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으로 작은 유럽 - 온초람의 컬러링 여행 엽서북
김진희(온초람) 지음 / 이덴슬리벨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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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컬러링북이 인기를 끌던 것에 비하면 사실 많이 그 열풍이 사그라든 요즘 그럼에도 예쁜 도안, 그 책만의 매력으로 출간되는 컬러링북들이 있는데 이번에 만나 본 『내 손으로 작은 유럽』 그런 책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의 매력은 여행을 테마로 하고 있다. 그것도 어쩌면 가장 인기있는 지역일것 같은 유럽이다. 여기에 엽서북을 표방하고 있는데 작가가 그린 밑바탕에 독자들이 직접 색칠을 해서 엽서로도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실제 엽서로 쓰지 않아도 된다.

 

하드 커버에 마치 앨범처럼 엽서 한장 한장이 다 붙어 있기 때문에 색칠을 해서 그대로 보관을 해도 좋다. 엽서북이기 때문에 뜯어내기 쉽도록 제본되어 있지만 유럽 내의 관광명소나 유럽을 떠올리게 하는 풍경들을 담은 그림책처럼 그대로 보관해도 좋은 것이다.

 

 

마치 유럽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한 느낌의 책 표지를 넘기면 앞페이지 안쪽에 이 책의 활용법이나 다름없는 '펜드로잉 & 마카컬러링 함께 즐기는 그림여행'이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앞으로 펼쳐질 컬러링 도안을 어떻게 칠하면 좋을지에 대한 팁과 컬러링에서의 유의법을 알려주는 것이기에 컬러링을 하기 전에 먼저 이 부분을 참고하면 좋을것 같다.

 

개인적으로 집에 있는 수채 색연필로 컬러링을 완성했다.

 

 

책은 반반으로 나뉜다고 봐도 좋을것 같은데 초반은 컬러링이 안된 도안이 나오고 그 이후에는 컬러링이 되어 있는 완성본이 나오는 구성이다. 완성본을 보고 도안을 컬러링해도 좋고 아니면 자신만의 스타일로 컬러링을 해도 괜찮다.

 

딱히 정해진 룰은 아니니 참고 정도로 활용해도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색칠을 해야 하나 고민하는게 더 스트레스일것 같고 또 저자가 색칠을 해놓은것은 충분히 여러 사물들의 색감을 고려한 부분일거란 생각이 들어서 비교적 가장 비슷한 색깔의 색연필을 선택해 컬러링을 해봤다.

 

그런데 확실히 연한 느낌도 나쁘지는 않지만 좀더 진한 마카나 싸인펜 등으로 컬러링을 하면 사진을 찍었을 때 색깔이 보다 선명해서 훨씬 더 예쁘게 보일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이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해보자.

 

보통 컬러링북에 대해 이야기할 때 안티 스트레스, 집중력 향상 등을 이야기하는데 도안이 너무 복잡하거나 컬러링할 부분이 많거나 하면 색을 정하고 채우고 하는데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은 보통의 엽서 사이즈 크기에 도안도 많이 복잡하지 않고 우리에게 익숙한 도안들이 많아서 즐거운 마음, 그리고 좀더 가벼운 마음으로 컬러링을 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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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미술관 - 그림 속 숨어있는 이야기, 2020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문하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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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잘 아는 것은 아니다. 좋아하는 것과 잘 아는 것은 별개이지만 그래도 여러 책들을 즐겨본다. 특히나 요즘에는 단순히 그림을 소개하는 책을 넘어서 그림에 이야기를 덧붙이고 그림에 담긴 이야기나 그 그림을 그린 화가의 이야기를 담은 책들을 많이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다락방 미술관』은 어쩌면 나와 같은 저자가 단순한 관심을 넘어서 좀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며 그림에 대해 공부를 하고 신문사에 이와 관련된 주제로 글을 써 보낸 후 본격적으로 연재를 한 뒤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출간까지 한 경우이니 이미 저자는 단순한 애호가를 넘어 준 전문가 수준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저자는 원래부터 미술 전공자가 아니였다. 오히려 그림과는 완전히 무관한 간호학 전공에 졸업 이후에는 대학병원에서 간호사 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그녀로 하여금 10여 년에 걸쳐서 미술을 좋아하고 관련 서적을 읽게 만들었고 한발 더 나아가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인문 아카데미의 수업을 듣게 하기에 이른다. 이 정도 되면 확실히 애정의 수준을 넘어서는 그림에 대해 배움에 대한 갈망도 컸으리라 생각한다.

