를 존중해가며 원초적인 순수의 모습으로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수순의 삶을 의미할 수도 있다.

독자 혹은 방청객이 그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기 힘들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에 따른 명확한 정의와 영적인 깨달음을 우리 생에 어떠한 사례로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지혜를 제공한다. 특히 자기 자신의 생각에서만 사로잡힌 행위의 주체에서 탈피하는 것이 올바른 영성으로 향하는 여행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더불어 함께 하는 생활, 인생의 영적인 여행이 기본임을 느끼게 한다.

또한 영적인 의미에서의 올바른 삶, 자신의 가치를 추구하는 현명한 삶을 위해서는 적절한 의도가 필요하다. 그것이 나를 비롯해 타인에게 긍정적 의도를 갖고 선택한 것은 자신의 몫이다. 보여지는 의도와 내면에 깔린 의도가 다를 수도 있다. 정말 필요로하는 행위를 생각할 때, 동기 이면에 깔린 의식이나 에너지를 올바른 방향으로 잡고 자신의 의도를 실천하는 행동이 원하는 결과에 이르게 함이 중요함을 오프라 윈프리는 ‘게리 주커브‘와의 대화에서 보여준다. 적절한 의도, 그것이 모두를 위한 아름다운 결말에 해당하는 용기 있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지닌 의도가 되길 바란다.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챙기는 행위는 나와 타자를 올바르게 연결해주는 연결고리가 될 것이다. 긴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며 짧은 대화로 서로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마음을 통해 보이지 않지만 에너지가 흐르는 영적인 교류가 이어질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오프라 윈프리의 ‘수퍼 소울 선데이‘에 만난 많은 사람들의 대화와 교감은 독자이자, 시청자 스스로를 조금이나마 영적인 삶, 내 내면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고 보다 긍정적이며, 적극적인 삶의 자세, 선행적이며 사랑이 우선시 되는 생에 교훈적인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독자 각자가 지닌 힐링, 자신만의 영적 여행의 길에서 추구하고자하는 목표와 지향점은 다를 수 밖에 없다. 다만 그 과정에 필요한 자양분을 이 작품에서 얻어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때론 이해하기 어렵고, 받아들여지지 힘든 영적 삶의 영역에 해당하는 구절이나 조언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이를 그저 부정하기보다 자신의 입장에 맞게 생각하고 고민하며 재해석해보는 태도도 필요하다고 본다.

오프라 윈프리가 제시한 깨어 있음이 바탕이 된 삶의 의도, 마음챙김, 이를 영혼의 GPS에 올바르게 적용해 자아를 발전시킬 용기와 내면의 문을 열 힘! 타인을 향한 은총과 감사에도 눈과 귀가 열리는 영적인 삶의 성취, 그것이 나와 교감하는 많은 사람들과 하나되는 사랑의 메신저가 될 것이다. 또한 저자가 이야기의 막바지에 제시한 ‘영적 모험을 통한 깨달음과 사랑, 그리고 최종의 자유의 성취‘에 도달하는 시간 단축을 위한 통로로서 오프라 윈프리의 ‘위즈덤‘이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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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 조금 덜 젊은 이가 조금 더 젊은 이에게 전하는 사연
성신제 지음 / 드림팟네트웍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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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덜 젊은 저자가 조금 더 젊은 청년들과 풀어나가는 삶의 이야기. 프롤로그에 그려진 디딤돌의 삽화가 인상적이다. 저자는 청년들의 멘토이며 디딤돌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15년 전 우연히 들른 저자의 사업장. 환한 미소에 손님들을 대하시는 진회색 머리 중년의 아저씨가 이제 하얀 백발이 되어 지금의 젊은이에게 ‘괜찮음‘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림과 함께 진솔하고 담백한 글들이 우리 젊은 세대들에게 커다란 징검다리, 디딤돌같은 존재의 작품이 될 것 같다.

