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로 세상을 바꾼 인류역사 이야기 1 - 밀림의 약자 인간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정철 글 그림, 조대연 기획, 이은희 감수 / 바다어린이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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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이야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대개는 인류의 기원부터 이야기하기 때문에 지루한 게 사실이다. 게다가 이름도 비슷비슷해서 어찌나 헷갈리던지. 그런데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도구를 중심으로 역사를 이야기한다. 그것도 만화로. 책을 펼치면서 문득 아주 먼 옛날, 그러니까 인류가 지구에 살았을 것이라고 추정되던 시기에 과연 언어가 있었을까를 생각했다. 아마도 얼마 전에 읽었던 책 때문에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인류와 함께 언어가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추호의 의심도 하지 않았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어쨌든 언어가 필요에 의해 '생겼'으니 언젠가는 언어가 없었던 때도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그래서 잠깐 과연 이 책은 그 시기를 어떻게 풀었을까 의심하며 책장을 열었는데 어쩜 처음 두 장은 언어가 없이 간단한 의성어만 나오는 것이다. 전에는 이런 책을 봐도 그런 의심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 이처럼 의심을 하자마자 그것을 미리 알아채기라도 한 양 언어가 없던 때부터 이야기를 한다. 사실 처음엔 역사 이야기를 하면서 저자가 역사 관련 전공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약간 까칠하게 바라보았다. 그런데 이처럼 처음부터 제대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그 다음은 마냥 괜찮아 보인다. 

2편까지는 특정한 언어가 없이 의사소통을 하다가 3편부터는 드디어 말이 나온다. 그러면서 드디어 만화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 사이가 비록 잠시 시간이 흐른 것 같지만 사실은 몇 십만 년이 흐른 뒤다. 그러므로 갑자기 언어가 생겼다고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 사이에 변화에 변화를 거듭했을 테니까.(그런데 왜 자꾸 언어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여하튼 이 책은 도구의 발달을 중심으로 인류의 생활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지금이야 당연한 것처럼 보이는 간단한 도구가 당시에는 엄청나게 획기적인 발명이었다는 점을 독자들도 알게 되지 않을까 싶다. 씨를 뿌린다는 것이 가히 혁명적인 사건이었다는 사실을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말이다. 흔히 이야기하는 그런 역사가 아니라 도구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역사. 기획의도가 돋보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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