 

이렇게 공부를 하다보니 그림 이야기를 재미있게 써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그 결과물을 신문사에 보낸 이후 무려 1년 3개월을 연재한 글을 이렇게 출판하게 된 것이다. 취미가 제2의 직업이 되는 순간인 것이다. 현재 그녀는 프리랜서로 글을 쓴다.

 

간혹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데 만약 좋아하는 수준이 단순함을 넘어선다면 이렇게 노력을 통해 하나의 직업으로 삼아도 될것 같아진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15세기 르네상스 시대부터 시작해 바로크 시대,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인상주의, 현대미술로 이어진다. 그러니 이 한 권을 통해서 주요 미술사에서 인상적인 화가에 그리고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사실 책에는 좀더 대중적인 렘브란트나 폴 세잔, 빈센트 반 고흐, 루소, 피카소, 샤갈, 카미유 클로델 등도 있지만 이 책을 통해서 처음 보는것 같은 생소한 화가도 있고 그중에는 나혜석이라는 우리나라 예술가도 포함되어 있다.

 

누드가 금지되었던 시절 여자의 누드를 그릴 수 있었던 기회가 바로 성경 이야기를 그림의 매개체로 할 경우였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아이러니하기도 한데 이때의 화가인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그림 이야기를 읽어보면 그림 속 인물들이 왜 저런 동작, 표정을 하고 있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기에 그림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너무나 유명한 고흐의 그림 이야기는 사실 다른 곳에서 이미 많이 읽었을 테지만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어쩌면 빼놓기엔 아쉬울것 같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왠지 빠지면 섭섭한 필수적인 인물이라고 해야 할까.

 

지금 그의 그림은 어쩌면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화가 중 한 명일텐데 살아생전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한 채 불운하게 살다갔던 반 고흐여서인지 그가 지금의 인기를 생각하면 어떤 기분이 들까하는 마음은 그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어쩔 수 없이 드는것 같다.

 

미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쓰여져 있다. 어려운 화풍 이야기도 없거니와 무엇보다도 화가라는 사람, 그림에 초점을 맞추고 그속에 담긴 스토리를 끄집어내고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통해서 그림이라는 분야가 문외한은 접근하기 어렵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다는 점에서 참 좋았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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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
김미량 지음 / SISO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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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산티아고 순례자 길에 대한 관심이 높다. 물론 이전에도 있었을 테지만 최근 케이블에서 방송된 모 프로그램의 영향도 클것 같다. 서점가도 이를 반영하듯 다양한 관련 서적이 새롭게 출간되고 있는데 그중에는 여행전문작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산티아고 순례자 길을 걸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게다가 꼭 책이 아니더라도 인터넷 검색만 해봐도관련 정보를 쉽게 만날 수 있는데 아마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어느 정도 정보는 알고 있을텐데 이 길의 경우 보통 800km 내외로 걷는 기간은 30일 정도를 계획한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엔 스페인까지 몇번을 찾아가기가 사실 쉽지 않으니 일부러 일정을 비워 한 번에 완주를 하려는 사람들도 있지만 외국에서는 휴가 때마다 조금씩 걸으러 온다는 사람들도 있다. 처음 시작 지점은 보통은 프랑스 길이라고 불리는 생장에서 출발하지만 이외에도 포르투갈 길, 스페인 길 등과 같이 시작점은 다양하고 그에 따라 거리는 몇 백km 씩 차이가 난다.

 

최근 만나 본 『올라!』의 저자는 그중 스페인의 북동쪽에 위치한 도시 '팜플로나'를 시작점으로 잡고 600km 길을 걸을 계획을 세운다. 저마다 다른 이유로 이 길을 걷는다. 누군가는 삶의 목표를 찾겠다는 거창한 이유도 있고 또 누군가는 많은 사람들이 걸으니 호기심에, 또 누군가는 처음 이 길의 의도이자 유래와 붙여진 이름 그 자체처럼 종교적 의미로 걷기도 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 길을 걷고자 결심했을 당시 자신의 주변 지인들(친한 친구들)이 몇몇 아팠고 그에 대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화가 났고 그것을 신께 묻고 싶었다고 한다. 신성모독이 아니라 누구라도 생각해봄직한 일이다.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시련을 겪는다거나 정말 못된 일들을 상상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저질러도 잘 먹고 잘 살고 있을 때 과연 우리 곁에 신이 있는가에 대한 생각은 누구나 해봤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 속에 들어 있는 이런 화를 밖으로 꺼내놓기 위해 걷기로 결심한 뒤 혹시라도 같이 걸을 사람을 구해보지만 일정이 맞는 사람이 없었고 이에 스스로 자신의 삶에 주체가 되자는 생각에 홀로 걷게 되었다는 저자는 그 걷기의 기록을 이 한 권의 책에 담아낸다.

