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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상처받았나요? - 상처 입은 사람에게만 보이는 술 빼고 다 있는 스낵바가 문을 연다 ㅣ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21년 11월
평점 :
괜히 감정에 지배당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내가 기분 나쁜 일이나 안좋은 일이 있어서 그 감정이 전혀 상관없는 사람에게 영향을 미쳐 결국 그것이 또 돌고 돌아 나에게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급적이면 화내지 않고 좋게 좋게 이야기하려고 하는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스다 미리의 『오늘도 상처받았나요?』를 보면서 혹시 이게 내 모습이진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내가 누군가에게 준 작은 상처가 그 사람에겐 하루의 기분을 좌지우지할 수 도 있는 큰 상처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알고보면 그 사람은 나와는 한 다리 건너에 있는 사람일수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바로 내 지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고 또는 나도 모르게 했던 그 행동을 누군가 나에게 해서 내가 상처받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어쩌면 서로 작은 상처들로 연결되어 있는 걸까?'라는 시작 문구가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고 이어 이런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적어도 그날의 상처를 그날 잊고 내일은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든다. 나를 포함해서...
그런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어쩌면 이 책에 등장하는 스낵바 딱따구리일지도 모르겠다. 아무에게나 보이지 않고 '상처받은 사람에게만 보인다'는 특별한 가게의 존재가 너무나 필요한 요즘이다.
책은 연작처럼 느껴진다. 하나의 에피소드에 나온 사람들, 특히 그 에피소드에서 상처를 준 사람이 다른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되어 상처를 받는다. 그러니 세상은 연결되어 있고 서로에게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한번 더 느끼게 된다.
콜센터 직원에서 함부로 하는 사람이나 가게에서 조금은 깐깐하게 행동하는 손님도 있다. 같은 말이라도 표현이 어떠냐에 따라 천양지차라는 생각도 든다. 또 직장 내 다른 사람에게서 무시당했다고 생각하는 사람, 사귀는 연인과의 관계가 소원하고 상처를 받기도 하고 자식의 무심코 던진 말에 엄마는 혼자서 상처를 삼키기도 한다.
정말 별거 아닌것 같은, 그러나 누군가에겐 분명 상처가 될 말과 행동을 사람들은 너무 아무렇지 않게 하는구나 싶어 다시금 내 언행을 돌이켜보는 책이다. 간결한 만화와 짧은 대화 속에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는 마스다 미리식 깨달음이자 조언일 수도 있다.
상처받은 이들이 어느 순간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스낵바 딱따구리를 발견하고 들어가서는 술을 팔지 않는다는 그 스낵바에서 처음에는 너무 어색하지만 결국엔 뭔가 무심한듯 애정어린 위로와 충고를 서슴지 않는 주인의 말에 따라 그날의 상처받은 기분을 털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이야기.
내일 또 그런 상처들을 받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오늘 하루만큼은 위로를 받았다는 생각에 내일을 또 내일은 해가 뜬다는 생각으로 으쌰으쌰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이런 정도에 상처 받지 말자는 생각으로 좀더 단단한 껍질로 자신의 마음을 무장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출간 8개월 만에 TV 도쿄에서 드라마화 되었다고 하는데 드라마도 의외로 재미있지 않을까 싶어 궁금해진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