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집
리브 앤더슨 지음, 최유솔 옮김 / 그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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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무슨 예술 작품 같은 느낌이 든다. 특히나 보통의 집에서는 볼 수 없는 집 외관이 온통 빨간 색이라니 마치 집 안에서 피가 흘러나와 집 전체를 물들이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인데 여기에 주변은 짙은 색이라 집에 더욱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냥 봐도 불온해 보이는 집이자 평범하지 않아 보이는 집이기에 과연 이 집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진 것일지, 벌어지는 것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찾아보니 이 책의 작가인 리브 앤더슨은 변호사이면서 전직 치료사라고 한다. 국내에는 이 책이 유일한 번역본 같은데 앞으로도 작가의 작품을 더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하게 되는 작품이기도 했다. 

뉴멕시코의 사막 닐라에 위치한 빨간 집을 엄마인 이브가 코니에게 상속한다. 특히나 이브는 쌍둥이인 리사에게는 자신이 가진 것들 대부분을 물려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코니에게만은 섬뜩한 소문이 무성한 곳에 있는 빨간 집을 남긴 것이다.

그렇게 상속받은 빨간 집에서 살게 된 코니는 20년 전에 이 집 근처에서 연쇄살인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지금에와서 그와 비슷한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기묘한 분위기를 감지한다. 

왜냐하면 경찰도 마을 사람들도 과거와 현재의 일어난 일을 왠지 감추려고 하는 것 같기 때문인데 여기에 모든 일들에 이 집이 중심에 있는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되면서 과연 이 집은 엄마가 자신에게 준 마지막 선물 같은 것이 아니라 이 또한 그녀가 죽기 전까지 리사와는 다르게 자신을 대했던 엄마의 마지막 행보이자 게임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20년 전 이브의 딸 켈시가 실종되고 이브가 아무리 찾으려고 해도 시체조차 찾지 못한다. 게다가 마을 사람들은 그런 이브의 아픔에 공감하고 도와주려고 하기 보다는 왠지 그녀의 그런 행동들을 방해하거나 우습게 생각한다.

어떤 모습에서 현재의 코니는 20년 전 이브를 떠올리게 하지만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많이 다르다. 좀더 강인하지만 그녀에겐 딸을 찾고자 했던 이브와 같은 뚜렷한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떠나버릴 것 같은 닐라, 그리고 빨간 집에서의 생활을 코니는 포기하지 않고 대범하게도 진실을 찾고자 애쓰는 것이다. 

엄마 이브가 코니를 닐라의 이 빨간 집으로 보낸 의도는 무엇일까? 과연 마을 사람들은 이 마을과 빨간 집에서 일어난 과거의 일들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감추고자 하는 것일까? 두툼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스릴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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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열두 달 - 고대 이집트에서 1년 살기
도널드 P. 라이언 지음, 우진하 옮김 / 타인의사유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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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에서 1년 살기』 가 꽤나 신선했고 흥미로웠던 기억이 난다. '소설처럼 읽는 역사 시리즈'이기도 했던 이전 도서에 이어 이번에 만나보게 된 책은 고대 이집트 편이라고 할 수 있는 『제국의 열두 달』이다. 

보통 역사는 승자의 편에서 쓰인다고 하고 꼭 그렇지 않더라도 역사 속 중요 인물들-왕, 장군, 발명가, 종교인, 발명가-을 중심으로 쓰여지고 그들의 삶이나 업적 등을 통해 우리는 역사를 배우게 되는데 정작 전체 인구수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보통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흔치 않다.

그들은 보통 먹고 사는 문제로, 문자를 배울 경제적/시간적 여력이 되지 않아 일상을 기록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어떻게 보면 평범한 하루지만 반대로 정말 궁금했을 그 당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에 대한 해답이 바로 이 책들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보통 사람들, 일반 백성들의 평범한 하루도 시대별로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는데 고대 이집트의 생활사는 무려 기원전 1400년경의 이집트를 배경으로 나일강 범람한 시기기를 기점으로 한 고대 이집트의 1년을 담아내고 있다. 

