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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도 그렇고 글쓰기도 그렇고, 아니 세상의 많은 일들이 그러하겠지만, 무엇인가 잘 안되고, 하기 싫어지거나 막힌다는, 즉 진도가 나가지 않는 경우에는, 주로 앉아서 고민도 하고, 스트레스도 받고 하면서, 시간이 좀 지나면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2-3일 정도를 낭비하기가 일쑤다.  하지만, 경험상, 이럴때에는 그저 아무 생각도 하지말고, quality에 대한 생각도, 효율에 대한 생각도 말고, 그저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일종의 grind out같은 것인데, 다른 때에 한 시간에 5페이지가 나올 것을 반 페이지밖에 못 쓰더라도, 일단은 계속 줄기차게, 끈기있게, 달려들어서 하나씩 메꾸어 가다보면, 무엇인가 그 action자체에서 나오는 힘이랄까, 의지랄까 하는 것들이 작용하여 종내에는 원하던 목적에 가까이 가게된다.  창의적인, 혹은 점수를 받기위한 일들은 이렇게만 해서는 물론 곤란하고, 어느 정도 다시 탈고하는 작업을 거쳐야 하겠지만, 기본적인 원리는 같다고 본다.

 

지난 주에 시간을 충분이 두고 어느 정도 진행이 가능했을 현재의 케이스를 미루기만 하다가 주말의 다른 일들에 치여서 결국 하나도 진행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책을 더 읽었거나 후기를 남긴 것도 아니라서, 일찍 엄마을 잃은 - 내 사촌 여동생 - 육촌 조카와 함께 몬테레이에 있는 수족관에 다녀온 것이 그나마 다행인 한 주의 마무리가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미적거리다보니 월요일인 오늘까지도 그저 그런 페이스로 일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하면 안되겠다는 위기감이 슬슬 몰려온다.  정체된 상황을 타개하려고 다시 알라딘에 접속하여 되지도 않는 글이나마 끼적이면서 무엇인가 inspiration을 구하고 있는 나의 결과물이, 오늘의 글 되겠다.

 

리뷰를 남겼는지 가물가물하여 다시 써본다.  

동화란 것은 본디 좀 슬프고 잔혹한 면이 없지는 않다.  교훈을 주기위한 우화로 시작하여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진 것도 하나의 원인이겠지만, 어쨌든 동화의 원형을 보면 상당히 슬프고 가혹한 당시의 현실이 묻어나온다.  굳이 한때 유행했던 잔혹동화류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그림형제의 동화집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거칠고 어렵던 당시 서민층의 생활상이 그대로 나오는데, 버려지는 아이들, 먹을게 없는 사람들, 가난한 이들의 생활고, 이런 것들이 주된 모티브가 된다.  

 

이런 전통(?)을 충실히 잇는다고 보이는 이 작품은 보는이에 따라서는 아름다운 환상을, 특히 은하철도 999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몽환적이고 우주적인 풍경을 볼 수는 있겠다만, 사실 이 자체가 매우 슬픈 이야기가 된다.  가장 친한 친구와 가난하고 소외받는 주인공이 한 순간 함께 시공간을 거슬러 아름다운 꿈속의 여행을 하게 되지만, 그 아름다운 여행이 기실 주인공의 꿈속에서 이제는 다시 볼 수 없게된 친구와의 마지막을 나우는 것임을 알게 되는 결말에서, 다시 주인공이 처한 가혹한 현실과 슬픔을 보았다면 내가 잘못 읽은 것일까?  낭만적인 주제와 테마에 비해, 플랜더스의 개처럼 더없이 우울한 결말을 보게 될 줄은 몰랐기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멋진 표지 일러스트는 은하철도 999의 영향인지도.

 

고리오 영감 이래 이어지고 있는 발자크 전작.  

