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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세계사』는 '공간'을 소재로 세계사를 입체적으로 살펴보는 책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롭다. 그동안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세계사 관련 도서가 있어 왔지만 이 책은 지난 5000년 전의 농업이라는 공간에서 탄생된 세계사에부터
시작해 현대의 전자공간에 이르기까지의 세계사를 살펴보는데 그 과정에서 여섯 번의 공간혁명이 제시된다.
마치 세계사나 한국사를 공부할 때 시대적 구분을 이전과는 다른 역사적인 사건 등을 중심으로
구분하는 것처럼 이 책은 '공간혁명'이라는 의미에서 살펴보는데 첫 번째 공간혁명으로 제시된 것은 강이라는 거대한 공간이 나온다.
인류 문명의 시작이라는 것이 본격적인 농경 사회가 시작되면서부터이고 이는 4대 문명 발상지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책에서도 아프리카 대지구대에서 출발한 인간의 문명이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거쳐 인더스와 황허 문명에 이르기까지의 세계사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두 번째 공간혁명은 점차 인류가 이동이 가능해질 수 있었던 교통 수단과도 무관하지 않은데 이
시대에 새로운 지역세계가 형성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말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이때 형성된 지역세계로는 서아시아의 제국들이나 중화 제국 등이
소개된다.
세 번째 공간혁명은 유라시아로 두 번째에 이어진 내용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기마유목민으로
인해서 문화적 · 상업적으로도 동서교류가 가능해졌고 그 과정에서 이슬람 제국와 몽골인들의 거대 제국이 탄생하기에 이른다.
네 번째 공간혁명에서는 중세 유럽이 세계사의 무대에서 주목받게 되는 대항해 시대가 도래한다.
드디어 공간이 대항해라는 곳으로 이동한 셈인데 포르투갈, 에스파냐, 네덜란드, 영국이 주요 국가가 될 것이다.
다섯 번째 공간혁명은 근대화의 과정을 여실이 보여주는데 산업혁명과 시민혁명을 거쳐 유럽이
지금의 모습을 갖춰가고 점차 자본주의 경제가 확립되어가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 시기에 아시아와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의 식민지화는 바로
이런 상황들과 관련있다고 볼 수 있겠다.
마지막 공간혁명은 바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이기도 한 전자공간이다. 지구촌 시대와
글로벌이라는 말에 걸맞게 세계는 점차 각각의 나라 속에서 하나의 단일 공통체를 추구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세계대전, 세계 공황, 냉전
등은 점차 지구 공간은 점차 변모시켰던 것이다.
저자는 이 여섯 번의 공간혁명이 인간의 욕망으로 가능했다고 말한다. 그 욕망이 항상 옳지는
않아 인류와 지구 전체에 위기를 초래하기도 했지만 지금까지의 발전 과정에서 보여지는 모습을 모두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사를 이렇게 '공간혁명'이라는 부분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은 확실히 신선하게 느껴지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