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 미술관 - 그림 속 숨어있는 이야기, 2020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문하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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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잘 아는 것은 아니다. 좋아하는 것과 잘 아는 것은 별개이지만 그래도 여러 책들을 즐겨본다. 특히나 요즘에는 단순히 그림을 소개하는 책을 넘어서 그림에 이야기를 덧붙이고 그림에 담긴 이야기나 그 그림을 그린 화가의 이야기를 담은 책들을 많이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다락방 미술관』은 어쩌면 나와 같은 저자가 단순한 관심을 넘어서 좀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며 그림에 대해 공부를 하고 신문사에 이와 관련된 주제로 글을 써 보낸 후 본격적으로 연재를 한 뒤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출간까지 한 경우이니 이미 저자는 단순한 애호가를 넘어 준 전문가 수준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저자는 원래부터 미술 전공자가 아니였다. 오히려 그림과는 완전히 무관한 간호학 전공에 졸업 이후에는 대학병원에서 간호사 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그녀로 하여금 10여 년에 걸쳐서 미술을 좋아하고 관련 서적을 읽게 만들었고 한발 더 나아가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인문 아카데미의 수업을 듣게 하기에 이른다. 이 정도 되면 확실히 애정의 수준을 넘어서는 그림에 대해 배움에 대한 갈망도 컸으리라 생각한다.

 

이렇게 공부를 하다보니 그림 이야기를 재미있게 써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그 결과물을 신문사에 보낸 이후 무려 1년 3개월을 연재한 글을 이렇게 출판하게 된 것이다. 취미가 제2의 직업이 되는 순간인 것이다. 현재 그녀는 프리랜서로 글을 쓴다.

 

간혹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데 만약 좋아하는 수준이 단순함을 넘어선다면 이렇게 노력을 통해 하나의 직업으로 삼아도 될것 같아진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15세기 르네상스 시대부터 시작해 바로크 시대,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인상주의, 현대미술로 이어진다. 그러니 이 한 권을 통해서 주요 미술사에서 인상적인 화가에 그리고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사실 책에는 좀더 대중적인 렘브란트나 폴 세잔, 빈센트 반 고흐, 루소, 피카소, 샤갈, 카미유 클로델 등도 있지만 이 책을 통해서 처음 보는것 같은 생소한 화가도 있고 그중에는 나혜석이라는 우리나라 예술가도 포함되어 있다.

 

누드가 금지되었던 시절 여자의 누드를 그릴 수 있었던 기회가 바로 성경 이야기를 그림의 매개체로 할 경우였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아이러니하기도 한데 이때의 화가인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그림 이야기를 읽어보면 그림 속 인물들이 왜 저런 동작, 표정을 하고 있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기에 그림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너무나 유명한 고흐의 그림 이야기는 사실 다른 곳에서 이미 많이 읽었을 테지만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어쩌면 빼놓기엔 아쉬울것 같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왠지 빠지면 섭섭한 필수적인 인물이라고 해야 할까.

 

지금 그의 그림은 어쩌면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화가 중 한 명일텐데 살아생전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한 채 불운하게 살다갔던 반 고흐여서인지 그가 지금의 인기를 생각하면 어떤 기분이 들까하는 마음은 그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어쩔 수 없이 드는것 같다.

 

미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쓰여져 있다. 어려운 화풍 이야기도 없거니와 무엇보다도 화가라는 사람, 그림에 초점을 맞추고 그속에 담긴 스토리를 끄집어내고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통해서 그림이라는 분야가 문외한은 접근하기 어렵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다는 점에서 참 좋았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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