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중국 기행 니코스 카잔차키스 전집 22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이종인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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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난리가 났다. 

중부지방이 물폭탄을 맞고 피해가 속출했다. 하늘에서 내리꽂고 있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비가 억수로 오고 있다. 왜 이렇게 중부지방에만 오는 것인가? 그리고 그 비는 몇일 더 계속된다고 했다. 

그런 날 아침 7월27일, 아침 아들과 국토종단 여행을 떠났다. 

3일을 계획하고 전날 밤에 배낭을 꾸렸다. 피해를 입은 수재민에게는 죄송했지만 나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중3의 아들이 이제 몇달후면 고등학생이 된다. 그런 아들에게 중학교 시절의 귀중한 추억을 주고 싶었다. 8월달에는 아들이 시간이 없단다. 그래서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리를 해서 짐을 꾸렸다. 

수원 버스터미널에 도착했을 땐 차 시간이 2분이 지난 시각이었다. 입구쪽으로 뛰어가는 데 첫차가 저기 가고 있었다. 부리나게 뛰어서 차를 두둘겼다. 그리고 운이 좋게 차에 올랐다. 정말 운이 좋았다. 이 차를 놓치면 1시간 40분을 기다려야 했다.   아들에게 추억을 선물하고 힘든 도보여행에서 자신을 성찰하고 인생의 거름을 선물하고 싶었다.

차에 앉아서 책을 펼쳤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일본,중국기행] 이 책을 꼭 국토종단 여행 중 읽고 싶었다. 여행은 지금의 나를 더욱 나답게 만들어준다.  

여행은 포도주와 같다. 무슨 환상이 마음에 찾아올지 모르고 마신다. 확실히 여행하는 중에 자기 안에 있던 모든 것을 발견한다. 원하지 않았어도 눈에 흘러넘치는 수많은 인상들 중에서 마음속의 욕구와 호기심에 더 잘 부응하는 것들을 선택한다.  고통속에서도 사랑하는 자는 자신이 보는 풍경,어울리는 사람들,마주친 사건들 등과 신비한 교감속에서 대화한다. 

그들은 추운 겨울에 길도 없는 산들을 헤치며 하루에 80km를 걸었다. 군인들은 천막이나 불도 없이 산에서 야영했다. 추위에 얼지 않으려고 옷 속에 짚을 집어넣었다.그들은 오직 밥만 먹었으며 때로는 생선과 육류를 먹었다. 쌀이 떨어지면 언 빵을 먹었다.차나 커피도 마시지 않았고 오직 물만 먹었다. 그들은 당시 20만명 중국 병사들에게 쫒기고 있었다. 그들은 악마처럼 싸웠다. 칭기즈 칸 군대만이 그렇게 싸울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인이 일본인보다 더 글을 자세히 썼다. 그래서 카잔차키스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만권을 책을 읽고 만리의 여행을 해야 한다는 것이 진정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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