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3월은 바쁜 한 달이 되려는 듯 싶다.  한 주간 책을 꾸준히 읽기는 했지만, 끝낸 것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이를 보여주는데, 바쁘기도 하거니와, 머리가 복잡해서 한 권을 오래 잡고 있지는 못하고, 이 책, 저 책 사이를 방황하면서 근근히 독서인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오늘은 금요일인데도 client meeting이 두 개나 잡혀 주말답지 못하게 양복차림으로 오전 내내 바쁘게 일하고, 잠깐 숨을 돌리면서 오후에 잡힌 두 개의 미팅을 기다리고 있다.  점심도 먹어야 하는데...

 

그냥 짧게 떠오른 생각.  책을 제대로 끝내지 못하니까, 서재인데, 책 얘기보다 다른 것들이 더 많이 올라오는 것 같다.  이는 조금 더 노력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올리지 않을 바에야, 이걸 오픈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  좀 이해해 달라는 말입니다요...-_-:

 

김미경 논문표절:

어제 김미경씨 사건에 대해 좀 심한 말을 올린 것 같다는 후회가 살짝 온다.  하지만, 사실 논문표절이라는 심각한 이슈가 발생한 것을 보면, 그녀가 썼다는 책들의 원저자가 과연 그녀일지 의심이 된다.  꽤 오래전에 art에 관한 책으로 좀 이름이 난 한모씨의 사건이 기억이 났기 때문인데, 원저자인 이슈제기 당사자의 말에 의하면 아이디어, 구상, 메모/노트 같은 정리가 덜 된 contents를 한모씨에서 받아 실제로 책을 써낸 사람은 자기였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모씨가 버젓히 저자로 나와있음은 물론이었고, 실제로 출판계에서 흔한 풍경이라 하였다. 

 

재판/합의가 어떻게 되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런 경우가 흔하다면 정말 큰 문제라고 생각된다.  누구나 책을 읽는 사람, 혹은 책을 써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아이디어, 노트, 자료, 메모같은것들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버무려서 자기만의 색깔과 구성으로 책을 내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한모씨같이 책을 낸다면 난 일년에 열 권도 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유명인사의 자서전 같은, 누구나 대필임을 아는 경우는 조금 다를 수도 있겠지만, 이 역시 한국의 현재 출판풍토에는 문제가 있다.  서구권의 경우 직접 쓰는 자서전은 당사자가 저자로 나오지만, 구술하거나 자료를 가지고 다른 전문 writer의 도움을 받는 경우 개똥이 with Writer의 형식을 빌려 이를 분명히 한다.  즉, 예를 들면, 이명박씨가 자서전을 이런 방법으로 출판할 경우 이명박 with Writer가 되는 것이다 (이명박씨가 개똥이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찌질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작은것에서부터 하나씩 고쳐져야 하는 것 같다는게 내 생각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명박씨가 개똥이라는 것이 아니라, 그냥 예를 든 것임을 분명히 한다. 

 

전산마비가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평소에 무슨 일만 있으면 북한이 했다고 하니까, 이제는 콩으로 메주를 쑨데도 정부의 말이라면 믿지 못하는 것이다.  하루종일 북한의 사이버부대의 위용(?)에 대해 개거품을 물던 언론이 갑자기 잠잠해졌다.  북한소행이 아닌 것으로 발표가 났다는 것을 알리는 신문은 무려 하나!  네이넘이 그렇지 뭐 하고 넘어가기에는 좀 심한 것 같다.  이런 식으로 굿판이나 벌이고 국정원은 부정선거라는 초유의 이적행위에 몰두해 있으면서 국민의 안보의식에 구멍이 났다는 소리를 하는걸 보면 황당하다고 해야할까, 허무하다고 해야할까.  참고로 80년대의 학생개그책을 보면 황당과 허무의 차이에 대해 이런 말을 하고 있다.

 

황당함: 방귀를 뀌려고 힘을 주는데 응가가 나오는 경우

허무함: 응가를 하려고 힘을 줬는데, 방귀만 나오는 경우

 

그럴리는 없겠지만:

국가차원을 넘어 내 개인적으로 너무 궁금해서 그러는데, (1) 천안함, (2) 4대강 비리, (3) BBK, (4) 저축은행건, (5) 농협전산망, (6) 청와대 민간인 사찰 및 증거인멸, (7)  2012년의 각종 부정선거정황에 대해 자세하게 까발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  그냥 궁금해서라도 누가 좀 알려주었으면.  이미 심증은 굳게 갖고는 있지만, 속 시원하게 밝혀져서 복권될 사람은 복권되고 갈 사람들은 다 들어갔으면 하는 생각.  물론 그렇게 될리는 없겠지만...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aint236 2013-03-23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너무 바빠서 다른 것을 할 시간이 없네요. 짬짬이 책을 읽기는 하지만 앉아서 감상을 적을 여유도 없고. 님도 많이 바쁘신가 봅니다.

transient-guest 2013-03-23 12:25   좋아요 0 | URL
다행스러운 일이죠..ㅎㅎ 바쁜게 좋아요. 바쁘게 지내다가 짬을내서 무엇인가 좋아하는걸 할때가 최고같아요.ㅎ

숲노래 2013-04-03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유명인 아니라 하더라도
직접 책을 쓰는 사람은 생각 밖으로 참 드물답니다.
한국에는 대필작가 대단히 많거든요......

대필이 아니라 하더라도
편집자가 고쳐서 나오는 책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이궁..

transient-guest 2013-04-04 02:57   좋아요 0 | URL
편집자가 교정하는건 문제가 없지만, 마구 쓴 것을 편집자가 교정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쓴다면 그건 문제가 크다고 생각해요. 유교전통이 있는 나라에서 왜 이리도 대필이나 학력위조 같은게 만연한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