‘읽고 쓰고 걸으면, 의외의 길이 보인다.‘

저자가 이야기하듯 돈 한 푼 안들이고 지식을 쌓는 것이 독서이자 글쓰기이다. 책은 사야하지 않나? 이야기 가능하다. 하지만 도서관이든 서평을 통해 책은 꾸준히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작가와 유일하게 만날 수 있는 통로임을 저자도 이미 터득해 젊은이들에게 조언하고 있다.

저자는 청년 사업가로 시작해 110억 가량의 소득세를 내었던 한때 정말 잘 나가던 음식 업계의 대표주자였다. 요즘 그렇게 TV에 자주 등장하시는 백종원님과 같은 성공가도를 이미 20세기 21세기에 걸쳐 이룩했던 것이다. 그러나 인생이란 늘 성공 뒤에 실패와 좌절이 따라와야 다시 도약하는 계기가 되는 것인가? 피자에 이어 외국계 치킨 사업으로의 확장은 사업가 성신제를 잠시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급박한 상황까지 몰고 가게 된다. 그렇게 찾던 사람들도 모임도 소리 소문없이 줄어들었지만 어려울수록 저자는 좀 더 신발끈을 단단히 동여 메고 새로운 미래의 가치를 위한 도전과 글쓰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젊었던 그가 젊은 청년들어게 조언해줄 수 있는 길이며 희망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저자의 사연과 그가 멘토 역할을 마다 하지 잃던 젊은이들의 에피소드. 성신제 저자가 걸어온 길이나 우리 젊은 청춘이 걸어온 길이 크게 다를바가 없어 보인다. 서로간의 공감대를 통해 필요한 것은 조언하고 함께 나눌 것은 도와가며 협조하는 자세, 이 책에 담긴 글들도 상호간의 피드백과 경험의 산실을 통해 많은 독자들이 깊이 있게 읽고 생각해볼만한 여지가 담긴 에피소드들이 무궁무진하다. 성공과 좌절, 그리고 깨달음과 도전을 위한 목표 제시.
삶에서 후회했고 안타까웠던 사례들에 대해 반성하고 다시 도약하는 시간들이 이 작품에 담겨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모든 것의 실수나 잘못은 괜찮다. 다시 또 시작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니까.

큰 것만 생각하고 큰 일에 매진했던 저자. IMF사태도 그런 저자의 사업을 빗겨가진 않았다. 유동성 자금을 위해 가지고 있던 회원권도 모두 팔고 누리던 혜택도 내려 놓게 된 저자 성신제. 큰 것만 누리던 그에게 작은 행복을 전해주는 은행잎 줍는 아주머니와의 작은 에피소드가 큰 교훈을 준다. 은행잎은 집에 두면 바퀴벌레가 사라진다는 아주머니의 말에 마지막 호텔 헬스클럽 운동을 마치고 떠나온 그는 남은 땀을 그 아주머니를 도와 은행잎을 줍는데 투자한다. 그리고 이러한 작은 나눔과 이야기에 행복을 얻고 변화하는 자신의 삶에도 적용 시키는 계기가 된다. 100억대의 소득세 납부자에서 사업 위기직전 은행잎 줍는 소소한 경험까지, 그에겐 아직도 젊은이들에게 전하지 못한 경험 속 수많은 조언이 남아 있을 것이다.

지치고 힘들때면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다.
젊음이 있기에 젊음을 유지하려는 열정이 있기에 ‘괜찮아요‘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에게 잠시 안도하고 힐링할 수 있는 휴식과도 같은 작품이다. 성신제 저자만이 아니라 젊은이들이 함께 느끼고 깨달으며 교훈으로 삼을 만한 이야기가 잘 차려진 잔칫상처럼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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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고 온 Go On 1~2 세트 - 전2권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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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가족은 하나의 비밀 사회이다.'

