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품격 - 박종인의 땅의 역사
박종인 글.사진 / 상상출판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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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품격』은 25년차 여행기자 박종인의 고품격 인문 기행서이다. '땅의 역사'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만큼 다소 무게감이 느껴지는 책이기도 하다. 여행도서인줄 알고 가볍게 읽으려고 하다가 땅의 역사라는 무거운 내용에 멈칫하지 않도록 저자는 인문기행의 재미를 독자들도 경험할 수 있도록 현장사진을 대거 실고 있다.

 

단순히 그 지역의 풍경이 아름다운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우리나라 곳곳에 자리한 땅에 남아 있는 역사의 흔적을 이 책은 담아내고 있기 때문에 여행과 역사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좀더 깊이 있는 말 그대로 품격 있는 여행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인 셈이다.

 

건축물이나 인물이 아니라 땅에 중심을 두어 그 지역에 어떤 역사의 흔적이 있는지를 찾아본다는 점에서 마치 한편의 여행서이자 역사책을 읽는것 같은 기분마저 들고 이것이 고루하지 않게 쓰여져 있다는 점도 독자들의 입장에서도 의미있을 것이다. 아마도 25년차 여행기자의 역량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매력이 물씬 풍기면서 전국구에 이르는 땅의 역사가 담겨져 있으며 총 35곳이 소개된다. 가장 먼저 소개되는 곳은 <양구 펀치볼>이다. 마치 외국의 어느 지역 이름 같은 '펀치볼'이라는 흥미로움이 신비로운 땅으로의 여행을 재촉하는것 같다.

 

마을 이름이 펀치볼, 강원도 양구 북쪽 끝에 위치한 마을로 1956년 인제 주민 160세대가 2회에 걸쳐 이주한 곳으로 마을 역사를 자세히 소개함과 동시에 글의 말미에는 '여행수첩'에 마을의 볼거리와 관광정보가 자세히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로 이곳을 찾아가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교통편이라든가 볼거리 등이 유익하게 느껴질 것이다.

 

대한민국이라는 하나의 땅덩어리에 이렇게 다양한 곳이 존재하구나 싶어 다시금 놀라게 되고 몰랐던 지역을 알게 되어 신선함과 동시에 그 땅에 흔적을 남긴 역사를 만나볼 수 있어서 여행이 보다 흥미롭게 느껴질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보고픈 학부모들에게도 여행과 역사가 접목되어 있기 때문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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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읽는 소심한 철학책 - 하루 끝에 펼친 철학의 위로
민이언 지음 / 쌤앤파커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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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읽는 소심한 철학책』라니, 어딘가 모르게 제목이 상당히 겸손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밤이 되면 사람이 아무래도 감상적으로 변하기도 하지만 비교적 주변의 소음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질 수 있어서 고요한 가운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라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 아닐까 싶다.

 

물론 최근에는 낮과 밤의 구분이 없을 정도로 밤도 휘황찬란하게 밝혀져 있긴 하지만 적어도 이 시간대라면 스스로에 대해 좀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점에서 보통의 사람들이 하루를 마감하기 전 읽기에 가장 적합한 철학책이라는 것이다.

 

학창시절 철학자들과 철학사상이라고 하면 그 둘을 연관시켜 시험 문제에 나오기 때문에 열심히 암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기에 그들의 사상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고 우리의 삶과도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기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더이상 철학자와 그들의 사상에 대해 암기할 필요가 없어진 지금, 오히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들에 관한 책을 더 많이 읽는 것이 사실이다. 고대에서부터 이어져 온 그들의 철학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회자되고 관심을 끄는 이유는 우리의 삶과 결코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며 우리는 지금을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문제들에 대한 해답과 지혜를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밤에 읽는 소심한 철학책』은 스피노자를 시작으로 라이프니츠, 베르그송, 데카르트, 하이데거, 소쉬르, 키르케고르, 니체, 쇼펜하우어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철학자들부터 세계 철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철학자들과 그들의 주장한 바를 통해서 스스로에게는 물론 타인관의 관계 속에서 묻게 되는 다양한 질문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다.