루이 랑베르라는 한 천재의 삶과 죽음을 통해 천재성의 끝을 절대광기로 맺음한 발자크의 또다른 한 부분의 모습을 본다.  세상도 그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 자신도 그를 온전히 지키지 못한 랑베르의 삶은 발자크가 생각한 자신의 한 부분을 극화시켰다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발자크가 꿈꾼 아름다운, 그리고 부유한 귀부인, 미망인, 혹은 귀족영양과의 사랑, 지원 같은 테마가 이 짧은 작품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가 말하고자 한 주된 테마를 잡아내는 것에는 실패.  내 독서가 요즘 많이 산만하여 그렇다.  에세이류는 그나마 좀 잘 읽히지만, 진지한 문학을 읽기 위한 심적 환경이 좋지는 못하다.  매사 up and down을 반복하는 것은 우리네 삶이니까, 일도, 책도, 그렇게 좋을때와 그렇지 못할 때의 사이를 무한반복하는 사이, 나의 인생도 지나갈 것이다.  

 

'일대종사'에서 엽문의 회고를 보면 '인생을 사계절에 비유하자면, 지금와서 보니 40대까지는 모두 봄이었던 것 같다'라는 말이 문득 서글퍼지는 건 왜일까.  그 말대로라면, 난 아직 봄이 한창인데.  

 

머리의 모드를 좀 바꾸기 위해서 이런 저런 고민을 하고 있는데, 일단은 눈앞에 닥친 일을 좀 마무리해야 가능할 것 같다.  책을 꾸준히 읽는 것만큼이나 현실의 생활은 무시할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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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3-04-09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혀 정체된 것 처럼 보이지 않는 좋은 글인데요. 폭풍공감합니다. 저도 요즘 발자크의 나귀가죽을 읽는 중인데, 요즘이라기엔 너무 한달을 넘게 붙잡고 있는 ㅡㅡ; 속세의 수렁에 빠져서 이리저리 치이다보니 자꾸 뭔가를 잊고사는 것만 같아서 씁쓸해요.

transient-guest 2013-04-10 00:12   좋아요 0 | URL
아이구...감사해요. ㅎ 일이 많아지면 신경도 다른곳에 쏠리고, 그러다보니 책을 음미하기가 어려울때가 있네요. 끝이 없는 하나의 과정같아요, 우리의 독서도, 다른 그 무엇들도..

노이에자이트 2013-04-09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술가가 절대미를 추구하면 무엇인가를 파괴해야 하죠.그 파괴대상이 자기 자신일 수도 있고요.그래서 유미주의 계열의 소설은 자살, 파괴 등 등 결말이 파국적입니다.

transient-guest 2013-04-10 00:13   좋아요 0 | URL
랑베르는 자기자신을 정신속에 가두어 놓은 상태로 죽은 것과 금각사에 불을 질러버리는 것과 같다는 것이군요. 그렇게 보니, 루이 랑베르가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보이기도 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3-04-10 17:11   좋아요 0 | URL
금각사 외에 <달과 6펜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도 그런 예죠.

saint236 2013-04-10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요즘 그렇습니다. 자꾸 미루고, 고민한답시고 끄적거리는 것도 멈추고...

transient-guest 2013-04-10 07:50   좋아요 0 | URL
삶의 무게인지요?ㅎㅎ 바쁘면 쉬엄쉬엄 가야겠죠 뭐. 가다 말다 하면서 가는게 사람 삶인 듯 합니다.

프레이야 2013-04-12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비슷한 느낌이에요. 이곳에 쓰는 가벼운 글마저 쉽지않게 하는 모종의 마음작용이ㅠ 무조건 써보는 것도 페이스를 잃지않기 위한 방책일 수 있겠군요. 소개하신 발자크의 책 눈여겨 봅니다.^^

transient-guest 2013-04-12 21:47   좋아요 0 | URL
행위 자체에서 무엇인가 생각하지 못한 것이 나오기도 하는 것 같아요. 예전부터 그랬어요. 잘 안되면, 그냥 손놓고 있지않고, 생각을 내려놓고, 손에 맡겨서...은근히 효과가 있더라구요.
 

