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김용택 시인이 쓴 책인줄 알았다. 하지만, 전교조 김용택 선생님이 쓴 교육칼럼 등을 모아 놓은 책이었다. 읽는 내내 시원시원했다. 지금 교육의 현실, 문제점, 교육자로서의 자세, 교육의 방향 등을 잘 담아냈다. 대한민국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라면 꼭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책 속에 나오는 좋은 시가 하나 있어 소개해본다.
<우리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며는 - 도종환>
우리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며는
이 땅의 가장 순박한 아이들 곁으로 갑시다
나룻배 타고 강 건너며
강물 위에 반작이는 아침 햇살 만지며 오는 아이
등교길에 들꽃 여러 송이 꺾어와 교탁에 꽂는 아이
논둑 밭둑 땀으로 적시고 풀잎냄새 풍기며 일하는 아이
과일냄새 흙냄새가 단내로 몸에 배어 달려오는 그런 아이들 곁으로 갑시다
우리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며는
파도를 가르며 이 땅의 가장 궁벽진 섬으로 갑시다
어젯밤 갱도에 아버지를 묻고 검은 눈물자국
아직 지워지지 않은 아이들 곁
지게마다 가득가득 빈곤을 지고 한평생 땅을 파다
얼굴빛 흙빛이 된 아버지를 둔 아이들 곁으로 갑시다
그들이 삼킨 눈물
그들이 귀에 못 박도록 들은 신음소리 곁으로 갑시다
우리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며는
거짓이 없는 학교로 갑시다
아이들의 초롱한 눈 속이지 않는 학교로 갑시다
올곧은 말씀 진실한 언어로 가득 찬 교과서 들고
교실문 들어설 수 있는 학교로 갑시다
끝종소리 들으며 진리를 바르게 가르친 보람으로
가슴 뿌듯해 오는 그런 학교로 갑시다
가서 티끌만한 거짓도 걷어내는 선생님이 됩시다
우리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며는
휴전선 철조망 바로 아래에 있는 학교까지 갑시다
바람부는 중강진, 개마고원 그곳까지 갑시다
가서 우리가 새로이 하나 되기 위해 몸 던지는 선생님이 됩시다
어떻게 이 나라 이 민족 역사가 그릇되었으며
어떻게 진정으로 하나 되는 젊은이가 되어야 하는지 가르치다
청정하던 젊은 백발이 될 때까지 가르치다 스러져
그곳에 뼈를 묻는 선생님이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