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을 탁치는 심리학 이야기 만리무운 시리즈 3
이남석 지음 / 종이거울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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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포함해서 주변에 심리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원래부터 그랬던 것인지 아니면 내가 관심을 갖다 보니 그런 사람들이 눈에 띄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심리학은 재미있으면서도 끝이 없는 학문처럼 보인다. 게다가 묘한 매력까지 느껴진다. 심리학이 한때는 이상한 학문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잘 모르는 나 같은 사람만 그랬나?) 점차 그 범위가 넓어지고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한 학문이 되고 있다. 꼭 심리학 용어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알고 보니 심리학과 연결되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창 다른 사람을 의식하며 생활하는 딸도 심리학에 무척 관심이 많다. 내가 갖는 관심과는 방향이 약간 다를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사는 사회에서 소통을 하기 위해서라는 점만은 같을 것이다. 딸이 책을 소개하는 소책자에서 보고 <자아 놀이 공원>을 사달라고 해서 사줬더니 재미있게 읽었단다. 솔직히 철학이나 심리학은 생활하는데 꼭 필요한 학문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참이라 딸의 부탁을 흔쾌히, 아주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하며 들어줬다. 그러면서 저자를 기억했다. 저자나 제목도 자꾸 잊어버리는 요즘에 비해 그나마 머리가 잘 돌아가던 때였는지 모르겠으나 이상하게 저자의 이름이 뇌리에 남았다. 그래서 다른 것은 보지도 않고 저자의 이름 하나만 보고 선택한 게 바로 이 책이다.

 사람은 자기위주로 생각한다. 그래서 동일한 책을 읽어도 감정이입하는 부분이 다르고 느낌 또한 다르며 받아들이는 방식도 다르다. 이것은 모두 기존의 경험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심리학은 하나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해도 그것을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다. 이것이 심리학이 어려운 이유이자 매력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복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동일한 경험을 했더라도 누구는 복수를 하고 누구는 그냥 넘어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복수가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것일까. 절대 그렇지는 않다고 이야기한다. 복수가 합리화될 수 없는 이유를 역시 심리학 이론을 알려주며 이야기한다.

 예전에 지인에게 아이 둘이 모두 AB형이라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가 어찌나 구박을 받았는지 모른다. 알만한 사람이 그처럼 떠도는 낭설을 믿는다고 말이다. 물론 나도 그러한 이야기를 전적으로 믿지 않지만 간혹 그런 이야기에 혹하기도 한다. 헌데 돌이켜보면 주로 안 좋은 일이 일어났거나 힘들 때 그런 생각을 하지 좋은 일이 있을 때는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마음이 안정되지 않을 때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 점을 보러 가는 사람의 마음과 비슷한 게 아닐까 싶다. 즉 자신을 합리화시키는 것이다. 원래 비싼 가격의 옷을 아주 싸게 팔면 얼른 사는 심리, 그러면서 마치 횡재를 한 것처럼 뿌듯해하는 마음도 자신의 프레임 때문이라고 한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니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또 합리화하는 것을 보니, 사람은 지극히 심리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나 보다.

 마하스님과 저자와의 대화 형태로 이루어져 있는데 알고 보니 개정판이란다. 처음 나왔던 제목은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게 나긴 한다. 사실 불교건 기독교건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게 나는 책은 일단 제쳐두는 성격 탓에 만약 원래의 제목으로 나왔다면 분명 신경도 쓰지 않았을 것이다. 여하튼 덕분에 알고 있는 것은 다시 생각해 보고 모르던 것은 새롭게 아는 시간이 되었다. 역시 심리학은 재미있단 말이야. 단, 깊이 들어가지 않을 경우만. 더 나아가 심리학을 알면 행복하다는 생각에까지 나아가라는데 내 지식으로는 아직 거기까지는 무리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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