상처 입은 가족의 영혼을 보듬기 위한 시작은 늘 애잔하다. 이렇듯 각자의 개성을 더 중시하는 아버지와 엄마, 당찬 주인공 앨리스와 형제들이라는 가족의 이야기와 고교 시절 삼총사로 불리던 친구들도 등장한다. 그리고 미국 6~70년대 자유분방했던 히피 문화, 동서 냉전과 당시 미국을 둘러싼 주변 국가들과의 힘의 논리까지 슬며시 보여주며, 개인에서 가정, 국가에 이르기까지 서로 간에 얼마나 많은 굴곡과 해명하기 쉽지 않은 비밀이 있는지 까지를 세부적이며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소설이다.

신경증을 겪고 있는 주인공의 엄마, 해병대 출신으로 자부심이 강한 아빠의 틈바구니에서 자란 십 대 시절의 앨리스. 하지만 그녀는 부모를 비롯해 두 오빠까지 모두 마음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개인의 개성을 잘 간직해가며 10대 시절을 보낸다. 다행히 많지는 않지만 정체성이 뚜렷한 수재이자 첫 번째 남자친구 아놀드, 당시 70년 대에는 쉽게 드러낼 수 없었던 성 정체성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한 여자 칼리까지...... 앨리스에겐 시작부터 파란만장했다.

하지만 그들에겐 집단 따돌림이란 사회적 문제라는 불씨가 점차 커져 주인공 앨리스의 절친이었던 '칼리의 실종'과 함께 칼리의 동성애 친구인 뉴욕타임스의 그레첸 기자마저 죽음에 이르게 한다. 얘나 지금이나 보수적 색채가 대변되는 세력 혹은 언론의 편협적 사고는 슬픈 결말이란 파장을 불러온다. 이 모두가 언론의 확대 해석, 마녀사냥식의 여론 몰이로 인한 결과로 한 사람의 일생을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사회적 악행이다. 그 흐름이란게 세월이 흘러도 비슷한 형태로 반복된다는 것에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이런 아픔을 뒤로하고 앨리스는 보딘대학에 입학하지만, 그녀의 절친인 칼리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실종인지 죽음인지도 모를 그저 의문에 싸인 사건이 되고 말 것인지......

어느덧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행콕 교수의 우수 학생이 된 앨리스는 평화롭고 흥미로운 학교생활을 보낸다. 또한 강의 시간에 만난 미식축구 선수 출신의 밥 설리번과의 사랑은 자신이 꿈꾸던 대학생활의 깊이와 가치를 더욱 견고히 하는 버팀목과 같은 존재로 거듭난다. 밥 설리번 또한 앨리스처럼 절친이었던 친구의 죽음 또한 경험했던, 동일한 아픈 추억을 가슴 한편에 담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기쁨과 행복이 연이어지면 갑자기 찾아올 불안에 대처하기 힘든 것이 인간일까? 이렇게 갑작스러운 상황, 즉 주인공 앨리스가 존경하고 사랑해 마지않던 교수 행콕이 의문의 자살을 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되는 것이다. 신경증 증세가 극도로 진행 되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인지, 앨리스에게만 비밀스레 언급한 암의 발병이 원인인지, 죽은 자이기에 그 명확한 근거는 불확실할 뿐이다.

삶과 죽음의 반복을 비롯해 이별과 만남의 연이은 실타래가 지속되는 우리 생애. 앨리스는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아파하며, 슬퍼하며 위로하는 중간자적 입장의 인물로 그려진다. 또한 어떤 역경도 굳세게 이겨내간다. 이야기의 중심인물이기 때문에 흐름의 가운데 서서 주제에 따른 변화무쌍한 변화를 해결해간다.

기존 '더글러스 케네디'의 작품보다 좀 더 깊이감 있는 스토리 라인과 시대적 상황이 어우러지는 구서이다. 우리 인간의 갈등 상황에서 고뇌하거나 좌절하다가도 그것을 다시 해결해가는 인물들의 복합적인 심리를 흥미롭게 그렸다고도 할 수 있다.

