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우리가 인문고전을 읽는 것은 그속에서 지금 우리가 당면한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철학이 우리의 삶에 무슨 상관인가, 철학하면 밥벌이나 할 수 있나하고 되묻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인문계의 경우 취업에서도 힘들다는 말이 나올정도이니 말이다.
그러나 철학은 그동안 우리들 곁에 있었고 지금도 존재한다. 오히려 최근에는 독일의 철학자자인
니체의 이야기가 주목받고 있다는 점은 분명 흥미로운 일이 아닐까 싶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이토록 니체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존의 가치를 뒤집어엎는 혁명적인 사상가로도 불리면서 동시에 전통적 가치를 비판했지만 그
자신은 정작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내지 못한 철학자로 여기는 상당히 모순적인 모습을 자아내는 니체. 그런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영혼을 유혹하는
니체의 사상에 마치 정면으로 반박하는듯한 인물이 있다.
그는 바로 『니체의 인간학』의 나카지마 요시미치다. 일본에서는 '싸우는 철학자'로 불린다고
하며 '철학 학원 칸트'의 원장이기도 하단다. 이 책은 칸트 전문가로 불리는 저자가 니체를 혐오했던 그가 니체를 전면에 내세워 일본의 젊은이들을
향해 원작 제목이기도 한 '착한 사람만큼 나쁜 사람은 없다.'는 흥미로운 주장을 선보인다.
착한것이 왜 문제인지, 왜 착한것을 나쁘다고 말하는지, 이것이 니체와는 또 무슨 상관인지를
절로 생각하게 만드는데 점차 책을 읽어보면 읽어볼수록 그는 니체를 혐오한 것이 아니라 니체에 유혹당했지만 정착 니체의 철학과는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외침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는 약자이면서 약자이기를 거부하는 유약한 젊은이들이 들끓고 있다는 주장, 착한 사람의
폭력성을 비판하면서 약자를 근본적으로 세 가지로 분류한다. 첫 번째는 인권과 민주주의가 보편화된 사회에서 배려의 대상인 '공인된 약자(장애인,
범죄자, 성적 소수자, 외국인 등)'이다.
두 번째는 바로 저자가 증오하는 '반동적 약자'이다. 이들은 자신이 약하다는 것을 알지만
인정하지 않고 약함을 착함으로 정당화한다는 것이다. 약한 것은 나쁜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머물지 않고 '약해서 옳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사회를 약하게 만든다는 말이다.
세 번째 약자는 현대 일본사회에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신형 약자'로 히키코모리 및 사토리
세대인데 이들은 너무 착해서 자신의 고통조차 감내하지 못하며 타인이 고통받는 것도 견딜 수 없어 한다는 것이다.
이상의 세 분류에 대한 정의를 통해 저자는 더 이상 착하게 살지 말라고 말한다. 니체가 외친
'위험하게 살라'는 말처럼. 약한 것을 삶의 이유로 삼지 말아야 하며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착하게 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착한 사람의 탈을 쓴 약한 인간들로 인해서 지배받는다는 말이 상당히 흥미로운데 착한 사람은
안전을 추구하고 이것이 충족된다면 더더욱 약해진다는 것이며 동시에 사회의 규칙을 잘 지키기 때문에 주어진 사회의 규칙에 그 어떤 의문도 품지
않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착한 사람이야말로 사회가 원하는 좋은 사람이 아닌가 싶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이 사회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는 말에 궁금증을 느낀다면, 저자가 왜 하필 니체를 통해 이 말을 하고자 했는지 궁금하신 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당연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재미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