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보았니?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21
김춘효 글, 오정택 그림 / 시공주니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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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다. 바로 우리 작가의 그림책을 만나기 너무 힘들다는 말이다. 동화에 비해 그림책은 만나기 힘들다. 동화의 경우 외국의 책은 아무래도 사회적, 자연적 환경이 달라 완전히 이해(또는 몰입)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런데 그림책의 경우 상대적으로 환경의 차이를 덜 느끼지 않나 싶다. 그래서 그림책은 외국책이라도 꽤 많이 번역된다. 자연히 우리 그림책은 주춤할 수밖에 없다. 외국의 그림책 역사는 길기 때문에 수준이 상당히 높은 반면 우리는 이제 갓 걸음마를 뗀 상태다. 그러니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미 독자의 눈은 높아졌으니 그것을 만족시키려면 상당한 노력을 해야 하고 때로는 모험을 해야할지도 모른다. 그림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모처럼 그림책을 만나 기쁜 마음에 서론이 너무 길었다. 

아이들에게 마음을 어떻게 이야기해 줄 수 있을까. 기분은 이야기해 줄 수 있지만 마음은 글쎄. 아주 간략한 이야기로 마음을 설명한 글을 읽으니 정말 그러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때로는 너무 기뻐서 날아갈 것 같은 경험도 있고 이리저리 흔들리기도 하고 푹 가라앚기도 하지 않던가.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주로 마음이 아니라 기분이라고 표현했던 것 같다. 기분 대신 마음을 넣는다면? 의외로 모두 다 말이 된다. 

마음의 상태와 그것을 표현한 그림이 아주 잘 어울린다. 새들을 따라 마음이 날아가기도 하고 나비를 따라 이리 저리 흔들리기도 하는 마음. 또 깜짝 놀라 뛰는 마음과 급해서 뛰어가는 마음, 우는 마음까지. 게다가 웃는 마음도. 마음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본 것으로 표현한 그림이 색다르다. 그림이 전혀 낯설지 않으면서도 가끔은 독특하다. 어느 그림은 마치 에릭 칼의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하긴 완전히 독창적인 것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겠나. 어찌보면 철학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그다지 어렵지 않으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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