 

어느 한 인물에 초점을 맞춘 철학책이 아니라 다양한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편협된 생각을 갖지 않도록 해준다는 점도 좋고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하루의 마지막에 고요함 속에서 스스로를 돌이켜보며 그럼에도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철학자들의 건내는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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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시간을 걷다 - 한 권으로 떠나는 인문예술여행
최경철 지음 / 웨일북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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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대륙이 있을 것이고 그중에서도 더욱 궁금한 나라가 있을 것이다. 나에게 있어선 유럽이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하나의 지역이지만 그속에 많은 나라가 있고 각 나라마다 저마다의 매력을 담고 있어서 유럽 전체를 여행해보고 싶은 마음과 하나의 나라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이해상충하는 마음이 있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실제로 유럽은 지금까지도 그랬고 현재에도 전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여행지이자 세계사와 문화사적으로도 인류사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니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유럽의 멋진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겠지만 이왕이면 좀더 인문학적인 견해로 접근하고 있는 『유럽의 시간을 걷다』를 통해서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유럽의 각 나라들, 그리고 학창시절 시험 점수를 위해서 열심히 외웠던 내용들을 멋진 풍경과 아름다운 사진 이미지를 통해서 부담감은 내려놓고 읽으면 좋을것 같다.

 

 

표지만 봐도 저기가 어디일까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저 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생긴다. 이렇듯 유럽을 여행할 때도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에 따라 멋진 풍경을 눈으로 보는 것에 만족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누군가는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애쓰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또다른 이는 자신이 보고자 했던 것에 대해 공부를 하고 와서 기억을 되살리며 이를 비교할지도 모른다.

 

사실 이 책을 휴대하며 유럽을 여행하기란 쉽지 않다. 두께나 무게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먼저 읽고 유럽에 대해 이론적으로나마 이해를 하고 간다면 그 여행이 더욱 알찰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왜 유럽일까? 이 책을 통해서 저자는 말한다. 현재 우리가 접하고 있는 근대 이후의 문명세계와 문화의 파편들이 유럽에 근간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세계 전체가 아니라 그 대상을 유럽에 한정 짓고 있으며 유럽 문화의 뿌리와 발전 과정, 흐름을 안다는 것은 세계를 이해하는데 있어서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헬레니즘 문화가 기반이 되었던 로마네스크에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유럽의 역사와 문화, 예술을 시대순으로 보여준다. 이어서 고딕, 중세 문화의 최전성기라 불리는 르네상스를 거쳐 바로크 등으로 이어진다. 개인적으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이 활약한 르네상스 시대에 좀더 집중해서 읽었던 경우이다.

 

각 시대에서는 그 문화가 어떠한 전조 현상을 거쳐 시작되었고 어떤 과정을 거치며 변화를 보이는지가 소개되는데 그 과정에서 다양한 예술작품들과 문화, 예술인들이 거론되고 주요 예술도시들도 함께 실리기 때문에 많은 부분을 아우르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결코 가볍에 유럽의 멋진 풍경만을 보고 지나칠 수 없는 책이지만 그래서 매력적인 유럽을 보다 근원적인 시점에서 만나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해서 유럽과 유럽사, 유럽문화사와 예술사, 세계사에 흥미를 가지는 모든 사람들에게 분명 유익한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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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함께 철학자의 길을 걷다 - 화쟁과 소통의 비교윤리학
박병기 지음 / 작가와비평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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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길’이라고 하면 독일 하이델베르크에 있는 하이델베르크 성을 향해 올라가는 길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유유히 흐르는 강 사이의 아름다운 집들의 풍경이 너무 예뻐서 좋아하게 된 하이델베르크의 그 길 말이다.

 

바로 그런 이유로 개인적으로 걸어보고 싶었던, 그래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싶었던 아름다운 풍경으로 만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과 윤리교육과 교수인 저자가 딸과 함께 프랑스 파리를 비롯해독일의 뮌헨, 뉘른베르크, 하이델베르크, 프랑크푸르트를 여행하면서 그속에 자리한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접하는 가운데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동시에 직업적 능력을 십분 발휘해 철학적인 대화를 나누는 한 달 가량의 여정을 담은『딸과 함께 철학자의 길을 걷다』가 궁금했던것 같다.

 

이와 한편으로는 표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어딘가 모르게 거리마저 엔틱한 분위기를 풍기는 프랑스와 독일의 멋진 풍경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있었지만 이 부분을 먼저 짚고 넘어가자면 이 책은 풍경보다는 철학자의 길에서, 이를 중심으로 주변의 미술관이나 고성 등을 거닐면서 펼쳐지는 일상적이고도 철학적인 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보면 될 것이다.

