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대, 라 벨르 에뽀끄 1 - 만화로 떠나는 벨에포크 시대 세계 근대사 여행 아름다운 시대, 라 벨르 에뽀끄 1
신일용 지음 / 밥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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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대, 라 벨르 에뽀끄』를 읽고 과연 저자가 제목으로 쓴 아름다운 시대란 어느 시점을 말하는 것일까하는 것이였다. 그리고 이 라 벨르 에뽀끄라는 말은 프랑스 시인으로 ‘미라보 다리’를 쓴 기욤 아뽈리네르와 관련이 있는데 1차 세계대전 후 황폐해진 유럽에서 사람들은 아뽈리네르가 그리워했던 시절을 이렇게 부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정확하게 말해서 라 벨르 에뽀끄는 언제를 말하는 것일까? 저자는 프랑스와 프러시아의 전쟁이 끝난 1871년부터 세계 제1차대전이 발발한 1914년 사이의약 40여년에 걸친 기간(p.15)을 의미한다고 적고 있다.

 

이 시기 유럽은 힘의 균형으로 평화가 유지되었고 2차 산업혁명으로 풍요로웠다고 하는데 실제로 화려함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시대나 그렇듯 이런 풍요로움과 사치는 일부 귀족과 부르조아들만이 누릴 수 있었으니 실제 그 시대를 살았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말에 동의하지 않을거란 생각도 든다.

 

이외에도 진정한 의미에서의 철기 시대의 도래로 철의 사용이 여러 분야에 사용되면서 이동이 편리하게 되었던 것이다.

 

책에서는 이 시기 여러 나라의 변화된 지배구조, 권력의 이동, 사회와 문화적인 변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면을 들여다 보는데 먼저 프랑스, 프러시아, 일본이라는 3국을 중점으로 살펴본다.

 

프랑스 대혁명, 절대왕정의 파괴, 공화정, 나폴레옹의 등장과 황제 대관식, 그리고 다시 나폴레옹 3세의 등장과 그 스스로 국민투표를 거쳐 황제가 되는 등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그와 함께 프러시아를 대표해서는 철의 재상이라 불리던 비스마르크가 탄생과 이후 그가 어떤 이유와 방식으로 정치계에 발을 들였고 어떤 과정으로 자신의 정치세력을 높여 갔는지를 보여주는데 그중 흥미로웠던 것은 확실히 정치적으로 수완가였던것 같고 의외로 빌헬름 1세가 인재를 제대로 기용하고 자신에게 하는 쓴소리를 마냥 무시하지만은 않았던것 같다. 어느 시대건 지도자가 인재를 적재적소에 쓰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프랑스의 이야기는 피의 주일이 중요하게 다뤄지고 이후 새롭게 건설된 건축물을 둘러싼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도 알게 되는데 어느 시대에나 현정권에 따라 건축물의 사용용도마저도 달라질 수 있었음을 알게 된 경우이기도 하다.

 

특히 오페라 가르니에와 에펠탑 건축과 관련된 이야기는 확실히 흥미로웠던것 같다.

 

마지막에 나오는 것은 일본이 제국주의와 전쟁으로 패망하기 전, 그리고 메이지 유신으로 근대화를 이루기까지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데 정말 많은 권력 다툼이 오가는 가운데 등장하는 서구 열강의 문호 개방이라든가 그로 인한 중국이 영국과의 아편전쟁에서 지는 모습 등을 통해 나름 자구책으로 자신들은 준비하고자 했던 것은 그래도 국제 정세의 흐름을 살핀 인물은 있었구나 싶기도 하다.

 

그리고 흔히 말하는 사무라이 정신이 어디에서 유래했고 그 과정에서 막부와 사무라이, 천황 등의 권력 구도의 변화 등을 그 과정에서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과 그들의 관계 등을 고려해서 잘 설명하고 있어서 좋았던것 같다.