 

보통 이 길을 걸은 사람들이 출발과 도착까지, 일정에 따라 매일매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얼마나 걸었고 그 길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고 누구를 만났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를 기록하는 것처럼 저자 역시 그러하다.

 

어쩌면 이미 많이 알고 있을 길들, 그러나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은 그때그때 모두가 다르고 설령 그 순간을 같이 했다고 해도 글을 쓰는 사람이 마주했을 여러 감정들을 사람마다 다를 것이기에 이 책은 또다른 누군가가 걸은 새로운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이기도 하다.

 

나 역시도 언젠가는 이 길을 걸어보고 싶었기에 궁금했고 그때를 꼼꼼하게 기록한 저자의 이야기에 비록 그 풍경이 어떤지는 알 수 없지만 저자의 시선에서 상상을 해보게 되었던것 같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순례길의 사진이 그래도 조금씩 담겨져 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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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휴직 - 당연한 인생에서 한 번쯤 다르게 살아보기
이지영 지음 / 서사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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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족, 공시생... 결코 낯설지 않은 단어일 것이다. 최근 젊은 사람들은 물론 이미 직장이 있거나 아니면 아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장년층과 주부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인기있는 직업 1순위가 아마도 공무원일 것이다.

 

오죽하면 고등학교 졸업도 하기 전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화제가 된 전교에서 몇 등 안에 든다는 우등생의 이야기가 신문기사로 실리기도 하고 또 SKY라 불리는 소위 명문대생의 공무원 시험 합격이 화제가 되기도 하니 말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일단 21살에 시험을 준비해 23살에 9급 시험에 합격을 한 서른의 휴직저자의 이야기, 그래서 이미 공무원 생활을 10년 넘게 한 저자의 이야기는 대한민국의 많은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에겐 로망의 대상일 수도 있다.

 

사실 저자는 자신의 의지보다는 경찰이였던 아버지의 권유로 공무원 시험에 대한 막연한 준비를 생각하고 있다가 바로 이 아버지가 어머니와 자신을 배신하고 떠남으로써 어떻게 보면 집안의 실질적인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오자 절실한 마음으로 매진하게 되고 결국 당시로써는 최연소 합격이라는 영예를 안게 된 경우이다.

 

이후 부모님은 이혼을 하게 된다. 시험만 합격하면 생계는 책임질 수 있으리라 생각했으나 현실은 많지 않은 월급에 모녀의 생활을 빠듯했고 결국 평생 주부로 살아 온 어머니까지 일을 하면서 오랜 시간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은 삶을 산다.

 

 

그러나 26살에 지인들과 이탈리아 여행을 떠나게 이때의 시간이 저자가 인생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든다. 여전히 생활을 풍족하지 않았으나 한번 다녀 온 여행은 그녀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었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여행을 통해 삶의 위안을 얻게 된다.

 

그러다 스물아홉에서 서른으로 넘어가는 시기. 런던 여행 후 이곳에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6개월 무급 휴직을 신청한다. 그리고는 런던에 자리를 잡고 자신만의 공간(방 한칸)을 얻은 뒤 어학원을 다니며 영국에서의 시간을 보낸다.

 

작정하고 학업에 매진하기엔 다소 부족할 수도 있는 시간이지만 저자는 어학원을 다니고 이후 실력을 테스트 할겸 대학에 진학해 대학생활도 한다. 그리고 런던으로 오던 비행기에서 만난 독일 남자와의 짧은 인연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떠나지 않았다면 결고 알지 못했을 세계 곳곳의 사람들과도 알게 되고 이후 브라질 커플과는 연락도 주고 받고 있다.

 

런던에 있으면서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크로아티아, 이탈리아를 여행하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 한국으로 돌아 온 이후에는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맞으러 다시 런던을 다녀오기도 한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6개월의 시간이지만 그 시간이 저자에게 불러 온 변화는 인생 전체를 돌이켜 봤을 때 가장 긍정적인 경험이 아니였나 싶은 생각이 든다. 늘 그때 했더라면 어땠을까하는 후회을 간직한 채 살기 보다는 더 늦기 전에 실행에 옮긴 저자의 모습은 분명 용기있다 할 것이고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간 저자가 어쩌면 이 기회를 발판 삼아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의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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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듣고 있어요 - 혼자인 내게 그림이 다가와 말했다
이소라 지음 / 봄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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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듣고 있어요』는 에세이, 좀더 정확하게 분류하자면 예술 에세이이다. 예술 분야에서도 그림을 매개체로 하고 있는데 이 그림이 보통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그림들보다는 그 반대인 경우도 좀더 많아서 개인적으로 훨씬 좋았던것 같다.