이상하게도, 책읽기와 다른 것들을 함께 꾸준히 즐기는 것이 쉽지는 않다.  예를 들어, 게임과 TV, 영화 같은 것들은 얼마든지 함께 꾸준하게 즐길 수는 있어도, 이것들 중 하나와 책읽기를 함께 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요즘, 일도 바쁘게 돌아가고 (다행이다...), 스타 2-2가 나왔고, 팟캐스트에서 딴지 라디오의 이런 저런 방송을 듣고, 야구 시즌이 시작했고, 등등의 일들로 주의가 많이 분산되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책이 들어갈 공간이 머릿속에 잠시나마 부족했던지, 책읽기도 뜸했고, 리뷰도 뜸했다.  뇌의 공간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compartmentize하고 필요하지 않은 것들은 모조리 버려야 한다는 홈즈의 말을 살짝 실감한다.

 

스타 2-2를 하기 위해서 2-1을 끝내려고 게임에 치중하는 시간도 늘어나고, 때늦은 PS3의 tekken 6의 온라인 대전에 빠져, 하루는 퇴근 후의 저녁 시간을 온전히 다 보내버리기도 했으니, 그간의 책읽기는 운동하면서 자전거를 타는 warming up시간, 그리고 매우 private한 몸을 비우는 시간에 주로 할 수 있었다.

 

 

 

 

 

 

 

 

 

 

 

 

 

 

 

 

언더그라운드 시리즈는 하루키가 옴진리교의 사린가스 살포사건을 접한 후 느낀 바 있어 르포 형식으로 남긴 글이다.  첫 권은 피해자를, 두 번쨰는 옴진리교 신도들을 인터뷰하고 내용을 그대로 정리한 것인데, 인터뷰이를 잘 리드하며 말을 끌어내는 재주가 돋보이기는 하지만, 특별히 그의 생각이 많이 나오는 것은 없다.  권말에 그의 감상, 그리고 하야오와의 대담을 통한 일종의 토론과 분석이 이어지는데, 이 역시 내 나라/민족의 일이 아니라서 그런지, 지금으로써는 일본에 국한된 상황이었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  아니, 많은 것은 운명이나 카트마에 슬쩍 던져버리는, 일본인 특유의 사고가 일부에 국한된 것이 아닌 집단 무의식에 녹아 있는 듯 하여 좀 역겹기까지 했다.  전쟁도 그런식으로 해석하는 국민성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 유형의 사고가 우리나라에서는 친일파들이 흔히 얘기하는 그땐 다 그랬다, 어쩔 수 없었다류의 변명과 통하는데가 있어 더더욱 맘에 들지 않았다.  어쩌면, 지금까지 내가 본 하루키의 글에서 가장 별로라고 생각하게 하는 것.  하루키는 우익이나 보수, 극우파와는 거리가 먼 사람인데도 말이다.

로맹 가리의 책을 먼저 읽고 그의 일대기를 읽으라던 김영하 작가의 말에 따르려고 했으나, 읽고 나니 오히려 그의 작품을 접하기 전에 그의 일대기를 읽고 충분한 background, 즉 그의 작품이 되는 수 많은 스토리들의 모티브를 알고 읽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버그의 자살은 조금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으나 로맹 가리는 자살히 확실한데, 왜 그랬을까?  전형적인 마더 콤플렉스로 평생을 살고, 많은 것을 이룬 그가, 세버그라는 여자의 죽음을 받아들이기가 그리도 힘들었던 것일까?  그의 작품을 좀더 읽고나서 다시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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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3-04-02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덕분에 영화 잘 보고 올게요.^^

