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문학의 새로움 아동청소년문학도서관 4
황선열 지음 / 푸른책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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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올 한 해 동안 청소년 책을 많이 읽었다. 아니, 어쩌면 그것은 우연이 아니라 그만큼 청소년 책이 많이 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아직 청소년 문학에 관한 것은 제대로 정립이 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어린이 책에 관한 것이 이제 막 정립되어 안정되어 가는 과정이니 아직 청소년 문학에 눈을 돌릴 틈이 없었을 것이다. 이런 것을 두고 한편에서는 386세대가 어린 자녀를 키울 때 그림책 시장이 활성화 되었고 그 후에 그 아이들이 자라는 시기에 맞춰 동화가 활성화되었으며 이제 그들이 청소년이 되면서 그 쪽으로 관심이 옮겨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냥 한 명의 독자로서 그 말이 어느 정도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아주 말도 안 되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에 동의한다.

청소년 책은 쏟아져 나오는데 그에 대한 이론적인 책은 볼 수가 없었는데 이번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은 새로 쓴 것이 아니라 그동안 저자가 다른 잡지에 기고했던 것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그동안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갔었다는 것을 이 책을 보고 알았다. 그러니까 내 경우 청소년 책에 대한 담론을 책에서만 찾으려고 했던 것이다.

모임에서 지난 해에는 역사를 주제로 한 동화를 읽었고 올해는 작가별로 읽었는데 주로 청소년 책을 쓴 작가의 책을 읽었다. 그러니까 여기서 다루고 있는 책은 거의 본 셈이다. 이런 걸 바로 우연이라고 하는 걸까. 그래서 이 책이 더 반가웠는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올해는 출판사마다 청소년 책 공모전을 해서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왔던 해이기도 하다. 덕분에 독자들은 즐거운 한 해였다.

가끔 청소년 책을 읽다 보면 작가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쓴 듯한 느낌을 받는 경우가 있다. 세대가 비슷한 어른이 읽으면 충분히 공감할 내용이지만 요즘 세대 아이들이 읽는다면 전혀 공감하지 못할 내용이다. 마치 청소년들에게 부모가 '내가 어렸을 때는 말야'라고 시작하는 이야기처럼 말이다. 과연 그런 이야기를 지금의 청소년들이 좋아할까. 내가 어렸을 때 어른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며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으니 불평하지 말라는 듯한 투의 말을 할 때 듣기 싫었다. 아마도 지금의 청소년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식의 이야기는 지양해야 한다고 여러 글에서 강조한다. 청소년에게 공감이 가는 이야기는 바로 '지금 이 곳에' 있는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그들이 고민하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는 책이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그 부분에서 나도 동의한다.

역사동화를 돌아보는 글에서는 <초정리 펀지>에 대한 글이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어찌보면 지나치게 세세하게 뜯어본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역사동화의 역할과 배경에 대해 이야기한다. 창작은 비평과 함께 할 때 발전한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긍정적인 방향이지만 너무 세밀한 잣대를 들이대서 작가를 위축되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 정도였다. 어쩌면 그런 생각은 <초정리 편지>를 참신한 동화라는 인식으로 읽었기 때문에 괜히 편들고 싶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가끔은 이 책의 저자도 자신의 어린 시절과 비슷한 이야기에 동화되고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어쨌든 청소년 책을 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처럼 평론가와 동화작가가 함께 할 때 비로소 독자들은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사실 우리의 아동문학 평론 마당이 척박하다고 한다. 그런 시기에 이런 책을 만난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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