 

전체적으로 많은 인물들이 여러 사건에 관여되고 때로는 앞으로 일어날 큰 사건의 도화선이 되기도 하는 등의 모습도 책 한 권으로 만나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제법 두툼하지만 삽화와 이야기 형식으로 잘 만들어진 이야기는 그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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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경찰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하빌리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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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경찰의 밤』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으로 제목 그대로의 책이자 한편으로는 좀더 자세히 이야기하면 교통 사고가 주된 테마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단편모음집으로 총 6편의 수록되어 있는데 사실 이미 출간된 바 있던 작품으로 이번에 새롭게 옷을 갈아입고 출간된 책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이번 도서를 통해 처음 만나 본 작품인데 읽기 전에는 6건의 교통 사고를 조사하는 교통경찰이 같은 인물인줄 알았더니 아니였다. 작품은 서로 연관은 없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 특유의 흥미로운 추리와 마지막 반전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단편들로 가장 먼저 등장하는「천사의 귀」는 사거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둘러싸고 가해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누가 과연 교통 신호를 어겼는가를 가려야 하는 상황에서 경차 운전자가 사고의 여파로 사망하고 함께 타고 있는 시각장애인 여동생이 뛰어난 청력으로 상대 운전자의 잘못을 밝혀내는  이야기다.

 

여동생의 남다른 청력과 기억력이 돋보이는 이야기로 소녀의 오빠가 억울한 죽음을 당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싶었지만 실상 마지막 장면에서 등골이 오싹하게 만드는 반전을 선사하는 이야기였다.

 

「중앙분리대」는 운전하는 사람들이라면 경함해봤음직한 보행자와 관련된 사고로 갑자기 도로오 뛰어들어 사고를 유발했으나 책임은 운전자에게 가는 일본 교통법규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이야기이기도 한데 자동차와 사람 중 상대적 약자인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법규이나 과거와 달리 차가 많아지기도 했고 또 무단횡단도 분명 법을 어기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이런 부분은 분명 고쳐져야 하지 않나 싶기도 했던 이야기다.

 

그런 가운데 이 교통 법규로 인해 사고의 가해자이나 보행자를 피하려다 결국 중앙분리대를 들이박아 죽은 한 남자의 아내가 이 법규를 역이용해 복수한 이야기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외에도 「버리지 말아 줘」는 간혹 뉴스에서도 보게 되는 이야기로 앞서 달리던 차에서 바깥으로 던진 물건으로 뒤따라오던 차량의 사고를 유발하는 건과 관련이 있는데 물건이 떨어져서 앞 유리가 부서지기도 하고 또 담배꽁초 때문에 불이나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앞 차의 운전자가 던진 캔커피에 뒷차의 보조석에 앉은 여성이 실명하는 사고가 나고 시간이 흘러 이 캔커피 하나가 결국 자신을 옭아매는 부메랑이 된다는 점에서 어떻게 보면 인과응보라는 말이 딱 맞아 떨어지는 이야기였다.

 

「위험한 초보운전」는 초보 운전자를 위협하다 벌어진 사건을 둘러싼 이야기며 「건너가세요」는 늘 문제가 되고 있는 도로위의 불법주차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고 마지막「거울 속에서」는 자동차 운전방향과 관련된 이야기로 마지막은 다소 예외적일수도 있지만 분명 현실에서 일어남직한 일들이라는 점에서 더 흥미로웠던것 같고 잘못에 대한 댓가를 받는 경우에는 그나마 피해자가 덜 억울하겠다 싶기도 했던 이야기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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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살인
니시자와 야스히코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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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없는 살인』는 연쇄살인사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피해자이자 생존자인 주인공이 여전히 잡히지 않은 범인을 찾고자 하는 마음에 다양한 사람들로 이뤄진 '연미회'에 그 사건을 의뢰한다는 설정의 작품이다.

 

피해자이자 생존자가 직접 범인이 왜 그런 살인사건을 저질렀고 지금 그 범인은 어디에 있는가를 알고자 직접 나선 것인데 흥미로운 점은 이 연미회의 멤버가 미스터리 작가, 전직 형사 등이라는 것이다.

 

그야말로 실제 사건을 추리하게 된 것인데 이 사건을 의뢰한 이는 바로 고즈에라는 여성. 고즈에는 4년 전 사건으로 여전히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연쇄살인범에 의해 죽을뻔 하다가 겨우 살아남았지만 그때의 공포는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테다.

 

특히나 범인이 잡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언제 자신 앞에 또 나타날지 모르니 그 불안과 공포는 가히 상상을 초월하게 될 것이다.