transient-guest 2013-04-03 03:44   좋아요 0 | URL
즐감하세요..ㅎ
 

지난 주와 이번 주 초에 일을 많이 해놓은 덕분에, 지금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고, 내일까지 넉넉하게 끝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  왜일까?  몇 가지 이유들을 떠올려 봤는데, 우선 마음이 바쁜 것이 큰 이유가 된다.  정신없이 집중해서 일을 끝내고 난 후, 휴식을 취하며 책을 펴보지만, 일처럼 빨리 단기간에 무엇인가를 뽑아낼 것 같은 기세로 책을 읽으니, 나도 모르게 속독 아닌 속독을 하고 있는 것을 본다.  이러면, 내용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머리에 남지도 않기 때문에, 바로 내려놓게 된다.  또 하나는, 그간의 축적으로 인해, 읽을 책이 꽤 넉넉하게 확보되었다는 점이다.  책이 많이 쌓이다 보니, 읽어야할 것 같은 조바심은 커지는데 비해, 재미있게 한 권을 잡고 읽는 마인드가 생성되지 않고, 정신이 분산되어 이것저것을 집었다 놓았다 하게 되는 것이다.  이 두 가지와 함께 이런 저런 일상의 일들로 인해, 내 독서는 사방으로 중구난방 난삽하게 흩어져 전혀 포커스가 없는 것이다.  이런 상태로 근 2주 정도를 지낸 것 같다.  주말에는 여유를 잡고 한 권에 충실해봐야겠다.

 

김영하 작가의 데뷔작이며, 영화화된 적이 있다.  영화의 성공은 모르겠지만, 그 만큼, 김영하 작가의 인지도가 높다는 증명이 된다.  지금에는 그리 파격적이라고 생각되지 않겠지만, 책이 나왔던 1995년에는 매우 충격적으로 다가왔을 것 같다.  무엇인가 의의를 끄집어내어야 할 필요는 없고, 그럴 수 있는 작품인지도 모르겠다만, 소재 자체의 파격성과 구성을 높이 쳐주었을 것 같다.

 

김영하 작가 혼자만의 팟캐스트를 들을 때에는, 그리고 그의 글을 볼 때에는 몰랐지만, 빨책에 나와서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김영하 작가는 확실히 이제는 젊은 작가가 아닌, 비교적 중진의 대열에 들어가는 작가의 냄새가 난다.  무엇인가, 자신의 이야기를 펼치는 것이 익숙하고 스스럼없어 보이는, 그런 냄새가 느껴지는 것이다.  또한,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매우 대단한 구라쟁이 내지는 학원강사같은 달변을 보여준다.  역시 책을 읽는, 다소 어눌하고 어두운 목소리로는 추측할 수 없는 부분이다.  말을 잘 한다라기보다는, 내 표현 그대로 구라쟁이 같은 느낌을 받는다.  좋다 나쁘다의 이야기가 아닌,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느낀 내 기분 그대로 그런 것이다.  그의 작품을 하나씩 읽는데서 데뷔작이니만큼 빠질 수 없는 작품이었다.  데뷔작이니만큼 뒷날의 작품에서 보이는 세련미나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전개는 기대할 수 없지만 말이다.

 

전 세기 초에 하버드 총장이 구성하고 실현한, 그 당시 지식인의 교양을 얻기 위해 추려진 책을, 저자는 하나씩 읽어냈다.  지금의 기준으로는 다소 이상하거나 부족해 보이는, 또는 왜 포함되었는지 모를 책들도 있지만, 교육의 기회를 잡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엘리트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의 지성과 교양을 위해, 최소한의 권수로 인류 인문학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작품들을 모았다는 고상한 목적이 참 마음에 든다.  그 이상, 이런 시도가 제대로 사회에서 받아들여졌었다는 것은 아련한 추억마저 느끼게 한다.  모든 인간의 지상목표는 취업이 되어버린 우리 시대에는 볼 수 없는 모습.  저자의 말에 의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대의 잔상을 보는 것 같다. 