 

아마도 나의 경우와 같은 기대를 한 사람들에게는 온통 글뿐인것 같은 책에 아쉬움을 느낄수도 있겠지만 막상 책을 읽다보면 많은 여행자들이 해외여행 특히나 유럽을 여행할 때 빼놓지 않고 들리게 되는 프랑스의 파리와 독일의 유명 도시들이 그저 멋지고 아름다운 관광지로만이 아니라 도시의 유서깊은 역사만큼이나 조금은 깊이있게 다가올 것이란 생각도 든다.

 

게다가 이 책에서 담고 있는 이야기를 보면 길 위에 답이 있다는 말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철학자의 길’에서 삶을 묻고 그 삶의 방향까지 생각하게 만든다. 삶이란 무엇이며 그러한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이 책은 장 뽈 싸르트르를 비롯해 데카르트, 에마뉘엘 레비나스와 붓다, 혜초, 막스 베버, 에리히 프롬, 원효 대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이 추구하고자 했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주기 때문에 마치 현지에서 관련된 철학 윤리학 강의를 듣는것 같은 기분이다.

 

특히나 겸손 · 타인과의 관계 맺기 · 자유로움 · 정의로운 삶 등에 대한 이야기와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고 또 어떻게 해야 평화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란 이 시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윤리와 기준을 말하고 있다는 생각과 함께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바로 그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이 책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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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세계사 - 5000년 인류사를 단숨에 파악하는 여섯 번의 공간혁명
미야자키 마사카쓰 지음, 오근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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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세계사』는 '공간'을 소재로 세계사를 입체적으로 살펴보는 책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롭다. 그동안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세계사 관련 도서가 있어 왔지만 이 책은 지난 5000년 전의 농업이라는 공간에서 탄생된 세계사에부터 시작해 현대의 전자공간에 이르기까지의 세계사를 살펴보는데 그 과정에서 여섯 번의 공간혁명이 제시된다.

 

마치 세계사나 한국사를 공부할 때 시대적 구분을 이전과는 다른 역사적인 사건 등을 중심으로 구분하는 것처럼 이 책은 '공간혁명'이라는 의미에서 살펴보는데 첫 번째 공간혁명으로 제시된 것은 강이라는 거대한 공간이 나온다.

 

인류 문명의 시작이라는 것이 본격적인 농경 사회가 시작되면서부터이고 이는 4대 문명 발상지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책에서도 아프리카 대지구대에서 출발한 인간의 문명이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거쳐 인더스와 황허 문명에 이르기까지의 세계사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두 번째 공간혁명은 점차 인류가 이동이 가능해질 수 있었던 교통 수단과도 무관하지 않은데 이 시대에 새로운 지역세계가 형성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말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이때 형성된 지역세계로는 서아시아의 제국들이나 중화 제국 등이 소개된다.

 

세 번째 공간혁명은 유라시아로 두 번째에 이어진 내용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기마유목민으로 인해서 문화적 · 상업적으로도 동서교류가 가능해졌고 그 과정에서 이슬람 제국와 몽골인들의  거대 제국이 탄생하기에 이른다.

 

네 번째 공간혁명에서는 중세 유럽이 세계사의 무대에서 주목받게 되는 대항해 시대가 도래한다. 드디어 공간이 대항해라는 곳으로 이동한 셈인데 포르투갈, 에스파냐, 네덜란드, 영국이 주요 국가가 될 것이다.

 

다섯 번째 공간혁명은 근대화의 과정을 여실이 보여주는데 산업혁명과 시민혁명을 거쳐 유럽이 지금의 모습을 갖춰가고 점차 자본주의 경제가 확립되어가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 시기에 아시아와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의 식민지화는 바로 이런 상황들과 관련있다고 볼 수 있겠다.

 

마지막 공간혁명은 바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이기도 한 전자공간이다. 지구촌 시대와 글로벌이라는 말에 걸맞게 세계는 점차 각각의 나라 속에서 하나의 단일 공통체를 추구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세계대전, 세계 공황, 냉전 등은 점차 지구 공간은 점차 변모시켰던 것이다.

 

저자는 이 여섯 번의 공간혁명이 인간의 욕망으로 가능했다고 말한다. 그 욕망이 항상 옳지는 않아 인류와 지구 전체에 위기를 초래하기도 했지만 지금까지의 발전 과정에서 보여지는 모습을 모두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사를 이렇게 '공간혁명'이라는 부분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은 확실히 신선하게 느껴지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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