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오바마처럼 키우는 7가지 교육 덕목
김택환.최지영 지음 / 큰솔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간혹 변화하는 역사의 한복판에 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을 때가 있다. 아마도 현재는 바로 숲속에 있기 때문에 그 숲을 보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흑인으로는 최초로 버락 오바마가 당선된 것이 역사적으로 커다란 '사건'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지나간 역사의 어느 한 순간을 대할 때 동시대에 살았던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무척 신기한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어찌보면 지금이 바로 그런 역사의 커다란 한 순간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 분명히 그렇다. 하지만 그 안에 있어서인지 신기한 생각은 그다지 들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  

어쨌든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그리고 그에 관한 책이 무수히 쏟아져 나온다. 사실 그렇게 시류에 편승하는 것을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는 편이라 이 책도 약간은 삐뚜름한 자세로 집어들었다. 그렇다고 내가 오바마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엄청 지지한다. 나와 별로 상관도 없는 당선 소식에 괜히 들떴고 마냥 기뻤다고 하면 설명이 되려나. 오바마에 대해 아는 것은 많지 않으나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줄 알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에 지지를 보냈고 심지어 정반대인 우리의 상황을 생각하면서 오바마같은 사람이 있는 미국인이 부럽기까지 했다. 여하튼 그래도 이 책에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책을 조금씩 읽으면서 이것이 반드시 오바마를 중심에 내세우며 이미 어느 정도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를 쫓아가는 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나 같은 사람에게는 제목 때문에 점수를 잃은 셈이 된다. 우리의 교육 현실을 이야기하며 그와 연관된 오바마의 이야기를 주로 하는데 하나같이 공감되는 말이었고 내가 지향하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간혹 두 이야기가 상반된 주장을 하는 것이 눈에 띄었다. 최상의 교육을 위해 애썼던 오바마 엄마나 외조부모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러한 엘리트 교육을 시키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한다. 우리나라에 적용한다면 여건이 좋은 사립초등학교와 특목고를 보내라는 말인가. 물론 우리가 생각하는 엘리트 교육과 그 나라에서 실시하는 교육에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제도적인 차이를 내가 고칠 수 없는 것이기에 있는 제도안에서 고른다면 그것이 되지 않을런지. 그러다가 다음에는 책상에서 하는 공부보다는 체험을 많이 다니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인간으로 교육시키라고 한다. 내 주변을 돌아보건대 그런 이야기는 상당히 이상향에 가까운 '이론'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이 책이 마냥 그런 허탈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책은 읽을 가치가 있고 그 안에서 배울 것이 있다고 하지 않던가. 아무리 교육 경쟁이 심해지더라도 아이들 마음이 황폐해지지 않도록 기본을 가르치자는 말들은 내 마음에 쏙 들어와 박혔다. 그리고 지금까지 공부에만 올인하지 않도록 하고 있는 내 자신이 대견하기까지 했다. 물론 그것이 나중에 어떤 결과로 보답할지는 아직 모른다. 굳이 오바마의 사례를 따라할 필요는 없겠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들은 지금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자 하는 부모들의 마음을 충분히 격려해 주고 그들에게 용기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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