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티아고 순례자
길에 대한 관심이 높다. 물론 이전에도 있었을 테지만 최근 케이블에서 방송된 모 프로그램의 영향도 클것 같다. 서점가도 이를 반영하듯 다양한
관련 서적이 새롭게 출간되고 있는데 그중에는 여행전문작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산티아고 순례자 길을 걸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게다가 꼭 책이 아니더라도 인터넷 검색만 해봐도관련 정보를 쉽게 만날 수 있는데 아마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어느 정도 정보는 알고 있을텐데 이 길의 경우 보통 800km 내외로 걷는 기간은 30일 정도를 계획한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엔 스페인까지 몇번을 찾아가기가 사실 쉽지 않으니 일부러 일정을 비워
한 번에 완주를 하려는 사람들도 있지만 외국에서는 휴가 때마다 조금씩 걸으러 온다는 사람들도 있다. 처음 시작 지점은 보통은 프랑스 길이라고
불리는 생장에서 출발하지만 이외에도 포르투갈 길, 스페인 길 등과 같이 시작점은 다양하고 그에 따라 거리는 몇 백km 씩 차이가 난다.
최근 만나 본 『올라!』의 저자는 그중 스페인의 북동쪽에 위치한 도시 '팜플로나'를 시작점으로 잡고
600km 길을 걸을 계획을 세운다. 저마다 다른 이유로 이 길을 걷는다. 누군가는 삶의 목표를 찾겠다는 거창한 이유도 있고 또 누군가는 많은
사람들이 걸으니 호기심에, 또 누군가는 처음 이 길의 의도이자 유래와 붙여진 이름 그 자체처럼 종교적 의미로 걷기도 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 길을 걷고자 결심했을 당시 자신의 주변 지인들(친한 친구들)이 몇몇 아팠고 그에
대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화가 났고 그것을 신께 묻고 싶었다고 한다. 신성모독이 아니라 누구라도
생각해봄직한 일이다.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시련을 겪는다거나 정말 못된 일들을 상상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저질러도 잘 먹고 잘 살고 있을 때 과연 우리 곁에 신이 있는가에 대한 생각은 누구나 해봤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 속에 들어 있는 이런 화를 밖으로 꺼내놓기 위해 걷기로 결심한 뒤 혹시라도 같이 걸을 사람을
구해보지만 일정이 맞는 사람이 없었고 이에 스스로 자신의 삶에 주체가 되자는 생각에 홀로 걷게 되었다는 저자는 그 걷기의 기록을 이 한 권의
책에 담아낸다.
보통 이 길을 걸은 사람들이 출발과 도착까지, 일정에 따라 매일매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얼마나 걸었고
그 길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고 누구를 만났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를 기록하는 것처럼 저자 역시 그러하다.
어쩌면 이미 많이 알고 있을 길들, 그러나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은 그때그때 모두가 다르고 설령 그
순간을 같이 했다고 해도 글을 쓰는 사람이 마주했을 여러 감정들을 사람마다 다를 것이기에 이 책은 또다른 누군가가 걸은 새로운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이기도 하다.
나 역시도 언젠가는 이 길을 걸어보고 싶었기에 궁금했고 그때를 꼼꼼하게 기록한 저자의 이야기에 비록
그 풍경이 어떤지는 알 수 없지만 저자의 시선에서 상상을 해보게 되었던것 같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순례길의 사진이 그래도
조금씩 담겨져 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