 

모든 그림에는 그 그림을 그린 예술가와 그림을 그릴 당시나 그림을 둘러싼 스토리가 있을텐데 이 책에서는 그런 이야기와 함께 저자가 '내가 원하는 삶'에 대한 주제에 맞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함께 덧붙여서인지 더욱 흥미롭다.

 

게다가 어쩜 그렇게 그림과 이야기가 잘 맞는지 신기할 정도이다. 이건 그림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고 또 그 이상으로 그림에 대해 평소 애정을 갖고 많이 접했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책은 간결하게도 2 Part로 나누어서 소개하는데 우리를 힘들게 하는 말들과 괴롭게 하는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와 그에 맞는 그림 이야기다. 각 Part 당 7가지 소주제로 이야기가 나오는데 평소 주변에서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말들을 저자는 잘 캐치해서 담아낸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말들의 예를 보면 '너는 00만 하면...' 이런 말, 분명 많이 들어 보았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오지랖 넘는 말들이다. 상대는 관심이라 표현할 수도 있지만 듣는 이로 하여금 지나친 참견일 수도 있는 말이다.

 

그런 말들에 대해 저자는 19세기 프랑스 화가(여성)를 등장시켜 그 당시 보통의 여성들에게 요구되던 외적인 모습이나 행동, 그림의 주제와는 완연히 다른 삶과 그림을 몸소 실천했던 로자 보뇌르를 등장시켜 이야기 한다.

 

당시로써는 보기 힘든 단발에 말 시장에 남장을 하고 가서 그림을 그렸던 여성 화가. 게다가 그 그림 속에서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가 바로 화가 자신임을 안다면 그림은 더욱 흥미롭다.

 

또 예민함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 말에 대한 원래의 사전적 의미를 보여주는데 보통 이 말이 부정적인 이미지로 사용되는 것과는 달리 사전에 쓰여진 말은 상당히 좋은 의미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런 성향을 지녔던 피에르 보나르라는 화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개인적으로 이 책에 담긴 그림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두 점이 바로 피에르 보나르였다.(상단의 그림 두 점)

 

Part 2에서는 우리를 괴롭히는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여자답게라는 틀에 대해, 나이듦에 대해, 그리고 주변의 온통 행복함이 넘쳐 흐르는것 같은 때에 자신은 그렇지 못한게 아닐까 하는 순간들에 대해, 다음으로 미루는 것에 대해 등을 말한다.

 

불우했던 시간을 보냈던 로비스 코린트의 이야기를 통해 그가 그림을 배우게 되고 스물 두 살이나 어린 아내 샤롯데를 만난 후 아내를 뮤즈 삼아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 화폭에 그녀의 모습을 담아냈던 이야기, 그러나 병으로 왼쪽 몸이 마비되어 더이상 이전과 같은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되는 아픔, 그럼에도 시간이 흘러 다시금 아내의 모습을 그린 그림에서 분명 건강할 당시의 그림과는 완연히 다른 분위기이나 그 또한 충분히 매력적임을 생각하면 행복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순간을 포착해낸 사진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주세페 데 니티스의 그림도 흥미로웠는데 「정원에서의 아침 식사」를 보면 아내와 아들이 정원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과 빈 자리 하나가 눈길을 끄는데 상당히 평화로워 보이는 그 순간, 비어있는 자리는 바로 아내와 아들을 그리는 주세페 자신의 자리였다.

 

그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뇌졸중으로 운명을 달리했는데 살아 생전, 단순하지만 소소한 디테일이 살아있는 그림과 클래식한 감각으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소소한 디테일이 바로 내가 느낀 사진 같다는 분위기가 아닐까 싶다.

 

저자는 주세페의 「정원에서의 아침 식사」를 통해서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이제는 영원힌 빈자리로 남겨져 버린 그 아침 식사 풍경을 보면서 무엇을 하든 그 현실에 충실하기를 이야기 한다.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코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고 그림이 담고 있는 이야기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가 원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가 잘 어울리는 점도 좋아서 읽는 묘미가 있었던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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