행콕 교수의 죽음 이후 사랑하던 밥 설리번과의 이별은 당연하면서도 현 상황과 장소를 던져버리고 싶은 치명적 상처를 앨리스에게 던져 준다. 앨리스는 밥에게 행콕과 얽힌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진실을 고백받고, 결국 자신의 연인 곁을 떠나 잠시간 아일랜드 트리니티 대학으로의 도피를 시작한다. 이곳에서도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마주함으로써 변화의 흐름을 주도해가며 헤쳐가는 청춘의 시절을 이어간다. 그리고 그녀에게 다가온 얘기치 못한 만남이 찾아오게 되며 이야기의 전개는 또 다르게 흘러간다.

20세기 후반부터 21세기에 이르기까지 가족 혹은 국가 간의 감춰진 비밀과 진실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중심에 주인공 앨리스가 있다. 현재에서 과거로의 귀환, 그리고 물이 흐르듯 앨리스를 중심으로 가리여진 가족 간의 비밀을 풀어가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숨 가쁜 이야기 속으로 빠져보자. 누구나 비밀은 있으며, 이를 자신의 논거로 해석해가는 상호 공방은 막을 수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비밀 속에 진실을 찾아가야 밝혀야 할 삶의 숙제가 있다. 낯설고 생소한 5~70년대, 그리고 80년대에 이르기까지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개인과 가족, 주변 인물과의 감춰진 진실을 풀어가는 열차에 함께 승선해보자. 이번에도 어김없이 '더글라스 케네디'란 작가의 네임 밸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좀 더 묵직해진 이야기에 독자로서의 고민거리는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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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이면을 보다 - 신용권의 역사기행
신용권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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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르게 보는 시선을 통해 역사의 관점을 확장시키는 것은 각자의 의식을 변화시킨다. 천편일률적인 교과서적 틀에서 벗어나되 정도를 지키는 역사의식 강화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이들이 가져야 할 소양이며, 이러한 시기에 읽을 만한 작품이 탄생해 흥미롭다.

대마도, 한일 관계, 훈민정음, 도요토미 히데요시, 영월, 제주 4.3 사건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익히 알고 있으며, 놓치지 말아야 할 역사적 교훈이 담겨 있는 사실들. 그간 쌓아 온 저자의 노하우가 더욱 심층적으로 정리된 작품을 함께 만나고 생각하며,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대마도 하면 가깝고도 더 가깝게 느껴지는 공간이자, 우리 앞에 펼쳐진 역사의 이면이 가장 밀접하게 드러나는 장소이다. 임진왜란의 원흉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마수가 대마도로부터 시작해 대마도주를 위시해 명나라를 치겠다는 심산으로 조선의 땅을 허락하라는 말도 안 되는 내용. 익히 알고 있는 기본 걸개를 바탕으로 그 안에서 펼쳐지는 정치적 이슈와 당쟁에 의한 살벌하고도 참혹한 내부 싸움이, 임진왜란의 발단이자 가슴 아픈 결과의 씨앗이 된 것은 아닐지.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억울할 수밖에 없지만 간혹 정의가 올바로 서지 못한 역사의 참혹성. 응징이 필요하지만 오히려 시대의 미끄럼을 역류하듯 승승장구하는 간계와 간흉이 세상을 이끌어가는 사회. 그것이 허수아비 노릇이며, 무늬만 왕인 조선 시대 일부 왕의 실체이며, 그릇된 시각과 판단으로 역사의 정당성을 무너트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마련이다. 이렇듯 대마도를 발판으로 어긋난 판단의 과오와 역사 이면의 거짓, 혹은 진실이 지금에서야 밝혀지고 있지만, 이 또한 후세대를 위한 커다란 타산지석이 될 것임을 작품 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삼촌에 의해 폐위된 노산군 단종은 강원도 영월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한다.
그가 유배지로 있었던 곳이 영월의 청령포라 하며, 화려하고 아름답던 지역의 경관과는 반대로 가녀린 단종의 마음을 옥죄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또한 그가 사랑했던 폐비 정순왕후 또한 세조의 신하였던 신숙주에게 첩으로 들어갈 위기에 처하지만, 그것마저 쉽게 허락할 수 없었던 삼촌으로의 마지막 양심이었을까? 폐비가 된 정순왕후를 임금이 죽으면 들어가 비구니 생활을 하게 하는 ‘정업원‘에 따로 거처를 마련, 삶을 마칠 때 가지 은거하며 살 수 있게 한다.

