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진 사람들이 사는 호랑이 땅 이야기 - 초등학생이 처음 만나는 방방곡곡 우리 지리 이야기 초등학생이 처음 만나는 세상이야기 9
장수하늘소 지음, 박윤선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얼핏 제목만 보고는 무슨 내용일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부제가 '우리 지리 이야기'라고 되어 있긴 하지만 과연 어느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까 궁금했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점점 흥미로웠고 '그렇구나!' 감탄하기도 했고 때론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그럴까.

이야기는 왕건 일화를 시작으로 풍수지리에 대하여 간략하게 설명해 준다. 그러면서도 풍수지리를 미신으로 여기는 것까지 감안하여 그에 대한 우리 조상들의 생각을 알려준다. 자칫하면 그냥 그런 것이 있다더라에서 머물 수도 있는 이야기를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 주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야기가 너무 짤막해서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각각의 이야기가 무슨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잘 몰랐는데 어느 정도 읽다보니 구조가 들어오면서 어느 것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야기라는 것을 깨달았다. 즉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 설화나 옛이야기 같은 흥미있는 이야기가 나오고 다음에는 앞의 이야기에 대한 배경이나 근거가 나온다. 그리고 다음에는 더 깊이 있는 분석적인 이야기가 나오고 다음으로는 과거와 현실을 바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주는 글이 나온다. 과거의 이야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상황을 정확히 알려주며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하는 문제를 아이들에게 은근슬쩍 던져준다. 그럼으로써 과거와 현재가 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스스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책을 읽으며 나도 자세히 몰랐던 일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일례로 백두대간이라는 말이 언젠가부터 많이 불리기는 하는데 어째서 그런 말이 나왔는지 어디서부터 무슨 의미로 나왔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정확히 알았다. 그게 <산경표>에 나오는 것으로써 산줄기가 강을 끼고 있으면 정간이고, 강을 끼지 않았으며 정맥이란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1정간과 13정맥으로 나뉘어진단다. 학교 다닐 때 산맥을 열심히 외웠건만 그것이 일제가 만든 그것도 애착을 가지고 만든 것이 아니라 대략적인 것만을 보고 만든 것이라니... 안타깝다. 이제는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하지 않을까. 아직도 학교에서는 산맥을 기준으로 배우고 있으니 말이다.

이처럼 단순한 이야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의 배경과 문제점 그리고 더 나아가 해결책을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해 보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렇지만 맨 마지막에 미래를 가정하고 들려주는 이야기는 좀 어색하다. 분명 현재의 고령화 사회로의 급속한 변화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긴 하지만 말이다.

우리의 아이들이 미래에는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문제들-간도 문제라든가 갯벌 문제 등-을 바람직한 방법으로 풀어나가는 지혜를 찾아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때론 우리 선조들의 뛰어난 재주와 지혜에 감탄하기도 하고 때론 어리석은 행동에 화가 나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처한 현실에 한숨이 절로 나오기도 하고... 여하튼 아이들이 우리 나라의 지리적인 외형조건과 관련한 여러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다 보면 우리가 여기 왜 어떻게 있는지 알게 되는 그런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