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사바나 미래의 고전 8
명창순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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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 대해 어느 정도의 정보를 가지고 있을 때와 없을 때 책에 대한 느낌이 얼마나 다를까. 그건 여러 상황과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이 2003년에 다른 출판사에서 나왔다는데 그 책은 보질 못했다. 그러니까 얼마전에 본 것이 처음이다. 그런데도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작가가 왜 대전을 배경으로 했고 왜 조손가정의 아이를 주인공으로 했으며 왜 이런 주제를 택했는지 대충 짐작이 갔다. 이 때 작가에 대해 알고 있던 정보에서 유추한 사실을 기초로 했음은 물론이다. 이러한 정보가 책에 몰입하는데 때로는 방해가 되기도 하지만 이 경우는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남우는 보통의 4학년 남자 아이다. 이름이 원래 소남우지만 별명은 소나무란다. 원래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별명을 주로 이름을 갖고 짓기 때문에 그다지 별스럽지도 않다. 아니, 오히려 어쩜 그리 잘 지었을까 감탄할 정도다. 딸은 단지 이름에 비슷한 글자가 들어간다는 이유로 복숭아였으니까. 남우도 이젠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작가가 주인공의 이름은 남우로 짓고 별명을 나무로, 그것도 소나무로 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사시사철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소나무를 보며 비록 가정형편이나 상황이 그다지 낙관적이 않더라도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은 아닐까라며 내 맘대로 해석을 해본다. 

어쨌든 평범한 일상에 동물원이 지어지고 그 안에 있던 사바나원숭이가 탈출해서 벌이는 소동 와중에 간간이 남우는 엄마를 그리워한다. 아주 어렸을 때 헤어졌기 때문에 기억에도 없는 엄마. 그러나 이야기는 주로 사바나원숭이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 원숭이가 처음 동물원으로 이사올 때 우연히 남우와 눈이 마주쳤다는 인연 때문에 특별한 의미를 두고 도망친 원숭이를 찾아다닌다. 다만, 다른 사람들은 원숭이를 동물원으로 데려오기 위해 찾으러 다니지만 남우는 원숭이가 사바나초원을 그리워할 것 같아, 엄마를 만나고 싶어할 것 같아 원숭이를 놓아주기 위해 찾으로 다닌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과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어린 남우가 원숭이를 탈출시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결론은 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냥 그렇게 뻔하게 끝마치지 않는다. 

원숭이가 잡혀가고 나서 심하게 아프고 난 남우(여기서 아프다는 의미도 그냥 단순히 몸이 아픈 것을 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과거를 떨쳐버리고 이겨내기 위한 하나의 과정일 것이다.)가 드디어 엄마를 만나 함께 동물원으로 사바나원숭이를 만나러 가면서 남우의 상처에 딱지가 앉는다. 그리고 서서히 아물어 갈 것이다. 어차피 원숭이는 우리안에 있을 수밖에 없다. 엄마와 떨어져서 그렇게 적응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남우도 마찬가지다. 비록 엄마를 한 번 만났지만 그렇다고 엄마와 함께 살 수는 없다. 현실을 인정하고 살아야한다. 자기가 처한 현실을 인정하지 못할 때 극복하기가 힘든 것이지, 일단 현실을 인정하고 나면 극복하는데 그다지 어렵지 않다. 남우도 분명 그럴 것이다. 그러고 보니 동화에서는 이렇듯 동물의 상황을 교묘하게 주인공과 연결시켜 현실을 인정하고 더 나아가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예가 꽤 있다. 여기서도 원숭이 이야기를 주로 하지만 그것은 하나의 소재일 뿐 이면에 들어있는 의미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아닐런지. 그럼으로써 남우의 마음을 나타내고 성장을 이야기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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