고위 계층, 지도자가 아닌 농부나 어부, 다양한 물건들을 만들었던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고대 이집트를 실질적으로 지탱했을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의 이집트 생활상을 만나볼 수 있는 책으로 나일강이 범람하던 시기, 그 이후 뿌리고 가꾸는 시기, 어떻게 보면 수확의 시기라고도 할 수 있는 세 번째 시기로 나누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1년을 3분기로 나눈 셈이다.

시대적 상황을 고려한 생활상도 나오지만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보통 사람들의 삶이 참 흥미롭다. 특히나 팩션이긴 하지만 고고학자인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좀더 깊이있는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데 그도 그럴것이 저자의 주요 연구 분야 중에 이집트 고고학, 고대 언어와 문자기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역사적 자료까지 함께 실어서 사실감을 더하고 있다는 점도 독자들로 하여금 관심을 갖게 하고 내용을 더 잘 이해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지금의 기준으로 봐도 고대 이집트의 역사와 문화는 놀라울 정도이며 상형문자로 기록된 역사 중에는 정말 현대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은 내용들이 있어서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 사는 건 다 비슷하구나 싶은 생각도 들게 했는데 이 책을 보면 고대 이집트 보통 사람들의 삶을 통해 역사 속 위대한 인물이나 사건들 속에 가려진 채 발굴되지 못했던 참신한 내용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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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의 생각법 - 생각의 지름길을 찾아내는 기술
마커스 드 사토이 지음 / 북라이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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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수학 시간이 참 싫었을 정도로 수학에 흥미가 없었던것 같다. 그래서 졸업을 하면 수학관련 도서는 절대 볼일이 없을거라 생각하지만 왠걸... 오히려 수학에 부담이 없어져서인지 수학관련 도서들에 자연스레 관심이 가고 궁금해서 내가 먼저 찾아 읽게 된다. 

『수학자의 생각법』 역시도 그런 차원에서 선택하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시험 점수에 대한 부담이 없으니 일상 속 생활과 밀접한 수학 이야기나 수학자, 수학 공식과 관련한 책도 왠지 흥미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흔히 수학은 더하기와 빼기, 곱하기와 나누기 정도만 잘 알면 사는데 지장없지 않냐고 되물을지도 모르지만 이 책에서는 다른 여러 학문들에 비교했을 때도 그 중요성이 뒤떨어지지 않는, 오히려 수학이 있었기에 나머지의 분야(역사, 예술, 과학, 경제 등)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들이라 마냥 쉽다고는 할 순 없는 책이지만 이론적으로는 상당히 흥미롭게 느껴지는 책이다. 

실제로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수학을 사용한다. 그것이 수학적 공식이나 개념과 직결된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지난 2000년이라는 시간동안 개발된 다양한 수학적 사고에서 발현된 수학의 가치와 이를 통한 오랜 지혜의 산물을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책에서는 패턴, 계산은 물론 언어와 관련해서도 수학이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악기를 배우거나 기억력을 높이거나 요즘 SNS 사용과 관련해서 익숙할 알고리즘, 그리고 이제는 필수가 되어버린 재테크의 한 순단인 투자 등과 관련한 수학적 이야기도 담아낸다. 

확실히 알고리즘이나 투자, 기억력과 관련한 이야기는 흥미롭게 다가온다. 중간중간 수학 공식이나 개념, 수학 용어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내용이 서술형으로 쓰여져 있어서 천천히 읽어나가다보면 많이 어렵진 않게 설명이 되어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내용들이 학문적 내용에 국한된 것도 아닌데다가 오히려 우리의 현실과 무관하지 않은 내용이라는 점에서 독자는 과연 이런 내용이 수학과 어떤 관련이 있는건가 싶어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을것 같아 은근한 재미가 있는 책일 것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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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모르는 나에게 질문하는 미술관 - 나를 멈춰 서게 한 그림의 질문 25
백예지 지음 / 앤의서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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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대단한 조예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림을 감상하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책으로도 많이 보지만 현장에 가서 감상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기회가 닿는다면 더욱 많이 가고픈 사람이기도 한데 그건 아마도 처음으로 가봤던 전시회의 감상 경험이 상당히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당시 전시회를 우연한 기회에 가게 되어 어떤 전시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갔었고 당연히 전시된 작품과 작가에 대해서도 몰랐음에도 불구하고 알아가는, 감상의 시간이 좋았던 것이다. 

