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고 온 Go On 1~2 세트 - 전2권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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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가족은 하나의 비밀 사회이다.'

상처 입은 가족의 영혼을 보듬기 위한 시작은 늘 애잔하다. 이렇듯 각자의 개성을 더 중시하는 아버지와 엄마, 당찬 주인공 앨리스와 형제들이라는 가족의 이야기와 고교 시절 삼총사로 불리던 친구들도 등장한다. 그리고 미국 6~70년대 자유분방했던 히피 문화, 동서 냉전과 당시 미국을 둘러싼 주변 국가들과의 힘의 논리까지 슬며시 보여주며, 개인에서 가정, 국가에 이르기까지 서로 간에 얼마나 많은 굴곡과 해명하기 쉽지 않은 비밀이 있는지 까지를 세부적이며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소설이다.

신경증을 겪고 있는 주인공의 엄마, 해병대 출신으로 자부심이 강한 아빠의 틈바구니에서 자란 십 대 시절의 앨리스. 하지만 그녀는 부모를 비롯해 두 오빠까지 모두 마음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개인의 개성을 잘 간직해가며 10대 시절을 보낸다. 다행히 많지는 않지만 정체성이 뚜렷한 수재이자 첫 번째 남자친구 아놀드, 당시 70년 대에는 쉽게 드러낼 수 없었던 성 정체성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한 여자 칼리까지...... 앨리스에겐 시작부터 파란만장했다.

하지만 그들에겐 집단 따돌림이란 사회적 문제라는 불씨가 점차 커져 주인공 앨리스의 절친이었던 '칼리의 실종'과 함께 칼리의 동성애 친구인 뉴욕타임스의 그레첸 기자마저 죽음에 이르게 한다. 얘나 지금이나 보수적 색채가 대변되는 세력 혹은 언론의 편협적 사고는 슬픈 결말이란 파장을 불러온다. 이 모두가 언론의 확대 해석, 마녀사냥식의 여론 몰이로 인한 결과로 한 사람의 일생을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사회적 악행이다. 그 흐름이란게 세월이 흘러도 비슷한 형태로 반복된다는 것에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이런 아픔을 뒤로하고 앨리스는 보딘대학에 입학하지만, 그녀의 절친인 칼리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실종인지 죽음인지도 모를 그저 의문에 싸인 사건이 되고 말 것인지......

어느덧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행콕 교수의 우수 학생이 된 앨리스는 평화롭고 흥미로운 학교생활을 보낸다. 또한 강의 시간에 만난 미식축구 선수 출신의 밥 설리번과의 사랑은 자신이 꿈꾸던 대학생활의 깊이와 가치를 더욱 견고히 하는 버팀목과 같은 존재로 거듭난다. 밥 설리번 또한 앨리스처럼 절친이었던 친구의 죽음 또한 경험했던, 동일한 아픈 추억을 가슴 한편에 담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기쁨과 행복이 연이어지면 갑자기 찾아올 불안에 대처하기 힘든 것이 인간일까? 이렇게 갑작스러운 상황, 즉 주인공 앨리스가 존경하고 사랑해 마지않던 교수 행콕이 의문의 자살을 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되는 것이다. 신경증 증세가 극도로 진행 되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인지, 앨리스에게만 비밀스레 언급한 암의 발병이 원인인지, 죽은 자이기에 그 명확한 근거는 불확실할 뿐이다.

삶과 죽음의 반복을 비롯해 이별과 만남의 연이은 실타래가 지속되는 우리 생애. 앨리스는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아파하며, 슬퍼하며 위로하는 중간자적 입장의 인물로 그려진다. 또한 어떤 역경도 굳세게 이겨내간다. 이야기의 중심인물이기 때문에 흐름의 가운데 서서 주제에 따른 변화무쌍한 변화를 해결해간다.

기존 '더글러스 케네디'의 작품보다 좀 더 깊이감 있는 스토리 라인과 시대적 상황이 어우러지는 구서이다. 우리 인간의 갈등 상황에서 고뇌하거나 좌절하다가도 그것을 다시 해결해가는 인물들의 복합적인 심리를 흥미롭게 그렸다고도 할 수 있다.

행콕 교수의 죽음 이후 사랑하던 밥 설리번과의 이별은 당연하면서도 현 상황과 장소를 던져버리고 싶은 치명적 상처를 앨리스에게 던져 준다. 앨리스는 밥에게 행콕과 얽힌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진실을 고백받고, 결국 자신의 연인 곁을 떠나 잠시간 아일랜드 트리니티 대학으로의 도피를 시작한다. 이곳에서도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마주함으로써 변화의 흐름을 주도해가며 헤쳐가는 청춘의 시절을 이어간다. 그리고 그녀에게 다가온 얘기치 못한 만남이 찾아오게 되며 이야기의 전개는 또 다르게 흘러간다.

20세기 후반부터 21세기에 이르기까지 가족 혹은 국가 간의 감춰진 비밀과 진실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중심에 주인공 앨리스가 있다. 현재에서 과거로의 귀환, 그리고 물이 흐르듯 앨리스를 중심으로 가리여진 가족 간의 비밀을 풀어가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숨 가쁜 이야기 속으로 빠져보자. 누구나 비밀은 있으며, 이를 자신의 논거로 해석해가는 상호 공방은 막을 수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비밀 속에 진실을 찾아가야 밝혀야 할 삶의 숙제가 있다. 낯설고 생소한 5~70년대, 그리고 80년대에 이르기까지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개인과 가족, 주변 인물과의 감춰진 진실을 풀어가는 열차에 함께 승선해보자. 이번에도 어김없이 '더글라스 케네디'란 작가의 네임 밸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좀 더 묵직해진 이야기에 독자로서의 고민거리는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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