 

책 자체는 썩 재미있지는 않았다.  그저 이런 책들이 있구나, 이런 것들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정도?  저자의 글이나 위트도 평이하다고 느꼈고, 죽어가는, 그리고 죽은 이모의 이야기와 책읽기를 오버랩할 때는 문득 '혼자 책읽는 시간'이 생각나기도 했었다 (어느 것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조만간 기회가 되면 이 하버드 인문학 서재의 책을 구해서 일년 project를 삼아 하나씩 읽어볼 생각이 들었다.  amazon에 보면 used로 대략 350-700불이면 전 권을 구할 수 있다.  당장 사들여봐야 읽지도 못하고, 부모님 댁 한켠에 쌓아놓게 될 터이니, 신중하게, 정말 읽을 수 있을때 구매하는 것이 좋겠다 (물론 그 전에 사게 될 가능성이 훨씬 높지만).  

 

다 읽고나서 큰 교양을 기대하기보다는, 어려운 단어가 가득한 책들을 읽어내면서 개발될 뇌의 능력이 더 기대가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프로젝트가 나왔으면 좋겠지만, 상아탑이 취업학원으로 바뀐 오늘날에는 무리일 것이다. 

 

책을 좀 읽고 싶다.  주말에는 정말이지 다 던져놓고, 한적한 카페에 한 나절 앉아서 책을 읽도록 해야겠다.  여유도 어쩔때에는 일부러 내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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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3-03-29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읽어보지 못했는데 영화 <주홍글씨>의 원작인가요? 김영하는 사실 젊음과 만나야 하는 코드가 있는 것 같아요. 기발한 상상력이 세월과 만나면 더 잘 익을지 쇠퇴할진 잘 모르겠어요. 팟캐스트 한번 들어봐야겠어요^^

transient-guest 2013-03-29 21:29   좋아요 0 | URL
이름 그대로의 영화가 있더라구요. 정보석이랑 누가 나왔던가 하는데 그리 흥행되지는 않은 듯 합니다. 팟캐스트는 처음보다는 정성을 덜 들이기는 하네요. 최근의 것들은 주로 책을 읽어줍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수면 팟캐스트라능...ㅎㅎ

알케 2013-03-29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수없는 소리지만 ㅎㅎ 저는 김영하가 늘 별로였어요 ㅎㅎ 에피고넨같아서.

transient-guest 2013-03-29 21:30   좋아요 0 | URL
무슨 말씀인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제가 정확하게 유추하는지는 모르지만요.ㅎ
 

역시 3월은 바쁜 한 달이 되려는 듯 싶다.  한 주간 책을 꾸준히 읽기는 했지만, 끝낸 것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이를 보여주는데, 바쁘기도 하거니와, 머리가 복잡해서 한 권을 오래 잡고 있지는 못하고, 이 책, 저 책 사이를 방황하면서 근근히 독서인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오늘은 금요일인데도 client meeting이 두 개나 잡혀 주말답지 못하게 양복차림으로 오전 내내 바쁘게 일하고, 잠깐 숨을 돌리면서 오후에 잡힌 두 개의 미팅을 기다리고 있다.  점심도 먹어야 하는데...

 

그냥 짧게 떠오른 생각.  책을 제대로 끝내지 못하니까, 서재인데, 책 얘기보다 다른 것들이 더 많이 올라오는 것 같다.  이는 조금 더 노력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올리지 않을 바에야, 이걸 오픈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  좀 이해해 달라는 말입니다요...-_-:

 

김미경 논문표절:

어제 김미경씨 사건에 대해 좀 심한 말을 올린 것 같다는 후회가 살짝 온다.  하지만, 사실 논문표절이라는 심각한 이슈가 발생한 것을 보면, 그녀가 썼다는 책들의 원저자가 과연 그녀일지 의심이 된다.  꽤 오래전에 art에 관한 책으로 좀 이름이 난 한모씨의 사건이 기억이 났기 때문인데, 원저자인 이슈제기 당사자의 말에 의하면 아이디어, 구상, 메모/노트 같은 정리가 덜 된 contents를 한모씨에서 받아 실제로 책을 써낸 사람은 자기였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모씨가 버젓히 저자로 나와있음은 물론이었고, 실제로 출판계에서 흔한 풍경이라 하였다. 