역사란 승자의 기록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세월이 흘러 그 진실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는 것이다. 그 당시의 진실은 그저 힘의 논리였으며, 혁명이든 쿠데타든 그 일을 성사시킨 관점에서 자신들의 몫을 나누며,
반대의 행동을 했던 이들에겐 역적의 타이틀을 짐처럼 던져준다. 개국 60년 만에 유교의 이념을 헌신짝처럼 던져버리며 조카의 왕위를 찬탈하는 군주와 동조하는 무리들. 우리가 알지 못하고 누락했던 감춰진 이면의 진실이 암울했던 우리의 근현대사와도 비슷하다. 더 이상 퇴보하기 전에 현실을 직시하고, 과거의 옳고 그름을 배우고 나누는 것도, 역사를 바라보는 독자의 입장에서 마땅히 해야 할 몫이라 여겨진다.

1940년대 후반 제주 도민 3분의 1이 사망하는 희대의 참극이 벌어진다. 누군가는 잊고자 하나 잊히지 말아야 할 민족 내부의 분열이 제주에서 벌어졌다. 제주 4.3사건의 진실규명은 이제부터라는 생각이 든다. 당시의 정부든 미국의 입장은 진실을 파악해야 할 규명보다 토벌과 살생이 우선 된 무자비한 살육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저 사실을 은폐하고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려는 정권의 하수인들. 그렇게 제주인들은 이유 없이, 목적 없이 소중한 생명을 잃고 만다. 3만여 명 넘는 살상이라니...... 이것이 전쟁이었는지, 홀로 코스터처럼 집단 살인을 부추기는 폭압적 정부의 망령이었는지는 우리 모두가 꼭 풀어야 할 진실 된 과제이다.

아니, 이미 풀어가고 있지만 이것마저도 아니라고 발뺌하는 사람 혹은 증인들의 썩어 빠진 정신부터 개조해야 하는 건 아닌지 울분에 못 이겨 강한 절규하듯 외치며 역사의 이면, 그 진실이 밝혀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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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 심리학, 어른의 안부를 묻다
김혜남.박종석 지음 / 포르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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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은 우리 삶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얼굴 중의 하나다. 일이 뜻대로 안 될 때, 사람들 사이에서 상처를 받았을 때, 자신의 한계를 느꼈을 때 등 우리는 삶의 순간순간 우울감을 경험한다.‘​

우울증이 안 좋은 이야기지만 현대인들의 대세(?)로 점철되어가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한 처방과 치료법, 필독서 또한 많이 출간되고 있다. 우선 저자는 우울증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것과 만나라고 한다. 그리고 정신과란 것을 ‘미친‘사람들만이 가는 것이라는 편견과 착각을 벗어버리라고 한다. 링컨이 반평생을 우울감으로 살았다는 증거를 확인하면 믿을 것인가? 바쁜 현대인에게 빠질 수 없는 정신적 고독감. 주변에 많은 동료와 지인들이 있어도 외롭고 고독한 사람들. 그들은 이미 우울감의 덫에 빠진 상태이다. 어른이 되면 만병통치약처럼 모든 것이 해결되리라 믿었던 우리. 두 심리 전문의의 치유 처방전을 바탕으로 우리 스스로에게 안부와 안녕을 묻는 독서가 되길 바란다. 그 시작부터 이미 우울증과의 이별은 시작될 것이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골짜기를 거쳐 바다에 이르는 것처럼 우리의 뇌도 순차적인 흐름의 기억이 쌓여 긍정적인 심리를 자극하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어린 시절 잘못된 기억과 역류하는 물의 흐름과도 같은 트라우마가 자라나 성인이 된 어른에게 우울증적 염세주의, 비관적 생각을 품는 좋지 않은 결과를 맺을 때도 있다고 하니 어린 시절의 기억의 좋고 나쁨에 따른 영향력은 무시 못 한다는 것에 공감하게 된다. 어른의 좌절은 극복 가능하나 어린 시절의 좌절과 실패, 부정적 행동은 쉽게 바꾸기 힘든 상황, 그래도 돌파구는 있지 않을까?

