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땅이의 친환경 요리교실 - 우리땅에서 난 깨끗한 먹을거리 이야기, 건강한 식습관을 위한 재미있는 24가지 래시피
이상희 지음, 김해진 그림, 채송미 요리 / 북센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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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언제나 먹거리가 문제다. 그렇다고 일부러 찾아다니며 먹지는 못한다. 남들은 유기농으로 사다 먹던데 그것도 쉽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친정부모님이 농사를 지으셔서 웬만한 먹거리는 거의 유기농으로 조달이 된다는 점이다. 특히 달걀의 경우 순수한 유정란이다. 봄이나 가을에 닭이 알을 품어서 깨어난 닭에서 나온 것이니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대신 토종닭이라 크기가 좀 작다. 하지만 크기보다 영양면에서 믿을 만하니 상관하지 않는다. 게다가 논에 돌아다니며 낟알을 먹기 때문에 자연방사도 그런 방사는 없다. 부모님께서 처음에는 사료를 아예 안 줬단다. 워낙 항생제도 많이 들어가고 성장촉진제도 들어가기 때문에 순수한 자연에서 키우고 싶으셨던 게다. 그런데 자꾸 닭이 병이 들어서 결국 최소한의 사료는 주기로 하셨단다. 주로 곡식 찌꺼기를 많이 주지만 밖에 내 놓을 수 없을 때(논에 물이 그득하고 밭에 곡식을 심어 놓았을 때, 그런데 눈이 올 때도 닭이 추워서 발을 안 내딛는단다.)는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잠시 우리집 닭에 대한 예찬이 지나쳤다. 요즘은 이런 게 워낙 귀하다 보니 그만. 

이제 책 얘기로 돌아와서 이 책은 뜻이 맞는 엄마들이 모여 방과후교실의 요리교실에서 3년간 활동했던 것을 모아 놓은 것이란다. 그러니까 일종의 요리책이다. 그렇다고 요리법만 나열된 책은 절대 아니다. 아이들과 요리를 하기 위해 나눴던 이야기가 바탕이 되고 간단한 요리 방법이 들어 있다. 요즘 어린이가 할 수 있거나 했던 요리책이 다양하게 나오는데 그 중 하나라고 봐도 되겠다. 거기에 덧붙여 여기서는 환경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에 맞게 책도 재생종이로 만들었단다. 말로는 환경을 이야기하면서 너무 질 좋고 반짝이는 종이를 쓴 책들도 많은데(그러면 자연히 눈살이 찌푸려진다.) 이 책은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이 책을 보더니 딸이 두어 군데 포스트 잍을 붙여 놓는다. 자기가 꼭 해보고 싶은 요리라나. 아직 재료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아 못해 먹었는데 조만간 재료를 준비해 줘야겠다.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니까. 그렇다. 이 책에 나오는 음식들은 모두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쉽게 만들 수 있다. 어쩌면 그래서 특별한 음식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음식이 항상 특별해야 하는 건 아니잖은가. 매일, 그것도 세 번씩이나 먹는 걸 어떻게 특별하게 만들겠어. 하지만 그래도 내겐 여기 나오는 것들이 특별한 음식이라는 게 문제지. 

이제 겨울도 반이 지나갔다. 조금 있으면 분홍빛 진달래가 피겠지. 올 봄에는 꼭 화전을 만들어봐야겠다.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산도 야산이라 진달래가 있으니 조금만 부지런 떨면 되는데 그걸 못하고 있다. 이번에는 꼭 화전을 만들고야 말테다. 벌써부터 봄이 기다려진다. 마음 먹었을 때 바로 해야하는데 4월까지 어떻게 기다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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