 

각자의 방식대로 범인과 범행의 동기에 대해 추론을 하고 독자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과연 누구의 이야기가 가장 그럴듯한가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한편으로 독자도 마치 연미회의 멤버인것 마냥 그들과 함께 추리를 하는 것처럼 책을 읽는 묘미를 느끼게 한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 나루토모와 고즈에, 그리고 연미회 멤버들의 활약이 그려지는 책으로 기존의 추리소설을 보면 이미 일어난 사건을 두고 범인을 잡기 위해 형사나 탐정 등이 주로 등장해 추적해간다면 이 책은 그 사건 직접적인 관계자인 생존자이자 피해자의 이뢰로 추리를 해나간다는 점이 가장 특이할만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독특한 설정이라고 할 수 있는만큼 흥미로움도 컸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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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를 걷다 - 생텍쥐페리가 사랑한 땅
주형원 지음 / 니케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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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인들에겐 『어린 왕자』라는 작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프랑스 출신 작가, 생텍쥐페리. 사실 그의 작품은 이외에도 유명한 것이 더 있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작품은 단연코 『어린 왕자』이고 기억 속에 완독한 경우도 이 작품이 유일하다 싶다.

 

그런데 사실 세상에 그를 알린 것은 자신의 직업과도 무관하지 않았던, 어쩌면 자전적 이야기라고 해도 좋을 『인간의 대지』였다고 한다.

 

이 책의 『사하라를 걷다』의 저자 역시도 처음 『인간의 대지』를 접하고는 나중에 다시 읽어야지 했지만 이래저래 미뤄졌고 몇 년이 흘러 출근길에 이 작품을 몇 주에 걸쳐 읽는 동안 생텍쥐페리가 그토록 사랑한 사하라의 고공을 함께 비행하는 듯한 기분을 맛본 후 자신 역시 떠나고 싶은 강한 열망을 얻게 된다.

 

그렇게해서 어떻게 보면 다분히 충동적인 선택으로 회사에 휴가를 내고 사하라 사막의 입구에 자리한 '마미드'라는 현지 여행사를 찾아 연락을 취하고 책을 완독하는 날 모로코행 비행기 티켓을 구매하게 된다.

 

 

무엇이 그녀로 하여금 이토록 사하라에 대한 갈망을 불러일으켰던 것일까?

 

저자가 담고 있는 이 책의 내용은 그녀가 두 번째로 다녀 온 사하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주일간의 사막 트레킹 이야기. 열 명 남짓한 여행 참가자들과 함께 소수의 현지 가이드와 낙타를 타지도 않고 지프차를 타지도 않고 그저 걷기를 통해 사막을 체험하는 그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사막하면 떠올리게 되는 이미지는 대체적으로 그렇다. 삭막함. 그리고 낮과 밤의 심한 기온차. 그러나 밤이 되면 세상의 불빛은 오로지 별빛 뿐인듯한 위대하다 불러도 손색이 없을 장광에 대한 기대감이 공존하는 공간이라는 것.

 

사실 두려움도 크다. 어쩌면 저자도 그랬을리라. 그렇기에 여행사를 고르는 것도 신중했고 혼자가 아닌 다른 참가들이 있는가도 확인했던 것. 여행에 대한 갈망이 크다고 해도 여자든 남자든 낯선 공간과 낯선 환경(특히나 사막이다)에 혼자 놓이게 되는 건 사실 불안함이 더 클테니깐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숙소가 따로 없다. 텐트를 치고 그 안에 들어가 자기 도 하고 처음으로 오롯이 아무런 벽도 없는 공간에서 비박으로 침낭 속에 들어가 자연과 연결된 채 잠들기도 한다. 그러다 어둠이 태양에게 자리를 내어주어야 하는 그 시간 극심한 추위에 놀라 잠에서 깨어 뜻밖에도 일출을 보게 되기도 한다.

 

이후로도 비박을 경험하고 한 날은 비가 내려 급하게 일어나보니 사막에도 비가 온다는 것을, 그 비 뒤에는 무지개가 뜬 모습을 보면서 저자는 생각한다.

 

나는 사막에도 비가 내리고 무지개가 뜬다는 사실을 이때 처음 알았다. 그리고 그 무지개가 사라지면 모래에 떨어진 빗방울이 척박한 사막에 생명을 내린다는 것을.

어느새 무지개는 두 겹이 되어 우리의 텐트 뒤 하늘에 걸려 있었다. 나는 희망한다. 아니, 믿는다.

아무런 희망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사막 같은

우리 인생에도 비가 오고 무지개가 뜨는 날이 있다는 것을.(p.222)

 

첫 날 잠이 들고자 할 때 평소의 잠자리와 너무 달라 두려움을 느꼈던 저자다. 자연 속에 오롯이 노출된 채 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피곤함도 가시게 했던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점차 별빛이 아닌 인공 조명이 자리한, 그래서 이제는 이 트레킹을 끝낼 시간이 오자 아쉬워진다. 분명 잠자리를 불편하고 제대로 씻지도 좋은 음식을 먹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평소의 생활보다 더 몸은 가볍고 행복했다는 저자...