다음 글에 인용한 저자의 문장이 강력하게 들려진다.

‘슬픈 과거를 가지고 있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긴 하다. 하지만 이 아픈 과거를 고스란히 안고 살아가야 할 필요는 어디에도 없다.‘


라고 한다. 무의식 속에서 벌어지는 슬픔의 험난한 길 확장보다 그 길을 단절시켜 새로운 나의 자아를 만든 것도 우울증을 극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과거의 고통은 과거에 맡겨두고 현재의 긍정성에 최선을 다하라는 저자의 말. 비판적인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나 긍정이 바탕이 된 미래의 설계, 그 믿음의 끈을 놓치지 말라고 조언하고 있으며, 이것이 진정한 어른이 되고픈 우리의 우울증 탈출법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나친 조울증이자 감정의 심한 기복도 인간의 뇌에 악영향을 미친다. 우울증 보다 더 안 좋은 결과를 보일 수 있는 조울증에도 분명한 치료 책이 있다. 조울증으로 인한 무분별 언행으로 권고사직까지 받은 사례를 통해, 우리 인간에겐 필요한 변곡점이 있으며 아무 생각 없이 푹 쉬고, 에너지를 보충함으로써 조울증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보자.
두 심리 전문가의 한 문장 문장이 깔끔한 처방전같이 다가온다. 더불어 로버트 레드포드의 ‘보통 사람들‘이란 영화를 통해 첫째 아들을 잃은 가족의 상실감과 아픔을 소개하며 누군가 자신의 곁을 떠났을 때 충분한 애도 기간이 있어야만 살아있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우울증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다는 주요인이 된다고 하니 우리 모두에겐 그 상황의 죄책감보다 충분히 슬퍼하고 울며, 애도함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세월호 사건도, 최근 해외 유람선 침몰 사건도 우리 모두 깊이 아픔을 공감하고 애도하며 그 본질은 잊지 않는 기억 저장소를 공유해가는 것이 필요하단 생각을 갖게 한다.

이 책을 통해서 드는 공통적인 느낌은 우울증, 조울증이든, 공황장애이든 기타의 정신적 스트레스의 만병은 걱정과 근심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결론을 내려본다. 이러한 증상 앞에 얼마만큼 위로가 되는 존재가 함께하고 마음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근본 원인이 해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흔히 말해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들 한다. 조력자의 따스한 말 한마디와 자기 의지가 위와 같은 신경증 증상을 완화시키고 차차 정상적인 어른의 자아를 찾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저자 또한 정신적 고통, 자살까지 생각했던 벼랑 끝 상황에서 친구의 따뜻한 위로가 큰 도움이 되어 다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기반이 되었다니, 말 한마디와 관심의 위력은 그 어떤 만병통치 약보다 큰 효력이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두 저자의 전문가적 경험이 기반이 된 문제의 해결법 제시와 직장인이라면 느껴 보았을 정신적 스트레스 사례. 다양한 정신적 질병의 원인이 되었을 상담 사례들을 집중하며 읽을 수 있음에 가독성이 뛰어난 작품이며 내 안에 잠재돼 있는 심적 앙금을 걷어낼 수 있는 시발점이 될 내용들에 속이 후련해짐을 느낀다. 조금만 다른 생각과 해결법을 위한 자세가 필요한 현대 사회의 모든 이들의 질병. 그것이 아직 정신적으로도 피폐한 우리 어른들이 풀어 나가야 할 숙제이며, 두 심리 전문가의 이야기를 통해 그 해결 고리를 조금씩 풀어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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