 

재판/합의가 어떻게 되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런 경우가 흔하다면 정말 큰 문제라고 생각된다.  누구나 책을 읽는 사람, 혹은 책을 써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아이디어, 노트, 자료, 메모같은것들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버무려서 자기만의 색깔과 구성으로 책을 내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한모씨같이 책을 낸다면 난 일년에 열 권도 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유명인사의 자서전 같은, 누구나 대필임을 아는 경우는 조금 다를 수도 있겠지만, 이 역시 한국의 현재 출판풍토에는 문제가 있다.  서구권의 경우 직접 쓰는 자서전은 당사자가 저자로 나오지만, 구술하거나 자료를 가지고 다른 전문 writer의 도움을 받는 경우 개똥이 with Writer의 형식을 빌려 이를 분명히 한다.  즉, 예를 들면, 이명박씨가 자서전을 이런 방법으로 출판할 경우 이명박 with Writer가 되는 것이다 (이명박씨가 개똥이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찌질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작은것에서부터 하나씩 고쳐져야 하는 것 같다는게 내 생각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명박씨가 개똥이라는 것이 아니라, 그냥 예를 든 것임을 분명히 한다. 

 

전산마비가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평소에 무슨 일만 있으면 북한이 했다고 하니까, 이제는 콩으로 메주를 쑨데도 정부의 말이라면 믿지 못하는 것이다.  하루종일 북한의 사이버부대의 위용(?)에 대해 개거품을 물던 언론이 갑자기 잠잠해졌다.  북한소행이 아닌 것으로 발표가 났다는 것을 알리는 신문은 무려 하나!  네이넘이 그렇지 뭐 하고 넘어가기에는 좀 심한 것 같다.  이런 식으로 굿판이나 벌이고 국정원은 부정선거라는 초유의 이적행위에 몰두해 있으면서 국민의 안보의식에 구멍이 났다는 소리를 하는걸 보면 황당하다고 해야할까, 허무하다고 해야할까.  참고로 80년대의 학생개그책을 보면 황당과 허무의 차이에 대해 이런 말을 하고 있다.

 

황당함: 방귀를 뀌려고 힘을 주는데 응가가 나오는 경우

허무함: 응가를 하려고 힘을 줬는데, 방귀만 나오는 경우

 

그럴리는 없겠지만:

국가차원을 넘어 내 개인적으로 너무 궁금해서 그러는데, (1) 천안함, (2) 4대강 비리, (3) BBK, (4) 저축은행건, (5) 농협전산망, (6) 청와대 민간인 사찰 및 증거인멸, (7)  2012년의 각종 부정선거정황에 대해 자세하게 까발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  그냥 궁금해서라도 누가 좀 알려주었으면.  이미 심증은 굳게 갖고는 있지만, 속 시원하게 밝혀져서 복권될 사람은 복권되고 갈 사람들은 다 들어갔으면 하는 생각.  물론 그렇게 될리는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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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3-03-23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너무 바빠서 다른 것을 할 시간이 없네요. 짬짬이 책을 읽기는 하지만 앉아서 감상을 적을 여유도 없고. 님도 많이 바쁘신가 봅니다.

transient-guest 2013-03-23 12:25   좋아요 0 | URL
다행스러운 일이죠..ㅎㅎ 바쁜게 좋아요. 바쁘게 지내다가 짬을내서 무엇인가 좋아하는걸 할때가 최고같아요.ㅎ

숲노래 2013-04-03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유명인 아니라 하더라도
직접 책을 쓰는 사람은 생각 밖으로 참 드물답니다.
한국에는 대필작가 대단히 많거든요......

대필이 아니라 하더라도
편집자가 고쳐서 나오는 책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이궁..

transient-guest 2013-04-04 02:57   좋아요 0 | URL
편집자가 교정하는건 문제가 없지만, 마구 쓴 것을 편집자가 교정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쓴다면 그건 문제가 크다고 생각해요. 유교전통이 있는 나라에서 왜 이리도 대필이나 학력위조 같은게 만연한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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