 

함께 트레킹을 했던 여행 참가자들, 자신들을 인도했던 가이드 일행들... 그들에 대한 추억을 글로 남길 때 저자는 너무나 충격적이고도 그래서 믿고 싶지 않은 사실과 마주한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아주 강한 에너지를 가졌다고 생각했던, 사막 위에 팔을 괴고 모로 누운 그의 모습이 사막의 풍경에 녹아 들어 있는것 같았던 바로 그 주인공의 사고와 사망 소식...

 

알지도 못하는 그가, 누구보다 사하라에 동화된 채 살아가는 것 같은 그의 부재가 어쩌면 그리도 생택쥐페리와 닮았는지... 책을 다 읽고 어딘가 모르게 마음이 서걱거렸던 기분이 들었던 것도 바로 이런 탓이 아닐까 싶다.

 

단순하 사라하의 여행기가 아닌 왜 그토록 생텍쥐페리는 사하라를 사랑했는가를 조금이나마 느끼게 해주었던 멋진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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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 댄스
앤 타일러 지음, 장선하 옮김 / 미래지향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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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수상 작가의 작품이라는 말에 끌렸던게 사실이다. 그 상의 위엄에 대해 알고 있거니와 작품 자체의 스토리도 충분히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마치 한 인간의 인생사를 고스란히 소설 속에 옮겨놓은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왜냐하면 사람이라면 누구나 살아가면서 몇 번의 중요한 기로에 놓이기도 하고 때로는 그날의 일이 앞으로의 인생 전체를 바꾸거나 좌지우지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볼때 이 책의 주인공인 윌라 드레이크 역시도 살면서 그런 경험과 몇 차례 마주하게 된다.

 

어머니의 부재, 남자친구의 청혼, 결혼 후 미망인에 이르기까지 굴곡진 삶을 살았다고 해야 할지 또 한편으로 어릴 적 어머니가 집을 나간 이후 자칫 엉킬 수 있는 인생이 그래도 최악으로 흘러가지 않았다는 사실에는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초등학교 시절 집으로 돌아와보니 엄마는 사라져버렸다. 이후 대학시절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계속하고 싶어하는 윌라에게 남자친구 데릭는 청혼을 한다. 그러면서 윌라가 계속하고픈 공부를 포기하라고 말하는데 어쩌면 결혼과 동시에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하는 것이 낯설지 않았을것도 같은 1970년의 모습을 윌라를 통해 보여주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후 데릭과 결혼을 하지만 교통사고로 두 아이와 함께 미망인이 되어버린 윌라. 그녀의 나이 역시 많지 않았던 때에 일어난 일은 앞으로 아이들을 홀로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그녀를 더욱 힘겹게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윌라는 아이들을 잘 키워내겠다 다짐한다.

 

이처럼 그녀의 삶을 뒤흔들었던 사건들이 이제는 더이상 없겠지 싶었던 때에 걸려온 전화 한통. 자신도 알지 못했던 손녀딸의 존재를 알려오는 전화였다. 두 아들 중 션의 전 여자친구였던 드니즈가 총에 맞는 사고를 당한 후 그녀의 딸인 셰릴을 돌봐야 한다는 것.

 

참 뜬금없는 상황에서 뜬금없는 존재의 등장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사실 셰릴은 그녀의 손녀딸이 아니다. 그럼에도 윌라는 셰릴에게로 향하는데... 그녀와 재혼한 남편 피터 역시 윌라를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사실 나 역시도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윌라의 선택이 참 이상하게 느껴진다.)

 

과연 무엇이 윌라로 하여금 셰릴에게 향하게 했을까? 이미 누군가를 돌보기엔 나이가 들어버린, 오히려 자신이 보호를 받아야 할것 같은 나이에 말이다.

 

이야기는 잔잔하게 흘러가는 듯하면서도 윌라를 중심으로 그녀의 심리를 잘 드러냄과 동시에 그녀가 드디어 진짜 하고 싶은게 무엇인가를 찾아낸것 같아 흥미로웠다. 그리고 먼 가족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는 낡디낡은 그 말이 윌라에겐 어쩌면 삶의 새로운 활력과도 같은, 또다른 의미에서는 가족의 재구성과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보게 되는 이야기이기도 해서 잔잔하지만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 한편을 본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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