이후 미술 관련 도서들을 좀더 많이 챙겨보기 시작했는데 최근에는 미술과 사람의 감정이나 심리를 연결지어 담아낸 책들에 관심이 많이 간다. 


유독 마음을 끄는 그림이 있다면 그건 그 당시 그림을 보는 사람의 심리와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일텐데 『내 마음을 모르는 나에게 질문하는 미술관』에서는  어쩌면 나 조차도 솔직히 잘 모를 것 같은 내 마음에 대해 그림이 나의 마음이 어떠한지를 묻는다는, 말 그대로 어떤 특정 그림이 자신의 눈과 마음을 끌어당기는 이유를 단순한 그림 감상의 영역이 아닌 삶의 일부에서 찾고 있는 점이 상당히 흥미롭다.

딱히 감정의 상태나 심리에 따라 그림이 테마로 묶어 나뉘지는 않다. 그보다는 화가별로 나눠서 그들의 그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나의 어떤 마음의 상태에서, 어떤 화가의, 어떤 그림들이 나에게 여러 고민들에 대한 물음에 대해 답을 해주었는가를 알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목차를 보며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지금 자신의 마음이 겪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해답에 해당하는 화가와 그의 그림을 만나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나 유명한 화가도 있고 세상에 이런 화가도 있었구나 싶은 마음과 이제라도 알게 되어 참 좋다 싶은 화가도 있었는데 많은 화가들의 귀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라 더욱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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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 바꾼 역동의 세계사 - 강대국을 만드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폴 몰런드 지음, 서정아 옮김 / 미래의창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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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구가 해마다 증가하면서 그로 인한 식량자원의 부족이라든가 환경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된지는 이미 오래다. 그런 와중에도 우리나라의 신생아 출산율이 해가 갈수록 낮아져서 국가소멸의 위기에 놓여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미래의 국가 경쟁력은 인구수에서 나올거라 말하며 세계 최대 인구수는 당연히 중국이다 싶었던 것이 최근 인도에 추월 당하면서 세계 1위 자리를 내주었다. 오랫동안 지속해 온 산아제한정책 때문이라는 말도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여서 한때 적게 낳자던 캠페인이 지나치게 늦게까지 했다는 말도 나온다.


그런 가운데 『인구가 바꾼 역동의 세계사』는 인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사 속 굵직굵직한 사건들, 특히나 한 나라의 흥망성쇄와 관련해서 인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역사적 사례를 통해서 설명하는데 역국의 산업혁명이라든가 여성의 인권 신장, 미국의 세계 패권을 차지할 수 있었던 사례 등이 자세히 소개되면서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었던 세계사 이야기들이 인구(수)와 관련지어졌을 때 이런 설명도 가능하구나 싶어 상당히 흥미로웠다.


인구가 세계사 속 주요 변수로 작용했던 다수의 사례들을 만나봄으로써 새삼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단순히 세계사 속 이야기 아니라 인구가 어떤 식으로 작용했는가를 역사적 사실은 물론이거니와 다양한 통계자료를 통해서 보여준다는 점이 상당히 의미가 있는데 언제나 인구수가 중요했다는 사실을 보면서 국가 위기라는 말이 그저 하는 말이 아님을 알게 한다.

게다가 이 책의 저자가 세계적인 인구학자라는 점에서 이 책이 더욱 의미있게 느껴지며 우리가 왜 인구라는 부분에,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국가 존망과 관련하여 인구에 주목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책이라는 점에서 어떻게 보면 다른 그 어떤 나라들보다 이 책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위해 쓰여진 책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흥미로움 그 이상의 의미있는 책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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